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포와 함께하는 스타트업 생존방정식] 크몽 | 김태헌 대표 “K-프리랜서의 트렌디한 전문성 바다건너 해외서도 대환영!”

    입력 : 2025.09.30 18:19:59

  •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사람과 함께 일하며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온라인 프리랜서 매칭 플랫폼 ‘크몽’이 내세운 미션 중 한 대목이다. 쉽게 말해 크몽은 전문가 수준의 프리랜서와 단기간 전문 인력의 도움을 원하는 기업을 연결해 준다. 프로젝트별 고용 방식인 ‘휴먼클라우드’가 재계의 새로운 트렌드가 된 시점에 국내선 크몽이 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2012년 설립된 이후 누적 회원은 450만 명(올 5월 기준) 700개 이상의 카테고리에서 거래된 데이터만 600만 건을 훌쩍 넘어섰다. 무엇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한 의뢰인(기업 등)의 만족도가 98.6%에 이른다는 게 크몽 측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기업 고객층이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 한진, 네이버, 카카오게임즈, 삼성전자, CJ ENM, 오뚜기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크몽에 서비스를 의뢰했다. 2018년부터 크몽에 합류한 김태헌 대표는 “K-프리랜서의 세련된 전문성을 무기로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전문성을 꺼내 쓸 수 있는 휴먼클라우드를 구축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태헌 크몽 대표
    김태헌 크몽 대표
    ▶ He is
    서울대 경제학부, 와튼스쿨 MBA(U.Penn)을 졸업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크몽 CSO, 부대표(COO)를 역임했다. 현대 크몽 대표이사(CEO)로 재직하고 있다.

    Q 많이 바쁘시다고 들었습니다.

    A 올 사업 계획 중 서비스 모델을 조금씩 다각화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그 부분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어요.

    Q 크몽의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A 무형의 전문성을 편리하게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 매칭 서비스에요. 일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잖아요. 장기 계약이나 고정 월급, 사무실 근무 같은 전통적인 노동시장에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만큼 일하는 긱 이코노미가 트랜드로 떠올랐습니다. 크몽은 이른바 프리랜서라 불리는 전문가와 의뢰인을 연결해줍니다. 가장 차별적인 건 고숙련 서비스인데, 비즈니스 서비스 중 80~90% 이상이 마케팅, 디자이너, 개발처럼 바로 비즈니스에 투입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죠. 이분들을 예비 창업자나 소상공인, 기업들과 매칭하는 게 저희가 하는 일입니다.

    외부 전문가와 팀 꾸리는 게 최근 트렌드

    Q 기업들이 주로 원하는 서비스라면.

    A 규모가 클수록 개발자에 대한 니즈가 많아. AX(AI Transformation)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방책으로 내부 개발자와 외부 전문가(프리랜서)를 엮어서 하이브리드 팀으로 운영하는 게 최근 기업들의 특징입니다.

    Q 크몽에 등록된 전문가 규모는.

    A 현재 약 30만~40만 명의 전문가 풀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 중 각 영역별로 뛰어난 분들은 따로 나눠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의뢰하는 입장에선 셀러의 실력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데, 기준이 있을 것 같습니다.

    A 2012년 6월에 설립하고 지금까지 10년 이상 운영하다 보니 고유의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요. 저희는 전문가분들을 셀러라고 하는데 이분들의 실적이 지표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성과 지표뿐만 아니라 성실성까지 확인할 수 있죠. 일례로 저도 크몽에 등록이 돼 있는데, 제 지표를 보면 지난 6개월간 몇 건을 얼마나 팔았는지(서비스를 제공했는지), 고객이 처음 크몽 플랫폼에서 말을 걸었을 때 몇 분 만에 답변하는지, 또 약속한 작업 예상일을 몇 퍼센트나 지켰는지, 이런 것들이 세분화돼 나열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칭할 때 서비스 품질이나(셀러와 구매자 간) 성향에 맞는 분들을 가장 많이 접할 수 있어요.

    Q 응답이 빠른 것도 기준이 되는 군요.

    A ‘빠른 응답’이라고 태깅된 분들이 있는데, 실제로 그 셀러 분들이 플랫폼 내에서 얼마나 빨리 응답했는지가 수치화돼 있습니다. 의뢰하는 분(기업)에게 그분들을 별도로 보여드리기도 하죠.

    Q 전업 프리랜서(전문가)도 있지만 부업을 하는 분들도 있을텐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역시 수입일 것 같은데요.

    A 전업 프리랜서, N잡 프리랜서, 전문 에이전시까지 다양한 셀러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크몽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수익도 있지만 자아실현도 만만치 않아요. 지금은 기획을 하고 있지만 전공을 살려 마케팅이나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 이런 분들이 크몽에서 다른 페르소나로 활동합니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을 새로운 노동 형태로 테스트해 보는 거죠. 상위권 셀러의 수입을 공개할 순 없지만 톱 셀러들은 매년 억 단위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중엔 억대 수익도 많아

    Q 언뜻 셀러들 중에 예비 창업자도 있을 법한데.

    A 창업 전에 내가 정말 이 분야에서 먹히는 실력인지 확인하기 위해 셀러로 등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의뢰한 기업의 평가를 보고 스스로 가능성을 찾는 거죠. 저희 스스로 노동 시장의 지평을 넓히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웃음)

    Q 기업 고객을 위한 서비스 다각화라면.

    A 서비스 모델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중소기업부터 일반 사업자가 쓸 수 있는 ‘크몽 비즈’에요. 다양한 분야에서 믿을 수 있는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기업 맞춤형 서비스죠. 가장 큰 특징은 ‘품질 보장’ 정책인데,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최대 100%까지 환불을 보장해 품질에 대한 기업의 부담을 크게 낮췄습니다. 또 하나 ‘크몽 엔터프라이즈’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IT 개발, 디자인, 마케팅, 영상 제작 분야의 검증된 전문가를 연결하는 B2B 서비스에요. 크몽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셀러 외에 시장에서 검증된 개발사나 대행사, 마케팅 전문 기업 등 1000여개 사의 파트너를 기업의 프로젝트와 연결하고 있습니다. 크몽 비즈보다 단가가 높죠. 대부분 개발자 중심으로 비즈니스가 진행되기 때문에 저희가 매니저를 붙여서 중간에 컨시어지 역할을 해드립니다.

    Q 크몽의 주 수입원이 궁금해지는데요.

    A 다양한 형태의 매칭이 있는데, 과정이 완료된 후 받는 수수료가 기본적인 수익이에요. 미국의 프리랜서 매칭 플랫폼 ‘파이버(Fiverr)’나 ‘업워크(Upwork)’도 비슷합니다. 또 하나의 수입은 광고 상품이에요. 여타 플랫폼에서도 셀러들이 본인을 좀 더 확실히 노출시키기 위해 플랫폼에 비용을 지불하고 상단 노출을 진행하는데, 저희도 그런 형식입니다. 물론 수수료의 비중이 가장 높죠.

    Q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들었습니다.

    A 크몽의 지난해 매출은 429억원, 2개의 자회사가 있는데 이를 합치면 497억원입니다. 지난해 약 6억원의 영업이익이 생겼어요. 올 상반기에는 19억원으로 늘었고요. 이젠 진정으로 이익을 내면서 사업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됐습니다.(웃음)

    AI 서비스 개발 등 서비스 다각화 위해 IPO

    Q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고 들었습니다. 재무제표상에 보유한 현금이 꽤 많은데.

    A 아직 초기 단계인데, 일단 저희가 현금 관리를 철두철미하게 하기 때문에 많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금성 자산의 절반은 고객의 예수금 형태에요. 돌려드려야 할 돈이죠. 그러니 그 나머지가 가용 자금입니다. IPO를 하는 건 향후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AI에 대한 투자에요. 크몽이 무형의 전문성을 매칭하다 보니 AI라는 요소를 활용하면 할수록 효율이 높아집니다. 상당히 효율이 높아진다는 걸 저희가 보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 크몽 플랫폼에 ‘카이’라는 별도의 검색 서비스를 운영했는데 성과가 높았어요. 특히 셀러에게 처음 문의할 때 시간이 그의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Q 자체적으로 AI를 개발할 계획입니까.

    A 네. 자연어로 간단히 검색어를 넣으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서비스 추천, 비교, 리뷰 요약까지 진행되는 형태가 될 겁니다.

    Q AI가 발전할수록 인력 감축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A 크몽은 고숙련 비즈니스를 매칭하기 때문에 그런 영향은 없습니다. 오히려 AI 툴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프리랜서(셀러)가 늘면서 전에 없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요. 일례로 비포, 애프터 사진이나 광고 이미지, 영상이 새로운 카테고리가 됐고, 서너 가지 AI 솔루션을 연결한 업무자동화 서비스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크몽이 연간 약 50% 이상 성장할 수 있는 근간이죠.

    Q 얼마 남지 않았지만 올해 목표라면.

    A 다양한 고객군에 맞춰 새롭게 시작한 서비스 모델들을 안착시키는 게 우선입니다. 크몽 비즈와 크몽 엔터프라이즈의 고도화가 그것이죠. 궁극적으론 휴먼 클라우드를 구현하는 겁니다. 전문성을 유연하고 편리하게 거래하는,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전문성을 꺼내 쓸 수 있는 클라우드에요. 사업하는 분들이 모든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게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크몽에서 꺼내 쓸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목푭니다.

    Q 분명 해외 진출 계획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이제 막 초기 계획을 잡고 있어요. 일단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소개 사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어떤 쉬운 말로 접근할까 생각하다 ‘K-프리랜서’로 결론 냈어요. 실제로 외국에서 저희 크몽 서비스를 이용한 팀 중에 ‘K-컬처’처럼 결과물이 굉장히 트렌디하다는 평이 많았거든요. 여기에 한국인 특유의 근면성과 외주 비용의 경쟁력도 있습니다. 이 좋은 걸 왜 우리만 누려야 하는 겁니까.(웃음) 일본 현지 기업이나 일본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과 나누면 좋겠다 싶어서 이제 막 문을 열고 있습니다.

    Q 일본 현지의 프리랜스 풀을 만드는 게 아니라 크몽의 셀러들이 바다 건너 진출하는 것이군요.

    A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인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1호 (2025년 10월)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