• 美 vs 中,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 ETF로 잠재력 큰 해외기업 ‘찜’

    입력 : 2025.11.18 16:08:49

  • 사진설명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형태를 모습으로 한 로봇을 말하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인간을 대신할 노동력으로 개발되고 있다. 기존 산업용 로봇과의 차이점은 산업용 로봇이 단순 반복 작업에 사용됐다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환경과 동작의 복잡도가 증가해 불연속적 접촉이나 반격충격을 겪는 비정형 동작을 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직관적이면서 풍부한 사람의 행동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더불어 파업이나 인건비 상승 이슈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전망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사람을 대신할 로봇을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는 주 4.5시간, 노란봉투법 이슈가 있을 때마다 로봇 관련주들이 크게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테슬라가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기업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2022년 테슬라가 첫 휴머노이드를 공개한 이후, 현재 전 세계 약 76개의 휴머노이드 로봇 완제품 제조사가 있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스타트업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로봇을 출시했다. 중국의 애지봇(Agibot), 푸리에(Fourier) 등 일부 완제품 기업은 이미 2024년부터 양산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다.

    중국이 글로벌 생산 절반 차지
    지난 7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유비테크가 공개한 최신형 모델인 ‘워커 S2’가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유비테크가 공개한 최신형 모델인 ‘워커 S2’가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고 있다.

    중국은 2025년에 총 1만여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하며, 글로벌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2024년 기준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기업은 29만 개에 달했으며, 이 중 85%는 최근 5년 이내에 설립된 신생 기업이다.

    단순히 물량공세만 있는 것이 아니다. 2020년 이후 중국의 AI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8,437건으로, 미국(1,251건), 일본(965건), 한국(392건), 유로존(363건)을 크게 상회한다. 최근 5년간 글로벌 기업별 휴머노이드 관련 특허 출원 건수에서는 중국의 휴머노이드 제조사인 유비테크(UBTech)가 글로벌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다.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생산에 가속도가 붙은 이유로는 현재의 인구구조로서는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이 꼽힌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미래 제조 산업의 원가 경쟁력과 생산성, 효율성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아 그 어느 국가보다 제조업이 여전히 중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세에 있는 반면,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다. 중국은 2015년 로봇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핵심 기술 영역, 국산화율, 시장 규모 목표치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챗GPT 등장 이후 2023년부터 중앙 및 지방정부가 휴머노이드 로봇 육성책을 본격적으로 발표하고, 연구개발 및 상용화 인프라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정부가 2015년 발표한 ‘중국 제조 2025’ 정책에서 로봇산업은 10대 핵심산업으로 지정됐다. 2023년 10월에 휴머노이드 로봇의 혁신과발전을 위한 지도의견을 통해 2027년까지 세계 선두 수준의 기술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에 샤오미와 화웨이 등 빅테크 기업은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고 AI, 센서, 반도체 등 첨단부품과 소프트웨어까지 로봇 산업에 집중 투입됐다.

    유비테크의 Walker S
    유비테크의 Walker S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핵심 부품 및 소재 국산화율 70% 달성, 2027년까지 글로벌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백승혜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5년 중앙정부는 1조 600억위안(약 206조원) 규모의 국가창업투자기금을 설립해, 향후 20년간 로보틱스와 AI 관련 혁신 기업을 집중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앙정부의 과학기술 분야 재정지출예산과 R&D 분야 투자 규모도 2015년 첨단산업 육성 기조 확정 이후 가파르게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현재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236개 기업 중 중국 기업은 140개로, 중국 비중이 60%에 달한다. 휴머노이드 완제품 제조사의 65%, 부품 제조사의 56%가 중국에 집중 분포해 있으며, 이는 미국 비중(14%/15%)을 크게 상회한다.

    미국은 AI칩 및 SW기업 강세

    부품의 경우 중국은 액추에이터 등 로봇 보디 관련 기업이 많고, 미국은 로봇 브레인에 필요한 AI 칩 및 소프트웨어 기업 비중이 높다.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메이퇀 등 빅테크 기업과 BYD, BAIC, SAIC 등 완성차 기업들도 지분 투자 방식으로 휴머노이드 산업에 참여하고 있다.

    유비테크는 중국 휴머노이드로봇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종목 중 하나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ETF 중 대부분 높은 비중으로 편입돼 있는 유비테크는 개별주 투자를 통해 집중투자 효과도 낼 수 있다. 유비테크는 글로벌 기업 중 상용화에 가장 적극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다. 가장 많은 고객사를 확보한 기업이기도 하다. 현재 폭스콘과 BYD 9개 공장에서 유비테크 휴머노이드 로봇을 사용중이다. 2012년에 설립되어 2023년 홍콩 증시에 상장했으며,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완제품 제조사 중 유일하게 상장한 기업으로 시가총액은 약 7조원이다.

    백승혜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비테크는 현재까지 공개된 기술력과 산업 적용 사례를 감안하면 향후 중국 선두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량 양산을 시작하는 2025년부터 향후 2년간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58%, 65%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영업적자율은 2025년 -52%에서 -22%로 축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유비테크가 공개한 최신형 모델인 ‘워커 S2’가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유비테크가 공개한 최신형 모델인 ‘워커 S2’가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고 있다.

    한국의 로봇주 중에서 최근 들어 가장 가파른 주가 상승을 보여주고 있는 기업은 로보티즈다. 9월 초만 해도 9만원이 안되던 주가는 10월 15일 20만 2500원까지 올라갔다. 로보티즈는 8월 말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는데 중국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휴머노이드 개발에 필요한 AI 데이터 및 핵심 액추에이터 기술 확보를 하기 위한 자금 마련이 목적이었다. 로보티즈는 액추에이터, 감속기, 로봇 팔, 휴머노이드(AI 워커)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해왔고, 올해 추가로 로봇 핸드 및 핸드용 소형 액추에이터도 공개할 예정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양산 페이즈 진입을 추진하며 부품 공급망 및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TF통한 투자 부담 적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는 기업들도 많아 ETF를 통한 투자가 부담이 적은 편이다. 비슷한 종목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가 동시에 상장되며 ‘겹치기 상장’ 비판이 일었던 휴머노이드 로봇 ETF가 수익률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로봇 관련 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며 차이나 휴머노이드 ETF는 수익률과 운용자산(AUM) 규모 측면에서 3분기까지는 벤치마크를 뛰어 넘는 성과를 보였다. TIGER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 ETF에서 투자하는 종목은 유비테크로보틱스, 도봇, 삼화, 웨어얼반도체, 화천기술, 서니옵티컬 등이다. 정기변경 외에 ‘패스트엔트리(Fast Entry)’ 조항을 통해 신규 IPO 종목을 편입시킬 수도 있다.

    KODEX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은 구성종목이 탁보그룹, 유비테크로보틱스, 회천기술, 녹적해파 등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매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는 판단(소프트웨어), 인지(하드웨어), 구동(애플리케이션) 부문의 주요 종목군을 나누어 편입한다.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은 테슬라 비중이 14%, 테러다인 비중이 12%이다. 그외 엔비디아, 인텔 등의 반도체 기업과 인튜이티브서지컬, 로크웰오토메이션 등을 담고 있다.

    사진설명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는 한국 비중이 30%여서 한국의 로봇주에 분산투자하려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그외 미국 비중이 40%, 일본 비중은 20%다. 테슬라의 비중이 23%로 높고 한국의 로봇주인 로보티즈, 레인보우로보틱스도 합치면 비중 17%를 차지한다. 이외 삼현, LG이노텍, 하이젠알앤엠, 삼성전기 등의 테크주를 담고 있다. 한국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의 수익률은 미국이나 중국 휴머노이드로봇 ETF보다 훨씬 높다. 최근 3개월 32%의 성과를 냈는데 같은 기간 미국·중국 중심의 휴머노이드로보 ETF는 10~20% 수익률을 기록했다.

    KODEX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은 미국의 휴머노이드 및 관련 부품 제작사, 소프트웨어 개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ETF이다. AI 기술과 자본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부터 전통 로봇 기업들까지 포괄적으로 편입한다.

    국내 로봇 기업에만 투자하는 ETF 역시 최근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KODEX 로봇액티브는 지난 한 달간 17% 올랐다. 이 ETF는 로보티즈,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을 담고 있다. 같은 기간 RISE AI&로봇 역시 8% 수익률을 나타냈다.

    [김제림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2호 (2025년 11월)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