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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酒·味 가을, 술, 맛
기사입력 2017.10.27 11: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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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술이 달다. 계절이 술 맛을 돋울 때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따로 있다.

▶토사 요리의 등장

▷로만테이

부산에서 광어회를 먹을 때처럼 생선회에 편마늘을 곁들이고 기장의 곰장어 구이처럼 가다랑어를 짚불에 구워먹는 일본 요리가 있다. 일본의 남쪽, 시코쿠 고치현이 토사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때에 임진왜란 당시 끌려온 조선인들이 남긴 음식 문화라는데, 궁금한 이들은 청담동의 로만테이를 방문해 보면 되겠다. 갓포레이, 갓포치유에서 실력을 증명한 바 있는 천관웅 셰프는 짚불구이에 곰장어뿐만 아니라 금태, 이베리코 등도 올려 다채로운 와라야키 요리를 선보인다. 달걀로 만든 부드러운 두부에 대게살이 어우러진 중화풍 요리나 손바닥만큼 큼직한 크기에 살이 통통하고 쫄깃한 스텔라 마리스 석화는 지금부터 맛이 무르익는 계절요리다. 넓게 트인 홀과 다찌 모두 낮은 조도에서 편안한 분위기를 이어가기 좋다.



▶친근한 이탈리안

▷서촌김씨 뜨라또리아

언제부턴가 서촌은 훌륭한 이탈리안 요리를 맛보고 싶을 때 찾아갈 만한 동네가 됐다. 김도형 셰프의 서촌김씨는 2017년 미쉐린 가이드북에도 실렸을 정도로 완성도 있는 이탈리안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1호점인 리스토란테에서는 코스 요리를 내고 시즌 메뉴나 코스 안에 있는 메뉴를 단품으로 주문해 양껏 맛볼 수 있는 트라토리아를 2호점으로 운영한다. 목소리의 데시벨을 살짝 올려도 좋을 편안한 분위기라

와인을 즐기는 이들 여럿이 함께 방문하기에도 제격이다. 이탈리아 와인 위주로 세심하게 선별한 주류를 1호점보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다양하게 구비했다. 시그너처 메뉴로는 바삭한 튀일 옷을 입고도 찰떡처럼 쫀득한 감자 뇨끼가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우아함이 깃든 칵테일

▷텐더 바 서울

화려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사로잡는 바텐딩이 있는가 하면 절제된 움직임으로 마음을 고조시키는 바텐딩도 있다. 단정한 화이트 재킷을 입고 셰이킹에 온전히 집중하는 양광진 바텐더의 모습은 단연 후자다.

음료에 작은 기포를 만들어 맛을 끌어올리는 특별한 기법의 하드 셰이킹을 선보이는데, 일본의 바 문화가 시작될 무렵부터 지금까지 전설적인 존재로 불리는 우에다 카즈오에게 직접 사사받은 정교한 솜씨다. 텐더 바라는 이름도 일본에 있는 그의 가게 이름을 받은 것.

좁은 골목을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내자동의 한옥이라 비밀스러운 분위기가 절로 감돌고 근처의 코블러, 빅블루로 이어지는 바 호핑을 나서기도 좋겠다. 바, 테이블 석, 작은 룸이 있고 제법 이른 시간인 오후 4시부터 문을 연다. 오후 7시 이후 퇴장에는 5천원의 커버 차지가 있다.



▶맥주 맛의 완성

▷더 핸드앤몰트 탭룸

텐더 바에서 한 골목을 더 들어가면 국내 수제 맥주 브랜드인 더 핸드앤몰트 탭룸이 모습을 드러낸다. 자개 장식이 아름다운 탭룸과 넓은 마당, 실내 테라스 자리가 이어져 탁 트인 하늘을 천정으로 두고 있는데 어디에나 자유롭게 앉아 맥주 한 잔을 마실 수 있다. 남양주에 양조장을 두고 생산하는 핸드앤몰트의 모든 맥주가 준비되어 있고, 여기에 곁들일 닭가슴살과 베이컨, 시금치로 속을 채운 리코타 밤, 짭짤하게 염장한 포크 밸리 스테이크처럼 훌륭한 요리와 안주도 선보인다. 아로마향이 선명하게 올라오는 깔끔한 맛의 슬로 아이피에이나 초콜릿, 바닐라빈, 블랙 커피 등의 향미가 느껴지는 베이커스 스타우트는 맛에 취하는 맥주라니 선선한 날씨 덕분에 한층 선명하게 느껴지는 맥주 맛을 즐겨볼 때다.



▶힘 있는 일본 요리

▷보양식당 온

“아귀간인 안키모는 가을이 제철이고 따뜻한 금태조개스프는 몸을 데워 기운이 나는 요리죠.” 청담동의 보양식당 온에서는 갓포아키 배재훈 셰프가 선보이는 일본식 보양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오리, 장어, 전복

등의 보양 식재료를 일식 특유의 산뜻한 조리법으로 선보이는데, 한 접시 한 접시 영양이 가득한데다 아름답게 담겨 나와 호사스러움이 묻어난다. 한 가지 메뉴가 2~7만원대이니 마음의 부담을 덜어낸 자리에

술을 더하자. 고소한 금태의 맛, 성게알이 더해진 아귀간찜의 진한 풍미에 독특한 향의 고구마소주 텐손코우린을 한 잔씩 따라 곁들여 보라는 게 배재훈 셰프의 추천이다. 이자카야인 갓포아키에서 맛볼 수 있던 주류가 모두 똑같이 구비되어 있고 홀 외에 대관이 가능한 테라스, 별도의 흡연실이 마련된 8인 룸이 있다.



▶잘 숨긴 바 하나

▷찰스H

1930년대를 살던 미국인들은 금주법을 피해 간판 없는 불법 주점에서 술을 마셨다. 그리고 이렇게 몰래

들이키는 술맛이 궁금했던 요즘 사람들은 금주법을 만드는 대신 자발적으로 숨은 바 찾기를 시작했다.

광화문의 포시즌스호텔 안에도 겉으로 속을 짐작할 수 없는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가 하나 숨어

있다.
지하 1층, 호텔 기둥의 창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야말로 밤의 지하 세계가 펼쳐진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공간이 금주법 시대 못지않은 반전으로 기분을 상승시켜 주는데, 저널리스트 찰스

H 베이커가 여행을 다니며 마셨던 술들이 칵테일 메뉴로 올라 있고 세계 3위의 바로 꼽히는 런던

단델리온(Dandelion)의 헤드 바텐더였던 로렌조 안티노리가 셰이커를 잡는다. 음료와 음식 가격 외에

1만원의 커버 차지가 있다.

[글 김주혜 포토그래퍼 양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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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酒·味 가을, 술,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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