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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진 황금돼지해 채권·금 투자로 ‘쌈짓돈’ 지킬까
기사입력 2019.02.07 16: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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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富)와 복(福)을 상징하는 황금돼지의 해를 맞았지만 재테크 시장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글로벌 증시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다. 전문가들은 새해를 맞아 투자처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위험자산에 포트폴리오가 편중돼 있다면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해 변동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이 여느 때보다 보수적인 투자를 요구하는 이유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선진국 경제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이 한풀 꺾인 데다 국내 증시를 이끌어 가는 반도체 부진 등이 부각되면서 재테크 전망에 비관론이 짙어지고 있다.

재테크 전망이 어두워지면 재테크 시장에는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조정장이 상당히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방망이를 짧게 잡고 투자할 것을 권유한다. 손실을 보더라도 원금 회복 구간에 접근하거나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투자 기간은 짧게, 이익 기대치는 낮게 가져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관점에서 채권, 금, 달러 등 안전자산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 은행 정기 예금과 비교하면 가격변동이 있지만 주식에 비해서는 훨씬 변동성이 덜하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에 대한 니즈가 더욱 커지면서 그동안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던 채권 펀드, 금 펀드 등에 뭉칫돈이 쏟아지는 등 다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채권 투자 관심 ‘쑥’

국내외 증시의 부진한 모습에 ‘투자 피난처’로 채권 투자가 각광받고 있다. 2000선에서 횡보하고 있는 코스피는 국내 기업 이익의 가파른 하향 조정도 주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복이 심한 주식 대신 안정적인 쿠폰 수익을 주는 채권에 자금이 모이고 있으며 추가 금리 하락에 대한 전망이 채권 값을 더 올릴 것이란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1.817%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1.795%로 떨어졌다. 코스피가 2000선을 두고 등락을 반복하자 안전자산인 채권에 수요가 몰려 채권값이 뛴 것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년 전 2.626%와 비교해 83.1bp나 하락했다. 장기금리인 국고채 10년물 금리 역시 1.976%로 떨어졌다.

채권 가격이 호조를 보이자 국내 채권형 펀드에도 뭉칫돈이 쏟아지며 시장의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1월 16일 기준 국내 설정된 채권형 펀드에는 최근 1년간 6조2124억원의 자금이 순유입 됐다. 올해 들어서만 5784억원이 유입되는 등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상황이다. 시장 금리 하락에 최근 1년간 국내 국공채권 펀드(4.01%), 회사채권펀드(3.5%) 등 국내 채권형 펀드의 전 유형에서 두루 성과가 좋게 나타나는 중이다.



최근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까지 나오는 것은 연중 채권 가격 상승 지속을 전망하는 이유다. 노무라증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고, 한국 역시 가계부채 증가율이 낮아져 올 하반기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1월 4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2019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에 참석해 “연준은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면서 인내심을 가질 것(will be patient)”이라고 말해 미국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옅어진 상태다.

다만 최근 미국 경기지표를 감안하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거나 인상을 멈출 정도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지금 현물 채권 시장에서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해 이른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현재의 채권 쏠림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파르게 이뤄진 시장금리 하락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다소 과도하다고 평가한다”며 “아직 실물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정도의 정황은 아니라 채권 추격 매수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 가격 상승에 따라 국고채는 물론 회사채(크레디트)까지 대안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여러 악재가 남아 있는 주식시장 대신 적극적으로 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는 채권 쪽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더 많은 쿠폰 금리를 챙길 수 있게 국채보다는 국내 투자등급의 크레디트가 낫다”고 말했다.

특히 연초에는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다시 시작되기 때문에 회사채 투자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다. 주식시장에 기대감이 옅어진 ‘연초 효과’가 크레디트 시장에는 아직 유효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현재 국내 크레디트는 중위험·중수익 측면에서 다른 채권자산보다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오 센터장은 “미국 국채는 달러화 가치 변동성이 커졌다는 단점이 있고 쿠폰금리가 가장 높은 미국 하이일드는 저유가 때문에 리스크가 커져 권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국채나 크레디트를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현금을 단기 보유처인 머니마켓펀드(MMF)나 환매조건부채권(RP)에 넣고 더 좋은 메자닌 투자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는 조언도 들어볼 만하다. 정상규 신한금융투자 신한PWM프리빌리지 강남센터 PB팀장은 “돈을 단기로 굴릴 생각을 하고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할 기회를 기다리는 게 낫다”면서 “10년 전 금융위기 때 기아자동차나 하이닉스 같은 우량 기업도 CB를 발행했듯이 시장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좋은 자산을 싼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금 재테크 상품도 ‘반짝반짝’

금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 역시 달라지고 있다. 주식시장의 널뛰기와 국제 유가의 급락 등 위험자산이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금 매입을 권고하는 의견이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번져가는 상황이다.

1월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프리 큐리를 비롯한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12개월 내에 금값이 온스당 142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1월 17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가격이 온스당 1291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10% 이상 상승여력이 있다는 평가인 셈이다.



이는 지난 5년여간 볼 수 없었던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3개월과 6개월 금값 전망치를 1250달러와 1300달러에서 각각 1325달러와 137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중앙은행의 금 매수에 불이 붙었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도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의 마이크 코자크를 비롯한 애널리스트들도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와 정도는 줄었지만 금의 인플레이션 헤지 매력이 올해 금값을 결정할 것”이라며 “올해 금과 은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금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량은 지난해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해 금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났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수키 쿠퍼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금에 대한 투기적 수요는 투자자들이 금에 대한 약세 베팅을 줄이면서 강세 베팅을 늘리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국내 역시 금 펀드를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 1월 16일 기준 국내 11개 금 펀드에는 최근 6개월간 481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최근 1년을 기준으로는 2078억원, 2년을 기준으로는 3733억원이 펀드 설정액이 반토막 난 것과는 분위기가 급격히 바뀐 셈이다. 금 펀드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을 기준으로 5.81%, 1개월을 기준으로 4.48%의 수익률을 올리며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부응하고 있다.

국내 금 투자는 실물인 골드바를 사는 방법과 금 상장지수펀드(ETF), 금 통장 등 세 가지 방법이 추천된다. 골드바는 1㎏, 100g, 37.5g, 10g 등 다양한 크기가 판매된다. 골드바를 살 때 10%의 부가가치세와 5%의 매매 수수료를 내야 하는 점은 불리한 요소다.

하지만 금값이 오를 경우 시세 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고, 금융소득(이자 또는 배당소득)이 2000만원 이상이면 최대 38.5%까지 부과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도 실물인 금으로 얻은 시세 차익은 불포함돼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금 ETF는 국제 금값의 움직임에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한 금융 상품으로 주식처럼 사고 파는 게 자유롭다. 금 ETF는 1주당 1만원 미만에 살 수 있어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금 선물 가격을 추종해 2배만큼의 수익을 돌려주는 한국투자 KIDEX골드선물레버리지ETF는 1월16일 기준 최근 3개월 동안 10.22%의 수익률을 올렸다. 삼성KODEX골드선물ETF와 미래에셋TIGER금은선물ETF 역시 같은 기간 5.25%의 수익률을 보이며 순항 중이다.

금 통장은 은행에 계좌를 만들고 입금하면 국제 시세에 따라 금을 매입해 적립해 주는 상품이다. 통장에는 매입한 금의 중량이 표시된다. 실시간으로 금을 사고 팔 수 있고 0.01g 단위의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투자자가 은행 계좌에 돈을 넣으면 은행이 자동으로 돈을 금으로 바꿔 통장에 넣어주는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금 통장은 실물금과 달리 부가세 10%를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금 통장에 있는 금을 실물로 인출하려면 부가세 10%를 내야 한다. 거래수수료는 1% 수준이고, 금값이 상승해 얻은 이익에 대해서는 이자소득세 15.4%를 내야 한다.

▶단기 투자라면 달러 ETF도 관심 둬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자 달러RP(환매조건부채권), 외화 발행어음 등 달러화 상품도 각광을 받고 있다. 원화 대비 달러화 상품의 금리가 높은 데다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보유한 달러를 활용하기 위해 달러화 상품을 찾는 것 역시 원인 중 하나다.

1월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8년 11월까지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일평균 매입 잔량은 1조4085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12월 기준 일평균 잔량(1조1275억원)보다 24%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환매가 돌아오지 않은 RP거래 잔액 규모를 나타내는데 달러RP 거래가 활발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달러화 자산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연말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신규 개인고객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금리 3%대의 특판 RP를 출시했다.

달러RP는 해당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달러 표시 채권을 고객에게 팔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약속한 가격으로 다시 매입하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 기준 외화RP의 금리는 연 1.60~3.10%로 최대 연 1.65%인 원화RP 대비 높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달러RP 금리를 인상해 단 하루만 맡겨도 연 1.50% 금리를 제공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간에 따라 1주일 연 2.00%, 3개월 연 2.15%, 180일 이상 연 2.30%의 금리가 적용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달러 자산은 8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달러RP는 수출입대금 등 외화결제가 잦은 법인과 해외투자, 자녀유학 등 거액 자산가들의 달러자산 운용을 위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호종 신한금융투자 RP운용부 차장은 “달러RP는 외화자금 운용을 고민하는 고객들에게 안정성과 고금리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제공하는 상품”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고객들에게 높아진 금리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발행 어음 역시 달러화 상품 중 하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외화 발행어음을 출시, 일주일 만에 350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으며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일종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운용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퍼스트 외화 발행어음’의 금리는 입출이 자유로운 상품이 연 2%, 6개월은 연 3.3%, 1년 만기 상품은 연 3.5%다. 은행권 상품과 달리 예금자보호는 되지 않지만 만기가 되면 은행권의 원화 예금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좀 더 방망이를 짧게 쥐고 달러 가격 변동에 대응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달러 ETF를 활용하는 것을 고민해볼 만하다.
달러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ETF는 1월 17일 기준 최근 1년간 7.62%의 수익을 냈다.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ETF 역시 같은기간 7.44%의 수익을 내고 있다. 더 과감한 베팅을 하길 원하는 투자자라면 달러 가격 상승분의 2배만큼 수익을 돌려주는 레버리지형 달러ETF를 활용해볼 수 있는데,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ETF는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3.34%에 달했다.

[유준호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1호 (2019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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