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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왕’ 봄이 반가운 컨버터블
기사입력 2018.04.19 15: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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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계절인 봄이 온다. 과거에는 ‘계절의 왕’으로 불렸던 봄이지만 요즘은 과거만큼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날로 심해지는 미세먼지에다 봄마다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황사 때문이다.

미세먼지와 황사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즌은 봄이다. 창문을 활짝 열고 꽃비가 내리는 시골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상상만 해도 황홀하다. 창문만 열어도 기분이 좋아지는데, 차량 지붕을 활짝 열고 오픈카로 달리는 느낌은 어떨까. 이를 만끽하려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일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오픈카 판매대수는 2000대를 넘어섰다. 국산차 브랜드 중에서 오픈카를 생산하는 곳은 없다.

오픈카는 차량 지붕이 열린 상태에서 사고가 났을 때에도 안전을 보장하는 장치를 갖춰야 한다. 이 때문에 일반 차량에 비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국산차 브랜드들은 기술의 문제라기보다는 아직까지 국내 수요가 그리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다. 수입차 브랜드에서만 오픈카를 골라야 하기 때문에 대당 가격이 만만치 않다. 가격대별로 각 수입차 브랜드가 대표로 내세우는 오픈카를 알아 보자.

BMW 뉴 4시리즈 컨버터블



▶5000만원 이하 ‘대중’ 오픈카

지난해만 해도 2790만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오픈카가 있었다. 국내 수입 오픈카 중에서 가장 저렴(?)했던 피아트 500C다. 소프트톱 형태로 개폐 버튼을 누르면 15초 만에 톱이 열린다. 선루프처럼 원하는 부분까지만 열고 닫을 수도 있다. 지붕을 모두 열어도 양 옆의 사이드 부분은 기존 차체 모양을 유지하기 때문에 덜 부끄럽다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500C는 판매 부진 속에 지난해 8대를 끝으로 한국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차가 됐다.

씨트로엥의 DS3 카브리오가 3000만원대에 판매되지만 이보다 대중적으로 판매되는 오픈카로 MINI 컨버터블을 꼽을 수 있다. 2004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 등장한 이후 전 세계에서 16만4000대나 판매됐다. 2009년 2세대 모델을 거쳐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델은 3세대다.

MINI 컨버터블도 소프트톱 형태로 시속 30㎞ 이하의 속도에서는 언제든지 열고 닫을 수 있다. MINI의 가장 큰 단점은 승차감이다. 장거리 운전 뒤 허리가 아파 병원 신세를 졌다는 농담 섞인 이야기가 MINI 커뮤니티에서 심심찮게 나올 정도다. 이번 3세대 MINI는 기존에 비해 승차감은 다소 개선됐다. 실내공간을 키워 MINI만의 작고 깜찍한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희생한 결과다.

소프트톱을 모두 접으면 뒷좌석 시트 뒤에 컴팩트하게 접힌다. MINI 컨버터블의 지붕을 연 뒤 후면을 보면 수직으로 정렬된 대형 후미등과 중앙 하단의 배기파이프, 여기에 곱게 접힌 소프트톱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또 3세대 MINI 컨버터블에는 처음으로 액티브 롤 바가 장착됐다. 이는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다가 차량 전복 등 위급한 상황이 되면 양쪽에서 고강도 알루미늄 재질의 브라켓(철재 부속품)이 튀어나와 안전을 강화하는 것이다.

MINI 쿠퍼 컨버터블에는 3기통 가솔린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 136마력에 최대토크 22.5kg·m으로 무난한 성능을 낸다. 해안가를 질주하는 모습보다는 시원한 개방감으로 도심을 예쁘게 주행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차량 가격은 부가세 포함 4330만원. MINI 금융을 활용하면 3000만원 후반대의 구입도 가능하다.

포드의 머스탱 컨버터블 2.3 에코부스트도 5000만원 이하로 살 수 있는 오픈카다. 출시가격은 5115만원으로 5000만원을 넘지만 프로모션 등을 적용하면 아슬아슬하게 5000만원 이하로 떨어진다. 현재 6세대 모델이 판매되는 머스탱에 장착된 2.3ℓ 에코부스트 엔진은 복합연비 10.1㎞/ℓ를 자랑한다. 314마력의 최대 출력에 44.3kg·m의 최대 토크를 장착한 차량으로서 10㎞대의 연비는 인상적이다. 실제 시승을 했을 때 성능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는데도 연비는 공인연비를 약간 웃돌았다. 스포츠카의 DNA를 갖추고 있는 머스탱은 길게 다듬어진 프런트 후드와 짧은 후면이 날렵한 느낌을 준다.

낮아진 루프와 넓어진 스탠스 덕분에 치고 나갈 것 같은 인상은 더욱 강해졌다. 과거 불만 요소 중의 하나였던 트렁크 공간은 커져서 골프백 2개 정도는 넉넉히 들어간다. 주행감은 날렵하면서도 편안하다. 머스탱 컨버터블은 전·후면 서스펜션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했다. 이중 볼 조인트 맥퍼슨 스트럿(MacPherson Strut) 시스템이 더욱 강력한 제동을 가능하게 한다. 후륜은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인테그럴 링크 독립식 서스펜션을 적용했으며, 높은 주행 성능을 위해 서스펜션의 배열과 스프링까지 모두 새롭게 교체했다.

포드 머스탱 컨버터블,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5000만~1억원 ‘고성능’ 오픈카

국내 수입 오픈카 중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가격대가 5000만~1억원 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주력 차종이 이 가격대의 제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가격대의 대표작으로는 BMW의 430i 컨버터블을 꼽을 수 있다. 국내 판매가격은 7730만원으로 M 스포츠 패키지가 기본적으로 포함됐다. BMW에서 짝수 시리즈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모델들이다. 홀수 모델 사이의 간극을 메우면서 쿠페 스타일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4시리즈 또한 2013년에 처음으로 선보인 중형 쿠페 세단이다. 짝수 시리즈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4시리즈는 LED 헤드라이트와 리어 라이트의 조화를 통해 스포티한 외관을 강조한다.

최근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를 통해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함으로써 더욱 스포티한 핸들링과 역동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5000만원 이상의 컨버터블을 타면 겨울에 차량 지붕을 여는 것에 대해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430i 컨버터블 또한 목 뒤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주는 에어커튼 기능이 장착됐다. 또 ‘오디오계의 왕’으로 불리는 하만 카돈 오디오 시스템도 갖췄다. 지붕을 열고 달릴 경우 음악 소리가 바람에 묻힐 것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430i는 반대였다. 우아하게 귀를 감싸는 음악소리에 오히려 바람소리를 잊을 정도였다.

4기통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430i 컨버터블은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성능을 낸다.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기본 장착돼 부드러운 가속감을 느끼게 해준다.

메르세데스-벤츠 또한 국내 오픈카 시장에서 큰손이다. 고성능 버전인 AMG 모델로 가면 대당 1억원이 넘는 차들도 수두룩하다. 1억원 이하로는 C클래스와 E클래스의 오픈카(벤츠에서는 이를 카브리올레로 부른다)를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됐던 E클래스 카브리올레는 오는 상반기 국내 출시 예정이다. 이 때문에 가격은 미정이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1억원 이하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클래스 카브리올레에는 소프트톱이 장착됐다. 3겹의 소프트톱은 주행 중에도 시속 50㎞ 이하의 속도라면 20초 내로 개폐가 가능하다.

카브리올레는 세단 모델 대비 15㎜ 낮은 정교한 서스펜션 시스템 적용으로 스포티하고 고급스러워진 드라이빙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이 벤츠코리아 측 설명이다.

운전자와 동반자의 머리·목 부위를 따뜻한 공기로 감싸주는 에어스카프와 공기의 흐름을 위로 밀어 차량의 후면 부분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에어캡 등의 최신 기술도 적용됐다. 오픈카의 단점 가운데 하나가 음악 소리를 들을 수 없거나 동반자와의 대화 자체가 불가능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에어캡 기술의 경우 과거 AMG 시리즈 오픈카에서 경험해 본 바로는 정숙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느낌이었다.

1억원이 넘는 ‘초호화’ 오픈카

대당 1억원이 넘는 초호화 오픈카의 대명사는 단연 롤스로이스 던(DAWN)이다. 국내 가격은 4억5900만원에서 시작한다. 말 그대로 시작이다. 원하는 사양을 추가할수록 가격은 천문학적으로 뛰어오른다. 맞춤 제작해 주는 비스포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두 배가 넘는 가격의 던을 만나볼 수도 있다.

롤스로이스의 주행감을 ‘차가 부드러운 양탄자 위를 달리는 느낌’으로 표현하곤 한다. 던도 비슷하다. 바다에 띄운 요트가 청량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항해하는 기분이다. 그만큼 롤스로이스의 장점에 오픈카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녹였다는 얘기다.

4인승인 롤스로이스 던은 소프트톱이 장착됐다. 6겹으로 제작된 소프트톱은 풍절음을 최소화해 지붕이 덮인 상태에서는 레이스 수준의 정숙함을 제공한다. 지붕 개폐 버튼을 누르면 조그마한 소음도 없이 부드럽게 열고 닫힌다. 시속 50㎞ 이하에서는 언제든지 동작이 가능하다. 롤스로이스는 이러한 개폐 모습을 ‘침묵의 발레’로 이름지었다.

최고급 럭셔리 오픈카인 만큼 던은 안전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비틀림 강성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한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오픈카에서 발생하는 차체 진동현상을 최소화하고 자동차의 동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차 바닥에는 양모를 쓴 카펫이 깔려 있다. 16개 스피커로 구성된 렉시콘 오디오는 600W의 출력을 전달한다. 던에도 다른 롤스로이스 모델과 마찬가지로 6.6리터 트윈 터보 V12 엔진이 심장으로 달렸다.

럭셔리 오픈카에는 마세라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란카브리오로 불리는 마세라티의 오픈카 모델은 4.7리터 V8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해 최대 출력 460마력과 최대 토크 53.0kg·m의 성능을 갖췄다.

4.7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301㎞/h에 달한다. 마세라티 전면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대형 ‘상어 코’ 형태의 육각형 그릴은 그란카브리오에서는 더욱 두드러진다. 강인한 인상의 전면부와 달리 뒷모습은 유려한 곡선미를 갖춘 리어 램프 덕분에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더 뉴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카브리올레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오픈카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자동차를 오픈카라고 부르지만 이는 사실 콩글리시다. 우리가 생각하는 오픈카를 통칭하는 명칭은 따로 없고 브랜드마다 컨버터블과 카브리올레, 카브리오, 로드스터, 스파이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지붕이 열리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다른 까닭은 유래와 특징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가장 오래된 형태의 오픈카는 로드스터다. 차량을 만들 때 지붕이 아예 없는 것을 가정해서 제작한 것이다. 1930년대에 흔히 볼 수 있는 레이싱카의 원형이기도 하다. 좌우 측에 창문이 아예 없는 것이 과거 형태지만 요즘 나오는 로드스터에는 유리창과 개폐식 지붕이 모두 장착됐다. 이탈리아에서는 로드스터를 스파이더로 부르기도 한다.

거미처럼 낮게 기어가는 것 같다는 설과 로드스터 차체에 지붕을 얹은 모습이 거미가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페라리 등 슈퍼카 브랜드에서는 로드스터라는 명칭을 애용한다. 컨버터블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오픈카 명칭이다. 세단이나 쿠페로 개발된 차의 지붕을 잘라내고 천이나 금속 소재의 지붕을 장착해 여닫을 수 있게 했다.

이를 프랑스에서는 카브리올레, 영국은 드롭헤드라고도 부른다. 컨버터블은 천 소재로 된 소프트톱과 강철 소재의 하드 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오픈카에는 타르가 톱이라는 이름도 있다. 앞·뒤 유리창과 A필러(앞 유리창과 앞문 사이의 비스듬한 기둥)는 그대로 두고 지붕을 떼어낼 수 있는 차다. 선루프의 원형을 타르가 톱에서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이승훈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1호 (2018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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