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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우려에 美금리인상 숨고르기… 글로벌 증시 선진국 ‘흐림’ vs 신흥국 ‘갬’
기사입력 2019.01.04 17:36:01 | 최종수정 2019.01.07 10: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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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지역별 투자심리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18년 한 해 동안 일 년 내내 고전했던 신흥국 지역에서는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반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증시는 잔뜩 움츠린 상태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누그러지면 신흥국을 억눌렀던 달러 강세가 진정될 수 있어 신흥국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반면 선진국은 잇따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져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은 이 같은 흐름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12월 6일 기준 글로벌 선진국 펀드에서는 167억달러(약 17조원)가 순유출된 반면 신흥국에서는 12억달러(약 1조3500억원)가 순유입됐다. 선진국 펀드는 이날을 기준으로 6주 만에 감소세로, 신흥국 펀드는 8주 연속 증가했다. 특히 2018년 하반기 들어 고점 논란이 불거진 북미 펀드는 지난 7월 이후 주간 기준으로 가장 큰 설정액 감소가 있었다. 7월 이후 빠져나간 자금만 136억달러(약 15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앞두고 달러화 강세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흥국 입장에선 자금유출 우려가 낮아져 불필요한 정책금리 인상을 하지 않아도 되고, 내수 경기 호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진국들의 저성장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풍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뤄가는 신흥국 중 내수 비중이 높은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나 홀로 질주하던 美 증시 이상 신호 감지

화창했던 봄날을 다시 기대할 수 있을까? 금융위기 이후 실적 기반의 상승을 보여 온 미국 증시는 2018년 결국 마이너스 수익률(-2.8%)로 전환했다. 2015년 이후 3년 만에 나타난 마이너스 흐름으로 2018년 3분기까지 지속됐던 기업 이익 증가가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미국 증시도 실적 부진을 이유로 기간 조정에 진입했다.

미국 경제의 성장 활력 감소는 2019년 미국 증시에 대한 비관론을 불러오는 요소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됐던 나홀로 호황을 끝마치고 미국 경제가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럽, 일본 등 미국 외 선진국 경제가 이미 둔화되기 시작하고 유럽의 양적완화 축소 등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가 강화되는 시점이라는 점 역시 부정적인 전망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9년 하반기가 2015년 12월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여파가 두드러지는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저금리를 바탕으로 자산가격 상승, 소비·투자 확대라는 유동성 효과가 사라지는 것으로 점차적으로 기업 투자와 건설수요 위축, 소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다.

미국 경제의 성장 활력을 낮추는 또 다른 요인은 그동안 경제성장의 주축으로 작용했던 감세효과의 점진적 감소와 미·중 간 통상 마찰로 인한 기업들의 부담이 본격화할 것이란 점에 있다. 2018년 1월부터 적용된 세재개편의 효과는 상반기에 극대화된 후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고, 2019년에는 기저효과로 인해 예년만한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2018년 미·중 통상마찰로 인한 갈등이 서로 힘만 빼는 양상이 컸다면 2019년에는 중국과의 통상마찰이 가져온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미국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는 현 성장세를 바탕으로 관세 부과에 따른 원가 상승을 버티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 비용 증가가 예상되고, 이런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증시는 미국과의 통상마찰과 함께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2019년 통상마찰에 따른 영향력이 미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한다면 미국 증시의 하락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에 대한 숨고르기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IMF는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018년 2.9%에서 2019년 2.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2020년에는 1.4%까지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했던 미국 경제가 통화정책 정상화 이후 유동성 효과가 희석되고 통상마찰에 따른 교역위축으로 2019년이 경기의 정점을 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9년 이후 경제성장률이 예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단행이 잠정적으로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19년부터 미국 경제의 성장 활력이 감소한다면 새로운 성장축 마련이 필수적이지만 현재로선 뚜렷한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2018년 등장한 4차 산업혁명을 제시하고 있지만 미래 수요에 대비한 기업 투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반면 실제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문남중 연구원은 “길게 보면 미국 경제는 신 시장 창출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의 성과가 가시화되며 성장세가 견고해질 것이라는 믿음은 확고하다”면서도 “당장 도래하는 2019년 미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가능성이 커진 만큼 당장은 잠시 잊고 살았던 미국 경기 둔화가 경제·금융시장 전반의 큰 관심사로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日증시도 반짝 상승 그쳐

유럽도 경기 둔화우려 커


2018년 10월 초 일본 도쿄 증시가 약 27년 만에 2만4000대를 돌파하는 등 재테크 시장에 불던 바이재팬 열풍도 잠시간 소강 상태에 들어갔다. 글로벌 증시가 2018년 3분기 이후 크게 위축되면서 지난 12월 14일 기준 닛케이 지수도 10월 고점 대비 12.5%가량 빠졌다. 2017년 강한 경기 상승 흐름을 기록하면서 일본 경제가 1.7% 성장했으나 2018년에는 1.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일본 경기의 둔화 우려가 커진 것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일본 경제는 2018년 1분기와 3분기에 경제 역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에는 한파라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생산과 소비 차질이 발생하면서 8분기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3분기 역시 여름 내 있었던 태풍과 지진 등 계절적 요인이 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았다. 일본의 3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 전기비연율로는 -1.2%를 기록해 증권사 예상치를 하회했다. 때문에 2018년 연간 성장률 역시 기존 추정치 1.1%를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 증시는 비교적 대외적 리스크에 영향을 덜 받았던 곳이다. 주요 2개국(G2)의 무역분쟁에도 내수 위주 국가라는 차별화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미국의 통화긴축에도 일본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시장의 확신이 컸다. 여기에 우호적이었던 내부·외부 요건들이 증시의 강한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2016년 말부터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이익 규모가 성장했고,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했지만 극심한 구인난이 장기 불황을 탈출하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3분기 일본의 실질수출은 전분기보다 1.9% 감소했다. 이는 2015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일본 증시의 주도주 역할을 해왔던 4차산업 관련 기계 기업들, IT 하드웨어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중요한 수요처였던 중국이 무역분쟁으로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비세 인상이라는 정책이 경제성장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베 정부는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새해 10월 소비세율을 기존 8%에서 10%로 올릴 예정이다. 소비세를 인상하면 경기 성장세가 확연하게 나빠지는 쪽으로 돌아갈 수 있는데 일본 증시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2019년 10월 전을 투자 종료 시점으로 타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고령층 위주의 인구구조를 가진 국가이다 보니 기업들의 호실적이 임금 상승과 소비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경기 활력도 뻗어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여기에 일본의 순부채가 GDP 대비 150%를 상회해 2019년 10월에 소비세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선진국 투자처로 분류되는 유럽은 2018년 무역분쟁과 함께 정치문제가 금융시장 불안의 주축으로 작용해 왔다. 브렉시트 협상부터 이탈리아 재정문제, 프랑스 시위 등 연말까지 해결되지 않은 정치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2019년 5월 말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로 인한 정치적 리더십 변화는 또 다른 불확실성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년마다 치러지는 선거 결과를 보면, 남유럽 재정위기와 이민자 문제 등을 겪으면서 반EU 정당들이 세력을 넓혀왔고,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해 선거에서 그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론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기는 어렵겠지만, 반EU 세력이 강해지는 만큼 향후 브렉시트 협상과 재정취약국 문제를 다루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내년 5월 선거 전후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안 연구원은 “2018년과 마찬가지로 정치 불안으로 인한 경제주체들의 심리 약화는 실물 경제까지도 위축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경제 성장률 둔화 역시 시장의 비관론을 키우는 요인이다. 최근 유럽 중앙은행(ECB)은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9월 제시한 2.0%에서 1.9%로 하향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기존 1.8%에서 1.7%로 내렸다. ‘경기둔화→매출둔화→이익둔화→실적 쇼크’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주요 지역에서 퍼져가고 있는 셈이다.

내수 비중 큰 신흥국 시장 관심을

지난해 신흥국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보였던 선진국 펀드 수익률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 북미와 유럽, 일본 펀드가 최근 1개월 기준 수익률로 줄줄이 하위권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 내년도 경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월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최근 1개월 동안 유럽 펀드가 -5.47%의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북미 펀드와 일본 펀드 역시 같은 기간 각각 -4.54%, -4.02%의 수익률을 보여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1.52%를 크게 밑돌았다.

경기 둔화 우려에 국내 선진국 펀드의 투자금 유입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베트남(133억원), 중국(156억원), 아시아퍼시픽(일본제외·659억원) 등 신흥국 펀드는 투자금이 순유입된 반면 일본(-28억원), 유럽(-293억원) 등 선진국 펀드는 자금 유출이 거셌다. 해외 펀드 투자금 유입이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중심으로 돌아선 셈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달러화의 변화 추이에 주목해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주문한다. 신흥국의 수요를 나타내는 수입물량 증가율은 전통적으로 달러화와 역의 관계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즉 달러화 약세가 진행될 때 신흥국으로선 자금유출 우려가 낮아지며 불필요한 정책금리 인상을 하지 않아도 되고, 이는 내수 경기 호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신흥국 중에서도 내수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반세계화 흐름이 불거지고 있고 선진국들의 저성장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풍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뤄가는 국가들에게 기회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신흥국 중에 멕시코와 브라질은 내수 비중이 높다.
여기에 새로 출범한 정권이 경제에 긍정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같은 중남미 국가라도 칠레는 산업 금속 가격 하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분위기가 다르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역시 풍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미중 패권전쟁의 영향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실질금리 반등이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다는 면에서 우상향 흐름을 보이는 신흥국들이 주목할 만한 투자처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유준호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0호 (2019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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