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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 의료보험 시장 급성장… 보장기간·범위 넓어지며 실효성 업그레이드 월 2~4만원 보험료면 의료비 수십만원 효과
기사입력 2019.01.07 14:59:23 | 최종수정 2019.01.07 15: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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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의 애완견을 키우고 있는 5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요즘 막대한 병원비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애완견이 잦은 질병에 시달려 한 달에 한두 번 꼴로 동물병원을 방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병원을 갈 때마다 김 씨는 20만~30만원의 비용을 지불해 왔다. 김 씨는 “아픈 모습을 그냥 지켜볼 수 없어 자주 병원에 가는데, 애완견에 들어가는 돈이 한 달에 40만~5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가 도래하면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데 들어가는 각종 비용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의 ‘2018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가구가 한 달에 양육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은 평균 12만8000원 규모다. 반려묘의 경우 12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KB경영연구소는 지난 11월 전국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키우는 반려동물은 개가 75.3%로 가장 많았고, 고양이(31.1%)가 뒤를 이었다.

특히 의료비가 애완동물 양육 가구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설문 참여자들에게 소비지출 항목(복수응답)을 물어본 결과 반려견의 경우 사료비(90.1%), 간식비(81.4%) 다음으로 질병예방·치료비(63.4%)에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출항목별 금액 비중을 보면 반려견과 반려묘 모두 질병예방·치료비(약 18%) 금액이 사료비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개를 기르는 가구 가운데 0.6%는 50만~100만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용 절감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자 반려동물 소유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다양한 ‘펫보험(반려동물보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보험 상품들은 단순 진료비 등에 대한 지원을 넘어 장례비용까지 보장하는 형태로 진화 중이다. 반려동물을 어릴 때 보험에 가입시킬 경우 월 2만~4만원 수준의 보험료만 내면 의료비용 부담을 확 줄일 수 있다.

2018년 출시된 펫보험들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 상품들의 한계점을 극복했다는 것이다. 기존 반려견보험 상품들은 짧은 보장 기간과 한정된 보장 범위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예컨대 과거의 펫보험들은 소형견이 주로 겪는 질환인 무릎관절 질병을 보장하지 않았다. 말티즈나 푸들에게 빈번한 무릎관절 질환은 수술시 평균 100만원 이상의 비용을 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펫보험은 손해율을 이유로 해당 질병을 보장하지 않았다. 또한 피부질환이나 구강질환 등도 면책사항으로 보장 받을 수 없었다.

최근에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한 진화된 펫보험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DB손해보험은 반려견의 질병·상해로 인한 통원·입원·수술비용을 실손 보상하고 동시에 장례지원비까지 보장하는 ‘아이러브 펫보험’을 출시했다. 배상책임(반려견이 다른 사람을 물거나 손해를 입혔을 때)도 보험 적용 범위에 들어간다.

DB손해보험은 그동안 보장되지 않았던 질환들에 대해 ‘확장보장 특약’을 추가했다.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이 무릎관절과 피부질환에 취약한 견종일 경우 아이러브펫보험 가입 시 기본의료비와 함께 ‘무릎 관절 확장보장’, ‘피부질환 확장보장’ 특약을 함께 가입하면 해당 질환에 대해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보상비율은 본인이 부담한 금액의 70% 또는 50%로 선택 가능하다. 70% 보상비율 선택 시 수술은 1회당 150만원(연간 2회), 입·통원은 각각 15만원(연간 20일) 한도로 보상한다.

슬개골 탈구, 피부병은 물론 장례비용

보장하는 상품 등장

과거의 짧은 가입기간과 한정된 보장 범위 지적도 보완


DB손해보험의 아이러브펫보험은 의료비 외에도 장례지원비와 배상책임 담보를 운영하고 있다. 장례지원비의 경우, 반려견이 사망했을 때 30만원을 지급한다. 반려견을 화장하면 평균 20만~30만원대의 비용이 들어간다.

삼성화재도 과거 애견 보험을 전면적으로 개편한 반려견 보험 ‘애니펫’을 내놓았다. 반려견의 입·통원 의료·수술비, 배상 책임, 사망 위로금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보험이다. 반려견의 연령과 견종에 따라 보험료는 다르지만 월 2만~3만원 수준이면 하루 의료비 10만~15만원을 연간 1000만~1500만원 내에서 보장받을 수 있다.

기존 펫보험의 경우 1년마다 보험료가 바뀌고 가입 후 반려견이 아프거나 연령대가 올라가면 재가입을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DB손해보험의 아이러브펫보험은 3년간 동일한 보험료를 납입하는 3년 갱신형 상품이다. 아프거나 나이가 들어도 20세까지 계약이 자동 갱신된다.

메리츠화재의 ‘펫퍼민트 퍼피앤도그 보험’도 기존 펫보험과 달리 가입 기간 3년의 장기상품이다. 지난 10월 출시된 메리츠화재 펫보험은 한 달 반 만에 3427건 판매됐다. 2017년 손보업계의 펫보험 연간 계약건수가 2638건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실적이다. 미등록 반려동물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메리츠화재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메리츠화재는 또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도입해 약 1600여 개의 제휴 동물병원에서 보험금이 자동 청구되도록 상품을 설계했다.

한편 롯데손해보험은 애완견뿐만 아니라 고양이까지 가입이 가능한 ‘롯데마이펫보험’을 상품 개정을 통해 새롭게 출시했다. 반려동물 보험 시장의 경계를 반려묘로 넓힌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반려동물보험은 지난 2007년 출시됐다. 2008년 1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돼 보험업계는 반려동물보험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반려동물보험을 연이어 출시했다. 그러나 이후 손해율이 100%를 상회하자 판매를 중단했다.



손해보험회사들은 지난 2014년 동물등록제 의무화를 계기로 펫보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그러나 2017년 계약 건수는 2638개에 그쳤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연간 전체 펫포험 보험료 규모는 2017년 기준 9억 8000만원이다. 아직까지 보험 업계가 기대하는 것만큼 매력적인 규모는 아니다.

보험연구원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를 위한 과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가구당 반려동물 양육비용 비중은 일본과 유사한 수준이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규모가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우리나라는 0.11%로 독일(0.12%)과 비슷하다. 특히 최근 들어 애완동물 의료 시장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동물병원 결제 금액(카드 기준)은 지난 2015년 6712억원에서 1년 후인 2016년 7769억원으로, 2017년에는 9140억원으로 상승했다. 이미 1조원 규모 시장으로 성장한 것이다.

반려동물 의료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반려동물보험 가입 수준은 미미한 상황이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0.2%다. 영국(약 20%), 독일(약 15%), 미국(약 10%) 모두 10%대 이상이다. 일본은 약 8%다. 영국의 반료동물보험 시장 규모는 약 1조 5000억원, 미국은 약 1조원이다. 일본만 해도 5800억원 규모로 우리나라(약 10억원)의 58배 수준이다.

동물병원 카드 결제액 규모 2년 만에 6700억원에서 1조원 육박

이에 비해 보험 가입률은 0.2% 수준으로 주요 선진국 대비 저조


보험회사들은 피보험동물 식별 문제, 동물병원의 표준 진료비 부재 등의 문제로 보험 상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료를 받은 동물이 피보험 대상인지조차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령 반려동물의 나이를 속일 경우에도 확인이 어렵다.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 보험가입자의 중복 청구나 동물병원의 과잉진료 등으로 인해 앞으로 지급될 보험금 추정이 어려운 실정이다. 동물병원 진료행위가 표준화돼 있지 않고, 적정비용 또는 평균비용 등을 가늠할 만한 통계나 기준이 없어 손해율을 관리하기 쉽지 않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반려동물 보험 시장이 정체된 보험업계의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반려동물 5대 핵심공약’을 발표하는 등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려동물보험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보험업계는 반려동물 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동물등록제 실효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는 내·외장칩이나 인식표로 등록이 가능한데, 이를 내장칩으로 일원화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등록 의무 적용 대상을 현재의 반려동물 소유자에서 판매업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반려동물의 등록 월령을 3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해 반려동물의 판매와 동시에 등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판매와 등록 기간 사이 공백을 제거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동물병원이 진료 전 반려동물 등록여부를 의무적으로 확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이 같은 조치를 위해서는 수의사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진료항목 표준화와 표준 진료수가제가 도입되면 반려보험 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펫보험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기존의 문제를 보완한 상품들이 계속 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강래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0호 (2019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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