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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수학이 만든 생성형 AI의 성장
입력 : 2025.04.25 09: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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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는 왜 학습하는가
아닐 아난타스와미 지음/ 노승영 옮김/ 까치기계는 왜 학습하는가 “스스로 학습하는 해군의 새 장비: 글을 읽어 더 똑똑해지도록 설계한 컴퓨터의 맹아를 심리학자가 탄생시키다.” 1958년 뉴욕타임스는 심리학자 프랭크 로젠블랫이 개발한 기계 ‘퍼셉트론’을 이렇게 소개했다. 로젠블랫은 퍼셉트론에 대해 “인간 두뇌처럼 생각하는 최초 장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과학 저술가인 저자가 AI의 기원과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의 토대가 되는 수학 원리를 설명한다. 저자는 고등학교 때 배우는 비교적 간단한 수학이 기계 학습의 뼈대를 이룬다고 말한다. 현대 인공지능(AI)의 시초로 여기는 퍼셉트론부터 오픈 AI의 GPT에 이르기까지 수학을 중심으로 AI의 발전 과정을 돌아본다.
‘기계는 왜 학습하는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AI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는 수학에 관한 이야기다. 과학저술가 아닐 아난타스와미는 AI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수학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기계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있는지 정교한 수학 원리와 알고리즘을 통해 보여준다.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턴 전 구글 부사장(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은 “이 책은 수학을 사회사의 맥락에서 제시한다. 걸작이다”고 극찬했다. 알고 보면 기계학습이라는 방대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알고리즘에는 비교적 간단한 수학이 쓰인다. 고등학교나 대학교 저학년 때 배우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를테면 선형 대수, 미적분, 베이스의 정리, 가우스 분포 같은 것들이다. 책은 1950년대 말 프랭크 로젠블랫이 개발한 퍼셉트론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시작으로 1990년대 전 세계를 휩쓴 비디오 게임 그래픽 처리에 사용된 알고리즘, 오늘날 챗GPT 혁명을 이끈 생성형 AI의 심층 신경망에 이르기까지 수학의 대여정을 펼친다.
심층신경망의 학습 훈련이 가능하게 해준 알고리즘은 무엇일까. 바로 ‘역전파(backpropagation)’라는 알고리즘이다. 힌턴 전 부사장이 심리학자 데이비드 러멜하트, 전산학자 로널드 윌리엄스와 함께한 공동 연구를 통해 그 토대를 닦았다. 폴 워보스는 박사 논문에서 역전파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를 이렇게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이 절차는 연산이 미분 가능 함수에 해당하는 한 도함수를 역으로 계산해 어떤 정렬된 연산 표든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저자는 학습능력을 가진 기계가 시력(이미지 인식능력), 즉 눈을 갖게 되는 과정에서 수학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따라간다. 고양이 뇌에 전극을 심어 뇌의 활성도를 알아보는 실험을 거쳐 이미지 인식을 위한 합성곱 신경망을 도입한 얀 르쿤에 이른다. 최근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한 심층신경망의 발전으로 이미지 인식능력은 자연어 처리, AI 번역, 의료영상 분석, 금융데이터 패턴 인식 등 사회 다방면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책 곳곳에는 복잡한 수식과 그래프가 등장하지만 놀랄 필요는 없다. 실재하는 수학의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줄 뿐 어렵게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면 독자들 머릿속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학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는지, 그 뒤에서 얼마나 많은 수학자들이 고군분투했는지가 선명하게 그려질 것이다.
지우지 마시오
제시카 윈 지음/ 조은영 옮김/ 단추지우지 마시오 책 제목 ‘지우지 마시오’는 수학자들이 중요한 연구 내용을 칠판에 남겨두거나 잠시 자리를 비울 때 쓰는 말에서 따왔다.
수학자에게 칠판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탐구의 흔적이며, 아이디어가 형상화되는 공간이다. 공동연구를 많이 하는 수학자들은 칠판 위에서 사고하고 협력한다.
때로는 실패하고 다시 시작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그래서일까. 칠판 앞에선 수학자를 보다 보면 마치 즉흥 공연을 펼치는 공연자가 떠오른다. 세계적인 사진작가이기도 한 저자 제시카 윈은 이 모습을 보며 “수학적 발견은 연구자들의 끊임없는 토론과 협업으로 이뤄진다”고 말한다.
저자는 “분필 가루가 가득한 칠판 앞에서, 수학자들은 새로운 세계를 탐험한다. 그리고 그 순간, 수학은 예술이 된다”고 강조한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에서 찍은 칠판 사진 100여 점이 책에 담겼다.
지구는 답을 알고 있었다
레이다르 뮐러 지음/ 황덕령 옮김/ 애플북스지구는 답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엄청난 양의 석탄, 가스, 석유를 태울 뿐만 아니라 공기에서 다량의 질소를 추출하고 땅에서 인을 추출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지구에 지속적인 흔적을 남기고 있다.”
노르웨이의 세계적인 지질학자 레이다르 뮐러는 최근 출간한 ‘지구는 답을 알고 있었다’에서 현재 지구의 기후 변화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현재와 같은 속도로 기후 변화가 지속될 경우 100년 이내에 기원전 5600만년 부터 3390만년까지 이어졌던 에오세(Eocene) 시기의 기후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몇 년간 북반구 곳곳에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친 것도 속도가 붙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저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불확실한 기후변화의 시대에 대비하려면 과거의 기후에서 답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이 들수록 매달려야 하는 것들
김희재 지음/ 매일경제신문사나이 들수록 매달려야 하는 것들 “나이가 들수록 매달려야 하는 것이 있다. 사람에게 매달리면 지친다. 물질에 매달리면 피폐해진다. 행복에 매달리면 현재가 불행하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수록 매달려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단 하나, ‘철봉’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철봉에 매달리면 악력이 좋아지고 어깨 유연성과 힘을 키울 수 있다. 척추가 이완돼 만성 허리 통증에도 좋다. 코어 근육이 활성화되는 건 덤이다. 하루에 한 번씩 꼭 매달린다면 불필요한 힘을 빼는 능력도 생긴다.
신간 ‘나이 들수록 매달려야 하는 것들’은 외국계 기업 임원을 지낸 50대 아저씨가 퇴사 후 10년 동안 ‘빡세게’ 운동하며 깨달은 지혜를 담고 있다. 1분 플랭크 자세 버티기로 시작한 것이 몇 년이 지나 기계체조 기술의 꽃이라 불리는 플란체 자세로 30초가량 버티는 것도 가능해졌다. ‘움직임 전문가’가 인생에서 흔들리지 않는 법을 알려준다.
루돌프 디젤 미스터리
더글러스 브런트 지음/ 이승훈 옮김/ 세종서적루돌프 디젤 미스터리 1913년 9월 29일, 런던행 여객선 드레스덴호에는 전 세계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디젤엔진을 발명한 세계적인 발명가 루돌프 디젤이 타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이 배에서 그가 사라졌다. 이 미스터리한 실종 사건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하며 수많은 궁금증과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디젤의 죽음으로 시작해 그의 삶과 업적을 자세히 따라가고,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국제적 상황을 생생히 재연한다. 이를 통해 혁명적 기관을 만들고 난 뒤 그의 갑작스런 실종과 죽음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한다. 디젤의 기술은 세계의 유력자들과 얽히게 했으며, 그의 갑작스러운 실종 사건은 각종 음모론을 낳았다. 이 책은 디젤의 삶과 놀라운 발명품, 그리고 실종된 밤의 비밀을 추적한다. 100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미스터리가 마침내 수면 위로 드러난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