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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모토라드 ‘R 나인T 어반 G/S’ 도심과 험로 모두 어울리는 전천후 모터사이클
기사입력 2019.01.09 15: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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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시장에서 지금 펄떡거리는 장르가 있다. 레트로와 어드벤처(멀티 퍼퍼스로 불리는 공도, 임도 다 잘 달리는 모터사이클)다. 갑자기 뚝 떨어진 장르는 아니다. 예전부터 레트로와 어드벤처는 존재해왔다. 하지만 관심도가 확연히 높아진 것이다. 모터사이클이라면 스포츠와 네이키드 장르를 떠올리는 게 보통이다. 짜릿함을 중시하는 장르이기에 타는 사람도 많았고, 관심 또한 높았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달라졌다. 변방 취향이던 레트로와 어드벤처가 세를 불렸다. 그 기세가 가히 폭발적이다. 모터사이클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 풍성해졌달까.

전 문화 분야에서 레트로가 주류로 올라선 건 익히 아는 사실이다. 어드벤처 역시 캠핑 같은 아웃도어가 보편화되면서 영역을 넓혔다. 이에 맞춰 각 브랜드가 신차를 줄줄이 쏟아냈다. 관심이 먼저였는지, 각 브랜드가 신차를 내놓아서 관심이 생긴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명확한 건 하나다. 각 브랜드마다 레트로와 어드벤처 라인업을 탄탄하게 다진다. 없던 모델을 만들어내고, 기존 모델의 파생 모델도 선보인다. 소비와 공급이 맞물려 시장을 키웠다. 한동안 두 분야 모터사이클의 인기는 지속될 예정이다. 물론 내 관심 또한 두 장르에 쏠려 있다.

레트로와 어드벤처가 인기 있다고 둘의 성격이 비슷한 건 아니다. 레트로의 주 무대는 도심이다. 한껏 멋을 내고 카페로 향하는 라이더의 성향을 반영한다. 속도보다는 옛 정취를 즐기는 설렘이 크게 작용한다. 유유자적 달리며 레트로 모터사이클 위에 오른 자신을 음미하는 쾌감도 있다. 옛 정취 풍기는 외관을 감상하는 재미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물론 레트로 모터사이클로 전국일주도 할 수 있다. 굳이 성격을 가르자면 도심에 특화됐다는 뜻이다. 반면 어드벤처는 외관부터 남다르다. 껑충, 높은 키가 위압적이다. 사이드케이스까지 달면 더욱 위풍당당하다. 도심에서는 편하게 탈 수 없다고, 외관만 봐도 직감한다. 다 이유가 있다. 험로를 달려야 하기에 지상고와 시트고가 높다. 윈드실드도 키에 한몫한다. 대신 핸들 바도 높아 앉으면 의자에 앉아 팔을 뻗은 듯 편안하다.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을 타면 말을 탄 듯한 기분이 드는 이유다. 배기량과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비슷한 형태다. 모두 험로를 주파하기 용이하도록 만든 까닭이다. 산으로, 들로 갈 수 있는 주파성이 최대 장점이다.

레트로와 어드벤처는 이렇게 다르다. 하지만 둘 다 즐기고픈 사람도 있다. 사람의 바람은 언제나 끝이 없으니까. 두 장르를 모두 깊게 즐기지 않더라도 두루 겪고 싶은 사람. 그러니까 모터사이클 한 대로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 두 대를 사야 할까? 충족되기 힘든 바람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어드벤처도 즐길 레트로 모터사이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이란 장르가 없었다. 레트로라 불리기 전 그 모터사이클로 산으로, 들로 나섰다. 1960년대 미국 히피 문화와 함께한 스크램블러란 커스텀 장르도 그렇게 태동했다. 흙길을 달릴 수 있도록 모터사이클을 개조해 탔다. 그 형태가 레트로 열풍에 다시 복각됐다.

물론 이런 형태가 어드벤처만큼 험로 주파성이 높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본격적인 성능이 필요 없는 사람도 있다. 레트로를 즐기면서 모토캠핑(모터사이클 타고 가는 캠핑) 정도 떠나고 싶은 사람이랄까. 어느 정도 험로를 달릴 수 있다면 활동 범위가 넓어진다. 즉 모터사이클로 즐길 영역이 확대되는 셈이다. 레트로와 어드벤처 양쪽 재미를 다 맛볼 수 있다. BMW 모토라드의 ‘R 나인T 어반 G/S’는 그런 모터사이클이다. 한 모델에 도달하기까지 서론이 길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R 나인T 어반 G/S(이하 어반 G/S)의 특징 자체가 앞선 설명에서 드러나는 까닭이다. 탄생 배경이랄까. 알고 접근해야 한다. 그냥 봐선 이상한 요소가 붙은 레트로 모터사이클로 보일 테니까. 알고 보면 매력이 새삼 달라진다. 레트로 모터사이클에 어드벤처 요소를 심어 더욱 자유로워졌다.



어반 G/S는 BMW 모토라드 90주년 기념 모델인 R 나인T의 파생 모델이다. R 90이라는 역사 속에 빛나는 모델을 현대에 되살렸다. 복각 모델이라기보다는 재해석 모델이 더 정확하다. 현대 감각에 맞춰 BMW 모토라드가 지금 생각하는 레트로 모터사이클을 선보였다. R 나인T는 레트로 흐름에 가속도를 높였다. 굵직한 브랜드에서 움직인 레트로 흐름은 힘이 거셌다. 출력이 전혀 아쉽지 않은 새로운 레트로 모터사이클은 반응을 이끌었다.

R 나인T 이후 나온 파생 모델이 어반 G/S다. 그 사이 스크램블러와 레이서, 퓨어도 선보였다. 레트로 모터사이클의 커스텀 문화를 반영해 라인업을 짠 셈이다. BMW 모토라드 헤리티지 라인업이다. 어반 G/S는 그 안에서 어드벤처 특성을 담은 R 나인T로서 더욱 세밀한 취향을 자극한다. 굳이 R 나인T를 구입해 개조하지 않아도 된다. 브랜드가 알아서 다 해줬다. 어반 G/S는 R 나인T 파생 모델이지만, 역사 속 오마주 모델이 따로 있다. 1980년대 다카르랠리에서 활약한 R 80 G/S다. 당시 모습과 흡사하다. R 80 G/S의 계보를 훑으면 이제 BMW 모토라드 대표 모델인 R 1250 GS로 이어진다. 브랜드 역사 속에서 새로운 레트로 모델을 건져 올린 셈이다. 단순한 파생 모델 이상이다. 반복되는 GS는 모델 성격을 드러낸다. 독일어로 오프로드인 겔란데(Gelande)와 온로드인 스트라세(Strasse)의 첫 글자를 따왔다. 그러니까 어반 G/S는 GS의 성격을 띠지만 도심(Urban)에도 어울리는 모터사이클이다. 어반 G/S는 오프로드를 고려한 만큼 R 나인T와 여러 요소가 다르다. 오프로드에 적합한 형태로 조율했다.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의 요소를 반영한 것이다. 앞바퀴 휠을 19인치로 키워 험로 주파력을 높였다. R 1200 GS의 튜브리스 스포크 휠을 그대로 가져와 달았다. 서스펜션도 길고, 가용 범위도 넉넉하다. 앉으면 적당히 말랑하다. 핸들 바도 넓고 높아져 말 타고 호령하는 주행 자세를 연출한다. 물론 서양 신체 기준이라 핸들 바가 조금 멀고 낮게 달리긴 했다. 175㎝ 한국인 평균 체형이라면 핸들 라이저를 달면 더욱 편하게 탈 수 있다. 외관에도 어드벤처 요소를 심었다. 짧지만 유용한 페어링이나 길쭉한 비크(오프로드 모터사이클 머드가드)도 달았다. 단지 몇 군데 바뀌었는데도 확연히 달라졌다.

라이딩 자세가 바뀌면 모터사이클의 맛이 달라진다. R 나인T를 기반으로 만들었지만 어반 G/S가 다른 모터사이클로 느껴지는 이유다. 일단 자세 차이로 시야가 달라진다. 험로 주행 시 일어서서 타기에도 편하다. 물론 난이도 높은 험로는 무리다. 어반이라는 앞머리를 괜히 붙인 게 아니다. 그러려면 더욱 본격적으로 매만져야 한다. 하지만 오솔길 정도는 즐겁게 탈 수 있다. 실력에 따라 그 이상도 해낸다. 어지간한 곳은 거뜬히 달려서 아쉽지 않다.



R 나인T의 상징인 1170㏄ 공/유랭 복서 엔진의 걸걸한 느낌은 여전하다. 공/유랭답게 낮은 엔진회전수에서도 토크가 두툼하다. 최고출력 110마력은 차고 넘친다. 건조중량 209㎏ 차체를 대포처럼 쏘아 보낸다. 텁텁한 소리를 내는 배기음도 기분을 자극한다. 신경을 자극하는 날카로운 고회전 엔진 소리가 아니다. 그 소리가 레트로다운 감흥을 북돋는다. 현대 기술로 빚었지만 공/유랭 복서 엔진의 느낌으로 레트로의 맛을 살린 셈이다. 한없이 덜어낸 형태와 특유의 소리가 레트로 흥취를 즐기게 한다. 레트로 모터사이클이지만 기본적인 주행 안전장치도 심었다. 2채널 ABS와 ASC(차체자세제어장치)를 적용해 든든하다. 열선그립도 장착해 투어 시 유용하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더욱 뿌듯해진다.

어반 G/S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개인 취향이다. 레트로에 집중해 도심을 누빌 수도, 어드벤처로 확장해 흙길을 밟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둘을 모두 품는다는 점이다. 둘 사이 거리가 멀기에 황금비율로 조율하긴 힘들다.
어반 G/S는 그 접점을 잘 찾았다. 그것만으로 어반 GS의 가치는 충분하다. 두 종류의 바람을 즐기게 하니까. 전천후다.

[김종훈 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0호 (2019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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