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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MEN Life] CAR&LIFE | 4000만원부터 6억원까지 가격대별 추천 컨버터블, 드림카 타고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기사입력 2020.06.30 16: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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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을 누른다. 천천히 지붕이 열린다. 점점 하늘이 드러날수록 풍경이 실내에 스며든다. 공기에도 생동감이 피어난다. 지붕을 열기 전과 후, 같은 자동차인데 느끼는 감흥은 180도 달라진다. 가라앉은 기분은 들썩이고, 실내는 온전히 새로운 환경으로 탈바꿈한다. 자동차로 즐길 수 있는 극적인 경험 중 하나다. 단지 지붕을 열었을 뿐인데. 자동차에서 지붕을 여는 행위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사소한 일탈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엔진이 포효하지 않아도 운전자가 환호하는 특별한 경험. 이런 점이 컨버터블이 드림카 목록에 꾸준히 오르는 이유 아닐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그동안 타온 자동차와는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컨버터블이 이렇게도 많으니. 4000만원대에서 6억원대까지 바람을 품은 자동차 11대를 소개한다.



▶4000만원대 미니 컨버터블

유일하다. 어떻게 보면 축복이다. 4000만원대에 컨버터블을 탈 수 있으니까. 예전부터 지금까지, ‘미니 컨버터블’은 꾸준히 오픈 에어링의 로망을 자극해왔다. 몇 년 전에는 소형 해치백 컨버터블이 몇 대 더 있었다. 폭스바겐의 ‘골프 카브리올레’나 시트로엥의 ‘DS3 카브리올레’, 피아트의 ‘500C’가 저변을 확대했다. 특히 500C는 29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었다. 컨버터블의 대중화를 이끈 모델들이다. 이제는 미니 컨버터블뿐이다. 다시 말해 미니 컨버터블만의 확고한 영역이 있다는 뜻이다. 미니 쿠퍼라는 개성 확실한 자동차가 소프트톱까지 품었으니까. 무엇보다 미니 컨버터블은 개방감이 뛰어나다. 앞 유리가 쫑긋, 서 있는 까닭이다. 톱을 열었을 때 시야가 좋고 탁 트인 느낌도 크다. 단지 가격대가 가장 낮아 손꼽을 컨버터블은 아니란 뜻이다. 작은 차체, 경쾌한 거동, 소프트톱의 낭만까지 일상을 산뜻하게 해줄 요소로 똘똘 뭉쳤다. 미니 컨버터블에 성능을 높인 ‘S’ 모델도 4000만원대. 점점 자동차 가격이 오르는 추세니 미니 컨버터블 가격이 ‘합리적’으로 보일 정도다.



▶5000만원대 포드 머스탱

포드의 ‘머스탱’은 아이콘이다. 미국 포니카의 대명사로, 이제는 머슬카의 명맥도 유지한다. 머스탱은 쿠페가 먼저 떠오르지만 컨버터블도 존재한다. 옛 낭만을 좇는 차종이니 소프트톱까지 얹는 선택이 더 합당하다. 게다가 ‘머스탱 컨버터블’은 2.3 에코부스트 엔진을 품었다. 최고출력은 291마력, 최대토크는 44.9㎏·m를 발휘한다. 숫자가 말해주듯 무지막지한 출력을 자랑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스포츠카 스타일만 추구한 수준도 아니다. 전통을 계승한 디자인에, 적당한 출력으로 맛을 보여준다. 낭만을 음미하게 하는 자동차랄까. 그럴 때 소프트톱이 낭만의 농도를 배가한다. 보다 깊고 풍부한 머슬카의 풍미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머스탱 GT’도 마련해놓았다. 5.0ℓ 가솔린 엔진을 품어 풍성한 회전 질감과 박력 있는 사운드가 특징이다. 단,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에 소프트톱까지 얻으려면 추가금이 2000만원 이상 필요하다.



▶6000만원대 BMW Z4

BMW의 ‘Z4’는 전통 로드스터의 명맥을 잇는다. 2인승 컨버터블을 뜻하는 로드스터다운 비율로 뭇 남성들의 세컨드 카로 군림했다. 역사도 좀 쌓았다. 1980년대 후반 출시된 ‘Z1’에서 출발했다. 이제 Z4 3세대가 나왔으니 어느새 30년을 넘겼다. 그 사이 하드톱을 달기도 했지만 이제 낭만적인 소프트톱을 품었다. 남다른 외관과 오픈 에어링뿐만 아니라 로드스터다운 거동도 매력이다. 아담한 차체인 데다 앞이 길고 운전석도 뒤쪽으로 밀려나 운전 감각이 독특하다. 6000만원대 ‘Z4 20i’는 운전의 짜릿함보다는 로드스터라는 형태를 즐기게 한다. 2.0ℓ 가솔린 싱글 터보 엔진을 품고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2.6㎏·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6초니 쾌적한 수준. 더 욕심을 내면 ‘Z4 M40i’가 있다. 6기통 3.0ℓ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으로 심장을 바꾼 모델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4.1초. 보다 완벽해진 로드스터지만, 2000만원 이상 더 얹어야 한다.



▶7000만원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이보크’가 소프트톱을 품었다. 특별함이란 관점에서 슈퍼카 부럽지 않다. 출시할 때부터 주목받은 이보크답다. 이보크는 세련된 디자인을 내세운 프리미엄 소형 SUV라는 새로운 개념을 선보였다. 모두가 ‘될까’ 하며 지켜봤는데, 출시하고 보니 원하는 사람이 꽤 많았다. 랜드로버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한 만큼 디자인에 홀렸다. 시대를 앞서 나간 김에 컨버터블 SUV라는 발칙한 상상도 감행했다. 의외로 소프트톱이 어울렸다. 미래에서 온 느낌도 들면서, 소프트톱 덕분에 과거에서 부활한 느낌도 든다. ‘이보크 컨버터블’을 보면 왜 지금까지 이런 생각을 못 했지 싶다. SUV라는 활동적 이미지와 소프트톱의 개방감은 마지막 퍼즐처럼 와 닿는다. SUV이기에 원래 시야도 좋은데, 지붕까지 여니 하늘과 더 가까이 맞닿는다. 자동차 태동기 마차 같은 느낌도 갖고 있다면 과장일까. 발칙한 생각이 독보적인 모델을 탄생시켰다.



▶8000만원대 포르쉐 박스터

‘박스터’는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드림카로 존재한다. 포르쉐에는 ‘911’이라는 아이콘이 있긴 하다. 하지만 차체 균형 면에서 박스터를 첫 손에 꼽는다. 미드십 엔진으로 무게 배분에 용이하고, 소프트톱이기에 무게 중심을 낮게 배치할 수 있으니까. 괴력보다는 민첩성으로 승부하는 모델이란 뜻이다. 거기에 소프트톱이라는 낭만까지 품었다. 예전에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걸을 때 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은색 차체에 와인색 소프트톱을 조합한 박스터를 탄 노신사를 본 적이 있다. 소프트톱을 열고 천천히 도로를 유영하는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남았다. 박스터는 그런 낭만을 불러일으킨다. 스포츠카의 강렬함만 품은 모델이 아니란 뜻이다. 박스터의 가격은 8990만원. 포르쉐는 보통 몇몇 옵션을 기본 추가한다. 실제 박스터를 품으려면 9000만원 넘게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래도 시작 가격은 명확하니까….



▶9000만원대 재규어 F-타입 컨버터블

F-타입은 재규어가 과거의 영광을 복기하고자 내놓은 스포츠카다. 1960년대 영국의 간판 스포츠카인 E-타입을 계승한다. 당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꼽힐 정도로 유려한 차체를 뽐냈다. F-타입 역시 간결하게 차체 빚는 재규어의 솜씨가 그대로 담겼다. 시대가 변한 만큼 현행 재규어의 디자인 방향성을 적용해 한층 날카로운 스포츠카로 탄생했다. 쿠페와 컨버터블 두 종류로 나온다. P300 모델은 9920만원. 직렬 4기통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었다. 상위 트림으로 V6 3.0ℓ, V8 5.0ℓ도 있다. 당연히 가격도 성큼, 뛴다. 지붕을 열고 배기음을 즐기기에는 상위 트림이 압도적이긴 하다. 그래도 F-타입의 저변을 넓힐 P300 모델도 크게 아쉬울 건 없다. 디자이너 이안 칼럼이 빚은 F-타입의 디자인과 바람을 음미하기에 (상대적으로) 부담 적은 P300이 더 적절할지도.



▶1억원대 포르쉐 911 카브리올레

포르쉐의 ‘911’이 소프트톱을 품었다. 스포츠카에서 파생한 다양한 욕망을 모두 충족시킨다는 뜻이다. 긴 세월 동안 스포츠카의 대명사 자리를 놓치지 않은 헤리티지와 그에 걸맞은 성능, 거기에 소프트톱이 조성하는 낭만까지. 911이 줄 수 있는 다양한 감흥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911 카브리올레’에는 새로 개발한 경량 루프를 적용했다. 쿠페인 911의 성능을 저해할 공기역학 요소를 최소화하고, 지붕 구조를 가볍게 했다. 또한 소프트톱 표면에도 공들였다. 단열 매트를 사용해 지붕을 닫으면 쿠페처럼 소음과 온도에 덜 영향을 받는다. 소프트톱의 운치를 얻는 대신 다른 장점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다. 여전히 911의 감각을 또렷하게 살리면서 때로 느긋하게 여유를 만끽하게 한다. 시속 50㎞ 이하에서 12초 만에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다. 낭만을 획득하기에 무척 짧은 시간이다.



▶2억원대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마세라티의 최고 매력은 소리다. 오케스트라와 협업하듯 자동차라는 기계가 연주하는 소리는 독보적이다. 그 소리를 음미하기 위해 마세라티를 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웅장하고 풍성한 배기음은 마세라티를 누군가의 드림카로 올려놓기에 충분하다. 그 소리를 보다 입체적으로 즐기게 하는 모델이 ‘그란카브리오’다.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의 컨버터블 모델이다. 배기음을 음미하기 위해 창문을 열고 달리기도 한다. 그란카브리오는 아예 지붕을 열면 그만이다. 게다가 다른 배기음도 아닌 마세라티가 연주하는 배기음이라니. 꿈틀대듯 풍만한 외관의 곡선과 두툼한 가죽을 두른 실내는 연주를 감상하는 고급스러운 장소로 돌변한다. 유럽의 어느 귀족의 성에서 듣는 연주처럼. 그런 점에서 고풍스런 마세라티의 감성은 그란카브리오에서 정점에 다다른다. 서늘해진 여름밤, 한적한 도로에서 그란카브리오의 지붕을 열고 달리는 기분은 아는 사람만 안다.



▶3억원대 페라리 포르토피노

페라리 ‘캘리포니아 T’의 후속 모델이다. ‘포르토피노’는 지중해의 고급 휴양지 이름이다. 몇몇 모델에 지명을 모델명으로 쓰는 페라리의 작명법을 적용했다. 단지 이름만 따올 리 없다. 그 지역이 품은 이미지 역시 차량을 대변한다. 지중해 고급 휴양지와 페라리 컨버터블,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할까.



포르토피노는 하드톱 컨버터블이다. 낭만도 좋지만 차체 강성과 소음, 유지 환경을 고려해 더 다부진 지붕을 택했다. 지붕을 열면 바닷가의 휴양지와 어울리겠지만, 지붕을 덮으면 휴양지 옆 협곡의 굽잇길이 연상된다. 그만큼 달리기 성능은 페라리다운 발톱을 온전히 드러낸다. 캘리포니아 T보다 80㎏ 덜어내고, 비틀림 강성은 35% 높였다. 더 가벼워지면서 골격도 탄탄해졌으니 거동이 날카로울 수밖에 없다. 흐른 시간만큼 담금질한 엔진 출력도 그렇다. V8 터보 엔진이 뿜어내는 600마력의 포효를 지붕 열고 즐긴다면 뒷목이 뻐근해질 정도로 짜릿할 거다.



▶4억원대 롤스로이스 던

현존 가장 기품 있는 컨버터블이다. 처음 실물을 봤을 때 잠시 숨이 멎었다. 짙은 남색 차체에 밝은 다홍색 실내는 예술품 보듯 바라보게 했다. 그동안 타본 컨버터블과는 다른 형태, 다른 감흥을 선사했다. ‘던’이 롤스로이스의 첫 컨버터블은 아니다. 1950년부터 1954년까지 생산한 ‘실버 던’이라는 모델이 있었다. 그러니까 던은 그때 그 실버 던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롤스로이스는 던을 가장 조용한 컨버터블로 만들기 위해 소프트톱을 고심해 만들었다. 소프트톱을 여섯 겹으로 제작해 지붕을 덮으면 레이스 모델 수준으로 정숙하다고 한다. 또 열고 닫을 때의 소음도 억제했다. 조용하게 지붕을 여닫는 모습을 보며 롤스로이스는 ‘침묵의 발레(Silent Ballet)’라고 명명했다. 롤스로이스다운 표현법이다. 기존 롤스로이스의 다양한 비스포크 프로그램 역시 던에 적용할 수 있다. 그냥 던도 특별한데 자신만의 유일한 던도 만들 수 있다. 희소성으로 따지면 던만 한 컨버터블이 없다.



▶6억원대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 로드스터

람보르기니의 ‘아벤타도르 S’를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운전자를 완전히 다른 시공간으로 인도하는 자동차. 람보르기니 모델

모두 이런 특성이 있지만, 아벤타도르 S는 더욱 농도가 짙다. 외관만 봐도 날카로워서 그 서슬에 찔릴듯한데 실내는 더욱 비현실적이다. 실내를 꼼꼼하게 감싼 카본 파이버와 가죽, 알칸타라라는 고급 재질 때문만은 아니다.



실내 분위기, 각 부분의 형상이 자동차라기보다 SF 영화 속 우주선 같은 감흥을 자아낸다. 낯선 공간에서 과격하게 좁은 시야로 운전하면 성능을 떠나 비현실적인 감각이 온몸을 감싼다. 물론 740마력이라는 성능 자체가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성능이라는 핵심 요소까지 더하면 감각은 수십 배 증폭한다. 아벤타도르 S는 그런 자동차다. ‘아벤타도르 S 로드스터’는 거기에 지붕까지 열 수 있다.
열 수 있다기보다 뗄 수 있다. 지붕 재질은 카본 파이버. 2개로 분리해 트렁크에 보관할 수 있다. 여러모로 특별하다.

[글 김종훈 자동차 칼럼니스트]

[본 기사는 매경LUXMEN Life 제1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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