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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DETROIT AUTO SHOW
기사입력 2018.01.30 17: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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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모터쇼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리는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가 1월 14일(현지시간) 프레스 콘퍼런스를 시작으로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렸다. 오는 1월 28일까지 진행된 올해 모터쇼에는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와 픽업트럭, 여기에 친환경차까지 다양한 제품이 선보였다.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 자동차업체들의 참여가 늘면서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과거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 2~3년간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미래 신기술을 CES에서 공개하면서 정작 디트로이트에는 고만고만한 차들만 등장하는 형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틈타 시카고모터쇼와 LA모터쇼 등이 오히려 힘을 키우는 분위기다.

그래도 미국 ‘빅3’ 자동차업체인 GM과 포드, 크라이슬러의 본사가 모여 있는 디트로이트에서 열린다는 상징적인 의미와 자동차업체들이 연초에 한 해 전략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과거의 위상은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도 빅3 업체를 포함해 현대·기아차와 메르세데스-벤츠, BMW, 도요타 등이 월드프리미어(전 세계 최초 공개)를 내놓으며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모터쇼가 열리는 디트로이트 다운타운의 코보센터

Part Ⅰ 진격의 SUV와 픽업트럭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SUV와 픽업트럭의 판매비중은 전체의 65%로 승용세단의 35%를 압도했다. 지난해 전체 차량 판매는 1.8% 줄었지만 SUV는 반대로 늘었을 정도다. 저유가의 지속으로 기름을 많이 먹는 소위 ‘개스 거즐러(Gas Guzzler)’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겨냥해 올해 모터쇼에서도 신형 SUV와 픽업트럭의 출시가 활발했다. 모터쇼 개막에 앞서 13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시내 이스턴마켓에서 행사를 가진 GM 쉐보레는 대형 픽업트럭 실버라도(Silverado)의 신모델 출시행사를 가지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전 모델보다 200㎏나 무게를 줄인 올 뉴 실버라도는 5.3ℓ와 6.0ℓ V8 가솔린 엔진, 3.0ℓ 디젤엔진 총 3개의 엔진라인업을 갖췄다. 더 많은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적재공간 바닥을 압연성형된 고장력 강판으로 구성하고 적재공간 크기도 동급 최대 수준으로 넓혔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마크 로이스 GM 글로벌 제품개발총괄사장은 “1918년 1월 처음으로 트럭을 출시한 쉐보레의 100년 기술 노하우를 집약한 모델”이라며 “업무용에서부터 주말에 여가를 즐기는 것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드도 2012년 이후 단종됐던 중형 픽업트럭인 ‘레인저(Ranger)’를 부활시키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대형 픽업트럭은 포드의 F-시리즈가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지만, 중형에서는 쉐보레 ‘콜로라도(Colorado)’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포드는 F-시리즈의 명성을 기반으로 중형 픽업트럭 시장에 재도전하겠다는 각오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대형 SUV인 G클래스 페이스리프트(부분 모델 변경)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1990년 2세대 모델이 나온 이후 무려 28년 만의 변신이다. 1925년에 지어진 디트로이트의 유서 깊은 미시건빌딩에서 G-클래스 신차발표회를 열며 메르세데스-벤츠는 헤리티지(전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디터 체체 다임러그룹 회장은 “지프의 랭글러, 포르쉐 911, 포드의 머스탱이 수십 년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기본이 되는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G클래스도 전통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G클래스

디트로이트 시내 인근 낙후된 지역인 이스턴마켓에서 진행된 GM 쉐보레 대형 픽업트럭 실버라도 출시 행사(GM)

체체 회장의 발언대로 신형 G클래스의 외관은 기존의 모습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대신 내부는 최첨단 기능으로 바뀌었다. 아날로그적인 버튼은 대부분 사라졌고, 운전석과 센터페시아에도 12.3인치의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이 각각 장착됐다. 열쇠를 돌려서 거는 시동방식도 스타트 버튼으로 변신했다. BMW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컴팩트 SUV인 X2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제일 먼저 공개했다. 지프는 중형SUV인 체로키 페이스리프트를 선보였으며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 어큐라는 중형 SUV RDX 신모델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Part Ⅱ 감칠맛 넘치는 다양한 세단

SUV와 픽업트럭 잔치인 것처럼 보이던 모터쇼에 다양한 종류의 세단도 공개됐다. 다만 프리미엄 고급 세단보다는 중산층과 젊은층을 겨냥한 대중적인 제품이 많이 선보였다.

현대차는 2011년 이후 7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신형 벨로스터와 벨로스터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벨로스터는 국내에서 이달부터 판매가 시작되며 북미시장에서는 올해 중순 출시된다. 벨로스터N은 한국과 미국 모두 연내 출시 예정이다. 신형 벨로스터는 출시 당시 ‘1+2’의 비대칭 도어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운전석 쪽은 문이 한 개지만 조수석 쪽은 두 개인 구조다. 신형에서도 이러한 디자인 콘셉트는 유지하면서 후드와 벨트라인을 하나의 강한 곡선으로 연결해 개성 있는 모습을 담아냈다.

올해 모터쇼에서 현대차가 주목받은 것은 벨로스터N이다. ‘N’은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i30N을 처음으로 공개했으며 벨로스터N이 두 번째다. 현대차가 모터스포츠에서 얻은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완성한 고성능차다. 현대차는 N 브랜드를 위해 BMW에서 고성능 M브랜드 개발을 총괄했던 알버트 비어만을 지난 2015년 전격 영입하기도 했다.

BMW SUV인 X2,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시험고성능차 개발 담당 사장이 벨로스터N을 공개하고 있다, 도요타 플래그십 세단인 신형 아발론

기아차가 공개한 신형 K3(포르테)

벨로스터N의 전후면에는 고성능 모델임을 강조해 주는 ‘N’ 로고가 부착됐고, 빨간색 캘리퍼의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됐다. 여기에 듀얼 스포크의 별 모양 디자인 19인치 알로이 휠과 WRC 경주차에서 영감을 받은 리어 스포일러가 장착돼 역동적인 이미지를 준다. 벨로스터N은 고성능 2.0 터보 엔진을 통해 최고 275마력(ps)과 최대토크 36.0(kgf.m)의 동력 성능을 갖췄다. 편안한 일상주행은 물론이고 고성능 N 모델 전용의 운전 모드를 선택하면 레이싱트랙에서의 주행도 가능하다.

현대차에 앞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진행한 기아차는 신형 K3(미국명 포르테)를 공개했다. 6년 만에 새롭게 재탄생한 K3는 볼륨감을 더한 역동적 디자인에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K3가 속한 준중형 세단은 미국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 중 하나다. 혼다 시빅과 도요타 코롤라, 현대차 아반떼(미국명 엘란트라) 등이 맞수다. 쏘울의 햄스터와 슈퍼볼광고 등을 통해 제품광고에서 ‘웃음’ 요소를 강조해 왔던 기아는 이번에도 럭셔리 고성능 스포츠카인 람보르기니와 K3를 비교하는 재밌는 광고를 상영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람보르기니에 비해 K3의 트렁크가 크고, 뒷자리도 넉넉하고, 가격도 싸다는 내용이다.

K3의 전면부는 롱후드 스타일을 기반으로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 X자 형태로 교차된 독특한 느낌의 주간주행등, 풀 LED 헤드램프 등이 적용됐다. 볼륨감 있는 디자인으로 작은 차체이지만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신형 K3는 국내에는 올해 1분기, 미국 시장에는 올해 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일본의 도요타는 5세대 아발론을 공개했다. 지난 2012년 이후 6년 만의 풀체인지(완전 모델 변경)다. 아발론은 도요타 브랜드로 판매되는 차량 가운데 가장 큰 세단(플래그십 모델)이다. 미국서 대형 세단에 대한 수요는 크지 않지만 자동차 브랜드마다 고유의 플래그십 세단 출시는 자존심 문제다. 앞모습은 지난해 출시된 캠리와 비슷하게 대형 그릴을 활용했으며, 6기통 3.5ℓ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의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폭스바겐은 7세대 신형 제타를 공개했다. 폭스바겐의 최신 플랫폼인 MQB를 기반으로 개발돼 전작에 비해 실내공간이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면 디자인은 대형 그릴이 인상적이고 헤드램프에는 ‘C’ 형상의 LED 주간주행등이 장착돼 모던한 분위기를 풍겼다.

1.4ℓ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5.5㎏.m의 힘을 발휘한다.

인피니티 Q 인스퍼레이션 콘셉트, 中 GAC의 엔버지(ENVERGE) 콘셉트, 렉서스 LF-1 리미트리스

Part Ⅲ 전시장의 중심에 선 친환경차

지난해 다소 부족했던 미래 친환경차 부문에서 올해는 눈에 띄는 제품들이 많이 등장했다. 특히 최근 들어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BMW가 두드러졌다. BMW는 뉴 i8 쿠페를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스포츠카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i8 쿠페는 하이브리드 맞춤형 사륜구동 시스템과 최고 369마력의 출력을 갖췄다. 후륜에서는 엔진을 통해 구동하고 전륜에서는 전기모터를 활용해 움직이는 방식이다.

최대 토크는 25.4㎏.m, 최고 속도는 시속 249㎞를 기록한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4.2초에 불과하다. 차량의 하부 중앙에 위치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존 20Ah에서 34Ah로 용량이 늘어났으며, 총 에너지 용량도 기존 7.1kWh에서 11.6kWh로 증가했다.

BMW는 지난해 11월 LA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였던 2인승 오픈탑 모델인 뉴 i8 로드스터도 함께 공개했다. 사계절 패브릭 소프트톱은 차량이 시속 50㎞로 주행할 때에도 16초 내에 개폐가 가능하다.

BMW는 신형 i8을 통해 친환경차의 맹주를 자처하고 있는 테슬라를 공략하겠다는 각오다. 순수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S의 경우 최처 가격이 8만5000달러에서 시작하는 등 럭셔리 스포츠카 대접을 받고 있다.

혼다는 3세대 신형 인사이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인사이트는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도요타 프리우스와 현대차 아이오닉 등과 경쟁관계다.

1세대 인사이트는 1999년 미국 시장에 도입됐다. 프리우스보다 미국에서 먼저 판매돼 미국 최초 양산 하이브리드카로 통한다. 2009년에 2세대 모델로 선보였지만 2014년 3월 판매부진으로 생산이 중단된 비운을 겪기도 했다.

혼다가 이번에 공개한 인사이트는 3세대 모델이다. 외부 디자인은 현재 미국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어코드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계승했다. 어코드를 조금 작게 압축했다는 평가다. 5인승 세단 형태로 시빅의 상위 차급으로 설정됐다. 미국 예상 연비는 리터당 21.2㎞다.

Part Ⅳ 콘셉트카와 럭셔리카

올해 모터쇼에서는 많은 글로벌 업체들이 다양한 형태의 미래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포문을 연 것은 도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다. 자율주행기능이 장착된 크로스오버 형태의 ‘LF-1 리미트리스 콘셉트’를 내놓은 것이다.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차량은 안면인식 기능을 통해 운전자를 인지하고, 4차원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장착됐다. 도요타는 가솔린을 비롯해 순수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닛산은 일본 전통 공예에서 영감을 받은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크로스모션(Xmotion)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이는 닛산의 미래 SUV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닛산의 차세대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기술이 탑재됐으며 기본 4명 탑승에 최대 6명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알폰소 알바이사 글로벌 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크로스모션 콘셉트카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도 사용가능한 다목적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닛산은 모터쇼에서 다양한 일본의 고대 공예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일본 교토에서 열리는 ‘GO ON 프로젝트’ 장인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이는 전 세계에 통하는 매력적인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전통적인 기술을 적용하는 교토 장인들의 협동 프로젝트이다.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도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이 장착된 ‘Q 인스퍼레이션 콘셉트’를 무대 위에 올렸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차체 라인과 쿠페를 연상시키는 외관이 특이한 부분이다. Q 인스퍼레이션에는 인피니티 자율주행 기술인 프로파일럿(ProPILOT)이 탑재됐다. 운전자와 차량이 공동으로 함께 차량을 조작하지만 최종 결정권과 통제력은 항상 운전자에게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도 이날 콘셉트카인 ‘엔버지(Enverge)’를 공개하며 참석자들로부터 잔잔한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소형 전기차다. 문이 나비의 날갯짓처럼 위쪽으로 열리는 것이 특징이다. 현지 기자들 사이에서는 출시보다는 ‘우리도 이러한 기술이 있다’고 과시하는 것이 더 큰 목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보다는 그동안 매년 미뤄 왔던 GAC의 중국 진출 시기를 이번에 내년 4분기로 밝힌 것이 눈에 띄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인 람보르기니는 브랜드 최초의 SUV인 우루스를 선보였다.
람보르기니의 디자인과 성능, 드라이빙 감각 등이 반영된 슈퍼 SUV로 통한다. 아우디 Q7과 같은 플랫폼을 적용했으며 람보르기니 미우라와 아벤타도르의 전면 이미지와 비슷하다. 공기역학적인 형상으로 날렵한 루프와 라인 등이 쿠페 스타일을 보여줬다.

[이승훈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9호 (2018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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