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CEO 걷기 프로젝트] “메타세쿼이아 그늘에서 한여름 피서를” 빛고을 광주호 호수생태원
기사입력 2018.08.28 14:46:36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광주의 광이 빛 광(光)이에요. 365일 볕이 좋은 곳인데, 여름엔 아주 쨍합니다. 그래도 호수 주변은 덜할 걸요. 그늘이 좋거든.”

아침 산책을 노리고 오전 9시 반에 생태원 입구에 섰더니 마침 꽃에 물을 주던 분이 일찍 왔다며 툭 던진 말이다. 어쩌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연일 톱뉴스가 된 날씨가 문제였다. 반듯하게 정리된 주차장에 들어선 것까진 좋았는데, 차문을 열고 내리는 순간 뜨거운 바람이 후욱 몸을 덮쳤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설마 했다. 계기판에 표시된 외부온도 32℃가 뭐 별거려니 했다. 그런데 걸어 나오다 보니 피부가 따끔거렸다. 한여름 볕은 아침, 저녁이 따로 없다더니….



서론이 길었다. 8월, 럭스멘이 추천하는 걷기코스는 전라남도에 자리한 ‘광주호 호수생태원’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호수 주변을 걷는 산책로가 다채로운 명소다.(여름에는 챙이 긴 모자, 선글라스, 선크림이 필수다.) 광주호는 영산강유역 종합개발계획사업으로 만들어진 인공호수로 담양군 고서면 분향리의 용대산과 그 건너편을 막아 1976년에 완공됐다. 2006년에 개원한 호수생태원은 호수 주변 18만4948㎡(약 5만6000평)에 4개소의 관찰대, 3개소의 생태연못, 암석원과 솟대 전망대, 1300여m의 나무산책로를 갖추고 있다. 특히 조경이 뛰어난데, 개원 당시 식재된 60여 종(6만5000주)의 나무와 70여 종(18만7000본)의 꽃이 12년의 세월 동안 고즈넉한 숲과 향기 그윽한 정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다양한 곤충, 조류, 어류의 서식지

주차장을 나서면 흐드러진 가지를 주체하지 못해 받침목으로 버티고 선 세 그루의 왕버들나무가 경이롭다. 가장 큰 나무의 높이가 13m, 둘레가 8.9m이고 작은 나무의 높이가 8m, 둘레가 7.2m로 세 그루가 고르게 자라고 있다. 원래 일송일매오류(一松一梅五柳)라 하여 충효동 마을을 상징하던 소나무 한 그루, 매화 한 그루, 왕버들 다섯 그루였는데, 지금은 왕버들 세 그루만 남아있다고 한다. 1500년대 후기에 심어졌으니 수령 430여 년의 영물이다. 2012년 천연기념물 제539호로 지정됐다.

길 건너 생태원에 들어서면 진입광장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아나가면 물레방아와 솟대, 암석원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다채로운 꽃 사이를 겅중거리며 뛰어다니는 품에 깜짝 놀라 한참을 바라보니 꿩 두 마리가 누가 보건 말건 제 갈 길이 바쁘다. 광주 시내에서 차로 고작 30여 분 거리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고개를 들어 밤나무 군에서 나는 소리를 들어 보니 날개를 빠르게 파닥이며 나무를 쪼는 딱따구리가 눈에 들어왔다.

탐방안내센터에 들러 서식하는 생물에 대해 알아보니 다람쥐, 멧토끼, 두더지 등 포유류는 9종, 직박구리, 박새 등 조류는 27종, 양서류는 7종, 파충류 3종, 어류는 17종, 곤충은 50종이나 됐다. 그래서인지 곳곳에 뱀이 나온다는 경고문이 눈에 띄었다.

생태원 입구의 왕버들 나무



▶하늘을 덮은 버드나무 군락

산책로의 하이라이트는 습지보전지역과 버드나무군락지로 이어지는 나무 데크 길이다. 호숫가의 습지 위에 조성된 이 길은 울창한 숲과 갈대 군락지를 가로지르는데, 간간이 나무 그늘이 없는 곳에 서면 각종 물고기가 숨 쉬는 광주호가 눈에 들어온다. 생태원 입구에서 들었던 그늘 좋은 길이 바로 이 길이지 싶다. 습지 곳곳에는 골골이는 개구리를 비롯해 후두둑 이동하며 큰 소리 내는 이름 모를 새까지, 혼자 걸어도 심심치 않은 움직임에 눈과 귀가 바쁘다.


한참을 걷다 보면 고층빌딩을 닮은 메타세쿼이아가 늘어서 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한풀 꺾인다.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 나무 아래를 지나는 산책로에 들어서면 바람도 바람이려니와 특유의 나무향이 더해져 절로 피서지가 된다. 길의 전반부에 위치한 관찰대와 중반부의 전망대는 꼭 들러야 할 뷰포인트. 광주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관찰대에선 빼꼼이며 수면 위로 코를 내민 붕어를, 전망대에선 흰 날개를 펼친 왜가리를 볼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 자동차

① 호남고속도로 동광주IC→국립 5·18 민주묘지→담양·고서 방면→고서사거리(우회전)→무등산 방면→광주호 호수생태원

② 광주시내→산수오거리→무등산방면→충장사→광주호 호수생태원

③ 광주공항→서창교차로에서 산월IC 방향→제2순환로→호남고속도로→동문대로→가사문학로→광주호 호수생태원

▷· 대중교통

① 충효 187번→광주호 호수생태원에서 하차

② 담양운수 225번→한국가사문학관 하차(5분 거리)

③ 광주공항→공항역 정류장에서 송정19→서방시장(남) 하차→서방시장(북) 정류장에서 충효 187번→광주호 호수생태원에서 하차

[글·사진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5호 (2018년 08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민우의 보르도 와인 이야기] 레드와인이 대세이던 보르도가 내놓은 최고급 화이트와인 ‘프티 슈발 블..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머니볼’ 작가는 왜 행동경제학에 빠졌을까

[CEO 걷기 프로젝트] “메타세쿼이아 그늘에서 한여름 피서를” 빛고을 광주호 호수생태원

주말 골퍼들이여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과거의 비거리·스펙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 나에게 가장 잘 맞..

[이순원의 마음산책] 예순을 넘긴 형제들의 대화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