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LUXMEN Life] Travel | 독채에서 즐기는 나만의 언택트 스테이
기사입력 2020.12.29 17:44:22 | 최종수정 2020.12.29 17:44:23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한 장소에 머무는 것이 미덕이 된 시대, 숙소는 이제 여행의 여정이자 목적지가 됐다. 어느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고 여행지의 정취와 자연을 머무는 공간 안에서 십분 누릴 수 있는 독채 스테이 여섯 곳을 골랐다.

▶Check 1. 완벽한 은둔의 시간, 의림 여관

어느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고 홀로, 혹은 공기처럼 편한 동행과 조용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은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준다. 춘천 외곽 산자락 아래 들어선 의림 여관은 <월든>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처럼 자발적 고립의 시간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은신처다. 이 공간을 만든 김남수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관계에서 완전히 벗어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주는 치유의 경험을 나누고 싶어 ‘의림 여관’을 기획했다고 말한다. ‘고립’을 내세운 공간답게 500여 평의 부지 위엔 단 두 채의 집만 바위처럼 덩그러니 놓여있다. 집과 집, 바깥과 집 사이에 최대한의 여백을 두고 외벽에 창을 내지 않아 외부 세계와 완벽히 분리될 수 있다. 대신 안쪽은 자연을 향해 시원하게 열린 구조다. 의림 여관을 디자인한 건축디자인 스튜디오 100A associate는 객실과 욕실 벽 한쪽을 통창으로 내 숲을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침대 아래, 몸을 편하게 뉘일 수 있는 평상과 바깥에 노출되지 않는 마당은 계절의 정취와 자연을 멍하니 바라보며 새소리, 바람 소리에 심취하기에 더없이 편한 장소. 바깥에 나갈 필요 없이 미리 사온 재료로 근사한 저녁을 만들기 좋은 넓고 쾌적한 주방도 갖췄다.

▶Check 2. 이국적인 비치 하우스, 써니 사이드 업

서핑 성지가 된 강원도 양양의 죽도 해변에서 살짝 벗어나면 한적한 마을이 나타난다. 단 열여섯 가구만이 동해의 맑은 바다를 누리는 갯마을에 들어선 ‘써니 사이드 업’은 원래 이곳의 주인인 광고감독 최재식과 그의 아내 류혜련 부부의 세컨드 하우스로 만든 공간이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두 사람이 집과 동네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프라이빗 스테이와 카페로 확장한 것. 발리와 스페인 세비야, 프랑스 남부의 휴양지에서 영감을 받아 밑그림을 그린 집답게 공간 안팎에서 휴양지의 나른하고 낯선 정취를 느낄 수 있다. 1층은 카페, 2층은 두 개의 침실과 방 하나를 터서 시원하게 꾸민 거실, 다이닝룸으로 꾸몄다. 라탄, 케인 소재의 가구와 조명, 올리브 그린과 노란색 컬러 페인트로 칠한 외벽, 류혜련 씨가 모은 그릇과 소품, 벽 한쪽을 채운 아트북과 디터 람스 턴 테이블 등이 머무는 내내 감각을 자극한다. 웰컴 와인, 가벼운 아침으로 즐기기 좋은 요거트와 달걀은 숙박객을 위한 부부의 선물이다.

▶Check 3. 머무는 것만으로도 명상이 되는 집, 시선집

‘바다와 태양이 만나는 곳’ ‘시를 엮은 책’이라는 서정적인 의미를 가진 시선집은 공간 디자이너, 로컬 콘텐츠 기획자로 활동하는 부산 출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치업이 기획하고 만든 곳이다. 야생적인 기암과 매서운 해풍을 견디며 자란 소나무 군락이 어우러진 부산 영도 해변 앞에 위치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다와 하늘을 시원하게 담는 통창이 눈길을 끈다. 큰 창을 사이좋게 점유한 거실의 테이블과 안방의 욕조에선 바다를 바라보며 차 한 잔, 혹은 반신욕을 한가로이 즐길 수 있다. 시선집의 하이라이트는 집 곳곳에서 발견되는 차와 향, 책, 다과 등이다. 로컬 콘텐츠를 발굴하고 선보이는 기획자가 꾸민 공간 답게 부산의 젊은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만든 특별한 어메니티다. ‘살롱 드 다락방’이 중국 무이산 다홍파오 찻잎을 블렌딩해 만든 암차, 부산의 조향 브랜드 ‘코에’와 함께 꽃, 소나무 숲 향이 어우러진 영도의 정취를 담아 만든 룸 스프레이가 ‘명상’의 경험을 선사한다. 로컬 식당 ‘소반봄’이 제철 과일로 만든 수제 잼이 제공되는 브런치, 감각적인 디자인의 편지지와 여행의 서정을 돋우는 사진집, 책 등도 머무는 즐거움을 더하는 요소. 두 개의 침실과 화장실, 건식 욕조,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는 집기와 다구로 채워진 주방, 다이닝 룸으로 구성됐다.

▶Check 4. 서촌 한옥에서 살아보기, 스테이 데이오프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집, 살아보고 싶은 동네도 여행의 목적지가 될 수 있다. 서촌의 운치를 고스란히 간직한 한옥 스테이, ‘스테이 데이오프’는 머무는 공간을 큐레이팅하는 스테이폴리오와 디자인 그룹 지랩이 합작해 선보이는 숙소. 건축 스튜디오 BUS Architect가 썼던 사무실을 안방, 건너방, 작은 정원을 꾸민 마당과 거실, 다이닝 룸을 갖춘 ‘집’으로 재탄생 시켰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옥의 구조를 그대로 살린 별채와 마당, 안채가 나타난다. 사방을 통창으로 두른 별채는 넉넉한 조적식 욕조로 꾸민 욕실. 공기 맑은 겨울 밤 뜨거운 물을 받아 노천욕을 즐기기에 좋다. 달궈진 돌에 물을 부어 즐기는 핀란드식 습식 사우나 시설도 갖췄다. 안채는 스테이폴리오가 큐레이션한 가구, 침구, 의류, 음악 및 소품으로 안락하게 꾸몄다. 침대 브랜드 식스티세컨즈의 코코넛 매트리스와 패브릭 브랜드 꼬또네의 퍼케일 코튼 40수 침구, 아엘 시즌의 룸 웨어와 안대, 수토메 아포테케리와 함께 만든 디퓨저가 개운한 숙면을 돕는다. 대문 밖으로 나가면 곧장 닿는 서촌 시장이나 스테이폴리오가 추천하는 동네 맛집에서 음식을 포장한 후 카레클린트의 월넛 식탁과 의자로 꾸민 다이닝 룸에서 오붓한 식사를 즐겨도 좋다.

▶Check 5. 편백나무 숲에 머무는 듯한 경험, 크로베

향의 소재로 즐겨 쓰는 편백은 경매를 통해 선점해야 할 만큼 고품질 목재다. 제주 크로베는 일본 기후현에서 30년 이상 자란 편백나무를 가마에서 20일 동안 쪄내 함수율(목재에 함유된 수분 비율)을 최대치로 낮춘 최고급 편백으로 만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비 온 뒤 활짝 갠 숲에서 나는 짙은 향이 가장 먼저 감각을 자극한다. 집 자체의 향도 좋지만 깥의 향도 안 못지 않게 깊고 짙다.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제주의 야생적인 원시림, 곶자왈 한복판에 들어선 까닭이다.
현무암과 토종 식물로 꾸민 제주식 정원과 시원하게 펼쳐진 귤 밭, 새소리와 달빛 아래에서 노천욕을 즐길 수 있는 발코니의 편백 욕조도 크로베의 매력. 특히 편백 욕조는 수온 유지 장치를 갖춰 한겨울에도 뜨거운 노쳔욕을 즐길 수 있다. 제주 가옥에 구현한 일본식 료칸 인테리어도 이국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독립된 정원과 마당을 품은 ‘크로베 산방’과 ‘크로베 한라’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곳 다 2개의 침실과 거실, 주방, 욕실로 구성된 복층 구조다.

[글 류진 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박기훈(의림여관, 써니 사이드 업, 스테이 데이오프), 김치업(시선집), 이병근(크로베)]

[취재협조 스테이폴리오]

[본 기사는 매경LUXMEN Life 제16호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태훈의 유럽인문여행! 예술가의 흔적을 찾아서] 유럽의 관문,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독일 대문호 볼..

[Book] 초지능 시대, 보통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지식

[황장원의 클래식 포레스트] 탄생 250주년 회고하며 다시 ‘합창 교향곡’에 귀를 기울이다… 아직 베토..

[정준모의 미술동네 톺아보기] 베르메르의 ‘천문학자’가 루브르에 간 까닭은?

[이미영의 영화로 보는 유럽사] (13) 근대 자유주의와 민족주의 | 영화 와 이탈리아 통일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