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 시대, 내게 맞는 치매·간병보험은?

    입력 : 2025.06.25 17:53:56

  • 65세 이상 인구 20% 넘으며 초고령사회 지난해 진입한 한국
    추정 치매환자 105만 명 이상 보험사, 치매·간병 상품 선봬
    경증 보장에 치료비 지원하고 비싼 간병비 보장까지 가능해
    다만 보험금 지급 기준 잘 살펴야
    사진설명

    1024만 4550명. 지난해 기준 국내에 주민등록지가 등록된 65세 이상 인구 수다. 한국은 지난해부로 65세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저출산으로 새로 태어나는 아이보다 노인이 더 많아지는 가운데 인간의 수명까지 길어지면서 고령화 속도는 매년 더 빨라지고 있다. 이에 노인들의 노후 대비가 국가뿐 아니라 개인의 주요한 아젠다로까지 떠올랐다. 특히 노후를 미리 준비하려는 개인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미 고령층에 진입한 인구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에서 노후를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대비책은 바로 치매·간병보험이다. 노후를 잘 즐기기 위해서는 ‘건강’과 ‘재력’이 필요하지만 건강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치매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자 이를 미리 대비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는 105만 2977명으로 100만 명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2020년 84만 91명에서 매년 평균 5만 명 넘게 증가해 4년 만에 21만 명 이상이 급증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인 셈이다. 중앙치매센터는 국내 치매환자가 2030년 142만 명, 2050년 31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설명

    치매 환자의 증가는 곧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2021년 기준 치매 환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은 2조 2000억원으로 지난 5년간 34.8%가 증가했다. 국내 연간 사적 간병비 지출 규모도 2018년 8조원을 넘어섰고, 2025년에는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간병비의 경우 최근 간병인 일당이 평균 약 14만원 수준까지 오르는 등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간병인 비용은 36.6% 상승했다. 문제는 간병 비용은 국민건강보험의 급여 항목에서 빠져있고, 실손의료보험 보장 대상도 아니라 환자 본인이나 가족이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선 최근 보험사들이 적극 출시하고 있는 치매·간병 보험을 미리 들어두는 것이 좋다. 치매 환자가 매년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1년이라도 빨리 보험에 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대신 가입하기도 하지만, 본인이 직접 가입하는 경우도 많다.

    보험사들도 개인들의 요구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치매·간병 보험 시장에 뛰어들며 보장 범위와 가입 편의성을 강화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에는 중증 치매 위주의 보장 상품만 출시했다면 이제는 경도인지장애나 최경증 치매를 보장하고, 검사비·약물 치료비 등 보장 내용이 다양해진 상품을 내놓는 중이다.

    우선 치매 치료를 단계별로 보장받고 싶다면 치매 검사뿐 아니라 진단, 입원, 치료, 병간호까지 여정별 맞춤 보장이 가능한 ‘교보치매·간병안심 보험’을 추천한다. 치매 단계별 보장을 강화한 상품인데, 치매와 장기 요양 등급 보장범위를 확대하고 재가급여·시설급여, 간병인 사용, 통합재해진단 등을 폭넓게 보장한다.

    특약 가입 시 중증치매뿐 아니라 경도·중등도 치매에도 진단보험금과 함께 매월 생활자금을 평생 지급한다. 가입자는 경증 치매 진단 시 일시금 500만원, 중등도 치매 시 일시금 1000만원 등과 함께 매월 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다. 또 생활자금을 받다가 조기에 사망해도 최소 3년(36회) 동안 지급이 보증된다.

    아직 치매 진단 전이라면 치매 CDR(임상 치매 등급) 척도 검사지원비를 지원하는 KB손해보험의 ‘KB 골든케어 간병보험’을 고려해봄직하다. 이 상품은 특약으로 치매 중증도를 평가하는 검사인 치매 CDR 척도 검사지원비’와 MRI·CT·PET검사비, 치매 약물 치료비 등을 탑재했다.

    이외에도 특약 신설을 통해 기존 1~5등급까지만 보장하던 장기요양간병비 보장을 인지지원등급까지 확대했고, 재가급여 보장은 데이케어센터(주·야간보호)와 방문요양으로 세분화하여 고객마다 필요한 보장을 맞춤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업계 최초로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른 요양병원 입원환자 분류체계 중 의료경도 이상을 보장하는 ‘요양병원 입원일당(의료경도 이상)’을 탑재했다.

    고가의 치매치료제 비용을 보장해주는 상품도 있다. 흥국화재는 업계 최초로 치매치료제 ‘레켐비’ 보장 특약을 포함한 신개념 치매·간병보험을 선보였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는 혁신 치료제다. 치매 초기단계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고,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일정 수준 축적이 확인된 경우 치료제를 투여하면 최초 1회에 한해 최대 1000만원의 치료비를 지급한다.

    치매와 간병 외에도 노년기에 자주 발생하는 질환까지 보장받는 보험을 찾는다면 미래에셋생명의 ‘M-케어 치매간병보험’을 추천한다. 이 상품은 단순한 치매나 장기요양 보장에 그치지 않고 ▲백내장·녹내장 수술 ▲인공관절 치환수술 등 노년기에 자주 발생하는 질환까지 폭넓게 보장한다.

    기본적으로는 치매 검사비와 진단, 치료, 통원 및 입원에 이르기까지 치매와 장기요양에 대한 체계적 보장을 제공한다. 특약 가입 시 1등급부터 인지지원등급까지 장기요양 진단 시 등급별로 일시금 또는 월 지급형을 선택할 수 있고, 시설·재가급여도 보장된다. 주·야간 보호서비스를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질병이나 재해로 인해 간병이 필요한 경우, 간병인 사용 입원비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 입원비를 각각 최대 180일간 보장한다.

    사진설명

    ABL생명의 ‘우리가족 THE케어 간병보험’도 치매·간병 보장에 더해 고령자에게 흔한 노인성 질환의 진단비를 특약으로 추가 선택이 가능하다. 해당 상품은 장기요양등급 단계별 보장은 물론 선택 특약 가입 시 재가급여, 시설급여, 간병인 비용까지 보장한다.

    재활치료까지 보장해주는 한화손해보험의 ‘한화 치매간병보험’도 있다. 이 상품은 장기요양 급여에 대한 고객 수요를 반영해 재가 및 시설급여를 이용할 때마다 보장받는 장기요양급여금Ⅱ 담보를 신설했고, 경증 치매 단계에도 우울증 진단비, 정신 질환 진단비 등을 보장한다. 또 치매 진단 후 정신질환은 물론 데이케어센터 이용도 담보, 보장공백을 최소화했다.

    만약 이미 병이 있다면 장기간병보험 전용 가입가입형을 새로 도입한 NH농협생명의 ‘요양을 안심해 NH 간병보험’을 고려해보면 좋다. 치매, 파킨슨병 진단 이력이 있어도 최근 3개월 이내에 의사의 입원·수술·추가검사 및 진단소견이 없는 등 다섯 가지 질문에 이상이 없을 경우 일반심사 보험보다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장기요양 1등급부터 인지 지원 등급까지 포괄하고 주·야간보호(데이케어센터) 이용 시 일시금을 준다. 특히 의무부가특약에서 3종(장기요양)을 선택해 1000만원 가입 시 장기요양 1등급에서 인지지원 등급으로 판정되면 최소 1회 한정 1000만원을 지급한다. 주·야간보호 지원금도 지급된다. 간병인 보장도 강화해 실제 간병인 사용 비용에 따라 연간 사용 금액의 최대 50%를 환급받을 수 있다.

    MG새마을금고보험은 공제 상품인 ‘365일 가족든든 간병공제’를 선보여 간병비 보장을 대폭 강화했다.기존 180일까지만 보장하던 간병비를 요양병원, 정신병원, 한방병원을 포함해 181일 이후 사용일수에 대해서도 보장받을 수 있는 신규 담보를 탑재했다.

    간병비 보장은 보험금이 20년 뒤 두 배로 늘어나는 체증형 담보와 5년마다 10%씩 올라가는 정액 체증 담보 중 선택할 수 있어 부담을 낮췄다. 또 일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일반고지형’ 상품 외에도, 유병자 고객도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간편고지형’ 상품을 구분해 출시했다. 해당 상품의 가입가능 연령은 만 15세부터 최대 80세다.

    사진설명

    그 결과 치매·간병 보험 가입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보험개발원 보험통계조회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생보사·손보사 합산 치매·간병보험의 초회보험료는 883억 6606만원으로, 전년 동기(519억 2560만원)보다 7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계속보험료(초회보험료 이후 두번째부터 보험 만기까지 계속 납입하는 보험료)도 2조 835억 2787만원에서 2조 8318억 6662만원으로 약 36% 증가했다.

    다만 보험 가입 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간병보험은 지원일이나 사용일에 따라 보험금 지급 형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보장 범위와 지급 조건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또 보험료 납입 형태가 갱신형인지 비갱신형인지 살펴봐야 하며, 실질적인 간병비 대비 보험금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또 임상치매척도(CDR) 등 중증도에 따라서도 보험금 지급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계약 체결 전 약관상 보험금 지급 기준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보험가입자는 간병인의 정의 등 약관상 보험금 지급·부지급 사유를 꼼꼼히 살펴 보험금 청구 시 불이익이 없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 가입자가 골절로 인한 수술 및 입원 치료 중 업체를 통해 간병서비스를 이용하고 간병인 사용 일당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가 지급을 보류했다. 보험사 측은 간병 비용을 지불한 것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간병 서비스 제공에 따른 비용 지급이 확인되지 않으면 약관상 간병인의 정의를 충족하지 않아 보상이 제한될 수 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받은 경우에는 간병인 사용 일당을 지급받지 못할 수 있다. 병원 입원 중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받고 간병인 사용일당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측에서 약관 조항에 따라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사용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거절한 사례도 있다.

    또 일부 보험사의 경우 간병 보험 특약의 보장 한도를 줄이고 있어 보험에 가입할 생각이 있다면 하루라도 더 빨리 드는 것을 추천한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지난 4월 간병인 사용일당 보장 한도를 축소했다.

    삼성화재는 기존에 보장보험료 3만원 이상이면 간병 일당을 2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장보험료 3만원 이상 조건에 간병 일당 최대 한도를 10만원으로 변경했다. 메리츠화재도 성인 대상 간병인 사용일당 보장 한도를 기존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줄였다. 이외에도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도 성인 대상 간병인 사용일당 보장 한도 축소를 검토 중이다.

    [박나은 기자]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