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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효과로 직진 중인 코스피 어디까지? 증권사들 일제히 ‘하반기 2500 간다’ 전망
기사입력 2020.08.27 10: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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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나온 올해 코스피 전망은 대부분 상고하저였으며 코스피 밴드 상단 중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한 곳은 메리츠증권으로 2500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고 코스피는 1400선까지 위협받으면서 올해 전망들은 당연히 허황된 공수표가 되는 듯했으나 코스피는 오히려 3월 20일 저점 1457선까지 내려간 이후 빠른 상승을 보이며 8월 11일 2400선을 넘어섰다. 증권사들은 다시 2020년 하반기 코스피 전망을 거의 2500선까지 일제히 올리고 있으며 지금의 유동성 장세가 계속된다면 코스피는 상고하고로 간다고 보는 의견이 주류가 됐다. 최근 들어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이 코스피 밴드 상단을 2500으로 조정했다. 연초에 비해 50~150 이상을 올린 것이다.

지금 국내 증시가 강한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유동성 효과다. 미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이 주식시장은 물론 자산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5월 말을 기준으로 국내 부동자금(일정한 자산으로 투기적 이익을 얻기 위해 시장에 유동하고 있는 대기성 자금) 규모는 1310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1월 말과 비교해 142조원 증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5.18포인트 오른 2437.53으로 장을 마감한 8월 13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증시 주변 자금 또는 증시 대기 자금이라고 일컬어지는 투자자 예탁금의 경우는 8월 초 50조원을 넘어서 올해 들어 20조원 넘게 늘어났다.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8월 중순 16조원 가까워졌다.

특히 그동안은 증시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던 개인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공격적으로 매수하면서 증시의 가장 강력한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3월 11조원이 넘는 금액을 우량주 위주로 저가 매수하면서 4월엔 3조8124억원, 5월 3조7835억원, 6월엔 3조8144억원을 매수했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던 7월에도 2조2389억원을 순매수했다.

미중 갈등 리스크 완화 기대감과 이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 2018년부터 본격화된 미중 무역 갈등 영향으로 국내 증시는 다른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훼손되면 국내 주요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서였다. 그러나 최근엔 미중 갈등 양상이 중국이나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중 제재는 강화되고 있지만 위안화달러 환율은 1달러=6.9위안에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미중 간 갈등이 심화될 때 달러당 7위안이 넘어서면서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했던 것과는 반대 모습이다. 작년만 하더라도 11년 만에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하면서 원화 가치까지 위협을 받곤 했는데 최근엔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대중 수출 역시 6월 7월 2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하며 이전과 달리 미중 갈등 이벤트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갈등 문제가 코로나19 이전보다 국내 주식시장에 제한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유는 낮아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확률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성공적 코로나 방역과 실적 선방으로 코스피 체질 달라져

또한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상대적으로 잘 통제되고 있는 것도 증시엔 긍정적이다. 주요국의 코로나19 완치율을 비교해보면 한국은 93.8%로 가장 높은 완치율을 보여주고 있는 방역 모범국이다. 각국의 제조업 감소폭은 대만 다음으로 양호하다.

또한 코로나19발 경제 충격에도 OECD 국가 중 2020년 한국 성장률이 가장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OECD가 전망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2.1%인데 이는 일본 -5.8%, 미국 -8%, 영국 -10.2%, 이탈리아 -12.8%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다. 거기다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에서는 수출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신흥국 중 제조업 비중이 높은 아시아 신흥국은 2020년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고 있으며 아시아 신흥국 중 한국의 경상수지가 가장 양호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선 당연히 최악을 예상하고 포기하다시피한 주요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들이 선방하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컨센서스 대비 코스피와 코스닥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8.2%, 11.6% 상회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글로벌 카메이커들 중에선 거의 유일하게 2분기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대한항공은 다른 글로벌 항공사들이 조 단위의 분기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1485억원의 분기 흑자를 봤다.

▶달러 약세로 신흥국 증시 호재

달러화 약세로 인해 신흥국 증시로 분류되는 한국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는 측면도 있다. 올해 3월 이후 7월 한 달을 빼고는 꾸준히 코스피를 순매도한 외국인들이 돌아올 가능성도 달러 약세에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미국의 본원통화 증가율이 주요국을 압도하며 달러화 약세를 견인하고 있다. 미국의 본원통화 증가율은 유로존에 비해서 50% 이상 증가했기 때문에 유로화에 대비한 달러화 약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신흥국 로컬통화에 대비해서 마찬가지다. 특히 유럽이나 일부 신흥국에선 미국보다 코로나19 방역상황이 긍정적이었고 이 때문에 경기 회복 모멘텀 역시 높기 때문에 달러화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다. 3월 위기 상황에서는 최고의 안전자산이자 현금으로 달러화 가치가 고공행진했지만 최근엔 위험회피 성향이 줄어들면서 달러화 투자 매력은 낮아진 것이다.

달러화 약세는 글로벌자금의 위험자산 선호현상의 대표적 시그널이다. 달러화 약세가 진행되는 미국 시장에 머물던 돈이 신흥국으로 간다. 지금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이면에는 ‘강한 달러’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진행되고 있는 달러화 약세는 국내증시의 외국인 투자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월 중순 이후 위험자산 선호가 개선되면서 달러화가 추가 약세를 기록하며 달러화지수가 90을 하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09년 금융위기 때도 연준의 양적완화 영향으로 75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한국판 뉴딜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35조원 규모의 3차 추경에 이은 디지털 및 그린 뉴딜을 축으로 한국판 뉴딜정책 추진은 신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 및 산업 패러다임 변화 방향성을 담고 있음이 국내 증시에 선반영되고 있다.

▶호재 만발 코스피 최고점 넘어설까

코스피가 최고점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은 올해 상승장에서 보여준 달라진 모습에 있다. 지금까지는 삼성전자라는 반도체 대장주를 외국인이 사야 지수가 오르는 방식이었다면 올해 상승장에선 두 가지의 의존도가 현저히 낮아졌다.

특히 역사적으로 볼 때 코스피의 신고가 경신 국면에는 모두 새로운 성장 산업이 등장했는데 이번에도 BBIG(Battery, Bio, Internet, Game)라고 불리는 일명 언택트·헬스케어·2차전지주가 시장을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는 뚜렷한 대장주가 없었는데 최근엔 2차전지 대장주인 LG화학과 바이오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SK하이닉스의 시총을 위협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신고가 경신 국면에는 모두 새로운 성장 산업이 등장했다”며 “최근 코스피 시가총액 10위 기업들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성장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어 이제부터는 이익증가율보다 절대 이익 수준과 코스피 이익 증가 기여도를 감안해 주도주를 선별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1999년 통신, 2010년 자동차, 2017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코스피 시총 상위 10위권에 새롭게 진입하면서 코스피 절대 이익 증가에 기여하며 상승 랠리를 이끌었다. 위기 이후 유동성 효과를 기반으로 지수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이익 증가율이 중요할 수는 있지만 회복을 넘어 신고가를 경신하기 위해서는 절대 이익 수준과 이익 비중의 확대 여부가 중요한데 지금의 주도주들이 그 역할을 하면 신고가 경신 역시 가능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020년을 저점으로 2021~2022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8%,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률 추정치를 기반으로 만든 수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의 예상 흐름도를 통해 코스피 경로를 예측해보면 2021년 상반기 중 코스피는 신고가를 만들 가능성이 높고 2800선까지도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실적 반등이 코스피 밸류에이션 부담 줄일 것

현대차증권 역시 코로나19 방역 성공에 따른 국가 이미지 재고, 글로벌 경기회복 국면 한국 수출 개선,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주식시장 할인율 하락으로 코스피의 상승 흐름을 전망하면서 이번 상승장에서 코스피는 역사적 고점인 2598.2를 넘어 2650선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효과로 코스피는 38개월 만에 직전 역사적 고점 2068을 넘어선 것처럼 이번에도 코스피의 역사적 고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코로나19발 경기 충격과 실적 악화로 13배까지 상승했다. 2018년만 해도 8배까지 하락했다가 실적 악화와 주가 상승이라는 두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것이다. 그러나 12개월 선행 EPS 성장률 또한 39%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부담은 완화될 수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12개월 ROE가 8%까지 개선되고 한국 주식시장 할인율이 7.7%까지 하락한다면 코스피는 26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2650까지 상승해도 PBR는 1.04배 수준으로 10년 평균인 1.08배를 하회하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장기적으로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계속 쉼 없이 우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중 무역분쟁이나 주요국 재정적자로 인한 국가 부채 가시화와 같은 예상치 못한 위기가 올 때 약세장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유동성이 확장되는 국면에서도 지수는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연말 미국 대선 등 정책 변수도 있다. NH투자증권은 2300대로 내다봤던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았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를 단기 고점 상태로 보고 있고 향후 정책 변수에 따라 흔들릴 수 있는 요인이 많기 때문에 조정이 한 번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LG화학 연구원들이 리튬이온폴리머를 살펴보고 있다.

▶성장주 유망하나 바벨 전략 필요

이번 상승장이 BBIG로 압축되는 성장주가 이끌어온 만큼 앞으로의 투자 전략 역시 성장주 보유비중을 유지하거나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6월 초나 8월 초 미국이나 한국 증시에서 성장주가 다소 주춤하고 가치주가 오르는 순환매 국면이 있었지만 그 기간이 짧았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기존 주도 업종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성장이 희소한 국면에서는 국내외 모두 성장이 전망되는 기업인 언택트 관련 기업으로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물론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고 있고 연내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와 함께 가치주의 반등도 예상할 수 있다. 주식시장 반등에도 여전히 그동안 소외되었던 업종 중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은행, 보험, 건설, 조선 등 경기 관련 가치주까지 함께 담아가는 바벨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가치주에 긍정적인 뉴스는 외국인들의 귀환 가능성이다. 외국인 비율이 높은 은행, 반도체는 그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이 올 초부터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달러화 약세로 인해서 외국인들이 다시 귀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언택트, 바이오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선 밸류에이션 논란이 이미 나오고 있다.
유동성이 집중되면서 기업 실적 향상에 비해 주가가 훨씬 더 많이 올라 과열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반등을 보면 오히려 기업실적 추정치 회복분 반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미국 나스닥 성장주 역시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오른 주가로 밸류에이션 논란은 있지만 미 연방은행의 경기체감지수, 경기 선행지표, 제조업 PMI 등을 보면 기업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성장주가 대거 시총 상위주로 편입한 코스피도 과거처럼 밸류에이션 부담이 해소될 여지가 있다.

[김제림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0호 (2020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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