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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한 점에 와인 한 모금 나노하나(菜の花) with 샤또 생 미셸
기사입력 2017.02.24 10: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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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이 뜨고 있다고 말하면 구세대죠. 이미 오래 전에 훌쩍 떴어요. 지금은 홍대상권 저리 가라입니다.”

연남동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살았다는 부동산 아저씨의 말마따나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주변 일대는 이미 핫플레이스가 됐다. 일등공신은 뭐니 뭐니 해도 경의선숲길이다. 서울 효창동에서 가좌동까지 이어지는 총 6.3㎞의 선형공원인데, 2005년부터 지하화하기 시작한 경의선 상부 유휴 부지를 2011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공원으로 단장했다. 길마다 원효로 구간, 새창고개 구간, 대흥동 구간, 신수동 구간, 와우교 구간, 연남동 구간으로 나뉘는데, 그중 다양한 먹을거리와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즐비한 연남동 구간에 젊은 층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원 주변뿐만 아니라 사이사이 골목마다 혹할 만큼 화려한 카페나 이색 레스토랑이 자리한 걸 보면 이미 떴다는 부동산 아저씨의 말, 괜한 허풍이 아닌 제대로 된 팩트다. 덧붙여 부동산 가격은 어떠냐고 재차 물었더니 아저씨의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이곳은 중국요리집이 많아요. 그래서인지 이미 수년 전부터 화교나 중국인들의 투자가 많았어요. 연남동에는 단독주택을 개조한 사무실들이 많은데, 주인이 중국인이에요. 세입자가 개조 비용 내고 사무실을 차렸는데, 집값이 2배 가까이 뛰다 보니 월세도 올리는 추세입니다.”

이번엔 ‘일례로 그런 경우도 있다’는 단서가 붙어야 하지만 어쨌거나 연남동이 뜨긴 제대로 떴다. 서론이 길었다. 럭스멘이 2월에 찾은 베스트레스토랑은 연남동 동교로 초입에 자리한 퓨전일식집 ‘나노하나(菜の花)’다.

주방을 책임지는 신현종 셰프와 홀을 책임지는 이선희 씨.



▶작지만 알찬 메뉴, 꼭 한번 들르고 싶은 분위기

주중엔 20~50대, 주말엔 주로 20~30대가 찾는다는 이곳은 문을 열고 들어서면 7개의 의자가 놓인 바를 중심으로 4개의 테이블이 놓인 홀과 작은 방이 자리하고 있다. 평일엔 오후 5시 30분부터 새벽 1시(금·토 2시)까지 문을 열고 일요일은 지켜 쉰다는데, 저녁에만 집중하는 모습에서 은근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지난해 4월에 오픈했는데, 많이 찾아주시네요. 요즘엔 소개팅하는 분들이 많아지셨어요.” 홀을 담당하는 이선희 씨가 나노하나를 소개하자 바 뒤에서 분주하던 신현종 셰프가 회를 뜨기 시작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합이 척척 맞는 두 사람은 같은 곳에서 출퇴근하는 부부다. 부부는 점심시간에 출근해 오후 2시경 생선을 잡아 서너 시간 숙성한 후 영업을 시작한다. 새벽에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면 매일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신선한 재료를 구한다는데, 겨울엔 방어와 굴이 좋다며 모듬회(3만원)를 상에 올렸다. 광어와 방어, 연어, 굴, 새우, 청어, 전복이 어우러진 회 한 접시는 말 그대로 실하다. 맛도 맛이지만 굳이 가성비를 따진다면 이만한 곳이 없다. 이 복된 날에 함께한 와인은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한 미국 워싱턴주의 샤또 생 미셸이 빚은 리슬링(샤도 생 미셸 콜럼비아 밸리 리슬링)과 메를로(샤또 생 미셸 인디언 웰스 메를로). 우선 방어 한 점에 한 모금 밀어 넣은 리슬링이 은은하다. 가격대비 품질이 좋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리슬링으로 손꼽힌다는데, 살짝 드라이한 맛과 사과향이 어우러지며 회 한 점의 식감을 더 찰지게 만들었다.

나노하나는 부부가 운영하는 퓨전일식집이다.

다음으로 상에 오른 요리는 이 집의 ‘이베리코 레세보 하몽+우니한판’과 신메뉴라는 ‘양고기 구이’. 먼저 바 한쪽에 자리한 하몽을 얇게 떠 우니(うに·성게알젓)와 함께 먹는 요리는 리슬링과 메를로 모두 적당히 어울렸다. 일반 레스토랑이나 일식집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메뉴인데,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고 푸짐했다. 셰프가 직접 먹기 좋게 썰어주는 양고기 구이는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메를로와 천생연분이다.
아직 메뉴엔 올리지 않은 신무기라는데, 고급 레스토랑의 양고기 요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마무리는 일본식 대창전골인 ‘모쓰나베(もつ鍋)’. 마장동에서 구입했다는 생대창을 가지런히 놓고 따로 육수를 내 끓여낸 전골은 요리를 담아낸 모양새만큼이나 깔끔하다. ‘전골이 와인과 어울리겠어?’란 생각, 대창 한번 베어 물면 싹 달아난다. 정말이냐고? 직접 경험해보시길.

[안재형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7호 (2017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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