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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꼬리표 뗀 P2P ‘예·적금보다 낫네?’ 부동산 쏠림에 원금 보장 안 돼 주의보 발령
기사입력 2019.11.28 17:08:41 | 최종수정 2019.11.29 16: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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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적금 0%대 시대가 왔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간신히 원금만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들이 조만간 예금 금리를 내리면 은행 이자로 재테크를 하는 건 옛말이 됐다.

조금이라도 금리를 더 주는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최근 인기인 상품이 바로 개인 간 거래(P2P) 금융이다. P2P 금융은 개인과 개인을 연결해주는 대출 상품으로 투자자로선 연 금리 10% 안팎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P2P 금융의 법 근거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이 지난 10월 31일 통과하면서 P2P 금융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다. 법에는 자본금 등 P2P 업체의 법적 요건과 소비자 보호 조치 등이 담겼다. 하지만 아직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고, 부동산 P2P 상품의 경우 경기 악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제도권으로 들어온 P2P 금융

소비자 보호에 초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P2P 누적 대출액은 약 6조2000억원에 이른다. 대출 잔액은 1조8000억원으로 2015년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15년 말 27곳이었던 P2P 금융업체는 현재 220곳에 이른다.

업권이 성장하면서 사건·사고도 많았다. 일부 부실업체가 고객 투자금으로 ‘돌려막기’ 영업을 하거나 제대로 된 담보 없이 투자를 받아 논란이 됐다. 금융감독원은 업계 실태 조사를 실시해 20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은 소비자 보호 장치를 담은 자율 가이드라인을 운용하다가 이를 법제화했다.

새 법에 따르면 우선 P2P 금융업을 하려면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등록하지 않고 영업을 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최소 자기자본은 5억원 이상이고, 인적·물적 설비를 갖춰야 한다. 임원과 대주주 등의 요건도 들어갔다.

영업행위 규제도 들어갔다. 우선 P2P 업체에 정보 공시 의무를 부여했다. P2P 업체는 거래 구조와 재무·경영 현황, 대출 규모, 연체율 등을 공시해야 한다. 법정 최고금리 24% 범위 안에서 이자를 받아야 한다. P2P 업체, 대주주 등에 대한 연계대출과 투자자 모집 전 대출 실행 등은 법적으로 금지했다. P2P 업체의 자기자금 투자는 모집금액의 80% 이하로 자기자본 내에서 허용된다.

다양한 투자자 보호 장치도 마련됐다. 우선 P2P 업체는 투자자에게 연계대출, 차입자, 수익률 등 여러 정보를 알려야 한다. P2P 업체 횡령·도산에 대비해 투자금 등을 보호하기 위해 투자금 등 분리 보관 의무를 부여했다. P2P 업체 도산 시 투자자 재산을 보호하도록 P2P 대출채권과 P2P 업체의 도산과 절연했다.

투자·대출한도도 있다. 동일 차입자에 대해서 P2P 업체는 연계대출 채권 잔액의 10% 범위 안에서 대출해줄 수 있다. 투자자의 투자목적과 재산상황, 투자 상품 종류, 차입자 특성 등을 고려해 투자자별 투자한도도 도입한다. 금융회사 등이 연계대출 금액의 40% 안에서 투자하도록 한 것도 큰 변화다. 업계에선 금융사 투자로 P2P 업계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내년 6월 본격적인 법 시행에 앞서 다음 달 시행령을 마련할 방침이다. 첫 번째 주요 쟁점은 금융사 투자한도다. 법에는 금융사 투자를 대출 건당 최대 40%까지 받도록 정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개인신용대출과 부동산대출 한도를 달리 적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대출은 경기 악화로 인한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부동산 P2P 업체들은 ‘대출 옥죄기’라며 이에 반대한다.

금융당국은 또 P2P 업체의 구조화 상품을 금지하는 안도 고민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시장 악화로 기존 대출 채권의 안전성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같은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최소 자기자본 요건도 시행령 검토 대상이다. 최소 자본금은 최대 5억원선에서 대출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개인 투자 한도도 시행령으로 결정한다.

개인 신용대출 전문 P2P 업체 렌딧



▶신용대출부터 매출채권담보대출까지

입맛에 맞게 고르는 상품들

투자자들은 본인의 위험성향에 따라 입맛에 맞는 P2P 상품을 고를 수 있다.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자들은 연 15%에 가까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수익이 낮더라도 보다 안전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수익률뿐만 아니라 투자 대상, 기간, 상환방식 등도 선택할 수 있다.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신용대출 상품부터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상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상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수익률뿐만 아니라 투자대상과 기간, 상환방식 등도 고려해 투자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신용대출 상품은 담보가 없기 때문에 대출자가 돈을 갚지 않으면 부실이 생긴다. 이 때문에 투자금을 나눠 여러 포트폴리오에 분산투자해 부실 위험을 낮춘다. 수익률은 최소 6%에서 10% 초반 안팎이다.

부동산 대출은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상품이다. 수익률은 10% 초중반으로 높다. 주택담보대출과 건물의 건축 비용을 빌려주는 PF 대출 상품 등이 있다. 공사가 미뤄지거나 중단되면 원금을 잃을 우려가 있다.

업체들은 새로운 상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SCF채권 상품이 대표적이다. SCF채권이란 물건을 팔고 배송까지 마친 매출채권(정산대금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전자상거래업체에서 물건을 판매한 사업자는 정산대금을 받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 동안 영세 자영업자들은 원재료 구입에 쓸 돈이 없어 고금리 대부업체나 불법 사금융에 빠져들기도 한다.

P2P 업체는 이를 막기 위해 전자상거래업체와 합의해 미리 돈을 빌려주고 정산대금을 받아 갚도록 도와준다. 최소 투자금은 1만원, 투자기간도 1~2개월로 짧아 투자하기 어렵지 않다. 수익률도 6~7%로 쏠쏠하다.

특히 내년부터 P2P 금융 투자수익에 적용되는 이자소득세율이 떨어져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현재 P2P 금융으로 벌어들인 투자 수익의 25%(지방소득세 2.5% 제외)를 세금으로 낸다. 금융회사 예·적금 이자소득세율인 14%(지방소득세 1.4% 제외)보다 높다. 하지만 P2P 업체의 이자소득세율도 내년부터 은행권 수준으로 낮아진다.

분산투자를 하면 세율을 더욱 낮출 수 있다. 현재 A업체의 실효세율은 14.2%로, 은행 예금에 적용되는 세율인 15.4%보다 낮다. 예를 들어 투자자들이 한 상품에 100만원을 투자해 이자수익 10만원을 얻었다면 세금으로 2만7500원을 낸다. 하지만 5000원씩 200개 채권에 분산투자해 500원 수익을 얻었다면 채권당 137.5원 세금이 붙는다. 여기에 이른바 ‘원 단위 절사’가 적용된다. ‘국고금 관리법’에 10원 미만 세금은 사라져 130원씩, 총 2만6000원만 내면 된다는 의미다.

P2P 금융은 자녀 재테크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수익률도 좋고 자녀 경제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미성년자 명의로 P2P 금융 상품에 가입하려면 펀드 등 다른 투자 상품처럼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다. 업체 홈페이지에서 보호자가 동의서를 작성한 뒤 신분증 및 필요한 서류를 내면 된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연 20%대 고금리를 부담하는 대출자에겐 ‘빚테크’ 기회다. 대출자는 중금리대출을 중점적으로 공급하는 P2P 업체에서 연 10% 내외 금리로 대환하면 된다. 실제 P2P 업체 8퍼센트가 고객 1000명을 분석한 결과 대환 대출이 48.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환대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대출 금리는 평균 21.5%에서 11.8%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00만원을 빌렸다면 이자 110만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투자 때 업체, 상품 꼼꼼히 살펴야

다만 최근 들어 P2P금융 연체율이 상승세라 투자 때 주의가 필요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업체 105곳의 올해 6월 말 현재 30일 이상 연체율은 12.5%다. 특히 부동산 대출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 44곳의 연체율은 7.5%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4.4%)보다 3.7%포인트 오른 수치다.

금감원의 주요 적발 사례를 살펴보면 우선 허위상품·허위공시 등으로 투자금을 받아 다른 목적에 사용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A사는 PF 대출을 일반 부동사 담보대출로 공시했다. 담보가 없음에도 있는 것처럼 꾸민 것이다. 이렇게 받은 투자금은 다른 대출을 돌려막거나 업체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했다. B사는 새로 생긴 회사의 납품실적을 부풀려 공사하거나 대기업 계열 등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것으로 속여 투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자의 계약서를 꾸미는 등 사기도 있다. C사는 대출자의 채권양수도계약서 등 대출 관련 담보 서류를 꾸며 담보 가치를 부풀렸다. 공시하는 연체율을 낮추려는 ‘꼼수’도 발견됐다. 또다른 P2P 업체는 연체 채권이 생기자 자기자금으로 밀린 대출금을 대신 납부해서 연체율을 낮췄다. 애초 대출 심사가 부실한 경우도 많다. D사는 담보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고 토지 담보가액 이상 대출을 실행했다. 이후 PF 사업이 지체되고 있는데도 확인 없이 추가로 대출을 내줬다.

이에 금감원은 투자자 유의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P2P 대출이 원금 보장 상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P2P 대출은 대출자가 돈을 갚지 않으면 투자자가 곧바로 손실을 보는 ‘고위험’ 상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P2P 대출 상품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예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5000만원 이상 예금은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이다.

금감원은 투자할 업체를 선정할 때 우선 금융위원회 등록업체인지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P2P 금융업체는 금융위에 등록해야 한다. 투자자는 P2P 업체 연체율 등 재무 정보, 인터넷 카페 등에서 상품 정보, 연체 내역, 업체 평판 등을 꼼꼼히 봐야 한다. 부동산 PF 대출에 투자할 땐 더 유의해야 한다. 부동산 PF 대출은 빌라, 다세대주택 등 건축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다수 이해관계자 등이 엮여 있어 리스크가 높다. 일반적으로 건축 예정인 토지를 담보로 잡거나 담보 없이 PF 사업을 진행해 부동산 경기 악화 시 자산 가치가 크게 떨어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금감원은 투자 전 상품설명서에 적힌 담보 물건, 채권 순위, 담보권 행사 방식 등 투자 조건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빚을 갚는 데 책임을 지는 대출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대출자의 자기자본 투입 여부와 비율 등을 확인한다. 금융권 대출 의향서는 대출 승인을 담보하는 게 아니라 투자할 때 조심해야 한다. 사업과 공사를 책임지는 시행사·시공사의 신용등급, 사업시행 이력, 재무현황 등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금감원은 최근 늘고 있는 자산유동화증권(ABL)을 우려하고 있다. ABL은 유동성을 확보하려 자산을 신탁사에 맡기고 향후 발생하는 수익금(분양대금·공사대금)을 상환 재원으로 시행사나 시공사 등에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지난해 6월 421억원이었던 ABL 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1062억원으로 152% 증가했다. ABL은 부동산 경기 변동에 가장 민감한 대출이라 유의해야 한다. 자산유동화대출은 대부분 후순위 대출로 ‘우선 수익권’을 담보로 잡았더라도 담보권 효력은 제한된다.

만기 연장이나 다시 대출하는 방식의 투자 상품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신규 상품으로 광고하지만 상품을 들여다보면 투자자를 다시 모집해 만기 연장이나 다시 대출해줄 수 있다. 이때 대출자의 만기와 투자 상품의 만기가 일치하지 않으면 ‘돌려막기’ 영업 가능성이 있다. 투자 전 상품설명서에서 대출자의 대출 현황, 만기 연장, 재대출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P2P 업체가 ‘고객 예치금 분리 보관 시스템’을 도입했는지, 투자금 입금계좌와 예금주 확인도 필요하다. 고객 예치금 분리 보관 시스템은 P2P 업체 파산·해산 시 투자 예치금을 보호하려 은행명의 계좌에 예치하거나 신탁하는 방식이다. P2P 업체 홈페이지에서 시스템 도입 여부를 보고 투자금 입금 시 P2P 업체나 임직원 명의 계좌가 아닌 본인 명의 가상계좌로 입금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P2P 업체의 사이버 보안 수준도 중요하다. P2P 업체는 금융기관보다 전산시스템이 미흡해 해킹 등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 가능성이 높다. 암호화 프로토콜 사용 여부, 개인정보 보호관리체계 인증 등을 확인한 뒤 보안 수준이 높은 업체를 선택하는 게 좋다.

과도한 이벤트를 하는 업체도 주의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P2P 대출 관리 능력보다 이벤트로 투자자를 현혹하는 업체들은 불완전판매 소지, 재무상황 악화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분산투자는 필수다.
소액으로 여러 대출 상품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예를 들어 개인 신용대출 전문 P2P 업체인 렌딧은 투자자가 투자액만 설정하면 자체 개발한 ‘실시간 분산투자 추천시스템’이 투자 가능한 100개 이상 채권을 실시간으로 추천해준다. 투자자는 추천받은 채권에 그대로 투자할 수도, 일부를 골라 투자할 수도 있다.

[이새하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1호 (2019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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