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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냐 안전자산이냐, 유동성 장세 속 ‘위기 끝나지 않았다’ 분석 많아
기사입력 2020.07.01 10: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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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냐, 안전자산이냐.’

코로나19 사태는 많은 투자자들에 많은 상처를 남겼지만 또 한편으로는 많은 기회를 남기기도 했다. 아직 위기가 끝난 것이 아닌 만큼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시각이 있는 한편, 세계 각국이 쏟아내는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로 흘러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다.

풍부한 유동성 장세가 투자시장에 미칠 영향을 두 가지 관점에서 분석해보고자 한다.



▶풍부한 유동자금 주식시장으로 올까

사상 최대 수준의 시중 유동성이 갈 곳을 찾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광의통화를 뜻하는 M2(평잔 기준)는 올해 4월 기준 3018조5550억원으로 사상 처음 3000조원을 넘어섰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MMF포함)의 합계를 말하는 협의통화(M1)에 만기 2년 미만의 예적금·시장형·금융채 등 금융상품 잔액을 합해 계산한다. 쉽게 말해 시중에 풀려있는 자금 가운데 아직 갈 곳을 찾지 못한, 대기자금이 이처럼 막대하다는 것이다.

투자처 없이 떠도는 시중 유동성은 계속해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시중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M2는 올해 4월 전년 대비 무려 9.1%가 늘었다. 전년 대비 M2 증가율은 올해 1월 7.5%, 2월 8.2%, 3월 8.4%로 증가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중 유동성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올해 4월 기준 요구불예금은 278조34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6조1200억원이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9.8%에 달한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607조2100억원으로 1년 새 82조9200억원이 확대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5.8%에 달한다. 현금은 120조5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조200억원(13.2%)이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투자자금들이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증시나 부동산으로 이들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시장 불안심리가 진정된다면 자금이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시중 유동성의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2001년 12월 M2는 764조9500억원 수준이었다. 시중 통화량은 경제성장과 물가상승 과정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 2005년 7월 1002조800억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0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시중 통화량이 그로부터 두 배가 돼 2000조원을 넘어서게 된 때는 그로부터 꼭 9년 후인 2014년 7월이었다. M2는 201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중 통화량이 1000조원 늘어나기까지 9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M2는 올해 3월 3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14년 7월 이후 약 6년 만에 다시 시중 유동성이 1000조원 이상 늘어나게 된 셈이다. 1000조원이 늘어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1000조원이 늘어나는 데 9년이 걸렸지만, 최근에는 이 기간이 6년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 시중 유동성의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 시중 유동성 흐름을 돌아보면 유동성이 단기에 증가했을 때 자금이 어느 부문으로 몰렸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2007년 말 기준 M2는 1266조1400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11.5%가 늘어난 것이다. 경제주체별 M2 보유수준을 살펴보면 자금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경제주체별 전년 대비 M2 증가율은 가계·비영리단체 9%, 기업 11%, 증권사·보험사 등 기타 금융기관 25.8%, 지방자치단체 등 기타부문 10%였다. 경제주체 가운데 증권사·보험사 등 금융기관에 몰린 자금이 크게 늘어났다는 뜻이다.

특히 M2 가운데 증권사·보험사 등 금융기관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M2 가운데 비중은 2005년 말 기준 가계·비영리단체 58.5%, 기업 23.9%, 증권사·보험사 등 금융기관 11.6%였다. 하지만 2007년 말 이 비중은 가계·비영리단체 58%, 기업 23%, 증권사·보험사 등 금융기관 13.5%로 바뀌었다. 가계와 기업 비중이 줄어든 대신 증권사·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대기 중인 유동성이 늘었다는 의미다.

이는 2007년 전후로 불어왔던 주식형 펀드 열풍, 2007년에 있었던 코스피 2000 돌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 유동성이 주식시장 활황세에 증시로 향했다는 의미라는 해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8~2010년은 시중 유동성이 전례 없이 증가했던 시기였다. M2 평잔(각 연도 말 기준)은 2008년 1430조3400억원, 2009년 1564조4400억원, 2010년 1678조9800억원으로 역시 증가세를 유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08년 13%, 2009년 9.4%, 2010년 7.3%에 달한다.

이 기간 중에도 유동성은 증시 등 금융기관으로 흘러갔다. 증권사·보험사 등 기타 금융기관이 보유한 M2는 2008년과 2009년 각각 전년 대비(연말 기준) 16.4%, 13.4%가 증가했다. 2014년 말 기준 M2 평잔은 1년 전에 비해 8.1% 증가한 2085조3300억원이었다. 세부 내역을 보면 가계가 보유한 유동성이 5.1%, 기업이 보유한 유동성이 1.9%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증권사·보험사 등 기타 금융기관이 보유한 유동성은 29.5%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M2의 보유 비중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2014년 1월 기타 금융기관이 차지하는 M2 비중은 13.8%에 불과했지만, 2014년 7월 15%로 상승한 뒤 2015년 6월에는 17%까지 뛰었다. 2014년 1월 가계와 기업이 보유한 M2 비중은 각각 55.7%, 26.2%였지만, 2015년 6월에는 이 비율이 각각 53.3%, 25%로 축소됐다. 증권사·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에 시중 유동성이 흘러간 것이다.

이 시기는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았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때다. 정부는 2014년 여름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았다.

또한 시중의 유동성이 증시 등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각종 제도를 정비했다. 한국은행은 2014년 8월 기준금리를 2.5%에서 2.25%로, 그해 10월에는 2.25%에서 2%로 낮췄다. 한국은행은 이후 2015년 3월, 6월 각각 0.25%포인트씩 내렸고, 2016년 6월 또 한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기준금리는 2년 새 1.25%포인트 내려간 연 1.25%가 됐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코로나19 위기 이후 시중자금 또한 과거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인하했고, 5월에는 0.25%포인트 추가 인하해 연 0.5%로 낮췄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양상대로 시중 유동성이 증시로 향하는 모습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안전자산 위주의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끝나지 않은 위기… 안전자산 재조명

코로나19 사태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안전자산’이 조명 받고 있다. 안전자산이란 부도가 날 위험이 낮고, 가격 변동성이 적은 자산을 의미한다. 달러와 금, 채권 등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미중 갈등 등 대외환경까지 겹쳐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조한조 NH농협은행 WM사업부 펀드마케팅팀 차장은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주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치료제나 백신이 빠르게 개발되지 않는 이상 투자자들이 하반기에도 안전자산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 ‘금’…

연준 유동성 공급으로 가격 상승 예상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 KRX 금시장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7만원을 찍으며 장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Fed는 금을 찍어내지 못한다’는 보고서를 통해 18개월 내 금값 전망을 온스당 2000달러에서 3000달러로 상향했다.

금값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리고 시중에 유동성을 풀면 금값이 올라간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미중 갈등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가치는 고공상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예상이다. 게다가 금은 은 등 다른 귀금속보다 유동성이 풍부하다. 투자자들이 원할 때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셈이다.

김은정 신한PWM분당센터 팀장은 “미국 연준의 유동성 완화 조치가 계속된다면 금 투자엔 우호적인 환경”이라며 “전통적인 예·적금뿐만 아니라 펀드, 주식 등으로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초저금리 시대에서 금 투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금 투자 방법은 여러 가지다. 실물 자산인 골드바를 매입하거나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 골드뱅킹, 금과 연동된 상장지수펀드(ETF) 및 상장지수증권(ETN) 등에 투자할 수도 있다.

골드바는 은행에서 구매할 수 있다. 매수·매도 시 매매기준율의 5%가량을 수수료로 물어야 한다. 골드바를 살 땐 부가세도 10%를 내야 한다. 매매차익은 비과세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부담이 크고 분산 투자를 하고 싶은 자산가에게 추천하는 방법이다. KRX 금시장에선 계좌 개설 후 주식처럼 금을 사고팔 수 있다. 모인 금이 100g을 넘으면 현물로 받을 수 있다. 현물로 출금할 땐 부가세 10%가 붙고, 한국예탁결제원과 증권 회사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 1g 단위로 거래 가능하고, 매매금액의 약 0.3% 내외를 수수료로 낸다.

서울 우리은행 본점 투체어스에서 한 은행원이 고객에게 골드바를 설명하고 있다.



▶자산 분산 차원에서 접근

“금융자산의 20~30% 달러로 보유해야”

달러 역시 전통적인 안전자산이다. 힘 센 나라의 안전한 통화인 미국 달러는 위기 때 빛을 발한다. 코로나19 사태는 물론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달러 강세 요인이다. 강대국 간 갈등은 전 세계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긴다. 박형중 우리은행 자산관리전략부 부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달러화는 대체로 강세 흐름을 보였다”며 “달러 수요가 커 당분간 달러화는 투자자가 선호하는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예정돼있는 미국 대선이 달러화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화를 재선 승리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강한 달러를 가져가기 좋은 때”라며 “우리가 달러를 강하게 유지한 덕분에 모두가 달러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약달러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신흥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정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면서 달러가 약세에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증가속도가 둔화하고 있고 재확진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불확실성 완화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역시 약화될 수 있다”며 “미국 연준의 달러 유동성 확대가 달러 강세 압력을 완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 가능성이 클 땐 달러 투자의 경우 환차익보다는 장기적으로 자산 분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은정 팀장은 “국내 고액자산가 자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을 포함해 대부분 자산이 원화라 자산분산 차원에서 달러에 접근해야 한다”며 “금융자산의 20~30%는 달러로 보유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가장 쉬운 달러 투자 방법은 은행 달러예금 계좌에 돈을 넣어두는 방식이다. 달러가 저렴할 때 사뒀다가 가치가 오르면 원화로 환전해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예금에 넣어두면 환차익에 더해 적립기간에 따라 기본 예금 금리도 받는다. 위험자산보다 안정적면서도 짧은 기간 투자를 원하면 달러 표시 채권에 투자할 수도 있다.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외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해외 주식형 펀드 등도 가입할 수 있다. 달러 ELS는 연 6.0% 수익을 주는 상품으로 대표적인 환테크 상품이다. 다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은도 매력적인 투자처

가격변동은 유의해야

은 가격도 꾸준히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통상 금값이 오르면 은 가격 역시 함께 오른다. 조한조 차장은 “금값과 은값이 같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엔 금 가격 상승 폭에 비해 은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다”며 “지금부터 금과 함께 은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팀장은 “산업 수요가 회복되면 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경기 회복 시 금보다 은값의 상승폭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실제 2009~2011년 귀금속가격 랠리 때도 금보다 은값의 상승폭이 컸다.

다만 은을 금과 동일한 잣대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은은 경기 민감도가 높아 경기가 악화하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박형중 부장은 “은은 금에 비해 가격 등락률이 2배 이상이라 가격이 상승할 때는 수익이 크지만 가격이 하락할 땐 손실도 크다”며 “은에 투자할 때는 높은 변동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은 투자 방법은 실버바를 구매하거나 은통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최승진 이새하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8호 (2020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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