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천태만상 카카오톡 주식 리딩방, 잘해도 쪽박 잘못하면 형사처벌
기사입력 2020.07.29 17:09:44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직장인 A씨는 최근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주식 리딩방에 가입하면 “최소 50~200%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광고메시지를 보고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러나 방장은 가입 당시 설명과 달리 추가 금액을 내고 VIP관리방에 가입해야 수익을 볼 수 있다며 VIP관리방 가입을 유도했다. 30여 명의 채팅방 멤버들이 입금확인을 순차적으로 완료하자 방장은 다음날 바로 잠적했다.

# 가정주부 B씨는 맘카페 게시글을 통해 알게 된 텔레그렘 주식 리딩방에 총 900만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1년을 계약했다. 처음 3일간 수익을 보던 B씨는 이후 생각만큼 수익도 없고 오히려 손실을 입게 되자 3개월 만에 중도해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운영자는 1년 중 1개월만 유료기간이고 나머지 11개월은 무료기간이기 때문에 환급할 금액이 없다며 환불을 거부했고 결국 방에서 쫓겨났다.

# 직장인 C씨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주식 리딩방에 가입해 한 달에 300만원에 달하는 고액의 이용료를 내고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하던 중 손실을 입게 됐다. 뒤늦게 대출상환을 위해 환불을 요구했지만 방장은 정보이용료 외에 ‘교재비’ 등 명목으로 이용료의 대부분을 공제한 후 소액만 환급을 해줬다.



“일주일 정도 종목 받아보시고 그 다음에 확신이 드시면 결정하세요. VIP들에게는 하루 2종목씩 나갑니다. 매수·매도 타점도 알려드립니다. 한 달 기준 99만원, 3·6개월 단위로 선납하시면 할인 가능합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소위 ‘주식 전문가(리더)’가 실시간으로 특정 종목의 주식을 매매하도록 추천하는 ‘주식 리딩방’이 성행하고 있다. 기존 문자메시지나 스팸메일을 통해 사람을 모으던 불법리딩방이 스마트폰 메신저 속으로 창구를 옮긴 셈이다.

리딩방의 모습은 대개 비슷하다. 자칭 리더가 종목과 매수목표가를 제시한다. 대다수 회원들은 ‘눈팅’만 하면서 종목을 매수한다. 그러나 일부는 리딩에 따라 매수를 진행하고 인증하기도 한다. 일부는 플러스 수익률을 인증하며 방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이 중에는 순수한 회원도 있지만 대다수 방장과 함께 움직이는 일당인 경우가 많다.

“1억 벌 때까지 가즈아~.” “2배까지 홀딩요.” “이왕 가는 거 10억 벌고 나옵니다!”

불가능에 가까운 희망을 담은 톡이나 회원들끼리 사담도 많이 오간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하나의 주제나 친분을 위해 단체방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생겨난 2015년 이후 이러한 주식 리딩방은 서서히 늘어나 코로나19 이후 동학개미운동이 본격화되자 급증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톡을 통해 종목을 논의하고 손실을 입었다는 고객들이 상당히 많다”며 “코로나19 이후 주식 시장에 뛰어든 개미들이 늘어나며 이들을 타깃으로 한 리딩방이 이전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오픈카톡방에 익숙한 2030세대는 주식 리딩방 특수를 이끌고 있다. 2017년 비트코인 열풍부터 코인 리딩방이 성행했지만 이제는 주식 시장 특수를 맞아 100~1400명씩 모인 리딩방의 주축이 된 것이다. 자신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아도 채팅참여가 가능한 만큼 주식리딩세력 역시 부담이 적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텔레그램 기반 리딩방 역시 보안성이 우수해 성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을 통해 운영되는 주식 리딩방은 적게는 수천 개 많게는 수만 개가 운영 중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테마주·급등주 세력 역할에

원색적인 정치토론도 성행

하루하루 ‘테마’에 민감한 급등주를 찾다보니, 주식방은 심심치 않게 정치토론이나 시사방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특히 ‘〔속보〕이낙연, 전대 7일 출마 선언’ ‘박원순 시장 사망’ 등 정치적인 이슈를 담은 ‘핫한’ 뉴스를 띄우고 관련 테마주를 ‘관종(관심종목)’으로 찜하거나 매수 권고를 하기도 한다. 매수매도 추천이 뜸한 시간대에는 정치나 부동산 관련 이슈에 관해 토론회가 열리기도 한다. 정부의 정책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상대방을 비방하는 표현들도 고스란히 남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갈등도 일어난다.

급등주·테마주 위주의 단기적인 리딩방에 참여할 수 없는 직장인을 위한 맞춤 서비스(?)도 존재한다. 일종의 스윙(3~7일 보유하는 종목) 가능한 종목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잦은 톡이 부담스러운 직장인들을 위해 매수·매도 종목에는 ##, @@ 같은 특수문자를 붙이거나 공지를 통해 대화창 알림을 끄고도 특정 문자에는 알림이 떠서 매수·매도 시점을 놓치지 않게 배려하기도 한다.

방의 인원이 늘어나고 하나의 리더가 여러 개의 방을 운영하다 보니 그 자체로 시세조작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 방의 인원이 1000여 명이고 각각의 자금이 3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한 유료방에서 움직이는 굴릴 수 있는 돈은 약 300억원이 된다”며 “방을 여러 개 움직이는 리더의 경우 선취매를 한 후 주식을 추천하면 특히 거래량이 적은 종목의 경우 시세가 엄청나게 출렁일 수 있어 충분히 세력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딩의 영역은 주식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환율과 원유, 주가지수, 금, 은, 비트코인 등이 ‘10초, 30초, 1분, 2분, 5분, 10분’ 뒤에 오를지 내릴지 맞히는 마진거래(증거금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투자)에도 리딩방은 성행한다. 24시간 동안 32개 상품에 투자해 ‘최대 150% 수익’을 내면 주식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고 회원들을 홀린다. 순간순간 수익금과 손실금이 변하고 확률은 반반인 ‘홀짝 게임’을 하는 동안에 리더는 초 단위로 종목을 불러주면 회원들이 매수·매도 완료 메시지를 남기는 모습은 꽤나 흥미진진하다.



▶시세조작 연루·1:1자문 특히 주의

주가 조작 혐의가 없다면, 유료방이든 무료방이든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다. 현행법상 특정인이 일방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사라’ ‘좋다’고 말하는 투자 ‘조언’ 행위에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유사투자자문회사든 무등록 업체든 일대일 개별로 투자 ‘자문’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최근 성행하는 1:1자문방이나 VIP종목추천방은 불법행위인 셈이다. 다만 주식 리딩방은 금융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유사투자자문업자나 일반 개인이 운영하며 수익률과 종목 적중률 등 근거 없는 실적을 내세우며 수백만원에 달하는 높은 이용료를 지불하도록 유인하는 경우가 다수다.

이렇게 수익률을 허위·과장 광고하거나, 유료방 회원비 환급을 거부·지연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무엇보다 대다수 ‘주식 리딩방’ 운영자는 인가 받은 금융회사가 아닐 뿐더러 특히 전문성을 보장할 수 없고 소비자를 보호할 안전장치도 부재하다. 대표적으로 이용료 환불이나 지연·거부되는 경우가 빈번하고, 리딩방 운영자의 추천대로 주식을 매매하였다가 큰 손실을 입은 경우에도 보전 받을 방도가 없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허위·과장광고에 현혹된 투자자들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유료회원’으로 가입한 후 투자 손실 및 환불 거부 등의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더 나쁜 경우에는 주가조작과 같은 중대 형사사건에 연루되기도 한다. 현행법상 투자자가 리딩방 운영자의 매매지시를 단순히 따라하였다가, 의도치 않게 주가조작 범죄에 연루되어 검찰 수사 및 형사재판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주식 리딩방 운영자가 추천 예정인 종목을 미리 매수한 후, 회원들에게 매수를 권유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올려 이득을 취하는 경우다. (※주가조작은 징역 1년 이상의 형사처벌 대상)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식 리딩방에 계속 가입할 우려가 있어 지난 6월 주식 리딩방에 대한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FX마진거래 리딩방도 성행

사설업체 중심 소비자 피해

“FX○○은 외환(호주 달러, 영국 파운드) 환율 예측으로 매수·매도를 체결해 87% 수익을 발생하는 신개념 재테크입니다.” “이번에 유튜브 광고 보고 FX○○ 시작했다가 완전 대박 났잖아. 한 달 만에 포르쉐 끌잖아요.”

금융소비자들의 자산을 위협하는 또 다른 세력이 성행하고 있다. FX마진거래는 다른 통화 간 환율 등락과 연동해 환위험 회피 또는 시세 차익을 노리는 외환 파생상품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FX마진거래를 하려면 금융당국 인허가를 받은 증권사 등을 통해야 하며, 증거금 1만달러(약 1200만원)를 납입해야 한다. 그러나 사설 FX마진 업체는 증거금 납입이 부담스러운 소비자 심리를 악용해 업체가 투자자 주문과 손익 정산을 대행하는 이른바 ‘FX렌트’ 방식을 내세우면서 ‘소액으로 FX마진거래가 가능하다’며 투자자를 유혹한다. 인기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고액 재테크로 단숨에 소문이 나자 2030 젊은 층과 주부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FX마진거래의 모방에 불과하며 소재만 환율일 뿐 사설 도박의 ‘홀짝’ 베팅과 다를 바 없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15년 9월 대법원 판례는 FX렌트 거래에 대해 “속성상 투기 목적으로만 이용될 수 있을 뿐이고 환율 변동의 위험을 회피하는 경제적 수단으로는 사용될 수 없는 구조”라며 “단시간 내에 환율이 오를 것인지 아니면 내릴 것인지를 맞추는 일종의 게임 내지 도박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최근에는 사설 FX마진거래 업체가 ‘도박공간개설죄’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설 FX마진거래 업체들은 여전히 인터넷과 SNS에서 허위·과장 광고를 게시해 소비자 오인을 초래하고 있다. ▲실제 FX마진거래 내용을 기술하거나 ▲거래약관과 투자 리스크 경고 등을 게시하고 ▲외국 금융당국 인허가를 받은 것처럼 위장하거나 ▲불법 업체 스스로 홈페이지에 ‘불법 업체를 조심하라’는 주의 문구를 게시한 사례도 있다.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해 초부터 5개월간 금감원에 접수된 피해·제보·상담 건수는 158건에 달했다. 이마저도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를 거치지 않은 전화 상담 또는 문의는 제외한 숫자다. 금감원은 “특히 자체 거래 프로그램을 내려받게 하는 경우는 대부분 불법 업체이므로 유의해야 한다”며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지 않은 FX마진거래 피해는 금감원의 민원·분쟁조정 대상이 아니며, 투자 피해 발생 시 소비자보호 제도에 따른 구제도 받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9호 (2020년 8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천태만상 카카오톡 주식 리딩방, 잘해도 쪽박 잘못하면 형사처벌

제로금리 시대에 연 5% 금리… 카드 사용액 따라 고금리 예금, 저축은행 특판상품 인기몰이

서부선 추진 최종 확정… 수혜 단지는 어디, 서대문·은평구 등 기대감 상승에 호가도 Up

줄 잇는 리츠 상장, 투자는 어떻게… 배당수익률, 시가 아닌 공모가 기준 감안해야

SK바이오팜 대박에 대어급 ‘물량확보戰’ 치열… 교촌에프앤비, 빅히트엔터 등 잇달아 기업공개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