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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토지 공시가 줄줄이 급등… ‘세금폭탄’ 터진다 종부세 강화에 양도세 비과세 요건도 깐깐하게 내년 총선 앞두고 ‘부동산 증세카드’ 또 나올까
기사입력 2019.02.11 14:36:21 | 최종수정 2019.02.13 09: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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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단독주택 공시가격, 토지 공시지가에 이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압박까지 시작되면서 정부의 증세 정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합부동산세 강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등 부동산 증세 관련 정책이 연이어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지난해 초 여당이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명문화’하려다 실패한 뒤 각종 정부 정책을 활용해 우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종부세를 먼저 개정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3주택 이상 또는 집값이 급등한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세율이 0.6~3.2% 확대된다. 또 종부세 과세표준액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공시지가 비율인 ‘공정시장가액’은 올해 85%로 오르고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100%까지 상향된다. 정부 관계자는 “소위 말해 집값이 더 많이 오른 조정대상지역의 다주택자에 대해 추가 과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남동 고급 주택단지



▶정부, 단독주택 및 토지 등에 대해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

정부는 이어 단독주택, 토지 등에 대해 공시가격 현실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의 시세 대비 공시가격이 40~50% 수준으로 낮은 점을 감안해 고가 주택과 상업용 토지를 중심으로 시세 반영률을 아파트와 비슷한 60~70%까지 확 끌어올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서울 한남동·청담동·삼성동 등 고가 단독주택 밀집지의 내년도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올해보다 50~70%씩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전국 22만 가구를 표준단독주택으로 뽑아 산정기관인 감정원이 가격을 먼저 공시하고, 나머지 396만 가구는 지방자치단체가 표준단독 공시가를 참고해 가격을 산정한 다음 4월에 공시한다. 2019년도 표준단독주택 공시예정가격이 공개된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한남동 표준주택으로 조회되는 주택 112가구 중 올해 공시가 대비 가격 상승률이 50%를 넘는 것은 39가구(34.8%)에 달한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도 올해 공시가가 큰 폭으로 뛴 곳이 상당수다. 이 지역의 한 표준단독주택(대지면적 229㎡·연면적 260㎡)은 공시지가가 올해 9억5600만원에서 내년 16억5000만원으로 73%나 상승한다. 작년엔 종부세를 내지 않았는데 공시가격이 9억원을 ‘훌쩍’ 넘어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된 곳도 속출했다. 청담동의 대지면적 70㎡, 연면적 253㎡ 규모 단독주택은 올해 공시가격이 8억7600만원이었는데, 내년에는 12억2000만원으로 뛰어올라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됐다.

서울 명동·삼성동 등 상업용 토지의 내년도 공시지가도 급등할 전망이다. 정부는 전국 50만 필지를 표준지로 뽑아 감정평가사들이 가격을 먼저 산정해 공시하고, 나머지 3259만 개별 필지는 지방자치단체가 표준지 공시가를 참고해 가격을 산정한 다음 5월에 공시한다.

2019년도 표준지 공시 예정 가격이 공개된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인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용지(169㎡)는 공시지가가 ㎡당 9130만원에서 1억8300만원으로 무려 100% 오른다. 최근 공시지가가 ㎡당 8310만원(2016년), 8600만원(2017년), 9130만원(2018년)으로 매년 3~6%가량 오른 점을 감안하면 무서운 상승률이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이 몰린 서울 명동은 네이처리퍼블릭을 포함해 공시지가가 2배 가까이 뛴 곳이 수두룩하다. 서울 중구 명동길 우리은행 명동지점은 공시지가가 올해 ㎡당 8860만원에서 내년 1억7750만원으로 급등한다. 서울 중구 퇴계로의 의류매장 ‘유니클로’ 용지도 ㎡당 8720만원에서 1억7450만원으로 오른다.



▶공시가격 오르면 종부세와 보유세 부담 커져

대형 토지가 딸린 랜드마크 건물을 보유한 국내 대기업들의 땅값도 일제히 오를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울 삼성동 GBC 용지(7만9341㎡)는 공시지가가 올해 ㎡당 4000만원에서 내년 5670만원까지 41.75% 오른다. 부동산 관련 세금을 이루는 요소는 크게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 세율’, 세 가지로 나뉜다. 정부가 3가지 요소를 모두 강화시킨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제 강화가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는 표준 단독주택과 표준지 보유자들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보유세 부담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경제신문이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세무팀장의 도움으로 내년 서울 주요 단독주택 종부세와 보유세가 얼마나 늘어나는지(1주택자, 만 59세, 만 5년 이상 보유자로 가정) 시뮬레이션한 결과, 공시가격이 50~60% 늘어난 표준단독주택은 종부세 역시 50~60% 늘어나는 곳이 속출했다.

용산구 한남동에 소재한 한 표준 단독주택(대지면적 364㎡·연면적 311㎡) 공시지가는 2018년 26억5000만원에서 2019년 40억원으로 51% 급등한다. 이 결과로 세금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올해 491만2000원이었던 종부세는 내년 851만4000원으로 73% 상승해 공시지가 상승률을 훨씬 상회한다. 여기에 재산세를 합친 총 보유세는 기존 1277만400원에서 1915만5600원으로 50% 상승한다. 1주택자는 보유세 상한이 전년 대비 150%를 넘을 수 없어 상한치를 ‘꽉’ 채운 것이다.

대기업 오너가 보유한 초고가 주택도 부담이 커진다. 매년 단독주택 공시지가 상위권을 차지한 이명희 신세계 회장 소유 단독주택인 용산구 한남동 주택(대지면적 1758㎡·연면적 2861㎡) 공시지가는 올해 169억원에서 내년 270억원으로 101억원 오른다. 이에 따라 올해 1억1902만원이던 종부세는 내년 1억8652만원으로 57% 상승한다. 보유세 역시 전년(1억9074만원) 대비 1억원가량 상승한 2억8611만원이 될 전망이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은 세금 증가 폭 커져

1주택자로 진행한 시뮬레이션과 달리 만약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라면 세금 증가 폭이 훨씬 커질 전망이다. 보유세 인상 상한이 전년 대비 150%를 넘지 않는 1주택자와 달리 다주택자는 전년 대비 300%까지 오를 수 있고 세율 자체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토지 소유자들의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도 ‘만만치 않게’ 커질 전망이다. 명동 네이처리퍼블릭은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이 올해 약 6620만원에서 9929만원으로 50% 급등한다. 공시지가가 올해보다 24%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영선빌딩(300㎡)도 세 부담이 약 4619만원에서 6364만원으로 37.8% 뛴다.

공시가격이 폭등하면 종합부동산세·재산세 같은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 이외에도 파장이 상당하다. 공시가격은 증여세·상속세는 물론 기초연금, 각종 개발부담금 기준 등 61개 행정항목에 활용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시가격 현실화가 단독주택뿐 아니라 4월 고시되는 아파트 공시가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자체 공시가 산정 업무를 수행한 바 있는 한 감정평가사는 “시세반영률 자체가 내년 1월 1일 시점에 해당 주택 거래가 가능한 적정 가격을 산출한 값”이라며 “거래가 거의 없는 단독주택의 성격을 반영하지 않고 아파트와 시세반영률을 동일하게 하겠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감정평가사는 “만약 단독주택 시세반영률을 끌어올린다면 시세반영률이 낮은 아파트도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부가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15억원 이상으로 매매된 10개 아파트 단지 공시가격이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인 9억원에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5.02% 상승해 작년 4.44%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는 공시가격 상승률이 미미했지만 서울은 10.19%에 달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올해는 작년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훨씬 컸고 여기에 시세반영률까지 오르면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이 역대 최대 폭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세제 강화’ 분위기는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혜택을 줄이기로 한 것. 정부는 최근 ‘2018년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다음 달 중 국무회의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다주택을 처분할 예정인 주택 보유자와 임대사업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다. 2021년부터는 1가구 1주택 양도 시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1주택을 보유하게 된 날로부터 2년을 보유하도록 바꿨다. 그동안에는 최초 취득일을 기준으로 보유 기간이 2년 이상이면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됐다. 또한 2017년 8·2 부동산대책의 후속 조치에 따라 정부는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권장하면서 처분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 등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했는데, 횟수에 제한 없이 2년만 거주하면 받을 수 있었던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도 이제부터 최초 거주 주택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증세 정책 갈수록 심해질 것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적용기간이 최종 1주택을 보유하게 된 날로부터 기산될 경우 양도세 부담은 얼마나 늘어나게 될까. A주택을 3억원에 매입하고 1년 후 B주택을 추가로 매수해 다주택자가 된 경우 A주택 취득 10년 후 B주택을 먼저 팔고 연이어 A주택을 8억원에 매도하면 A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현재 전혀 내지 않는다. B주택을 파는 순간 1주택자가 돼서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양도세는 면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2021년 1월 1일 이후 양도할 경우 A주택에 대해 2114만원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이것도 장기보유특별공제 최대치인 80%를 받아서 세금이 그나마 줄어든 것이다. 조건을 달리해서 A주택의 보유기간이 5년이라고 하면 A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1억301만원 정도다. 5억원 양도차익이 발생한 경우 5년을 보유했어도 이전에 내지 않았던 1억원 넘는 양도세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의 ‘증세 정책’이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해석했다. 일단 작년 초 부활한 재건축부담금이 올해부터 강남 재건축 단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작년 시장 상황을 지켜보느라 멈췄던 단지들이 재건축 작업을 다시 진행하면 예정 금액이 본격적으로 통지되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서울 강남 등 고가 주택을 위주로 “증여세 탈루 등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부동산 업계에선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이 올해 집중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동산 정책과 부자 증세 정책에 ‘대못’을 박기에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내년이 되면 현 정부도 중반기에 접어들고 총선까지 치러야 한다”며 “현재 나타나는 징벌적 과세들은 ‘조세 저항’을 불러올 수밖에 없어 갈수록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동우 부동산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1호 (2019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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