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슈퍼리치, 해외투자 늘린다
기사입력 2017.04.07 16:44:41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살고 있는 김철호(52) 씨는 최근 거래은행의 PB센터에 들러 해외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에 5억원을 가입했다. 자산가인 김 씨는 금융자산에 30억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대부분 국내 주식과 펀드 중심이고 해외투자상품 비중은 5% 남짓했는데 이번에 해외투자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김 씨는 “저금리시대여서 해외투자를 해야 한다고 권하는 PB들의 말을 흘려들었는데 최근 국내 경제상황과 해외를 비교해보니 지금이라도 해외투자를 늘려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Part Ⅰ | 미국·인도 펀드와 글로벌ETF에 돈 몰린다

자산가들이 자산포트폴리오에서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저금리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얼마 전까지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반면 해외에서는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신흥국들은 높은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 이후 불투명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국내 증시가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삼성전자 등 일부종목 중심의 상승세여서 투자하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탄핵과 대선정국까지 이어져 어수선한 데다 중국의 사드보복까지 겹쳐 국내보다 해외투자를 선호하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장경숙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은 “PB센터를 거래하는 자산가 고객들이 지난 2015년부터 해외투자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올 들어 해외투자선호현상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 팀장은 “국내 주식시장 전망이 좋아지고 있다고 얘기해도 이미 국내 증시에 실망을 느낀 투자자들이 많다”며 “보유자산 중 30% 이상을 해외에 투자하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송승영 KEB 하나은행 압구정PB센터 부장은 “거래고객의 해외투자 비중이 20% 이상”이라며 “우리나라가 불안해서라기보다 해외시장이 좋아 보여 투자를 하려는 스마트머니”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증권사와 은행들이 다양한 해외투자상품을 내놓으면서 자산배분 차원에서도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도 우주개발기구 로켓발사

▶국내 저금리·수익률 부진에 해외로 눈 돌려

인도·남미·아시아 신흥국 수익률 호조

자산가들이 해외투자를 늘리는 결정적 이유는 결국 국내 투자의 수익률 부진 때문이다. 최근 1년간 다우지수가 26%, 니케이지수가 20% 상승했고 신흥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은 각각 58%와 27%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반해 코스피지수는 한 자릿수 상승에 머물렀다. 정치·사회불안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수익률 격차마저 뚜렷해지자 해외투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종목투자보다 투자접근이 쉬운 글로벌ETF(상장지수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과 호주 등 해외에 상장된 ETF 거래규모는 지난해 전년대비 40% 이상 급증했다.

글로벌ETF는 해외주식을 낮은 비용으로 간편하게 매매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글로벌ETF를 활용한 절세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ETF는 이자 및 배당세율이 15.4%에 달하고 매매차익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반면 글로벌ETF를 통한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세율(22%)만 적용할 뿐 금융상품종합과세 대상이 아니다.

올 들어 해외주식형펀드 중 가장 많이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인도펀드로 연초 이후 지난 3월 15일까지 898억원이 들어왔다. 다음으로는 러시아펀드에 같은 기간 동안 665억원이 유입됐다. 하지만 수익률은 크게 엇갈렸다. 인도펀드는 연초 이후 11.7%로 해외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러시아펀드는 -6.4%로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인도는 내수 비중이 높아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고 러시아는 유가가 회복세를 보일 경우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남미신흥국이 올 들어 10.48%의 수익률을 기록해 인도에 이어 두 번째를 달렸고 헬스케어섹터 10.38%, 아시아 신흥국 9.53%, 브라질 9.4%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우지수 2만 돌파에 환호하는 뉴욕증시

▶다양한 해외투자상품 쏟아진다

헤지펀드들도 국외투자에서 투자대상을 찾고 있다. 지난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헤지펀드의 평균수익률은 0.75%에 불과해 같은 기간 코스피상승률 6.45%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이 때문에 수익률을 쫓아 해외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다. 삼성헤지자산운용은 분사 이후 첫 상품으로 국외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삼성H클럽 푸레투스Q전문투자형 펀드를 내놓았다,

투자자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환위험을 무서워했는데 최근에는 환차익을 기대하는 자산가들도 많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언헤지형해외주식형펀드 설정액이 4조2천억원 수준으로 전체 해외주식형펀드 설정액의 22% 수준이다.

성장세인 신흥국은 장기적으로 통화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우세해 환노출형 상품도 인기가 많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언헤지형 설정액이 증가하는 추세다.

투자자들의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증권사들과 운용사들이 앞다퉈 다양한 투자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만큼 해외투자를 하기가 더 쉬워진 셈이다.

증권사와 은행 등 금융사들이 해외투자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는가 하면 해외주식영업인력을 대폭 강화하고 관련세미나와 마케팅에 나서고 있어 해외투자 붐은 더 확산될 전망이다.

KB증권은 지난 3월 21일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대전·울산·광주를 순회하며 권역별로 ‘2017 해외투자전략’ 포럼을 개최한다. 주가연계증권(ELS)도 최근 애플이나 텐센트, 스타벅스와 같은 해외종목 연동형 상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홍콩거래소 항셍지수(HSI)와 홍콩H지수(HSCEI)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4개를 상장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 상승폭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상품이고 인버스ETF는 기초지수 자산이 떨어질 때 수익을 내도록 설계됐다. 항셍지수는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상위 우량종목이 대상이며 홍콩H지수는 본토기업 중 홍콩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으로 구성된 홍콩의 대표지수다.

러시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증시에 상장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러시아MSCI ETF가 지난 3월 21일부터 매매가 시작됐다. 러시아는 최근 유가상승과 경제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과정의 환율변동에 대한 해외채권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는 시점에 환율과 채권가격을 고정해서 알려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시중 환율과 금리와 큰 차이가 없는 헤지환율과 금리를 정해 투자자들에게 알려주고 환전 절차가 끝나는 시점까지 헤지환율과 금리에 따라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한다.

▶해외 주식·채권 직접 투자도 급증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직접투자 거래대금은 7억2400만달러에 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미국 주식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었고, 최근 홍콩H지수가 1만선을 웃도는 호조를 보이면서 홍콩주식 투자 수요도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투자금은 8조1900억원, 홍콩은 2조310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채권 직접거래는 2014년 월 1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지난해 매달 3억~4억달러까지 늘었다.

예탁결제원을 이용한 외화증권 보관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88억3500만달러로 전년 말보다 31% 급증했다. 특히 외화채권은 228억달러로 43%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채권은 유로채 보유가 가장 많았고 증가폭도 컸다. 외화주식은 선강퉁 시행의 영향으로 중국주식 보유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주식투자를 하려면 먼저 국내 증권사에서 해외주식거래용 계좌부터 만들어야 한다. 미국, 중국, 홍콩 등 주식거래가 활발한 곳은 대부분 대형증권사에서 온라인으로 쉽게 거래할 수 있지만 일부 유럽 국가나 동남아 지역의 경우 증권사마다 취급가능 여부가 다르고 온라인 거래가 안 돼 직접 지점에 나가거나 전화로 주문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해외주식을 투자할 때는 수익률 전망뿐 아니라 환율전망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투자대상국의 현지통화로 주식을 사야 하는데 주가가 오르더라도 원화값이 급등할 경우 수익률이 나빠질 수 있다. 해외주식투자는 양도차익에서 일부를 공제한 후 22%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해외펀드는 투자 때 세율 15.4% 보다는 높지만 금융소득종합과세에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종합과세대상인 자산가들의 경우 펀드보다 직접투자가 유리할 수도 있다.

[윤재오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9호 (2017년 04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돈 되는 펀드 돈 몰리는 펀드

슈퍼리치, 해외투자 늘린다

트럼프가 당신에게 미치는 영향

대한민국 트렌드 1번지 청담동

제4회 LUXMEN 기업인상 | “세계 시장을 우리 청년들의 일터로 만들겠다”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