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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네의 와이드앵글] 오롯이 당신이 주목해야 할 스토리 영화 `특별시민`
기사입력 2017.04.27 14: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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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에서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는 데이브 코빅은 일자리 소개에 탁월한 직업인이자 일상이 유쾌한 소시민이다.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끼고 만나는 이들마다 미소로 인사하니 하루가 즐겁고 내일이 기대되는, 한마디로 즐거운 인생이다. 그런 그의 장기 중 하나는 성대모사. 특히 현직 대통령 빌 미첼과 똑같이 생긴 외모 덕분에 아무런 의심 없이 다가서면 영락없는 미국의 44대 대통령이다. 그런 그가 생각지도 않은 순간에 장기를 발휘할 기회가 생겼다.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때마침 볼티모어를 방문하는 대통령의 (여비서와의) 사적인 시간을 위해 데이브를 대신 공식석상에 내보내기로 한 것. 대통령 흉내만 내면 국가에 봉사할 수 있다는 말에 잠시 대통령이 된 데이브. 하지만 진짜 대통령이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에 빠지자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 역할을 지속하게 된다.

뜬금없지만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에 개봉한 영화 <데이브>의 한 장면이다.<데이브>는 참 유쾌한 영화다. 워싱턴 정가의 음모와 술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지만 주인공 데이브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여타 할리우드 코미디영화가 그렇듯 권선징악적 스토리가 이미 결말을 암시하고 있지만 그래도 세상은 따뜻하단 메시지가 훈훈하고 뿌듯하다. 어쩌면 그건 주인공의 심리상태 때문인데, 대통령의 대역이라는 엄청난 사건 앞에 오히려 자신을 다독여 자리를 찾는 데이브에게 관객은 감정이입이란 커다란 선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 당연히 즐겁다.



서울시장 변종구. 국회의원 3선에 재선 시장인 그는 다가오는 선거에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3선 시장 당선을 노리고 있다. 아니, 시장은 수단이지 결코 목적이 아니다. 인왕산 아래 청기와 건물이 새파랗게 맵시를 뽐내고 있는 한. 그러니까 그는 흔한 말로 정치 9단이자 누구보다 권력지향적인 인물이다. 그의 곁엔 선거 전문가이자 국회의원인 심혁수 선거대책본부장과 그저 변 시장이 좋다는 이유로 선거판에 뛰어든 광고전문가 박경이 있다.

박경에게 선거캠프 영입을 제안한 심 의원은 대뜸 말한다. “선거는 똥물에서 진주를 꺼내는 거야”라고. 곱씹어 보면 진주를 꺼내기 위해선 캠프에 있는 모든 이들이 똥물에 손을 담가야 한다. 자의든 타의든 선거판에 뛰어들면 더러워질 각오를 해야 한다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일상이 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캠프의 누구도 진주는 바다에서 캐내는 거란 교과서의 정답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이 인상적인 첫 장면은 선거가 진행될수록 뜨악함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이 믿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선거야.”

“정치는 말이지 패밀리 비즈니스야.”

“원래 약점 잡힌 놈은 충성하는 법이야.”

“관계가 깨져도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게 프로야.”

이러한 대사가 이어지는 서울시장 선거는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하면서 사건에 사건을 더한다. 그런데 이 선거, 전혀 즐겁지 않다. 대한민국 선거의 이면을 파고든 생생한 스토리에 고개는 끄덕이고 있지만 가슴은 영 불편하다.
그래서 때때로 픽션은 피로하다. 하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간결하다. 따뜻한 정치영화가 기다려진다. 24년 전 <데이브>처럼….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0호 (2017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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