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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버디 무비의 당연한 성공방정식 영화 `공조`
기사입력 2017.02.10 17: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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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이 살아있는 남자는 남들과 똑같은 제복을 입고 있어도 태가 다르다. 중저음의 목소리를 내뱉듯 읊조리거나 긴 팔을 뻗어 조준한 권총에서 불을 뿜을 때면, 온 우주가 도운 듯 도드라진 태에 아우라가 더해진다. 남자의 이름은 림철영(현빈). 북한의 특수부대 출신이자 인민보안부 평양 12지구 수사대 특수과 소속 소좌다.



잘생겼다는 말, 좀처럼 듣기 힘든 외모에 직장에선 뭐 하나 특출할 것 없는 천덕꾸러기지만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정겨운 아저씨 강진태(유해진)는 서울 종로경찰서 강력반 형사다. 위장 수사에 나섰다가 코앞에서 칼 들고 덤비는 용의자를 놓치는 바람에 얼마 전 3개월 정직 처리됐다. 아저씨에겐 초등학생 딸과 잔소리쟁이 와이프, 취업준비생인 처제가 인생의 짐이자 복이다. 하루 종일 피곤하지 않은 때가 없다지만 딸아이 애교 한방에 얼굴빛이 달라지는 남한의 평범한 소시민이다.

평생 만날 일 없을 것 같았던 남자와 아저씨는 어느 날 서울 한복판에서 조우한다. 위조지폐 동판을 훔쳐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내부 인사 차기성(김주혁)을 검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이른바 공조수사의 중심에 선 두 사나이의 좌충우돌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공조>는 극장가의 3대 대목 중 하나라는 설 시즌을 노골적으로 겨냥한 영화다. 견우와 직녀처럼 1년에 단 한 번 만나는 먼 친척까지 옹기종기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혹은 옮길 수도 있는) 바람직한 시기에 이처럼 별다른 거부감 없이 분명하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또 있을까. 온몸을 던지며 승부하는 엘리트 북한 형사와 어떻게든 온몸을 사리는 남한의 소박한 가장이자 생계형 형사는 첫 만남부터 동상이몽에 삐걱대고 어긋나며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런데 그 상상, 어딘가에서 한 번쯤 본 듯, 혹은 이미 알고 있는 공식인 양 톱니를 맞추는 사건의 기승전결이 익숙하다. 스타일이 전혀 다른 파트너가 사건을 파헤치다 조금씩 서로를 알게 되는 상황도 그렇고, 누구나 하나쯤 슬픈 과거가 있다는 듯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에, 결국 대의명분보다 가족이 우선이라는 당연한 공식까지. 극의 형식은 다르지만 메시지가 비슷한 여타 영화들이 중첩되며 예측 가능한 결론으로 치닫는다. 그런데 그 익숙함이 싫지 않다. 다음 장면이 어떨지 얼추 비슷한 결론에 이르지만 혹시라는 묘한 기대감에 저절로 몰입하게 된다. 그건 어쩌면 <공조>를 이끌어가는 두 배우의 공이다. 앞뒤 모두 멋스러운 현빈의 액션과 능청스럽게 유머를 구사하는 유해진의 소탈함은 서로 궤는 다르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축이 돼 서로 공조한다. 굳이 콕 집어 나무란다면 살짝 귀에 거슬리는 북한 사투리 정도가 아닐까. 곱씹을수록 아쉬운 대목이다.




이 장면 어떻게? 두 남자의 갈등이 폭발하는 신이자 총격, 카체이싱(자동차 추격전)이 이어지는 극의 하이라이트. 배경이 된 장소는 전 세계에서 스무 번째로 길다는 울산대교(1800m)였다. 다리와 맞닿은 염포산 터널을 5일간 전면 통제하고 촬영을 감행했는데, 울산시청과 시민들의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장면이었다. 영화가 촬영단계부터 시민들과 ‘공조’했다는 게 스태프들의 애정 어린 주장. 어쨌거나 한국영화에선 좀처럼 만나기 힘든 스케일이 스크린에 담겼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7호 (2017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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