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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후 아파트값 두 배 쑥, 흑석동 이젠 ‘금석동’으로 불려요
기사입력 2019.05.03 10: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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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대표적 강북 부촌 용산구 동부이촌동과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 한강 이남의 강남인 데다 서초구 부촌 반포동 바로 옆에 위치했지만 동네 노후도가 심한 달동네로 취급받았던 흑석동이 최근 반짝 빛나고 있다. 흑석동 일대에서 나오는 돌 빛이 검다하여 붙어진 흑석동(黑石洞)은 최근 금석동(金石洞)이라 불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흑석동 투기 의혹으로 사임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그 주인공이다.

작년 말 입주를 시작한 흑석동 한강변 아파트 ‘아크로리버하임’이 반겨주는 흑석동 일대는 과거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만큼 천지개벽했다. 단독주택과 다세대가구주택이 즐비했던 흑석동 일대가 재개발되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동네 전체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대



작년 아크로리버하임과 비슷한 시기에 입주한 롯데캐슬에듀포레를 비롯해 흑석뉴타운 내에 이미 재개발이 이뤄진 구역은 5개다. 4구역 흑석한강푸르지오, 6구역 흑석한강센트레빌2차는 진작 입주를 시작했고 김 전 대변인이 갖고 있는 9구역은 롯데건설 시그니처캐슬로 변모할 예정이다. 나머지 5개 구역에서도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뉴타운 정비사업을 마치고 입주한 단지 몸값이 1년 새 수억원씩 치솟으며 훌쩍 뛰는가 하면 아파트 시공권을 두고 대형 건설사들의 입찰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흑석동은 한강대교 남단을 시작으로 하는 현충로가 동서로 지나고, 북쪽 강변으로는 올림픽대로가 지난다. 달마사(達摩寺), 보덕사(普德寺), 원불교 서울회관, 명수대교회, 한남제일교회 등이 빽빽이 위치한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은로초등학교가 있으며 중앙대학교를 비롯한 많은 학교가 있다.

흑석동은 1914년까지만 해도 행정구역상 경기도 과천군(현 과천시)에 속했다. 광복 후 1946년에야 동 이름이 흑석정에서 흑석동으로 바뀌었고 1973년 서울 관악구로 편입됐다가 1980년 들어서야 동작구 흑석동이 됐다.

김 전 대변인이 투자한 흑석9구역은 현재 화제의 중심이다. 실제 현재 정비사업이 진행중인 5개 구역 중 가장 속도가 빠른 데다가 규모 역시 3구역과 더불어 가장 큰 곳이다. 총 1560여 가구 중 750여 가구가 일반 분양될 예정이라 사업성이 가장 높은 단지로 불린다. 작년 5월 GS건설과 롯데건설의 치열한 접전 끝에 롯데건설이 승리를 따내 재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흑석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끌어올린 배경에는 기분양된 아파트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탓이 크다.

특히 새로 입주한 아파트 분양권·매매가격이 3억~5억원가량 뛰면서 사업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는 공급 당시 일반분양가가 8억이 조금 안되는 수준이었지만 입주 두 달 전인 작년 10월 분양권이 16억원에 거래되며 분양가 대비 2배가량 올랐다. 지난해 7월 같은 면적 분양권이 13억5110만원에, 8월 입주권이 14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1억5000만원가량 더 오른 것이다. 그보다 앞서 3월 전용 54㎡ 분양권이 13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지난해 초 1월까지만 해도 전용 84㎡ 저층 분양권이 11억원 안팎에 거래됐지만 소형 아파트인 전용 59㎡ 시세가 전용 84㎡ 시세를 따라잡은 것이다. 최근에도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 분양권은 15억3000만원에 거래되면서 크게 빠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8구역 롯데캐슬에듀포레 역시 전용 84㎡ 20층 분양권이 지난해 9월 12억원에 팔렸다. 공급 당시 평균 5억8900만원에 분양된 아파트로 최초 분양가보다 2배 이상 뛴 셈이다.

동작구 아크로리버하임아파트



롯데캐슬에듀포레 전용 59㎡ 역시 올 3월 9억8500만원에 거래됐고 전용 84㎡는 11억에 손바뀜됐다. 최고점 대비 조금 빠지긴 했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그동안 새 아파트가 많지 않았던 덕에 올해로 입주 8년 차인 흑석한강푸르지오 시세도 강세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저층 매물이 12억1500만원(2층)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1월 같은 평형 9층 매물이 9억원, 1층 매물은 8억5000만원에도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시세가 3억원 이상 올랐다. 최초 분양가는 7억원대였다.

흑석동의 땅값 역시 가파르게 상승중이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지난해 전국 지가변동률 자료에 따르면 동작구 흑석동 땅값은 전년 대비 8.12% 올랐다. 서울 평균 상승률(6.11%)을 훨씬 웃돌 뿐 아니라 서울시 전체에서 용산구(8.6%) 다음으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셈이다.

또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동작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16.7%로 강남3구를 제압했다. 강남구는 13.5%, 서초구는 10.5%, 송파구는 12.8%로 동작구는 최고 6% 이상 높았다.

▶지금 투자…

시세차익은 없지만 청약 경쟁 없어

이처럼 이미 한차례 집값 급등을 거친 흑석동 투자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올 2월 조합원 대상 면적형 신청을 받은 9구역 매물을 통해 수익성 분석이 가능하다.

권리가액이 4억626만원(무상지분율 119.93% 적용)인 해당 입주권(전용 84㎡)은 웃돈 5억2074만원이 붙어 9억27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이 물건의 조합원 예상 분양가는 평균 7억30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5~6년 뒤에 입주하는 전용 84㎡ 일반분양가가 주변 시세대로 책정된다면 12억~13억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해당 입주권을 산 조합원은 약 3억원 가량의 금액이 추가로 필요하다. 조합원 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뺀 차액이다. 이를 다 계산해볼 경우 총 투자액은 12억 선이다. 결국 일반 분양가와 큰 차이는 없는 셈이다.

하지만 당첨 확률이 낮은 청약 경쟁을 피할 수 있고 향후 추가적인 시세 상승 등을 예상할 경우 이러한 입주권을 선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는 평가다.

현재 철거가 진행 중인 3구역에서는 전용 59㎡ 조합원 입주권이 5억원에 거래가 가능하다. 무허가 건물이라 권리가액(500만원)이 거의 없는 조합원 입주권인데도, 25평을 분양받을 수 있다는 장점만으로 웃돈 4억9500만원이 붙었다.

3구역 전용 59㎡ 조합원 분양가가 4억 후반대로 예상되는만큼 총 9억 내외의 금액으로 전용 59㎡를 분양받을 권리를 사는 셈이다. 이창동 밸류맵 팀장은 “김 전 대변인을 이러한 투자공식에 맞춰보면 이 역시 결국 시세대로 구입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다만 당첨 확률이 낮은 청약제도를 피할 수 있고 향후 집값이 더 올라간다는 프리미엄을 감안하긴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흑석9구역에서 중소형아파트 2채(또는 대형아파트 1채)와 상가 1채, 합해서 시가 36억원 상당의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상가건물을 구입한 김 전 대변인은 어떨까. 그는 2018년 7월 자기자본 10억원에 부채 16억원을 끌어 26억원에 해당 상가를 샀다. 일단 거래시점 당시 흑석뉴타운의 조합원 물건들에는 통상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있었는데 사실상 프리미엄 없이 감정가에 비례율을 곱한 가액 그대로만을 지불하고 사들였다.

보통 재개발 구역에서 초기자금이 적게 들어가는, 속칭 몸이 가벼운 물건들은 프리미엄이 많이 붙지만 김 전 대변인이 구입한 덩치가 큰 매물은 아무래도 초기에 많은 현금이 필요한 만큼 프리미엄이 덜 붙어 준공 후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거래가액 26억원 대비 최소한(40%)의 자기자금 10억원을 들이고 60%는 부채로 충당한 점도 수익률 확대에 기여한다.26억원을 들여 10억원의 차익을 얻는 경우 수익률은 38%선이지만, 김의겸처럼 10억원을 들여 10억원의 차익을 얻는 경우 수익률은 100%에 달한다. 하지만 이 역시 모두 가정한 값으로 실제 얼마나 높은 투자수익률을 거둘지 등은 의문형이다.

부동산 투자에 ‘절세 수단’으로 범용화된 보유세·양도세 절감을 위한 ‘공동 명의’ 등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재개발 투기 의혹이 불거졌던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9구역’ 재개발 사업지에 투자한 사람 중 상당수가 공동 명의를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맞벌이 부부 등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를 매입할 때 절세 수단으로 통용되던 공동 명의가 재개발·재건축 등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 분야로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매일경제신문이 2018년 이후 흑석 9구역에서 거래된 단독·다가구주택과 상가 건물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체 매물 28개 중 절반이 넘는 15개가 공동 소유 형태로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부 공동 명의로 매입했던 김 전 대변인을 비롯해 절반이 넘는 매수인이 공동 명의를 선택한 것이다. 공동 명의는 최근 강화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규제로 인해 각광받고 있는 대표적 절세 수단이다. 인별로 과세되는 종부세를 살펴보면 단독 소유 시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1주택 보유 기준)에 부과된다. 하지만 1주택을 2인이 공동 소유하면 1인당 6억원까지 공제돼 총 가액 12억원 초과 시 종부세를 낸다. 양도소득세 역시 지분별로 차익을 평가하는 만큼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흑석 9구역 내 공동 명의 매입 거래 15건 중 부부 관계로 추정되는 매물은 총 13건(86%)에 달했다. 통상 비슷한 연령대에 같은 주소지를 둔 공동 명의자는 부부로 추정되는데, 13건이 이에 속했다.

김 전 대변인 부부 역시 이에 해당한다. 부모 관계 공동 명의로 추정되는 거래는 2건이다. 공동 소유자 중 최연소는 1990년생이었고 1980년대 출생 소유자도 8명에 달했다. 공동 소유를 지분 비율별로 살펴보면 대다수인 12건이 50대50 비율이었고 그 외 20대80, 40대60, 49대51 비율로 지분을 나눠 가졌다.

▶부부명의 많고 자녀와 공동도


공동 명의로 인한 양도세 절세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일경제가 재개발 투자 전문 세무사에게 의뢰해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김 전 대변인 소유 상가건물(건물면적 272㎡)을 되팔아 시세차익이 5억~10억원 발생하면 단독 소유 대비 3800만원 정도 절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세무사는 “공동 소유로 인한 양도세 절감 효과가 큰 만큼 대부분 투자자들도 공동 명의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여세에서도 상당 부분 이익이다. 배우자 지분 증여 시 6억원까지 공제가 되는 만큼 큰 증여세 부담 없이 부부 간 지분 증여를 할 수 있고 향후 상속 시에도 절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절세를 위한 기본 상식이 된 공동 명의 소유는 양성평등 추세가 반영되고 있는 주택 보유 형태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주택소유통계(2017년 기준)에 따르면 총 주택 소유자 1367만 명(1496만 가구) 중 여성 소유자 비율이 600만3000명으로 43.9%를 차지했다.

여성 단독 소유 주택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매년 늘어나고 있는 부부 공동 소유가 비율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인 이상이 공동 소유한 주택 역시 전체 중 11.7%로 전년(9.3%) 대비 2.4%포인트 증가했다.

또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신혼부부통계에서도 부부 공동 명의 주택 소유 비율은 2015년 11.3%부터 꾸준히 상승해 2017년 13.3%를 기록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건설·부동산 애널리스트는 “고가 주택 보유자들에게 공동 명의는 가장 기본적인 절세 전략으로 통용된다”며 “재개발 투자에서도 이러한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시장 전반적으로 이러한 공동 명의는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동 명의가 절세를 위한 만능열쇠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공동 명의가 유리한 점이 많지만 재산 보유 현황과 매입 시기 등에 따라 실익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령자 또는 장기 보유자에게 제공되는 세제 혜택이 부부 공동 명의에는 적용되지 않고 고가 주택은 공동 명의보다 단독 명의가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처음 구입 시에 공동 명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 중 공동 명의로 변경할 때는 증여세·취득세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무조건 공동 명의를 하기보다 사전 검토를 통해 유불리를 따져본 뒤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추동훈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4호 (2019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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