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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스튜어드십 코드 본격 시행 지주사·ICT·우선주 투자매력
기사입력 2019.03.04 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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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선언하면서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경영이나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기업, 이익에 비해 주주환원이 적은 기업 등에 대해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개선을 도출해내는 것을 말한다. 실제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이 잇따르면서 주요 대기업의 배당금 지급 규모 또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발맞춰 여러 대기업이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할 계획을 밝힌 만큼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한 스튜어드십 코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 높아져

스튜어드십 코드의 역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관투자가의 경영감시 기능 강조 및 적극적인 주주 의사표시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투자의 전체 과정에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고려하는 책임투자(Responsible Investment)의 원칙이 국제적으로 확산된 것이다. 선도적으로 도입한 국가는 영국으로 2010년 도입 이후 설문 보고서를 통해 주주 활동 및 투자대상 회사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도입 이후 영국 FTSE 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배당수익률 또한 5%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지난 2014년 아베 총리가 기업의 주주환원 강화를 통한 증시 활성화와 이를 통한 경제 성장 기여의 취지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바 있다. 역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전인 2013년부터 NIKKER225지수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끼칠 파장이 영국이나 일본보다 크게 나타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KOSPI 기준 배당지표(배당수익률과 배당성향)는 영국과 일본에 비해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낮은 배당지표를 보이는 종목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상장사들의 낮은 배당성향은 한국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의 주가를 실제 가치보다 낮게 평가하는 것)의 주요한 요인이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의 비율로서, 기업이 주주에게 이익을 얼마나 돌려주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코스피 배당성향은 중국(35%), 대만(61.9%)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본격 실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미리 대응하고 있다”며 “배당 증가로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간 한국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 배당을 적게 해왔지만 이제 투자가 부담스러워진 상황을 맞아 배당 확대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점관리 사안별 대상 기업 선정 기준 배당 정책 배당성향 하위 기업, 보유비중 상위 기업으로 합리적인 배당 정책을 수립·공개하지 않거나 배당하지 않는 경우 임원 보수 한도 이사 보수 한도가 경영 성과와 연계되지 않거나 실지급액 대비 과다한 경우 법령상 위반 횡령, 배임, 부당지원행위, 경영진 사익 편취에 해당해 기업 가치 훼손하는 경우 개선 의지 최근 5년 이내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건에서 2회 이상 반대 의결권 행사한 경우

▶큰손 국민연금 3월 본격 활동시작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가 보유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여 기업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하는 모범규준으로 정의할 수 있다. 즉 기관투자가로 하여금 배당 및 시세차익 등 단기수익률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장치인 것이다.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역시 ‘헤비급’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이다. 올해 3월 주총 시즌을 앞두고 국민연금의 배당 확대 요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배당성향이 낮은 기업)을 기존 4~5개에서 8~10개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민연금은 최근 수탁자책임활동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배당 관련 안건을 반대한 기업, 의결권 행사 대상 기업 중 배당성향 하위 기업 등을 선정해 중점관리기업으로 정하고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를 결정한다.

배당확대 외에 지명하는 이사나 감사를 선임하자는 주주 제안을 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 참여형’ 주주권 행사에도 나선다. 경영 성과에 비해 이사의 보수 한도가 과다한 경우에도 제동을 걸 방침이다. 이사 보수가 예년과 다름없더라도 경영 성과에 비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반대한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임원 보수 한도 및 퇴직금 관련 안건 897건 중 27%에 반대표를 던졌는데, 올해는 이 비율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이외에 횡령이나 배임, 부당 지원 행위, 사익 편취 등의 이유로 기업 가치를 훼손하거나 주주 권익을 침해하는 기업도 중점 관리 기업 명단에 올린다.

재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IT기업 고위관계자는 “업의 특성상 배당보다 투자에 집중해야 하는 분야가 있다”며 “신규 투자를 늘려 기업의 성장성을 제고하면 장기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국민연금의 배당 확대요구정책을 비판했다. 단기에 무리한 배당 확대 요구는 기업의 투자 여력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배당 정책을 강화하는 기업이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저배당 회사 가운데 옥석을 선별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의미다.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최근 현대그린푸드와 광주신세계가 시가배당을 전년보다 2배 이상 높였다. 각각 현대그린푸드는 주당 80원에서 210원, 광주신세계는 1250원에서 3000원으로 상향했다. 이러한 배당 확대는 국민연금 효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남양유업과 함께 현대그린푸드를 배당 관련 공개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하며 배당 확대를 꾸준히 요구했다. 광주신세계는 국민연금이 2014년 이후 계속 과소 배당을 이유로 재무제표 승인을 거절하기도 했다.

KB자산운용도 광주신세계에 지속적으로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대표적인 ‘짠물 배당’ 기업으로 꼽혀온 LG전자도 보통주와 우선주의 배당금을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높였다. 이외에도 SK하이닉스와 신세계, 포스코, 삼성증권 등도 주당 배당금을 30~50%가량 상향조정했다.

증권업계에서 국민연금의 다음 타깃으로 예상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배당성향이 낮은 사조산업(2017년 배당성향 2.26%) 화승인더스트리(3.77%) 현대리바트(5.44%) 한국공항(6.83%) 대림산업(7.91%) 금호석유(12.78%) 등이다. 모두 이전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반대의견을 받은 기업이다. 화승인더스트리의 경우 최근 3년간 주총에서 사내외 이사 선임, 정관변경 안건 등에 국민연금의 반대표를 받아왔다. 사조사업과 현대그린푸드, 현대리바트 등도 주총에서도 최근 3년간 2회 이상 반대표를 받았다.

이에 대해 한 기업IR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의식해 주총 전 전향적인 배당 정책을 공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배당성향을 늘려도 순이익이 감소하면 실제 배당금이 줄어드는 만큼 실적개선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주 투자매력도 높아지고

지주사·ICT기업 수혜종목 부상

국민연금이 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주주권 행사를 본격화하면서 지주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 가치 제고, 배당확대 등으로 주주 환원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LG(9.389%), SK(4.452%), CJ(3.638%) 등 주요 지주사들의 배당성향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인 18.3%에 미치지 못했다. 높은 우선주 할인율도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 주요 대기업 본주 대비 우선주의 할인율이 최대 70%에 이른다. 미국·독일 등의 우선주 할인율은 10% 미만이 일반적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확산과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 등의 변화로 우선주 할인율이 축소될 여지가 커졌다”며 “한국 우선주는 할인율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높은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IC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넷마블 등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종목으로 꼽힌다. 현금유보율이 높은 반면 배당을 통한 주주 환원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우리나라에서도 행동주의 펀드가 활동하기 좋은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한진칼 다음 타깃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넷마블, 컴투스, 웹젠 등을 꼽은 바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준(準)대기업집단으로 지정받으면서 이해진 창업자가 ‘오너’인 총수 지위를 받았으나 사실 이 창업자의 지분은 3%대에 불과하다. 우호지분인 미래에셋대우(1.7%)와 합친다 해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10.33%)에 크게 못 미친다. 아울러 네이버의 2017회계연도 배당성향은 5.5%로 전년(4.4%)보다 소폭 상향했으나 미미한 수준이다.

라이벌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최대주주인 김범수 의장(15.33%)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29%대에 불과하다. 주요 게임사인 넷마블과 컴투스, 웹젠 등도 최대주주 지분율이 30% 이하 수준이다. 이들 기업 역시 배당성향이 낮은 수준이거나 배당을 하지 않는 곳도 있다.

한 ICT기업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진 ICT분야의 특성상 첨단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연구개발(R&D)이나 M&A에 투자하는 쪽이 오히려 주가부양에 도움이 된다”며 “배당을 늘려 투자금이 줄어들면 경쟁자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실제 이들 기업들은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확장하며 굵직굵직한 M&A에 나서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배당에 푸는 금액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푸념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들도 배당성향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배당정책이 취약했던 지주사도 수혜종목으로 꼽힌다.
현재 중소형 지주 상당수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지급 비율)이 15% 이하에 그치고 있고 배당수익률도 국고채 1년물(1.7%)을 하회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효성의 배당 정책이 주가 기폭제로 작용했던 것처럼 중소형 지주의 배당정책 변화는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며 HDC, 대웅, 한화 등을 대표 수혜주로 꼽았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지주사는 주요 상장·비상장 계열사를 다수 보유하는 동시에 브랜드 권리를 소유하고 있다”며 “지주사는 그룹의 현금 흐름이 최종적으로 수렴한다는 점에서 증시 전반의 배당 증가와 주주환원 요구 확대는 지주사의 현금 체력 향상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2호 (2019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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