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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1등은 누구?
기사입력 2018.01.26 15:12:40 | 최종수정 2018.01.30 15: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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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영화 속에서나 실현 가능했던 자율주행차가 이제 현실이 됐다. 웬만한 신차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 등 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 레벨2의 자율주행기술이 이미 탑재돼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주니퍼 리서치는 2025년까지 전 세계에 약 2200만 대에 달하는 자율주행차가 누적 보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HS는 오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연간 60만 대 수준으로 성장한 뒤 향후 10년간 연간 43%씩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은 주행 상황에서 목적지까지 경로상 부분 자동화 또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와 레이더, 초음파 등의 센서를 통해 상황을 ‘인지’하고, 전자제어 시스템(ECU) 등에서 그 상황에 대한 정보를 ‘판단’한 후 가감속, 조향, 제동 등 차량을 적절하게 ‘제어’해 자율주행이 진행된다.

흔히 레벨에 따라 구분되는 기술수준은 미국도로교통안전청(NHTSA, 0~4단계)과 미국자동차공학회(SAE, 0~5단계)의 기준이 근거가 되고 있다. 유럽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미국자동차공학회의 기준을 살펴보면 ‘레벨1’은 특정 기능의 자동화 단계다.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 등 운전 보조기능의 도움을 받는다. ‘레벨2’는 기존 자율주행 기술들이 통합돼 기능한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이 결합된 시스템을 통해 고속도로 주행 시 차량과 차선을 인식하고 앞차와의 간격 유지, 자동 조향 등이 가능하다. ‘레벨3’는 부분 자율주행 단계다.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도심에서 신호를 인식해 자동으로 차량을 제어하고, 고속도로에선 일정 구간의 교통 흐름을 고려해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해 끼어들기가 가능하다. ‘레벨4’는 정해진 조건에서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 시스템이 정해진 조건 내 모든 상황에서 차량의 속도와 방향을 통제한다. ‘레벨5’는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운행하고 주차까지 가능해지는 단계다. 운전자가 차량에 타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통합 자율주행 단계로 운전자가 처음 시동을 켠 후 목적지에 도착해 주차가 완료될 때까지 사실상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글로벌 고정밀 지도 기업 히어(HERE Technologies)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자율주행차 핵심기술 공동개발에 나섰다.

▶무한성장 가능한 자율주행차

치열해진 글로벌 리더 경쟁

첨단기술이 집약된 자율주행차는 기존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글로벌 ICT업체들의 신성장 동력이자 먹을거리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글로벌 기업들 간의 자율주행차 개발경쟁이 치열하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기업이 어떤 기술로 자율주행차 개발을 선도하고 있을까.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내비건트리서치(Navigant Research)가 최근 향후 10년간 레벨2 이상의 자율주행차 출시가 예상되는 19개 기업을 대상으로 ‘비전’ ‘시장진출전략’ ‘파트너’ ‘생산 전략’ ‘과학 기술’ ‘제품기능’ ‘판매·마케팅’ ‘품질·신뢰성’ ‘제품 포트폴리오’ ‘지속성’ 등 10가지 항목을 조사해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은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 ‘GM’. 그 뒤를 ‘다임러’ ‘포드’ ‘폭스바겐그룹’ ‘BMW’ 등이 이름을 올렸다.

No 1 | GM

포드와 함께 미국 자동차산업의 양대 축이라 불리는 제너럴 모터스(GM)는 2016년 차량공유업체 리프트(Lyft)에 5억달러를 투자해 일반승용차 판매 및 차량공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해 7월에는 6억달러를 투자해 자율주행 스타트업 크루즈 오토메이션(Cruise Automation)을 인수하며 2019년 자율주행택시 운영 계획을 밝혔다. GM은 지난 1월 중순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없는 자율주행차 이미지를 공개했다. 쉐보레 볼트EV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 ‘크루즈AV’에는 좌석·문·디스플레이와 위급 상황에서 차를 세울 수 있는 비상 정지 버튼만 있다. 댄 애먼 GM 사장은 “크루즈 AV는 매뉴얼 컨트롤과 운전대가 없도록 고안된 자율주행차 가운데 처음으로 양산 준비 단계에 들어간 차량”이라고 말했다.

No 2 | 웨이모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율주행 차량 전담 부서 웨이모(Waymo)는 현재까지 자율주행 시험운행 약 320만㎞를 달성했다. 지난해 말엔 애리조나 피닉스의 공공도로에서 뒷좌석에 남녀 승객 2명만 태운 채 안전요원 없이 완전자율주행에 성공했다. 현재 다양한 자율주행차량 관련 기업이 기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위급상황에 관여할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완전자율주행차량의 도로 주행 테스트는 웨이모가 처음이다.

No 3 | 다임러·보쉬

메르세데스-벤츠로 명성이 높은 다임러는 자동차, 버스, 트럭, 모터사이클, 엔진을 제조하며 각 분야 산하 브랜드를 둔 자동차 제조업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4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 차량 시험에 대한 공식 허가를 받으며 이 분야 최초의 자동차 제조사로 등록됐다. 벤츠는 2013년부터 ‘S클래스’에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2016년엔 10세대 E클래스에도 이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E클래스에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콘셉트를 바탕으로 적용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Driving Assistance Package Plus)’는 3D 스테레오 카메라와 초음파 센서, 레이더를 이용해 운전자는 물론 탑승자, 보행자까지 보호하는 반자율주행보조시스템이다. 앞차와의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시켜 주고, 교통 상황과 설정속도를 고려해 속도를 컨트롤한다. 또 최대 210㎞/h 속도 내에서 스티어링 휠을 자동으로 조향해 차선을 따라 안정적으로 주행하도록 보조한다. 운전자는 별도의 조작 없이 최대 60초까지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다임러는 트럭 분야에도 자율주행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5년엔 독일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트럭이 주행에 성공했다. 2020년 완전자율주행 트럭을 출시할 계획이다.

보쉬는 올해 다임러와 함께 새로운 ‘자동발레파킹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임러와 보쉬는 지난해 7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내 주차시설에 운전자 없이 자동 주차가 가능한 ‘자율주행발레주차시스템’을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다임러 그룹 산하 메르세데스-벤츠의 자율주행기술과 보쉬의 인프라 기술이 연동돼 작동한다. 주차시설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주행경로와 주변 환경을 감지해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으로 주차가 가능하다. 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이 적절한 주차공간을 찾아 스스로 이동할 수 있고, 승차 시에도 사용자가 위치한 지역으로 이동 가능하며 층간 이동도 가능하다.

포드가 도미노 피자와 협업한 자율주행 배달차

No 4 | 포드

201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포드는 2020년 후반에 실현될 완전 자율주행차시대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포드는 2021년 스티어링휠과 브레이크가 없는 완전자율주행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엔 AI스타트업 ‘아르고 AI(Argo AI)’를 인수하며 해당 분야에 5년간 10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아르고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나서며 미국 애리조나와 미시간, 캘리포니아 주에서 자율주행 시험차량을 100대까지 늘렸다. 이외에 포드는 도미노피자, 리프트에 이어 음식배달 앱 업체 포스트메이츠(Postmates)와 파트너십을 맺고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콘셉트카 ‘세드릭’

No 5 | 폭스바겐그룹

2021년 완전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올 CES에서 폭스바겐은 인공지능 기반 드라이브 IX 플랫폼을 적용한 콘셉트카 ‘아이디 버즈’를 공개했다. 엔디비아와의 협업도 선언했다. 아이디 버즈는 딥러닝 기술을 통해 운전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높인다. 차량 바깥에 있는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하면 자동으로 차량의 문을 열거나 닫을 수 있다. 운전자의 부정확한 발음도 알아듣고 동작도 인식할 수 있다. 그룹의 산하 브랜드 아우디는 2012년 미국 네바다주에서 자율주행 면허를 취득한 최초의 기업이다.

아우디는 2015년 A7에 자율주행시스템을 탑재해 실리콘밸리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약 885㎞를 시험 주행했다. 최근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이 탑재된 세계 최초의 양산 모델 A8을 출시했다.

No 6 | BMW·인텔·FCA

BMW의 중형세단 5시리즈와 대형세단 7시리즈에 탑재된 반자율주행시스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측면충돌 보호, 회피 보조 기능(장애물 회피 포함), 조향 및 차선 컨트롤 어시스턴트가 포함된다.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을 이용해 차량의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주는 점이 특징이다. BMW는 인텔의 자회사 모빌아이(Mobileye),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과 협력해 2021년 ‘iNEXT’ 모델로 완전자율주행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독일 도심에서 도로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뮌헨 인근 운터슐라이스하임에 위치한 새로운 자율주행센터에서 2000명 이상의 직원이 완전자율주행차를 연구하고 있다.

No 7 | 앱티브

자동차전자장치 부품 공급업체인 델파이는 지난해 자사의 파워트레인 부문을 앱티브와 델파이 테크놀로지스로 분할했다. 전자·안전, 전기·전자 통합시스템 사업부로 구성된 앱티브(Aptiv)는 액티브 세이프티, 자율주행, 커넥티드 상용화 등에 초점을 맞춰 자동차의 두뇌와 중추신경격인 소프트웨어, 첨단 컴퓨팅 플랫폼, 네트워킹 아키텍처 등을 제공하고 있다. 델파이는 2022년 자율주행차 공개가 목표다. 2015년 델파이의 자율주행시스템을 탑재한 아우디 차량이 미국 전역을 횡단하기도 했다. 올 CES 현장에서 앱티브는 리프트와 함께 개발한 자율주행택시를 선보여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도쿄 거리에서 완전자율주행 시연에 나선 닛산의 자율주행차량

No 8 |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닛산은 2016년 8월부터 스포츠 미니밴 ‘세레나(Serena)’에 부분자율주행시스템인 ‘프로파일럿’을 탑재했다. 속도와 조향을 자동으로 제어하고 정체 주행과 장시간 고속도로 주행 등 2가지 주행에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기능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올 CES 현장에서 혁신기술 ‘SAM(Seamless Autonomous Mobility)’을 공개하며 2022년 완전자율주행차 출시를 예고했다. SAM은 돌발상황이나 방해물에 영향 받지 않는 자율주행 기술로 나사(NASA)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르노-닛산의 차량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음성인식 비서 ‘코타나’도 적용할 전망이다. 닛산은 ‘운전자의 생각을 읽고 알아서 운전하는 차’를 소개했다. 운전자의 뇌파를 감지해 분석한 뒤 스스로 작동하는 ‘브레인 투 비히클(Brain-to-Vehicle·B2V)’ 기술이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차량은 운동자가 핸들을 올리거나 액셀을 밟기 직전 뇌파를 감지해 먼저 행동한다. 운전자의 불편함을 감지해 주행설정을 알아서 바꿀 수도 있다.

No 9 | 볼보·오토리브·에릭슨·제뉴이티

볼보는 지난해 말 스웨덴 예테보리의 공공도로에서 100대의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는 ‘드라이브미(Drive Me)’ 프로젝트에 일반인 가족을 참여시킨다고 밝혔다. 안전의 대명사로 인지도가 높은 볼보는 자동차 안전사고를 줄이는 동시에 도심 환경을 자동차가 아닌 사람 중심으로 바꾸는 데 중점을 두고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볼보는 일반인 참가자에게 자사의 플래그십SUV ‘XC90’을 제공했고, 연구팀이 이들의 출퇴근과 쇼핑, 자녀의 등·하교 같은 일상생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자율주행차가 사람들의 일상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관찰하는 연구에 돌입했다. 볼보는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2021년에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볼보는 엔비디아, 오토리브(Autoliv)와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주행차를 위한 첨단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차세대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위해 오토리브와 동등한 지분으로 합작해 설립한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조인트벤처 제누이티(Zenuity)와도 협력하고 있다.

No 10 | PSA

푸조시트로앵그룹(PSA)은 지난해 DS브랜드부터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올 상반기에 출시될 ‘DS 7 크로스백’에 처음 적용될 자율주행 기능은 레벨3 수준의 ‘커넥티드 파일럿(Connected Pilot)’. 이 기능은 PSA 차량에 이미 적용되고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충돌 방지 긴급 제동’, ‘차선 유지 기능’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가 주차가 가능한 ‘파크 파일럿(Park Pilot)’도 함께 적용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PSA그룹은 자율주행 스타트업 ‘AI모티브(AImotive)’와 함께 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 레벨4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시트로엥 ‘C4 피카소’에 AI모티브가 제공한 하드웨어 및 프로그램을 적용해 시험로를 달리며 프로젝트 1단계를 마무리했다. 또한 7월에는 자율주행차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PSA와 AI모티브는 현재 프랑스 고속도로 300㎞ 구간에서 AI로 작동하는 자율주행 기능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시연

No 15 |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0년 첫 자율주행차로 데모카 형태의 ‘투싼ix 자율주행차’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2015년 12월 미국 네바다 주 투싼 수소전기차 자율주행 면허 취득, 2016년 3월 국내 도로 자율주행 허가 취득, 2016년 10월 미국 네바다 주 아이오닉 일렉트릭 및 하이브리드 자율주행 면허 취득 등 본격적인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월 CES에선 레벨4 수준의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를 라스베이거스의 복잡한 도심에서 시연했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경기도 화성시 내 약 14㎞ 구간에 차량과 무선 통신을 가능하게 해 주는 통신기지국, 보행자 감지를 위한 CCTV 카메라, 교통신호 정보 송출이 가능한 교통신호제어기 등 V2X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와 관련한 서비스 검증 및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개발 중인 시험차뿐 아니라 양산차에도 자율주행 기술 기반의 다양한 사양들이 적용되고 있다. 제네시스 ‘G90’와 ‘G80’에 적용 중인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은 운전자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는 물론 스티어링 휠까지 손을 대지 않고도 주행이 가능한 기술이다. 현대차 측은 “국내법상 운전 중 일정 시간 이상 손을 뗄 수 없어 경보음이 울린 후 자동 해제되지만, 기술적으로는 톨게이트와 톨게이트 사이, 서울에서 부산까지라도 아무런 조작 없이 운행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현대차는 2021년 스마트시티 내 자율주행 상용화, 2030년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올 CES에서 미국의 자율주행 전문 기업 ‘오로라(Aurora)’와 관련 협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오로라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번 협업은 양사가 3년 내에 업계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우선적으로 구현, 상용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0년을 향한 빠른 행보, 협업은 기본

갈수록 커지는 자율주행차 시장을 잡기 위해 글로벌 기업 간 협업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기술에 있어서 엔비디아와 인텔(모빌아이) 진영이 격돌하는 가운데 올 CES에서 엔비디아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CES 2018 개막을 이틀 앞둔 시점에 엔비디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 콘퍼런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폭스바겐, 세계 1위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Uber) 등과 자율주행차 협업을 공식화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폭스바겐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인 I.D.에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AI 기술인 드라이브 IX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폭스바겐 I.D.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쿠페 등 세 가지 형태이며 2020년 출시될 예정이다. 엔비디아가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기업들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지난해에는 200여 개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320여 개로 늘었다”며 “엔비디아의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을 오픈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술을 갖춘 업체는 엔비디아와 함께 인텔이 무려 17조원을 주고 인수한 이스라엘의 모빌아이(Mobileye)가 있다.

엔비디아의 보폭을 맞춘 대표적인 완성차업체는 폭스바겐과 도요타. 인텔은 BMW, PSA, 콘티넨탈 등과 함께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두 곳 중 어느 곳과도 합류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이날 우버의 자율주행 서비스 차량에도 엔비디아 AI 컴퓨팅 시스템 칩을 탑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젠슨 황 CEO는 “미래 사회에는 차량을 소유하기보다는 빌려 쓰고 나눠 쓰는 형태로 바뀔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도시와 사회의 모습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8200만 건의 교통사고, 130만 건의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500조원이 넘는 각종 손실 비용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일반 직장인이 하루 평균 1시간 정도 출퇴근에 할애하면서 버리는 시간이 생산적으로 활용되면 1인당 연간 급여가 1만달러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 관련 글로벌 합종연횡

국내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 글로벌 기업과 10년 격차

국내 자율주행차 산업은 글로벌 시장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4차 산업혁명과 이슈리포트를 살펴보면 국내 자율주행차 산업은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업체의 독자적인 기술개발에 의존하고 있다. ICT기업 또한 별다른 협업 없이 자체적으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우선 2000년 초반부터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개발에 착수한 ‘현대차그룹’이 기술적인 측면에서 국내 자율주행차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자동차부품사업부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개발은 물론 LG화학, 디스플레이 등 자회사와 협력해 자율주행을 위한 부품개발·제조·공급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대형 배터리는 LG화학이,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차량 조명 LED는 LG이노텍이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선 GM의 전기차 ‘볼트EV’의 부품개발에 LG그룹이 참여하는 만큼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부품생산 기술력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2017년 서울모터쇼에 참가한 ‘네이버’는 도요타 프리우스를 기반으로 제작한 자율주행차와 3D기반 실내외 지도,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 핵심 기술 등을 발표했다. 당시 모터쇼 현장에서 인공지능, 인지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된 자사의 자율주행차를 통해 도로 위의 사물, 위치·경로 파악 등 미국도로교통안전청(NHTSA) 기준 레벨3에 해당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SKT’와 ‘KT’ 등 통신사도 자체 보유한 시험용 자율주행차의 임시운행 허가를 취득해 타 차량, 스마트도로, 관제센터 등과의 통신용 자율주행차-5G망 연동을 테스트 중이다. SKT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의 임시운행을 허가받아 자사 5G기술을 적용해 주행 시 관제센터 등과의 통신 반응 0.001초대 V2X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KT는 지난 1월 8일 국내 최초로 45인승 대형버스의 자율주행운행 허가를 취득했다. 이번 허가로 KT의 5G 자율주행버스는 자동차 전용도로, 도심 일반도로 등을 모두 운행할 수 있게 됐다. KT는 지난 1월 5일 서울 강남대로와 테헤란로 등에서 이 버스의 시범운행을 약 4시간 동안 진행했다.

KT는 우선 자율주행 실증단지인 판교제로시티에서 이 버스를 운행할 방침이다. 또 지속적인 시범운행을 통해 고속도로와 도심 자율주행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 버스는 5G와 LTE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V2X(Vehicle-to-everything) 자율주행’ 방식을 적용했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리는 라이다(LIDAR)를 비롯해 카메라 등 기존 센서들 외에 KT 무선망을 활용한 정밀 위치 측정 기술, 사각지대 위험 예측 등을 통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 기업들의 최근 행보가 어느 때보다 바빠졌지만 GM, 구글 등 글로벌 선도기업이 2020~2021년을 기점으로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한 데 반해 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의 상용화 목표는 2030년으로 10년이나 뒤처졌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산업기술수준조사에 따르면 최고 수준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유럽과 비교해 국내 기술은 약 1.4년(유럽의 83.8%, 세계 4위 수준)의 격차를 보였다. 완성차·부품제조, 소프트웨어, 통신 등 자율주행차를 구성하는 개별기술이 각각 경쟁력을 보유했지만 상용화 시점이 기술수준 격차 대비 약 7.2배나 뒤처진 셈이다. 이경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각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수준은 뛰어나지만 서로 협업이 전혀 안 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각각의 분야마다 기술 수준도 들쭉날쭉해 협업이 진행되기 어려운 점도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활발한 협업으로 다양한 시도와 시험을 거처 앞선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 달리 국내 기업은 분야별로 각 기업이 독자 개발에 나서 서로 시너지 효과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완성차와 부품업체 간 계약을 제외하고 ICT기업, 통신사 간 공동 기술 개발이 부족한 게 원인”이라고 전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9호 (2018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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