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35년 국민차, 오빠차로 돌아왔다… 8세대 쏘나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하다
기사입력 2019.04.26 14:17:47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이름만 빼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달라졌다. ‘신형 쏘나타(dn8)’의 등장에 국내 세단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 3월 11일에 시작된 사전계약은 접수 닷새 만에 1만203대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하루에 약 2000대 꼴인데, 기존 쏘나타가 한 달 평균 5487대씩 팔려나간 것과 비교하면 약 2배의 실적을 단 5일 만에 달성한 셈이다.

그런가하면 국민차 혹은 아빠차로 불리던 기존 쏘나타와 달리 8세대 쏘나타의 고객층은 밀레니얼 세대로 스펙드럼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전계약과 관련해 “기존 쏘나타보다 (법인이 아닌) 개인고객이 늘었고, 20대 젊은 고객이 편입됐다”고 소식을 전했다. 실제로 사전계약 통계를 살펴보면 개인고객 비중이 무려 48.9%로 5년 전 접수된 7세대 쏘나타(LF)의 개인고객(38%)보다 10.9%나 높아졌다. 여기에 개인고객 중 20대의 비중이 14%로 집계돼 7세대 쏘나타(5.3%)보다 8.7%나 늘었다. 아빠차에서 오빠차로 변신을 시도한 8세대 쏘나타의 귀환, 과연 어떻게 달라진 걸까. Part Ⅰ스마트폰 키·원격 자동주차·음성인식 비서

중형 세단에 없던 첨단기능 대거 탑재


1985년에 탄생했으니 올해로 34년, 대한민국 중형세단의 선두주자 ‘쏘나타’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아빠의 드림카이자 온 가족의 패밀리카였다. 그동안 30~40대 가장들의 구매비율이 높아 ‘국민차’, ‘아빠차’로 불리기도 했다. 그동안 단 한 번도 단종되지 않았다. 화려한 경력이 30년을 훌쩍 넘으며 윗세대에서 아랫세대로 대물림됐다. 차명 ‘쏘나타(SONATA)’는 ‘혁신적인 디자인, 성능과 기술을 모두 겸비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사실 처음 태어났을 땐 ‘소나타’였던 이름이 이듬해 ‘쏘나타’로 개명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8세대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차에 이전 모델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건 흔치않은 일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쏘나타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덕분에 신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다양한 후일담을 낳기도 했다. 1990년대 초반엔 쏘나타의 ‘S’를 품고 있으면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1990년대 중후반엔 ‘쏘나타Ⅲ’의 Ⅲ를 갖고 있으면 대학수학능력시험 300점이 보장된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당시 도로 위에서는 쏘나타에서 S가 사라진 ‘오나타(ONATA)’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쏘나타, 이젠 안녕?!

지난 3월 21일, 현대차는 8세대 신형 쏘나타를 출시하며 앞에서 언급한 쏘나타의 이미지에 작별을 고했다. 신형 쏘나타를 디자인한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은 이날 출시행사에서 “쏘나타는 더는 국민차, 아빠차가 아니어도 좋다”며 “이젠 가장 아름답게 도로 위를 달리는 세단으로 인식되고 싶다”고 말했다. 평범한 중형 세단, 혹은 택시로 인식되던 쏘나타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의지와 새로운 쏘나타에 대한 자신감이 함축돼 있었다.



이광국 현대차 부사장은 “올해 국내 시장에서 7만 대 이상 판매해 중형 세단 1위를 달성하겠다”며 “잃어버린 국민 세단의 명예를 신형 쏘나타로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쏘나타는 2015년 국내시장에서 10만 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링카에 올랐지만 이후 SUV와 대형세단에 밀려 지난해에는 6만5000여 대까지 판매량이 줄었다. 쏘나타 부활을 위해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를 기초부터 새롭게 만들었다.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신형 쏘나타는 우선 외관부터 확 바뀌었다. 첫 인상은 날렵하다. 유럽 고급 스포츠카에서 느낄 수 있는 역동적이면서도 세련된 이미지가 돋보인다. 전장과 전고는 각각 4900㎜와 1445㎜. 기존 7세대 모델보다 전장은 45㎜ 늘고 전고는 30㎜ 낮아지며 스포츠카처럼 길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완성했다.

전면부는 매끈한 구(球)처럼 크고 대담한 볼륨감, 맞춤 정장의 주름처럼 예리한 3개의 라인이 들어갔다. 그릴까지 이어지는 후드는 스포티한 느낌을 더했다. 시각적인 요소를 강조한 캐스케이딩 그릴은 클래식 스포츠카를 닮았다.

평소엔 크롬 재질 장식처럼 보이지만 시동을 걸면 후드 양쪽에 길게 들어오는 주간 주행등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현대차의 ‘히든 라이팅 램프’다. 측면부는 창틀 라인에서 주간주행등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크롬 라인이 좀 더 도드라진다. 후면부는 슬림한 가로형의 리어콤비램프와 보조제동등, 범퍼하단의 가로형 크롬라인 등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강조했다.

실내는 기존 모델보다 35㎜ 확대된 휠베이스(2845㎜) 덕분에 비교적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외관에 비해 실내는 비교적 차분하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역(逆) 사다리꼴 모양의 10.25인치 내비게이션이 자리했고, 스티어링휠 안쪽에 있는 디지털 클러스터의 크기도 12.3인치로 시인성이 높았다. 변속기는 대형SUV ‘팰리세이드’처럼 기존 돌출형에서 버튼식으로 바뀌었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한 공조장치도 간결하게 구성됐다. 운전석에 앉으면 최근 보편화된 ‘앰비언트 무드램프’가 들어오는데, 대시보드와 차 문에 70여 개의 은은한 조명라인을 만들어 마치 공중에 떠있는 듯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한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고급사양 그리고 3세대 신규 플랫폼

신형 쏘나타에는 현대차의 3세대 신규 플랫폼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차의 플랫폼은 서스펜션과 파워트레인 배치부터 중량배분, 무게 중심 등 전체적인 요소를 결정하기 때문에 주행성능이나 연비, 승차감, 안정성, 내부공간과 디자인까지 제품의 질을 높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3세대 플랫폼은 파워트레인이나 배터리처럼 무거운 부품을 차체 중심으로 이동시켰다. 장착 위치도 기존보다 무게중심을 아래로 이동시켜 운동성능을 향상시켰다. 소음과 진동이 전달되는 부분에 보강구조와 흡차음재도 추가해 승차감도 높였다.

특히 충돌 시 실내 보호를 위해 150K급 고강도강의 적용을 늘렸고, 핫스탬핑 공법으로 부품수를 기존 16개에서 21개로 늘려 인장강도를 높였다. 차체 중량도 324.6㎏(기존 348.6㎏)으로 낮추며 ‘가벼우면서도 강한 차’로 재탄생했다.

무엇보다 ‘개인화 프로필’은 신통방통한 기능. AVN(Audio·Video·Navigation) 화면에서 이름, 이미지, 블루투스, 디지털 키 등을 입력해 개인 프로필을 생성하면 이용할 수 있는데, 최대 2개까지 만들 수 있다. 그러니까 개인 프로필이 입력된 운전자가 디지털 키로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면 차가 알아서 시트포지션, 헤드업 디스플레이, 아웃사이드 미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내비게이션의 최근 목적지, 홈화면 위젯, 휴대폰 설정 등), 연비, 공조 등을 설정한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로 구현한 ‘디지털 키’는 스마트폰 앱으로 다운받은 스마트키로 차문을 열고 시동까지 걸 수 있는 기능이다. 가족과 지인 등 다른 사람(최대 3명, 운전자 포함 4명)과 차량을 공유하거나 차 키가 없는 상황에서 손쉽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차량 내 무선 충전기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리고 블루투스나 무선충전 기능이 없는 스마트폰이라도 근거리무선통신 기능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

‘빌트인 캠’ 기능은 차량에 내장된 전·후반 카메라로 영상을 녹화하는 ‘주행영상기록장치’다. 일종의 내장형 블랙박스로 따로 블랙박스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차량 내부의 AVN 화면, 운전자의 스마트폰과 연동되고 별도의 관리가 필요 없는 내장메모리가 적용됐다. 녹화된 영상은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공유할 수 있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아이)’를 활용한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는 가장 편리한 기능이다. 음성 인식 AI 전용 버튼을 누르고 “에어컨 켜줘” 혹은 “바람을 세게 해줘” “바람 방향은 아래로”라고 명령하면 카카오 아이가 “온도를 ○○로 설정할게요”라고 답변하고 스스로 조절한다. 말만 하면 날씨나 오늘의 뉴스, 실시간 검색순위, 스포츠 경기, 주가 정보, 환율, 외국어 번역까지 알려주는 전천후 비서다. 이밖에도 중형 세단에선 처음으로 총 12개의 프리미엄급 스피커(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가 장착됐다.

편의사양과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최첨단

스마트키로 차량을 전·후진 이동시키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는 중형세단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기능이다. 주차공간이 좁은 구역에서 유용한데, 승하차가 힘든 곳에서 먼저 차량에서 내린 후 스마트키를 사용해 주차할 수 있다. 원터치 버튼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동승석 릴렉션 컴포트 시트’는 휴식에 가장 이상적인 자세로 알려진 무중력 자세와 자동차 실내 조건을 고려한 신체 최적 각도를 조합해 동승자의 피로를 풀어준다.

그런가하면 ‘운전석 스마트 자세 제어’는 운전자가 키, 앉은 키, 몸무게 등을 입력하면 현재 운전자세를 분석해 시트와 아웃사이드 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위치를 최적화해 자동 설정한다. 현재 운전자세의 요추하중과 변형률에 대한 건강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뒷좌석에 누군가 남아있는데 문을 잠그고 나갔다면 차량이 움직임을 감지해 경고음이나 비상등, 그래도 안되면 운전자에게 경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한다. 이름하여 ‘후석 승객 알림’ 기능이다. ‘터널·워셔액 연동 자동 내기전환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정보를 이용해 터널 진입 약 7초 전에 공조 시스템을 자동 전환해 실내 공기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앞유리에 워셔액을 작동시킬 때도 내기 공조로 자동 전환해 냄새가 실내로 들어오는 걸 사전에 차단한다. 대폭 강화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전방 충돌방지 보조’는 앞유리 윗부분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전방에 있는 차량, 보행자, 자전거와의 충돌 위험을 감지하고 필요하면 자동으로 차량을 감속하거나 정지시킨다. 레이더 센서를 이용한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는 차가 후진할 때 좌우 측면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하고 운전자가 경고를 파악하지 못했을 때 스스로 브레이크를 제동해 충돌을 방지한다. 차로 변경 시 후측방 접근 차량을 알려주는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도 위험이 감지되면 미세제동제어를 통해 스스로 작동한다. 이외에도 신형 쏘나타에는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안전 하차 보조’ 등의 기능이 탑재됐다.

신형 쏘나타의 가격은 ‘가솔린 2.0 모델’ 스마트 트림이 2346만원, 프리미엄 2592만원, 프리미엄 패밀리 2798만원, 프리미엄 밀레니얼 2994만원, 인스퍼레이션 3289만원이다.

Part Ⅱ중산층의 상징… 국내 최장수 車 브랜드

1985년 첫 선을 보인 쏘나타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과 궤를 같이했다. 국산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당시 쏘나타는 ‘중산층의 상징’이자 ‘소형차에서 중형고급차로 넘어가는 첫 단계’였다”고 추억했다. 1985년 출시된 1세대 쏘나타는 그 해 1029대가 팔렸다. 이후 올 2월까지 쏘나타의 전 세계 판매량은 860만 대를 넘어섰다.

쏘나타는 현재까지 차명을 그대로 유지해 온 국내 최장수 자동차 브랜드다. 1985년 ‘소나타’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후 이듬해 ‘쏘나타’로 이름을 바꾸고, 1988년 ‘쏘나타’, 1993년 ‘쏘나타 II’, 1998년 ‘EF쏘나타’, 2004년 ‘NR쏘나타’, 2009년 ‘YF쏘나타’, 2014년 ‘LF쏘나타’에 이르기까지 매번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을 더하며 국내 자동차 역사를 써내려왔다.

1985년 1세대 ‘소나타’와 ‘쏘나타’

1980년대 대한민국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며 삶의 질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 시대가 열렸다. 소형차에 몰렸던 시선은 자연스레 중형차로 옮겨갔다. 현대차는 1983년 5월 포니에 이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중형차 ‘스텔라’를 선보였다. 1400cc와 1600cc 엔진을 탑재한 스텔라의 인기가 치솟자 현대차는 1985년 11월 스텔라 차체에 1800cc와 2000cc 시리우스 SOHC 엔진을 장착한 ‘소나타’를 출시했다. 당시 소나타의 캐치프레이즈는 ‘VIP를 위한 고급 승용차’. 자동 정속주행장치, 파워핸들, 파워브레이크, 자동조절 시트, 전동식 리모컨 백미러 등 당시로선 파격적인 첨단 기능이 기본사양으로 탑재됐다. 배우 신성일이 첫 번째로 계약하며 화제를 낳기도 했다.

첫 중형차 수출의 주인공

1988년 2세대 ‘쏘나타’


2세대 쏘나타는 처음부터 이른바 선진 브랜드들과 겨룰 수 있는 스타일로 기획됐다. 1988년 6월에 출시된 2세대 쏘나타는 철저하게 수출 전략형 중형차로 개발됐다. 특히 미국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캠리’ ‘어코드’ 등과 비교평가 테스트를 통해 상품경쟁력을 끌어올렸다. 국내 최초로 자체 디자인한 2세대 쏘나타는 기존 디자인에서 벗어나 공기 역학을 중시한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을 도입했고, 당시 중형차의 상징이던 후륜구동 대신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해 눈과 빙판길이 많은 국내 기후에 최적화했다. 1988년 11월 16일은 쏘나타 3277대가 미국행 배에 선적된 날이다. 이로써 국산 중형차로는 최초로 미국에 수출되는 기록을 갖게 됐다. 당시 쏘나타는 1.8 시리우스 SOHC, 2.0 시리우스 SOHC, 2.4 시리우스 SOHC 등 3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됐다. 1991년 DOHC 엔진을 최초로 적용한

2세대 부분변경 ‘뉴 쏘나타’


1991년 2월 출시된 ‘뉴 쏘나타’는 2세대 쏘나타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다. 유려한 곡선미가 돋보이는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이 시점부터 현대차의 CI가 변경되며 새로운 엠블럼이 차에 적용됐다. 중형택시 시장을 겨냥해 LPG 모델이 출시됐고, 대형차에만 적용되던 DOHC 엔진을 국산 중형차 최초로 장착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ABS, CD플레이어가 장착됐다. 국산 중형차 대중화의 선봉

1993년 3세대 ‘쏘나타II’


1990년대로 접어들며 국내 중형차 시장은 성장을 거듭했다.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도 심화된다. 1993년 5월 공개된 3세대 ‘쏘나타II’는 불과 33개월 동안 무려 60만 대가 판매되며 국내 시장에 중형차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지금까지도 많은 전문가들이 역대 쏘나타 시리즈 중 최고의 디자인으로 꼽을 만큼 출시 당시 파격적이란 평가로 이슈가 됐다. 당시로선 첨단 사양인 SRS 에어백, ABS, 전자식 서스펜션(ECS) 등의 기능도 탑재됐다. 쏘나타II는 이후 ‘그랜저’의 이전 모델인 ‘마르샤’ 탄생에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국내 판매 100만 대 돌파한 쏘나타

1996년 3세대 부분변경 ‘쏘나타III’


1996년 2월에는 쏘나타II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쏘나타III’가 시장에 나왔다. 가장 한국적이라는 평가 속에 그해 모스크바 모터쇼에서 ‘최우수 자동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전투기 분사구를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 등 전면부 디자인이 화제였다. 1996년은 현대차 아산공장이 완공된 해이기도 하다. 쏘나타III는 11월부터 아산공장에서 생산되기 시작한다. 한편 쏘나타는 1985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11년 만에 국내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달성했다. 자체제작 엔진 탑재한 1998년 4세대 ‘EF쏘나타’

1998년 3월에 출시된 ‘EF 쏘나타’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175마력의 2500cc 델타 엔진과 인공지능 하이벡(HIVEC, Hyundai Intelligent Vehicle Electronic Control)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이전 모델보다 엔진 무게를 20% 이상 줄여 동급 최고의 연비를 달성했고, 전방위적 충돌안전성과 서스펜션 개선을 통한 승차감을 높여 패밀리 세단으로 진화한다. 차량의 프로젝트 명인 ‘EF’는 ‘Elegant Feeling(우아한 느낌)’이란 의미를 담았다. EF쏘나타는 당시 IMF 구제금융으로 인한 여파에 초기 판매는 신통치 않았지만 1999년 2월부터 2000년 8월까지 19개월간 연속 국내 전 차종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베스트셀링카로 인정받았다. 역대 쏘나타 중 유일하게 뒤 번호판이 트렁크가 아닌 범퍼에 부착됐다. 美 JD파워 신차 품질 1위, 2001년 4세대 부분변경 ‘뉴EF쏘나타’

EF쏘나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출시된 ‘뉴EF쏘나타’는 전장을 35㎜ 늘려 준대형급 차체를 확보했다. 여기에 첨단 ABS와 운전석, 동승석 에어백을 기본 사양으로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특히 2004년 미국 JD파워가 선정하는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중형차 부문 1위를 차지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개가 사람을 물었다’ ‘지구는 평평하다’는 외신의 반응이 잇따르기도 했다. 뉴EF쏘나타는 2002년 12월부터 중국 공장에서도 생산되기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도 중국 현지 전략 중형차로 판매되고 있다. 독자 개발한 세타 엔진 탑재, 2004년 5세대 ‘NF쏘나타’

2004년 9월에 출시된 ‘NF쏘나타’는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가 되기 위한 대표차’를 목표로 개발됐다. 프로젝트명 ‘NF’는 ‘불멸의 명성(Never ending Fame)’이란 의미를 담았다. 현대차는 46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한 2.0/2.4 세타 엔진을 NF쏘나타에 탑재했다. 26개월의 개발기간에 29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된 NF쏘나타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800㎜, 1830㎜, 1475㎜로 기존 대비 55㎜, 10㎜, 55㎜가 늘어나 동급 최고 수준의 차체 크기를 확보했다. 2005년 6월과 2006년 1월에는 각각 3.3람다 엔진의 고배기량과 2.0디젤 엔진을 탑재하는 등 라인업 확장에서 나섰다.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준공과 함께 2005년 5월부터 ‘메이드 인 아메리카’로 생산되기 시작해 북미시장 공략에도 첨병 역할을 했다. 2007년 5세대 부분 변경 ‘쏘나타 트랜스폼’

2007년 11월에 출시된 ‘쏘나타 트랜스폼’은 ‘변화를 넘어선 진화’라는 개발 슬로건 아래 기존 쏘나타의 장점은 계승하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를 목표로 한 현대차의 야심작이었다. 2세대 세타 엔진이 탑재됐고, 외관은 중후한 이미지와 안정감을, 내부는 세련미와 모던함을 더했다. 가솔린에서 터보, 그리고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2009년 6세대 ‘YF쏘나타’

NF쏘나타의 후속으로 2009년 9월에 출시된 6세대 ‘YF쏘나타’는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처음으로 적용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차별화를 부각시켰다. 2.0세타Ⅱ 엔진과 2.4세타GDi 엔진을 적용해 성능을 향상시켰고,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연비를 향상시켰다. 이후 YF쏘나타는 2012년 2월 2.0세타 엔진이 2.0누우 엔진으로 대체됐고, 2011년 7월 2.0세타Ⅱ 터보 GDi 엔진이 2.4GDi 엔진을 대체하며 강력한 성능을 확보했다. 패밀리 세단으로 30대 후반, 40대 초중반 가장에게 인기가 높았던 YF쏘나타는 폭넓은 연령대의 고객층에게 어필했다.

중국에선 현대차 중형세단 최초로 10만 대 판매를 돌파했고, 북미 지역의 자동차 전문지와 조사기관의 패밀리 세단 평가에서 연달아 1위에 오르며 글로벌 베스트 중형차로 떠올랐다. 특히 2011년 5월에는 국내 최초로 중형 하이브리드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며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2014년 7세대 ‘LF쏘나타’

2014년 3월에 새롭게 태어난 7세대 ‘LF쏘나타’는 디자인, 주행성능, 안전성에 이르는 전 부문에서 현대차의 최신 기술력이 모두 집약된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다. 2014년 12월에는 신형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며 국내 대표 친환경 세단의 전통을 이어갔다.

특히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한 ‘누우 2.0 직분사(GDI)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과 이전 모델 대비 용량과 성능이 강화된 배터리, 모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기본부터 달라진 8세대 쏘나타,

해외 반응도 들썩


올 3월 출시된 8세대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을 놓고 해외시장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우선 미국의 자동차 매거진 ‘모터트렌드’는 최근 “현대 쏘나타가 눈에 띄게 고급스러워 보인다. 안팎으로 성숙한 디자인”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올렸다. 모터트렌드는 이 기사에서 “현대차는 기존 모델보다 더 매력적이고 진보적인 디자인에 주력했다”며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유력 매체인 ‘카앤드라이버’도 “디자인으로 다시 거대한 도약을 이뤘다”며 “분수령이었던 6세대 쏘나타가 많은 찬사를 받은 이후 현대차의 중형 세단이 다시 한 번 스타일로 두드러진 장점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해외매체에서 주목한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은 지붕이 뒤쪽으로 매끈하게 내리뻗은 패스트백 스타일. 이와 함께 주간주행등이 포함된 헤드램프가 주목을 받았다. 또 다른 자동차 매체 ‘잘롭닉’은 “신형 쏘나타는 낮고 넓어진 데다 길어지기까지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날렵한 느낌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Part Ⅲ젊어진 쏘나타, 중형 세단 부흥 이끌까

신형 쏘나타의 출시로 국내 중형 세단 시장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산과 수입 브랜드 모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발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형 쏘나타 출시 이후 중형 세단이 SUV에 내준 ‘패밀리카’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받는 이유다.

사전계약 5일 만에 1만 건의 계약을 돌파한 신형 쏘나타는 “택시로 출시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발표하며 제2의 중형세단 부흥에 승부를 걸었다. 국산 동급 경쟁 차종은 기아차의 ‘K5’, 르노삼성의 ‘SM6’, 한국지엠의 ‘쉐보레’ ‘말리부’ 등이 있다.

기아차는 최근 각종 첨단 옵션이 더해진 2020년형 K5를 출시했다. 르노삼성차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조금 다른 특별함’이란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SM6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수입차 중엔 폭스바겐의 ‘2019년형 아테온’과 푸조의 ‘508’이 경쟁자로 떠올랐다. 일본 브랜드인 토요타의 ‘캠리’와 혼다의 ‘어코드’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중형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가 밝힌 신형 쏘나타의 경쟁모델은 독일과 일본의 중형세단.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쏘나타는 국내시장에서 ‘파사트’와 ‘캠리’, ‘어코드’ 등 독일과 일본의 중형 세단과 경쟁하며 그들보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혁신적인 첨단 기능들을 탑재해 진일보한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로 재탄생했다”며 “디자인, 경제성, 성능 강화 등 개별 고객들의 니즈에도 응답하기 위해 ‘1.6 터보’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친환경성에 경제성을 더했다. 외관 디자인은 신형 쏘나타의 스포티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친환경 이미지를 구현했다. 이전 모델 대비 10% 향상된 20㎞/ℓ이상의 연비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차량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 시스템 ‘솔라 루프’를 국내 양산차 최초로 적용해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솔라 루프에서 생산되는 전력으로 1년에 약 1300㎞를 주행할 수 있다. 과감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에 다이내믹한 동력성능을 갖춘 ‘신형 쏘나타 1.6 터보’는 180마력의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완성했다. 특히 보석의 원석을 기하학적 형태로 깎아낸 듯한 ‘파라메트릭 주얼(Parametric Jewel) 패턴 그릴’이 처음 적용됐다. Interview디자인혁신 주역 이상엽 센터장

“토요타도 눈여겨 본 램프 디자인

따라오려면 최소 3년 걸릴 것”


신형 쏘나타의 출시와 함께 디자인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달라지는 게 당연하지만 업계에선 파격적인 디자인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출시 전인 해외시장의 분위기도 마찬가지.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을 진두지휘한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은 “20대 시절 드림카였던 쏘나타를 재정립하는 건 지금까지 한 디자인 작업 중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폭스바겐, GM, 포르쉐, 페라리, 벤틀리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스타 디자이너로 인정받은 그에게 신형 쏘나타를 물었다.

인터뷰는 경기도 화성시의 롤링힐스 호텔에서 진행됐다. 이틀 전 유럽에서 돌아온 이 전무는 “내일 뉴욕에서 쏘나타를 론칭한다”며 “미국시장에서 다시금 쏘나타의 부흥을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15개 브랜드에서 일했지만

쏘나타 디자인이 가장 큰 도전


▶해외출장이 잦다고 들었습니다.

▷현대차의 글로벌 디자인센터가 6곳이라 출장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미국, 유럽, 인도, 중국, 일본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또 현대차와 제네시스를 같이 디자인하다보니 자주 나가게 되네요.

신형 쏘나타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사실 론칭 이후 소음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제가 파워트레인 쪽이 아니라서 정확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완벽히 마무리하고 고객 인도에 나선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고객들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거든요.(웃음) 입사한 지 이제 3년쯤 됐는데, 처음에 그런 점이 좀 야속하기도 했어요.

▶고객들이 야속하다?

▷외국 브랜드에서 일을 하다보면 영국 사람들에게 벤틀리를 욕하면 굉장히 싫어하거든요. 폭스바겐도 마찬가지예요. 독일 사람들의 자존심이기 때문에 이상하다고 하면 싫어합니다. 자국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랄 수 있는데, 처음에 왔을 때 국내 분위기는 정반대였어요. 똑같이만 봐주셔도 좋은 걸 발견할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좀 야속하다 싶었어요. 그런데 요즘엔 다른 시각이 생겼습니다. 국내 고객들이 비판적이시니 디자이너로서 하나를 더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러다보니 국내 고객에게 통하면 글로벌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그게 요즘에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한달까요.

▶신형 쏘나타가 출시됐는데, 현대차 입장에선 의미가 큰 브랜드입니다.

▷30년 이상 된 브랜드이고 대한민국의 근대사를 함께한 차예요. 개인적으로도 사실 이 차가 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로망이자 드림카였어요. 근데 외국에서 생활하다 귀국해보니 제 드림카가 택시가 돼있더군요. 제 조카들에게 쏘나타에 대해 물었더니 캐릭터 없는 세단, 택시라고도 하고. 쏘나타라는 브랜드의 위상이 예전과 많은 차이가 있었어요. 8세대 쏘나타는 브랜드 정체성과 위상을 되찾는 게 가장 큰 의미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전 세계 8개국의 15개 브랜드에서 많은 작업을 해왔는데, 제겐 가장 큰 도전이었고 어려운 차였습니다.

▶가장 주요한 시그너처 디자인을 꼽으신다면.

▷SUV시장이 커지면서 쏘나타뿐만 아니라 세단이 전체적으로 하향 추세잖아요. 빅3는 아예 세단을 만들지 않겠다고도 했어요. 시장이 줄어드니 회사의 이익률이 떨어지는 거죠. 그런 이유로 저희도 세단을 어떻게 하면 특별하게 만들 수 있을까 주목했습니다. 대세라는 SUV가 할 수 없는, 세단만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했죠. SUV를 처음 봤을 때 ‘아름답다’ ‘매혹적이다’라고 느끼지 않잖아요. 세단의 캐릭터를 통해 쏘나타를 재정립하면서 바로 그 아름다움에 방향성을 맞췄어요. 그래서 쿠페를 접목했고, 세단의 내부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언뜻 톱 럭셔리 브랜드의 디자인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포르쉐나 페라리, 벤틀리 같은 럭셔리 브랜드에서 일하기도 했는데, 덕분에 대중 세단에서 흔히 쓰지 않는 공법들을 쏘나타에 많이 적용했어요. 펜더의 성능 조건이나 깊이, 램프의 캐릭터, 낮고 넓은 아키텍처, 이런 것들은 볼륨카(많이 팔리는 차)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기법들이거든요.

▶일각에선 어쩌면 그래서 캐릭터가 분명치 않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중 세단에 이러한 기법을 적용하는 건 디자인이나 설계, 생산분야 모두 굉장한 도전이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더 특별한 세단이죠.

▶앞서 말했듯 시장 논리로 보면 세단보단 SUV가 상승세인데, 그럼에도 세단에 힘을 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처음부터 시장에 나와 있는 세단과 똑같은 걸 한다면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남들이 안하는, 고객이 전혀 기대하지 못한 세단을 만들어야 살아날 수 있다고 여겼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접근했습니다. 앞으로 현대차도 SUV가 주 라인업이겠지만 세단 라인업도 정비가 될 겁니다. 내년에는 새로운 아반떼가 출시될 예정인데, 쏘나타보다 훨씬 달라진 캐릭터가 될 거예요. 똑같은 모습의 세단이 아니라 모델별로 전혀 다른 캐릭터가 나올 겁니다.

앞으로 현대차는 ‘현대룩’으로 승부

▶현대차의 타깃층이 점점 더 젊어지는 겁니까.

▷저희 차의 평균 고객이 49세가 넘어요.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브랜드의 안정적인 포지션이 아니라 젊고 캐릭터 있는 브랜드로 나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현재 세단 라인업 중 하나를 단종할 예정이고, 저가형 차라도 굉장히 캐릭터 있게 만들어서 ‘싼 차’가 아니라 ‘독특한 캐릭터’를 보고 구입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그래서 신형 쏘나타가 오빠차가 된 건가요.

▷오빠차는 제가 한 말은 아닌데,(웃음) 국민차라는 타이틀을 이제 내려놓고 쏘나타만의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찾겠다는 게 제 발표였어요. 언론에 국민차대신 오빠차로 변했다는 내용이 나와서 재미있었습니다. 어디서나 타이틀이나 무게감이 있으면 자유로워지기 쉽지 않거든요. 차가 쌓아왔던 명성을 모두 고려하다보면 개성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어요. 쏘나타를 통해 대한민국 세단의 정체성을 다시 만들어보고 싶었고, 그러다보니 차가 가진 허물을 하나하나 벗겨나가는 게 중요했습니다.

▶중형 세단이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했습니다. 전략적인 변화가 엿보입니다.

▷그럼요. 저희 디자인 방향성 전략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3~4년 후 고객의 방향성, 흐름, 성향,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히 인지하고 그 요소들을 구현하는 게 저희 디자인이에요. 저흰 그걸 ‘현대룩’이라고 표현하는데, 패밀리룩과는 반대 개념이죠. 많은 브랜드가 패밀리룩을 다루고 있는데, 전 오히려 그게 아킬레스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이즈만 다르고 비슷해요. 어떤 차는 어떤 게 신형이고 구형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저희 같은 대중 브랜드가 그런 전략을 쓰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저희도 10여 년 전부터 패밀리룩을 사용했는데, 그건 당시 글로벌 브랜드로서 입지가 약했기 때문에 누가 봐도 현대차라는 걸 인지시키기 위한 방법이었고. 이제 저희가 가고자 하는 현대룩은 체스판의 킹·퀸·비숍처럼 생김새가 다르고, 각각의 역할도 다른, 하지만 뭉쳐졌을 땐 한 팀이 되는 디자인 전략입니다. 꼭 ‘어벤져스’ 같지요?(웃음)

▶쏘나타를 기점으로 현대차가 퍼스트무버로 나서겠다고 했는데, 그 연장선이군요.

▷예전엔 ‘토요타는 이렇게 하고 있고 혼다는 이렇게 하고 있으니 우린 가격 좀 낮춰서 빨리 만들자’였죠. 그런데 그건 패스트팔로워잖아요. 퍼스트무버 전략은 경쟁사보다 고객을 벤치마킹해서 고객에게 가장 특별한 가치를 줄 수 있는 걸 구현하는 것이죠. 그런 작업을 통해 우리만 할 수 걸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고, 그렇게 되다보면 남의 차를 벤치마킹할 이유가 없어지는 겁니다. 고객을 더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나름의 방법도 있을 것 같은데요.

▷미디어데이에 제가 발표하기도 하지만 많이 듣습니다. 말도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키포인트가 나오기도 하거든요. 오히려 제가 인터뷰를 하고 다니죠. 아, 이번 서울모터쇼에선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 중에 램프 캐릭터를 꼽으시는 분이 많았어요. 이건 저희가 세계 최초로 보유하고 있는 기술입니다. 기술과 패턴을 모두 갖고 있어요. 모터쇼 현장에 토요타 관계자들이 와서 램프를 보면서 열어보고 사진 찍고 살펴보더군요. 속으로 은근 즐겼습니다.(웃음)

▶혹시 그 장면에서 코멘트도 하셨는지.

▷가서 이것저것 설명해줬어요. 이건 레이저로 지지고 저건 어떻고 또 이렇게 해서 만들었다. 우리가 최초로 시도했는데, 당신들이 빨리 시도하면 3년 정도면 될 거다. 조심해야 할 건 우리가 패턴도 갖고 있으니 피해서 해야 할 거라고 했죠. 물론 농담처럼 말했지만 그런 자신감이 중요하잖아요.(웃음)

▶신형 쏘나타에 대한 해외 호평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굉장히 좋아요. 다음 주에 뉴욕으로 론칭하러 가는데, 스케줄표를 보니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인터뷰가 잡혀 있어요. 좋은 시작이고 고객에게 바로 그 좋은 점을 전달해야죠. 특히 미국시장에 쏘나타의 부흥을 알리고 싶어요. 제겐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예전에 GM에서 일할 때 미국의 자동차 매거진 ‘모터트렌드’에 ‘YF쏘나타’가 커버가 된 적이 있어요. 당시 최초의 4도어 쿠페스타일이었고 굉장히 자극적인 디자인을 한 첫 번째 차였어요. 이 차 이후에 일본브랜드가 따라 하기 시작했거든요. 그 커버를 보면 YF쏘나타 아래로 경쟁차종을 모아놓고 ‘Sonata vs The Rest’라고 소개했는데, 8세대 쏘나타로 이 커버에 다시 등장하고 싶네요. 미국 모터트렌드 편집장과 얘기하고 있는데, 글쎄요… 안 되면 할 수 없고요.(웃음) 지금은 도전하는 시기, 미리 대비해야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은 몇 분이 참여하신 겁니까.

▷외장디자이너 6명, 내장·소재디자이너 6명, 초반 디자인 경합 때는 미국·유럽·한국의 디자인센터가 같이 진행을 했고, 경쟁을 거쳐 한국 디자이너들의 제안이 선정됐어요. 이번 쏘나타는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처음부터 진행했습니다.

▶제네시스의 디자인도 맡고 계신데 최근 ‘제네시스SU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단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전혀 다릅니다. 현대차는 대한민국의 대중브랜드이고 제네시스는 럭셔리브랜드예요. 음식과 비교하면 현대차는 연남동에 있는 소문난 맛집이고, 제네시스는 미쉐린 스타 셰프가 만드는 음식이죠. 가격 차는 있지만 어떤 게 맛있냐고 물으면 둘 다가 되겠죠. 제네시스SUV에 대해 많은 분들이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게 아니냐고 하시는데, 완전히 다릅니다. 후륜구동이고 캐릭터가 확실해요. 제네시스SUV는 세단에서 SUV로 스펙트럼을 넓히는 첫 번째이기도 하고 다음 SUV를 위한 디딤돌이기도 합니다.

▶미래차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공유차가 화두로 떠오르는데 디자이너로서의 견해도 궁금합니다.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차가 되면 차 디자인이 똑같아지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요.

▷맞습니다. 정확한 말씀이구요. 현대차는 지난해 이미 ‘모빌리티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나가겠다고 선언했어요. 제가 20년 넘게 자동차 디자인을 했는데, 요즘처럼 도전적인 시기가 없었던 것 같아요. 모든 테크놀로지가 차 안으로 들어오고 있어요. 예전의 자동차 내부는 운전자의 공간이고 의자 몇 개 놓는 콘셉트였다면 이젠 그런 기능들로 인해 삶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집안의 느낌을 줘야 합니다. 물론 레벨5 수준에 오르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 게 사실인데, 드라이빙 스페이스가 리빙 스페이스로 바뀌는 건 이미 대세예요. 여러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대비하고 있습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4호 (2019년 5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경LUXMEN·현대경제연구원 공동기획 한국경제 위기 大진단| 거시경제 전문가 30인 긴급 설문… 50% “..

한일 경제전쟁 ‘克日’의 길| 일본 제품 불매운동 그 후… 유니클로·아사히 맥주·렉서스 자동차 큰 타..

뉴트로(Newtro) 신드롬

Anti Hair Loss

‘식재료+레시피’ 새벽배송 집밥혁명 몰고 온 밀키트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