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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금융권 습격, 혁신의 메기일까 예속의 시작일까… 카카오·네이버·토스 진격에 당국은 규제 카드로 맞불
기사입력 2020.08.27 15: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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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BigTech)’들이 강력한 플랫폼의 힘을 앞세워 금융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목표는 ‘생활금융 플랫폼’이다. 네이버나 카카오톡 안에서 고객들이 금융과 쇼핑 등 모든 생활을 한 번에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기존 금융사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상품과 서비스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한편으로는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의 금융업 진입과 규제 적용에 대한 논란도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동일업무·동일규제 원칙’을 언급하는 등 ‘금융권 달래기’에 나섰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금융권은 물론 빅테크도 물러서지 못하는 현안이 산적해있는 탓이다.

▶진격하는 빅테크, 부상하는 핀테크

정면 돌파 방식으로 금융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는 이미 은행, 증권사업을 하고 있고, 보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는 전자금융업자인 카카오페이를 통해 2017년 금융업에 진출했다. 간편송금·결제 서비스에서 시작한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증권과 연계해 각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카카오페이 선불 충전금인 카카오페이머니를 카카오페이 증권 계좌로 바꾸면 전월 실적, 한도에 상관없이 연 0.6%(세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고객이 자유롭게 원하는 금액을 넣었다 빼는 게 장점이다. 매주 평균 보유액에 대해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얻을 수 있다. 일반 예탁 계좌라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도 가능하다. 서비스 시작 4개월 만에 140만 명 넘는 고객이 계좌를 만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목표는 고객들이 소액 투자로 재미를 맛보고, 조금씩 큰 금액을 투자하게 만드는 것이다. ‘동전 모으기’와 ‘알 모으기’ 이벤트도 고객들이 쉽게 재테크 습관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이다. 동전 모으기는 카카오페이로 온·오프라인 결제를 하면 1000원 미만 남은 금액을 미리 정한 펀드에 투자하는 이벤트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1100원짜리 상품을 구매하면 남은 900원을 모아 투자하는 것이다. 알 모으기는 카카오페이 결제 때 받은 알 리워드의 2배 금액이 미리 정해진 펀드에 투자된다.

은행인 카카오뱅크에도 ‘재미’와 ‘실속’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다양한 금융 상품이 있다. 카카오뱅크 입출금 통장 안에 추가로 여유자금을 보관하는 보통 예금 계좌 ‘세이프박스’는 대표 상품이다. 금리는 연 0.5%이고 한도는 1000만원이다.

‘26주적금’은 가입금액을 1000원·2000원·3000원·5000원·1만원 중 선택해 26주 동안 적립하는 상품이다. 매주 최초 가입금액만큼 자동이체 금액이 늘어나 저축하는 방식이다. 납입에 성공하면 매주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제공된다. 적금 도전과 성공 이야기를 적어 친구나 가족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할 수도 있다.



‘저금통’은 계좌의 잔돈 1원부터 999원까지 매일 조금씩 저금하는 상품이다. 최대 저축 한도는 10만원이고 저금통을 비우면 모인 금액을 전액 출금할 수 있다. 금리는 연 2%다.

네이버는 전자금융업자인 ‘네이버파이낸셜’을 중심으로 금융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포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른 금융사와 제휴해 금융 상품을 내놓는 게 네이버 전략이다.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30%를 보유한 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의 파트너다.

최근 출시된 ‘미래에셋대우CMA네이버통장’은 네이버쇼핑을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가입할 만한 상품이다. 미래에셋대우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으로, 네이버 앱에서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구매 실적에 따라 등급이 나뉘어 금리가 달리 적용된다. 전월 실적이 10만원 이상이라면 ‘골드’ 등급으로 100만원까지 연 3%, 100만원 넘는 금액엔 금리가 차등 적용된다. 전월 실적이 10만원 미만인 ‘실버’ 등급의 경우 1000만원 미만 시 연 1%, 1000만원 넘는 금액은 연 0.35%가 적용된다.

이 통장으로 네이버페이를 충전한 뒤 네이버쇼핑과 예약 등을 이용하면 결제금액의 최대 3%포인트가 적립된다. 예를 들어 전월 실적이 10만원 이상인 고객이 100만원을 CMA 통장에 넣으면 연 3%를 받고, 네이버페이를 충전해 100만원을 이용하면 최대 3%포인트를 받는 셈이다. 다만 CMA통장이라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추가로 얻을 수 있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도 출시됐다. 멤버십 회원은 매달 결제 금액의 20만원 한도로 기본 1%에 결제 금액의 4%를 추가 포인트로 받을 수 있다. 20만원 넘는 금액에 대해선 기본 포인트 1%에 멤버십 포인트 1% 등 총 2%가 적립된다. ‘마이 단골 스토어’에서 쇼핑하면 2%가 추가 적립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올 하반기 중소상공인(SME)을 위한 개인사업자 대출도 출시할 계획이다. 네이버에 입점해 있는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라면 최저 연 4%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중 67%는 금융 이력이 부족한 2030이라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렵다. 이 점을 파고들어 네이버파이낸셜은 단골 고객 비중과 구매 고객 리뷰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 사업자 신용등급을 새로 매겨 돈을 빌려주기로 했다. 대출 한도는 최대 수천만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와 ‘핀크’ 역시 기존 금융권과 다른 금융 상품들로 고객들을 찾아가고 있다. 우선 토스는 은행 계좌 잔돈을 모으는 ‘자동 저축’과 카드 결제액의 자투리 금액을 모으는 ‘잔돈 저축’ 서비스를 선보였다. 자동 저축은 토스에 연결된 은행 계좌에서 일주일에 한 번 소액을 자동 저축하는 서비스다. 고객은 ‘적극적으로 모으기’ ‘적절히 모으기’ ‘조금씩 모으기’ 등 3개 중 선택해 저축 금액을 조절할 수 있다.

토스머니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1000원 미만 잔돈을 모아주는 ‘잔돈 저축’ 서비스도 있다. 토스머니카드는 은행 계좌가 연결된 ‘토스머니’에 연동해 체크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잔돈 저축 기능을 설정해주면 나머지 금액이 자동 저축된다.

토스의 송금과 토스머니카드, 결제 등을 자주 이용한다면 토스 유료 멤버십 서비스 ‘토스프라임’도 이용해볼 만하다. 이용료는 월 3900원으로, 가입 첫 달은 무료다. 토스프라임 서비스에 가입하면 토스에서 계좌 송금 1건마다, 토스머니카드 결제 1건마다 토스머니 100원이 지급된다. 매달 최대 2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밖에도 내 계좌 간 송금 무제한 무료, 외화 환전 시 최대 100% 환율 우대 등 혜택이 있다.

핀테크 기업 핀크는 최대 연 5% 금리를 주는 ‘티 하이파이브(T high5) 적금’을 선보였다. 연 2% 기본금리에 적금 만기 때까지 5만원 이상 요금제를 사용하거나 통신비를 자동 이체하는 조건 등을 충족하면 연 1%포인트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또 KDB산업은행 마케팅 활용에 동의하고 적금 만기 때까지 SK텔레콤을 유지하면 연 2%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핀크가 하나은행과 손잡고 출시한 ‘하나은행 T핀크 적금’은 최대 연 2.3% 금리를 준다. 기본금리 연 1.35%에 SK텔레콤 이동통신비 자동 이체 시 연 1%포인트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금융권·빅테크 규제 두고 ‘동상이몽’

이 같은 빅테크의 금융업 진입에 금융권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소규모 기업에 불과한 핀테크가 규제의 예외를 적용받는 것은 그렇다 쳐도 금융권의 위협할 수 있는 빅테크는 기존 금융회사들과 동등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게 금융권의 주장이다.

우선 금융위원회는 금융권과 빅테크, 금융당국이 함께 참여하는 ‘빅테크 협의체’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방침이다. 협의체는 금융위가 제시했던 ‘동일업무·동일규제’ 원칙과 관련해 금융권과 빅테크 간 의견차를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은 ‘마이데이터’ 보유정보 제공상의 비대칭성 문제다. 마이데이터 시행으로 빅테크가 금융정보를 확대하면서 빅테크에는 과도한 정보가 집중되는 반면, 금융회사가 빅테크로부터 받을 수 있는 정보 범위에는 한계가 있어 빅테크와 금융회사 간 서비스 격차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빅테크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보유한 가운데 금융회사의 개인신용정보까지 확보하게 된다”며 “서비스 범위가 확대될 수는 있지만 정보 집중이 과도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상호주의’에 입각해 빅테크가 보유하고 있는 쇼핑·결제 정보의 세부 내역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빅테크 업체들이 어디까지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IT업계 관계자는 “상품에 대한 검색부터 결제가 이뤄지기까지의 정보는 개인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원하는 대로 제공하기 곤란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와 빅테크 간 ‘규제차익’이 존재하는 부분 또한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은행·카드사는 비금융업에 대한 진출에 제약이 있어 금융과 비금융 ‘융복합 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려운 반면, 빅테크는 상대적으로 금융분야 진출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대출 영업 시 1사 전속주의가 대표적이다. 대출 모집인은 한 금융회사의 상품만을 중개할 수 있어 여러 대출상품을 동시에 비교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위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 1사 전속주의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어 다양한 금융회사의 대출상품을 동시에 비교해 금융소비자에게 유리한 금리를 제시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규모 핀테크 업체가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혁신금융서비스로 규제특례를 적용받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가 이 같은 특례를 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기존 금융회사에 1사 전속주의가 남아있는 한 빅테크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보험상품 판매와 관련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은행들은 특정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판매하지 못하게 돼 있고, 사망보험·자동차보험 등 일부 상품은 다루지 못한다. 특정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에 ‘몰아주기’를 할 수 있다는 점, 특정 판매채널에 보험상품 판매가 집중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해 방카슈랑스 규제가 마련됐지만, 빅테크에는 이 같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특정 상품 추천 비중에 대한 제한이 없고, 보험 추천은 ‘광고’여서 피해가 발생해도 법적인 책임이 없다는 게 기본적인 인식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빅테크에도 동일한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빅테크 측은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광고하는 것일 뿐 판매·중개하는 것이 아니고, 중개수수료가 아닌 플랫폼 이용료를 받고 있기에 해당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해서도 규제차익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은행·카드사 등 금융회사는 핀테크 업체에 지분 15% 이상을 출자할 수 있지만, 은행 위험가중치가 높게 적용된다는 점이 있다. 하지만 빅테크에는 이 같은 부담이 존재하지 않는다.

후불결제에 대한 논란도 남아있다. 금융위가 간편결제사업자의 후불결제 한도를 30만원까지만 허용하기로 했지만, 카드사들은 간편결제사업자들에도 건전성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은 총자산이 자기자본 대비 6배를 넘지 못한다는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빅테크 업계에서는 “후불결제는 여신기능이 아니라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소액 결제”라며 “후불결제가 허용되는 대신 업무범위에 맞는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간편결제 충전금에 대한 ‘리워드’ 지급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금융위는 이번 대책에서 선불결제 충전금 한도를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했다. 또 이 같은 이용자 자금에 대해 이자지급을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자금을 관리·운용하면서 발생한 수익을 바탕으로 ‘리워드’를 지급하는 것은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충전금이 예수금과 다를 것이 없고, 리워드 또한 이자와 다를 바가 없다는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충전금도 개념적으로 생각해보면 예수금과 다르지 않고, 이자와 리워드 또한 본질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리워드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좋은 것으로 플랫폼 경제의 좋은 촉매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보호 이슈도 있다. 빅테크가 관여하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규제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빅테크는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 제공이나 권유, 중개 등 업무로 수익을 얻지만 광고와 추천, 중개를 구분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도 전통적인 의미의 중개업자를 기준으로 제정돼 빅테크를 규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품추천 등 사업모델에서 플랫폼과 금융회사 간의 책임을 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금융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서 정의하는 금융상품의 판매, 자문과 관련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 모두 해당 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완전 판매 등과 관련해 빅테크의 책임과 의무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진·이새하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0호 (2020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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