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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 “장기투자라면 한남뉴타운 유망”
기사입력 2019.05.03 10:56:51 | 최종수정 2019.05.06 19: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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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재개발 ‘최대어’인 한남뉴타운이 오랜 겨울잠을 깨고 다시 들썩이고 있다. 급매물 위주이긴 하지만 점차 투자자·실거주자들의 매매 문의도 살아나는 추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용산 한강변의 미래 가치가 훗날 강남에 맞먹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한남뉴타운 재개발 장기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

한남뉴타운은 서울 중심 한강변에 접해 있어 핵심 업무 지구인 여의도, 강남, 종로 일대까지 접근성을 두루 갖춘 노른자 땅이다. 이태원 상권을 끼고 있고 남산과 한강을 둘러싼 명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남뉴타운 현재 모습



▶한남3구역 사업인가…

움직이는 한남뉴타운

한남뉴타운 내 가장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곳은 ‘한남3구역’이다. 이 구역은 지난달 29일 용산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3구역이 인가를 받으면서 다른 구역(2·4·5구역)들도 사업 추진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남3구역은 전체 면적 총 38만6395.5㎡로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동, 임대아파트 876가구를 포함해 총 5816가구가 들어서는 매머드급 재개발 단지다.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후 2012년 조합이 설립됐고 지난해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조합 측은 이번 사업시행인가 승인을 발판 삼아 속도전에 나선다. 올 10월까지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관리처분인가 절차와 이주 및 철거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벌써부터 시공사들의 물밑 수주 경쟁도 뜨겁다. 현재 대림산업과 GS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국내 유수 건설사들이 모두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남3구역을 수주하면 다른 한남뉴타운 구역(2·4·5구역)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남3구역은 현재 총 5구역으로 구성된 한남뉴타운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사업 속도도 가장 빠른 곳이다. 당초 구릉지 위주의 지형과 다세대주택이 많아 재개발에 불리한 여건이었지만 서울시와 조합이 건축계획안을 함께 마련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서울시는 한남3구역에 공공건축가 7명을 투입하고 일부 지역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건축 계획에 깊숙이 관여했다. 시가 개입해 사업성은 낮아졌지만 건축심의·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심의 과정을 빠르게 통과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한남3구역의 사업시행인가 승인으로 인해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의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현재 한남1구역은 구역 지정이 취소됐으며 2·4·5구역은 사업 초기 단계인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태다.

건축심의를 진행 중인 한남2구역은 서울시 요청을 반영한 정비계획 변경안 마련에 나섰다. 김성조 2구역 조합장은 “다음달 서울시의 변경안 심의가 예정돼 있다”며 “시의 보완 요청을 충실히 이행해 조속한 사업 진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4·5구역 역시 한발 앞서나간 3구역 분위기를 이어받아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번 인가가 재개발 지분 거래 시장에 미칠 여파도 주목된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한남3구역의 지분 거래는 저가 매물들 위주로만 근근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거래는 많지 않지만 가격은 3.3㎡(대지 지분)당 1억원 선을 견고히 지키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고된 3구역 내 지분 23㎡의 실거래가격은 8억원이다. 하지만 이번 사업시행인가를 계기로 재개발 지분 거래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번 인가를 계기로 강남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며 “오는 6월 공시가 인상폭이 확정되면 감평가와 지분 가격도 올라가는 만큼 그 전에 지분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현 지분 가격과 예상되는 분담금을 감안하면 1~2년 내에 단기 투자 수익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5년 이상 장기 투자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한남3구역 조감도



▶시장 얼었지만… 용산 재개발, 재건축

미래 가치는 여전

지난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한남뉴타운은 한남동·보광동 등 면적 111만205㎡, 총 5개 구역으로 이뤄졌다. 교통의 요지인 데다 배산임수의 입지로 서울 내에서도 강남에 비견될 만한 최고 입지로 손꼽힌다. 실제로 서울 한남뉴타운 내 공인중개 사무소는 정부의 지난해 9·13대책 이전에는 사전 예약 없이 당일 방문하면 상담 자체가 어려울 정도였다.

이번 3구역 사업인가로 인해 한동안 얼어붙었던 한남뉴타운의 거래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추세다. 한남동에 위치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가 난 후 매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소액으로 살 수 있는 매물은 모두 들어가고 현재 초기 부담이 큰 매물만 몇 건 남아있는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남3구역 내 대지지분 30㎡ 이하 소형 매물은 3.3㎡당 매매값이 1억원대이고, 대지지분 150㎡ 이상 대형 매물은 3.3㎡당 4000만원 안팎을 형성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사무소의 설명이다.

매물도 적고 대출도 어렵다보니 토지지분이 없지만 재개발 입주권이 나오는 무허가 건축물, 흔히 ‘뚜껑’ 으로 불리는 소액투자 물건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무허가 건물은 정부나 공공기관의 공유지 위에 허가를 받지 않고 세운 건물이라 주거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무허가라고 해도 1982년 4월 8일 이전에 건축된 무허가 건물은 주거권이 인정돼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

한남뉴타운이 들썩이면서 한강변을 따라 들어선 한강맨션, 한강삼익 등 재건축 단지들도 사업 진척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먼저 한강삼익은 지난달 12일 서울시 건축 심의를 통과하면서 연내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 단지는 기존의 252가구를 허물고 지상 최고 30층에 4개 동, 331가구(임대 55가구) 규모로 재건축한다.


한강맨션도 최근 조합장을 새로 선임하고 사업 속도전에 나섰다. 작년 말 기존 조합장이 불투명한 조합 운영 등의 문제로 해임된 이후 공석이던 자리에 지난달 31일 새 조합장이 뽑히면서 전열을 가다듬은 상태다. 조합 관계자는 “내년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산 재개발은 최근 지지부진한 강남 재건축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망 투자처다. 서울시 재건축 클린업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용산구에서는 30개의 크고 작은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노후한 일대가 앞으로 ‘신흥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할 예정인 데다 미군기지 이전, 용산역세권 사업 등 각종 개발 호재를 안고 있어 향후 강남을 능가할 입지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남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의 연이은 대출 규제로 현재 부동산 투자는 사실상 현금 부자만 진입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며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큰손들이 가장 따지는 건 결국 입지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 용산 재개발 투자 시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우선 2018년 1월 25일 이후 최초 사업시행인가를 접수한 구역들이 될 것이기 때문에 투기과열지구가 유지되는 한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지면 조합원지위 양도금지 규정이 적용된다. 매각이 필요한 시점에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진다면 팔지 못하고 보유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매도 타이밍을 고려해 자금 계획 등을 미리 세우고 접근해야 한다.

또 조합설립인가 후에 사업시행인가 접수를 해야 하는 ‘재개발 일몰제’에 적용돼 지역 지정이 취소될 우려가 있는지도 잘 따져봐야 한다.

한강맨션



▶세입자 보상안 등 재개발 투자

변수로 떠올라

한남뉴타운 등 재개발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최근 정부가 재개발 지역 세입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기준 마련에 나서고 있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세입자 보상이 크게 늘어날 경우 전체 사업비용 증가를 가져와 향후 재개발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재건축 구역 월세 세입자였던 30대 남성 A씨가 약 3개월 전 강제철거로 퇴거된 후 빈집을 전전하다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이 발생했다. 이에 세입자에 대한 보상의 필요성이 수면 위로 올랐고 관련 정책과 법안 발의가 잇따랐다. 먼저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손실보상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정비사업 손실보상 사례조사 및 제도개선 용역’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세입자의 주거권·영업권 보장 논란, 철거 반대시위, 자해 등 극단적 사고가 발생하고 브로커가 활동하면서 빈번한 갈등이 존재해 왔다. 이에 시는 도시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세입자, 현금청산자에 대한 합리적 보상기준을 마련하고 손실보상을 둘러싼 갈등을 조기에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용역의 주 내용은 ▲정비구역 내 보상대상자 현황조사 및 분석 ▲관리처분인가 이후 이주단계 구역 내 심층 사례조사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 방안 마련 등이다.

서울시는 이달 용역을 시작해 주민·전문가와 함께하는 공청회를 통한 의견수렴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보상제도 개선안을 2020년 7월에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보상금액 결정 과정 시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은 구역을 전담하는 전문가가 대면 설명을 하고 주민요구사항은 주거사업협력센터에서 사전협의체 운영 시 충분히 논의해 손실보상 갈등이 완화될 수 있는 절차를 계획하고 있다.

정치권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 개정안을 지난 3월 20일 대표발의 하며 “건축물의 철거가 토지 등 소유자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규정은 존재한다”면서 “그러나 세입자의 권리·의무에 대한 내용은 존재하지 않아 세입자의 주거이전비 보상과 관련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관련 법령은 도시정비사업 시행 시 기존 건축물의 철거와 관련해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후 철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반면,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관리처분인가를 받기 전이라도 예외적으로 기존 건축물 소유자의 동의 및 시장·군수 등의 허가를 받아 철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리처분인가 전에 건축물을 철거하는 경우 건축물의 철거는 세입자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면서 “이는 세입자의 주거안정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개정안 제안 이유를 밝혔다.

앞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재건축사업 시 세입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지난 2월 대표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 내용을 들여다보면, 재건축사업 과정에서 세입자가 폐업 또는 휴업하거나 주거를 이전하는 경우 영업 손실과 시설·주거 이전비용 등을 사업시행자가 보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재건축 단지 내 세입자의 재산권을 지키기 위함이다.

세입자 보호를 위해 세입자 보상기준일을 변경해 세입자 보호 대상자를 확대하는 방안도 국회에 대기 중이다. 지난해 4월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에서는 기존 ‘정비구역 지정 공람공고일’ 대신 ‘사업시행계획 인가 고시일’을 세입자 보상 기준일로 변경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의 취지는 세입자들이 사실상 정비구역 지정 사실을 알기 어려워 주거이전비 등 세입자 보호 대책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비구역 지정 공람공고일이 아닌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 세입자로 거주하고 있는 세입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제안이다.

국토위는 이미 세입자의 피해 방지 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이유로 법안에 대해 부정적이다.
현행 관련 규정에 따르면 매매·전월세를 주는 조합원은 물론 공인중개사에게 고지 의무를 부과해 세입자가 정비구역 지정 사실을 모르고 들어올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법안을 검토한 서울시와 LH에서도 개정안 입법에 반대 의견을 내놓은 상태다. 손실보상금 증가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비용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반대 이유다.

[정지성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4호 (2019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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