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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장수의 시대 유병자보험이 뜬다… 고령화에 수요 늘어, 항암치료 특약까지
기사입력 2020.07.29 16: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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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병장수(無病長壽)의 시대는 가고, 유병장수(有病長壽)의 시대가 도래했다.’

바야흐로 ‘호모 헌드레드’다. 100세까지 사는 것이 이제 기본인 시대가 온 것이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의 경우 평균 수명이 120세를 넘을 것이라는 학계 연구도 있다. 이제는 병 없이 튼튼하게 살기를 바라기보다, 병과 공생하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방식이 됐다.

통계청에서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9’ 보고서를 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이미 80세를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기본적 지표에는 기대수명 또는 0세에서의 기대여명이 있다. 건강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이라고 할 때, 기대수명의 길고 짧음은 사회적 역량의 기본 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지속적으로 올라 1987년 70세를 넘어섰고, 2017년에는 82.7세가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기대수명은 미국 78.6세, 영국 81.3세, 네덜란드 81.8세, 프랑스 82.6세, 독일 81.1세, 이탈리아 83세 등의 분포를 보인다. OECD 국가 국민의 평균수명은 80.7세로 우리나라가 2년이나 더 길다.

기대수명은 익히 알려진 대로 남자보다 여자가 더 길다. 1970년에 남자 58.7세, 여자 65.8세로 이미 7.1세의 차이가 났고, 2017년에는 남자 79.7세, 여자 85.7세로 남녀 간 수명 차이가 여전히 6세를 보였다. OECD 주요 국가들의 남녀 간 수명 차이는 2017년 기준 독일 4.7세, 영국 3.6세, 미국 5세, 프랑스 6세 등이다. 남녀가 사회적으로 평등할수록 수명의 차이는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10년간은 와병상태를 보이는 노년층

인간의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 노년기의 삶이 점차 중요해지지만, 이 시기에 많은 노인들이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활발하게 외부활동을 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수년간 또는 수십 년을 병원이나 양로원, 가정에서 와병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를 감안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기대수명에서 건강에 문제가 생겨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을 측정하고 있다. WHO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73세로 WHO 기준 기대수명인 82.7세와 9.7세의 차이가 난다. 즉, 평균적으로 10여 년간은 병원 등을 오가며 건강하지 못한 노년 생활을 보낸다는 의미다. 일본도 기대수명이 84.2세, 건강수명은 74.8세로 역시 9.4세의 격차를 보인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독일 71.6세, 프랑스 73.4세, 영국 71.9세, 미국 68.5세 등의 건강수명을 보였다. 건강수명의 측면에서도 한국인의 건강상태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서 대등한 수준으로 볼 수 있지만 유병장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 높은 편이지만 한국인들의 건강염려증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유별나다. OEC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5세 이상 국민 중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음’ 또는 ‘매우 좋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인 주관적 건강상태는 2008년 43.7%, 2010년 37.6%, 2014년 32.5%, 2017년 29.5% 등으로 계속 하락추세다. OECD 국가들의 2017년 평균은 67.9%인데 한국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것은 기대수명이나 건강수명 측면에서 한국인이 양호한 건강상태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으로는 상당한 건강 불안감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통계청이 조사한 주관적 건강 평가에서도 2018년 48.7%가 ‘좋다’라고 응답했다. 이 역시 과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오른 유병률

노년층의 질병상태를 볼 수 있는 총괄적 지표는 유병률이다. 통계청 보고서에 따르면 유병률 측정에는 통상 조사 시점 이전 2주 동안의 질병 상태를 경험한 사람들의 비율을 의미하는 2주간 유병률이 사용된다. 지난 10여 년간 2주간 유병률은 10% 후반대에서 20% 중반대까지 상승했다. 2018년 2주간 유병률은 27.5%이며 와병일수는 0.5일이었다. 사망률은 남자가 높지만 유병률은 일반적으로 여자가 더 높다.

노년층을 어렵게 하는 주요 만성질환의 경우 대사성 질환인 당뇨병과 고혈압의 유병률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30세 이상 인구의 당뇨병 유병률은 2001년 8.5%, 2005년 9.1%, 2013년 11%, 2015년 9.5%, 2016년 11.3%, 2017년 10.4%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당뇨병 유병률의 증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2015년 기준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한국이 7.2%로 OECD 국가 평균인 7%를 약간 상회한다. 특히 선진국보다는 터키 브라질 인도 중국 등 신흥국에서 급증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암의 경우 발생률이 계속 증가하다가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립암센터의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새로 보고된 암 환자 수, 즉 암 조발생률은 2001년 232.3명에서 2005년 302.2명, 2010년 417.0명, 2012년 452.5명으로 높아졌다가 이후 감소하며 2016년에 448.4명이 되었다. 한 시점에서의 인구 대비 암 환자 수를 의미하는 암 유병률은 2016년 기준 3.4%다. 세계표준인구로 보정된 한국의 연령표준화 암 발생률은 2016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69.0명으로 OECD 국가 평균 300.3명보다 낮은 수준이다. 안타까운 점은 우리나라는 고령층일수록 암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사망원인으로는 암이 1위이고 심장 질환과 뇌혈관 질환 같은 순환기계 질환, 폐렴, 자살이 뒤를 잇는다. 암에 의한 사망은 1995년 인구 10만 명당 110.5명에서 2018년 154.3명으로 증가했다. 암 사망률은 폐암, 간암, 대장암, 위암 등의 순으로 높다. 순환기계 질환에 의한 사망은 1995년 138.9명에서 2009년 109.2명까지 감소했다가 서서히 증가해 2018년에는 122.7명이 되었다. 아쉬운 부분은 자살이다. 자살은 1995년 10.8명에서 2011년 31.7명까지 증가했다가 점차 감소해 2018년 26.6명이 되었다. OECD 국가의 자살률 평균이 11.5명인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아직 월등하게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보험

유병장수의 시대가 되면서 유병자를 대상으로 한 보험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산업이 사실상 포화가 된 상태에서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해 유병자까지 기꺼이 떠안겠다는 것이다. 유병자들은 이미 병치레를 한두 차례 해봤기 때문에 보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이런 사람을 대상으로 한 보험영업은 상대적으로 쉬울 수밖에 없다. 유병자 입장에서도 병원 치료비가 한두 푼 드는 게 아닌데, 이를 보험으로 충당할 수 있다면 노후생활에 더할 나위 없는 보탬이 되는 상황이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구조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보험’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삼성생명은 아예 수술과 입원한 적이 있는 사람도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7월부터 판매된 삼성생명의 ‘S간편 종합보장보험’은 암·뇌혈관질환·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보장하며 8대 중증질환 외 수술·단기입원 이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다. 8대 중증질환은 암 간경화 만성투석 파킨슨병 루게릭병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이다.

기존 간편보험은 모든 수술과 단기 입원 시 고객이 별도로 보험사에 고지해야 했다. 반면 이 상품은 업계 최초로 최근 2년 이내 수술과 5일 이하의 입원 이력이 있어도 고지 없이 가입할 수 있다. 단 최근 5년 내 8대 중증질환으로 진단·수술·입원했거나 2년 내 같은 질병으로 30일 이상 투약한 이력이 있으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가입 전 기본 고지항목 또한 일반 상품에 적용되는 9가지에서 3가지로 크게 줄였다. 3가지 기본 고지항목은 최근 3개월 내 진찰이나 검사를 통한 입원·수술·재검사에 대한 필요 소견, 2년 내 6일 이상 입원·30일 이상 투약, 5년 내 암·간경화·만성투석·파킨슨병·루게릭병·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으로 인한 진단·수술·입원 이력 여부 등이다.

‘S간편종합보장보험’은 주보험에서 재해 사망을 보장하며 특약을 통해 주요 질병사망 원인인 암·뇌혈관질환·심혈관질환 등을 보장한다. 또 고령층에 자주 발생하는 질환과 수술은 물론이고 업계 최초로 간편보험에서 법정감염병으로 인한 중증도 이상의 폐렴진단까지 보장한다. 또 이 상품은 삼성생명이 기존에 판매 중인 간편보험 대비 보험료는 낮으면서도 보장범위가 확대됐다. 예를 들어 디스크와 용종 등 경증질환 고객의 경우 기존 간편보험 대비 보험료가 약 22% 낮다. 아울러 부담보(가입된 보험 기간 중 특정 부위 및 질병에 대해서 일정 기간 보장을 제외해 조건부로 가입하는 것) 없이 가입 즉시 보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 환자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걸렸던 질병인 기왕증도 보장한다. 재해골절 수술특약도 신규 부가해 특약 가입 시 연 3회까지 50만원의 수술비를 보장한다.

가입연령은 주보험 기준 만 30세부터 최대 80세까지이다. 보험기간은 15년 단위로 갱신(일부 특약 3·5년)되면서 최대 100세까지이다. 질병사망보장 특약의 경우에는 최대 85세까지 보장이 가능하다.



▶표적항암치료도 특약으로 보장 가능해져

최근에는 유병자 보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표적항암치료까지 집중보장해주는 특약도 출시됐다. 라이나생명의 ‘표적항암약물허가치료특약(갱신형)’을 간편고지 암보험 가입자도 가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심사 기준을 간소화해 유병자나 고연령자도 표적항암치료를 특약으로 추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5년 이내 고혈압·당뇨 등 10대 질병 진단을 받은 경우 가입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 상품은 5년 이내 암, 제자리암(초기 발견 후 진행이 전혀 되지 않은 0기 상태의 암), 간경화로 인한 진단, 입원, 수술이 없는 사람이라면 모두 가입할 수 있다. 가입가능 나이도 60세에서 80세로 확대해 고령자에게도 문턱을 낮췄다.

유병자의 경우 암 발생률이 일반심사를 통해 가입하는 경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보험을 통한 대비 필요성이 크다. 또 유병자나 고연령자의 경우 수술보다 항암치료를 우선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표적항암치료 등 최신의료기술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표적항암치료 특약 부가가 가능한 유병자 상품은 라이나생명 ‘라이나질문하나로암보험(갱신형)’과 ‘간편고지역시라이나암보험(갱신형)’뿐이다.

한화생명은 한 가지 질문만으로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물론 90세까지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는 초간편심사 상품 ‘한화생명 한큐가입 간편건강보험’을 지난 5월부터 판매 중이다. 이는 유병장수 시대에 일반보험 가입이 어려워진 유병자와 고령자에게 최적화된 상품이다.

기존의 간편보험은 3가지 질문(3개월 내 추가검사 필요소견, 2년 내 입원·수술 이력, 5년 이내 암 또는 간경화·투석)에 해당하지 않으면 가입이 가능했다. 반면 이 상품은 ‘5년 이내 암,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병력 유무’만 확인한다. 주계약으로 암보장형, 뇌출혈보장형, 급성심근경색증보장형 3가지 중 고객이 원하는 보장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또한 특약으로 암, 뇌관련질환, 심장관련질환 등 30여 종의 진단·입원·수술을 보장하기 때문에 주계약부터 특약까지 내가 원하는 보장을 직접 구성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가입연령을 최대 90세까지 확대한 것도 특징이다. 기존 간편보험은 최대 80세까지 가입이 가능했다.

이 상품의 가입연령은 30~90세, 보장기간은 10년 또는 20년 단위 갱신으로 100세까지다. 간편가입형, 가입나이 50세, 10년 만기(최대100세) 기준으로 주계약(암보장형), 소액암보장특약, 소액질병보장특약, 간암·췌장암보장특약, 뼈·뇌·백혈병관련암보장특약, 위암·식도암보장특약, 폐암·후두암보장특약, 암직접치료입원특약(요양병원 제외), 요양병원암입원특약, 특정 9대 암 수술보장특약, 암수술보장특약 각 1000만원과 3대질병보험료납입면제특약 가입 시 월 보험료는 남성 4만219원, 여성 3만1977원이다.

흥국생명도 보험 가입 문턱을 낮춘 ‘누구나초간편건강보험(갱신형)’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피보험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1형(간편심사형)과 2형(일반심사형) 중에서 가입이 가능하다. 간편심사형은 단 한 가지 질문(5년 이내 암·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증에 대한 진단·입원·수술 여부)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유병자과 고연령자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가입 가능 나이는 30~90세(보종에 따라 상이)로 넓다.
상품명대로 누구나 초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건강보험이다. 이번 상품은 3대질병보장형(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과 암보장형 중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9종의 선택특약과 의무부가특약 ‘초간편소액암진단특약’ 1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승훈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9호 (2020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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