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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상반기에 집 팔아야 할까 하반기 양도세 부담 급증… ‘증여’도 고려해야
기사입력 2020.03.03 13:56:19 | 최종수정 2020.03.05 08: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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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혼돈의 도가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거래가 거의 ‘전멸’했지만 수도권은 9억원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수요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집을 팔지 보유해야 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이 커지고 있는 것. 매년 거액의 보유세를 내는 부담이 싫어 막상 집을 팔려고 해도 양도세 부담이 상당하다. 게다가 2017년 이후 부동산 대책이 무려 18차례 발표되는 사이 양도세 체계는 더욱 복잡해졌다. 1주택자는 내년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에 기존 ‘보유’ 요건에 ‘거주’ 요건까지 생기기 때문에 계산기를 잘 두드려봐야 한다.

물론 정부는 주택 처분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퇴로를 열어 놨다. 올 상반기까지는 서울 등에 집을 10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중과가 유예되게 만들어 놨다. 보유 주택 수에 따른 절세 비법을 알아봤다.



▶1주택자도 장기보유공제율 따져봐야

우선 그동안 양도세 때문에 머리 아플 일이 상대적으로 없던 1주택자도 이제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한다.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요건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아무리 오래 보유한 주택이더라도 최소 2년 이상 거주해야 장기보유공제율을 최고 한도(80%)까지 받는다. 거주 요건에 따라 같은 조건이더라도 양도세가 많이 차이 나기 때문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란 부동산을 오래 보유할수록 양도차익에서 일정 금액을 공제하는 제도를 말한다.

지금까진 1주택자는 양도세가 아예 없고 예외적으로 양도가액 9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에 한해서만 과세했다. 예를 들어 양도가액이 12억원이면 양도차익 중 9억원은 비과세하고 3억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겼다. 3억원에 대해 과세할 때도 보유 기간에 따라 1년에 8%, 최대 10년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보유 기간뿐 아니라 거주 기간에 따라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달라진다. 아무리 오래 보유하고 있었다 해도 2년 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특별공제율이 최고 80%에서 30%까지 확 줄어든다.

일례로 2005년 서울 서초구 반포 A아파트를 똑같이 9억원에 산 김 모 씨와 박 모 씨 사례를 비교해보자. 현재 이 아파트는 시세가 20억원까지 뛰었다. 두 사람의 차이는 김 씨는 최근 2년 동안 이 아파트에서 거주한 반면 박 씨는 실거주를 전혀 하지 않았다. 김 씨와 박 씨의 양도차익은 11억원. 여기에 9억원 이상 1주택자에게 해당되는 ‘고가 주택 양도차익’을 적용하면 약 6억500만원으로 똑같다.

하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면 양도세가 크게 벌어진다. 김 씨는 80%까지 공제되는 한편 박 씨는 30%가 한도다. 이에 따라 둘의 과세표준은 각각 1억1850만원과 4억2100만원으로 크게 차이 난다. 결국 총 납부세액은 김 씨의 경우 약 2920만원, 박 씨는 약 1억5700만원이다. 거주 기간에 따른 양도세 차이만 1억2000만원 이상 나는 셈이다.

내년에는 상황이 더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0년 이상 실거주자가 아닌 경우에도 양도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작년 12·16 대책에서 현재 보유 연수에 따라 연 8%로 책정되는 공제율을 내년부터는 보유 기간(연 4%), 거주 기간(연 4%)으로 구분해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는 보유 기간뿐 아니라 거주 기간도 10년을 채워야 최대 80% 공제가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김 씨의 경우에도 올해는 최고 한도 80%까지 공제받지만 내년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확 떨어진다. 보유 기간은 10년 이상으로 최고 한도 20%를 적용받지만 거주 기간(2년)이 부족하기 때문에 공제를 40%밖에 적용받지 못한다. 거주 기간이 짧은 주택 장기 보유자는 양도세 변화를 앞으로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 세무사는 “1주택자의 경우 현재 아파트에서 오랜 기간 살 계획이 없다면 올해 집을 매도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다주택자는 어떨까. 앞에 사례로 든 김 씨가 반포 A아파트 외 마포구에 B아파트(시세 12억원)도 5년간 더 보유했다고 가정하자. 다만 김 씨는 두 아파트에 모두 거주하지 않았다.



만일 반포 A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무조건 7월 1일 이전에 매도하는 것이 양도세를 아끼는 방법이다. 올 6월 30일까지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면 다주택자라도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고 양도세 중과(원래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는 20%포인트)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 씨가 15년간 보유한 A아파트를 6월 30일 양도했다면 납부하는 양도세는 약 3억1564만원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와 양도세율 42%를 적용받은 세액이다. 하지만 같은 아파트를 하루 뒤인 7월 1일에 양도한다면 양도세가 크게 올라간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0’이고 양도세율도 10%포인트 오른 52%를 적용받는다. 김 씨가 이럴 경우 납부해야 하는 양도세는 5억8883만원이다. 하루 차이로 양도세가 2억7000만원 이상 늘어났다. 만일 김 씨가 반포 A아파트에 2년 이상 거주했다면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양도세 차이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또 반포 A아파트를 5월 31일까지 판다면 보유세도 아낄 수 있다. 재산세와 종부세는 6월 1일 기준 보유자에게 과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씨가 3주택자라면 상황이 조금 더 복잡해진다. 반포 A아파트를 파는 것보다 보유기간이 짧아도 매각차익이 상대적으로 낮은 나머지 두 채를 파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김 씨가 한 채를 팔면 2주택자, 두 채를 팔면 1주택자가 되어 양도세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세무사를 찾아가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하지만 주택을 처분하려는 목적이 오로지 1주택자가 돼서 세금을 줄이는 것이라면 다시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최근 서울 집값이 급등했기 때문에 섣불리 집을 팔았다가는 ‘땅’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 투자 카페에선 “정부 규제 부작용으로 서울 집값이 더 오를 것 같다”며 “장기 보유와 거주를 함께 고려한다”는 집주인들의 글이 많이 보인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종합상가 내 부동산



▶매각 대신 증여도 고려해야

매각 말고 증여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에 증여로 눈을 돌리는 자산가도 적지 않다.

먼저 증여세 부담이 얼마나 될지부터 살펴보자. 집값이 비쌀수록 증여세율도 덩달아 늘어난다. 집값이 1억원 이하일 때는 10%, 1억원 초과~5억원 이하 20%,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30%,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 40%, 30억원 초과는 50%다. 세무업계에선 손쉽게 증여세 부담을 줄이려면 ‘부담부증여’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부담부증여란 증여할 때 전세보증금이나 주택담보대출처럼 부채도 함께 이전하는 방식이다. 전체 집값에서 부채를 제외한 금액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내면 되기 때문이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을수록, 집값 대비 담보대출비율이 높을수록 절세 효과가 크다.

예를 들어 2주택자가 시세 10억원, 전세보증금 8억원인 아파트를 자녀에게 부담부증여한다면 전세금을 제외한 2억원에 대한 증여세만 내면 된다. 이때 증여세는 1900만원 수준이다. 부모 입장에서도 한 채를 증여하면서 1주택자가 되기 때문에 추가 세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다만 부모에게 넘겨받은 대출이나 보증금 상환 의무는 자녀에게 있다. 여기서 정부가 자녀에게 채무 상환 능력이 있는지 꼼꼼하게 사후관리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부모 역시 증여세 부담은 줄였지만 채무에 대한 양도세를 내야 한다. 2월 21일부터 정부가 부동산 불법거래를 상시 조사하는데 세금 탈루 타깃 중에 ‘부담부증여를 가장한 불법증여’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자녀나 배우자가 증여받은 부동산을 5년 이내에 되팔면 양도세를 계산할 때 취득가액을 증여가액이 아닌 당초 증여자의 취득가액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양도차익이 커진다는 점도 변수다.

증여 대상을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개 자녀보다는 배우자 증여가 유리하다. 부부간 증여(공동명의)는 10년 동안 최대 6억원까지 증여세 공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자녀 증여 공제액은 5000만원에 불과하다.

다만 양도세가 변수다. 양도세는 가구별로 주택 수를 판단하기 때문에 배우자에게 증여하더라도 다주택자로서의 주택 수는 줄지 않는다. 이에 비해 별도 가구인 자녀에게 증여하면 주택 수를 줄일 수 있어 양도세 절감에 유리하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어떤 주택부터 증여하는 것이 좋을까. 대부분 양도차익이 큰 주택부터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양도차익이 큰 부동산은 매도할 때 양도세 부담이 만만찮은데 증여로 세금 부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토지와 건물로 이뤄진 부동산의 경우 별도등기가 돼있으면 토지와 건물을 각각 쪼개 증여하는 것도 좋다. 물론 증여할 때 증여받는 사람이 취득세를 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손동우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4호 (2020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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