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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리는 FAANG 주식… 애플·페이스북 상승기류, 아마존·구글은 정체
기사입력 2019.12.27 17:58:07 | 최종수정 2019.12.29 08: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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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애플(Apple),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을 뜻하는 FAANG은 미국 대형 기술주의 대명사다. 높은 성장성과 시장지배력에 대한 기대로 미국 주식 중에서도 2018년 돋보이는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FAANG 종목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애플과 페이스북은 연초 대비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아마존과 구글은 다소 정체되어 있다. 금융위기 이후 1500%나 올랐다고 하는 넷플릭스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주가가 고전 중이다. FAANG 그룹 중 가장 돋보이는 성과를 보이는 건 애플이다. 애플은 주가가 연초 대비 83%, 1년간 60% 상승했다. 2018년 상반기까지 시총 1위를 누리다가 하반기부터 일 년간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으나 갑자기 주가가 고공 행진했다. 이러한 애플의 비결은 서비스와 웨어러블에 있다. 그동안 아이폰의 판매부진 이슈가 나올 때마다 흔들렸던 애플 주가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번 3분기만 해도 애플의 아이폰 실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지만 주가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애플의 2019년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4% 감소하고 전분기 대비만 23% 증가한 4480만 대를 기록했다. 구모델의 판매량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한 것이다. 지난 2017년 3분기 전체 매출액의 70%에 달하던 아이폰 매출은 올 3분기엔 32% 비중으로 줄어들었다. 애플 회계연도 기준으로 2019년 연간 아이폰 판매액은 142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서비스와 웨어러블의 힘으로 파죽지세

주가 상승 여력 더 있는 애플

그 대신 애플의 매출을 채우고 있는 것은 서비스다. 서비스 매출은 16% 증가한 463억달러를 기록해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은 비아이폰 매출 확대로 바뀌고 있다. 애플의 웨어러블 매출은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했다. 높은 마진율에다 아이폰 판매와의 선순환 구조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다. 사실 실적 서프라이즈도, 아이폰 매출 기대도 없는 애플의 주가가 이렇게 단시간에 오를 수 있었던 부분은 미국증시에 대한 기대뿐만 아니라 애플이 보여주는 ‘미래에 대한 그림’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스토어, 앱스토어 등 서비스 관련 매출이 지난해보다 23%가량 늘었는데 아이폰 하드웨어의 마진이 30%라면 서비스·소프트웨어의 마진은 60%이기 때문에 향후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로 애플 주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2019년 70%가 올라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미국 나스닥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애플이지만 주가 상승 여력은 더 남아 있다는 기대가 있다.

애플의 실적과 주가 상승세도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최근 아이팟과 같은 웨어러블 액세서리 판매가 늘고 있는데 이는 애플 생태계를 강화해 iOS 서비스의 매출을 늘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오는 3~4월에는 399달러 수준의 보급형 아이폰도 나오는데 주타깃인 개발도상국에서 판매가 늘어나면 또 다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애플 생태계) 간의 선순환으로 이익이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이폰 외 비즈니스 중 하나는 콘텐츠다. 여기다 11월에는 경쟁이 심화된 스트리밍 시장에도 진출했다.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TV+’가 출시한 것이다. 이미 디즈니가 디즈니플러스를 내놓고 AT&T도 워너브라더스와 HBO를 인수해 2020년 봄에 HBO맥스 채널을 오픈할 것이라고 발표한 후다. 이로 인해 애플이 연간 콘텐츠 비용 60억달러가 예상되는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스트리밍 시장에서 애플의 난항은 피할 수 없지만 애플은 전 세계 7억3000억 대에 달하는 아이폰 유저 기반이 있고 월이용료 4.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제시해 경쟁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아마존 풀필먼트 센터



▶디즈니와의 경쟁으로 주가 하락한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나스닥 지수가 2019년 들어 강한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가가 뒷걸음친 종목이다. FAANG 그룹 중 유일하게 연초보다 주가가 안 오른 종목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에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유일한 독점자로 몇 년 동안 유료가입자들이 가파르게 늘었지만 이제는 순증가세가 감소하고 있다. 콘텐츠당 제작 비용이 전년 대비 30% 늘어나 경쟁은 이미 심화됐다. 넷플릭스도 경쟁상황을 감안해 4분기 유료가입자 순증을 전년 같은 기간의 880만 명보다 훨씬 줄어든 760만 명으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넷플릭스 측은 2019년 3분기 실적발표 후 2019년 연간 가입자 순증 가이던스가 2018년보다 낮아진 이유로 3분기 높아진 가입자 이탈이나 신규 경쟁자들을 감안하면 불확실한 부분이 많아져 가이던스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2018년과 비교할 때 차이는 거의 가격 인상 효과에 따라 미국 가입자가 줄어든 부분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전체 가입자 수로 본다면 2019년 3분기가 1억6392만 명으로 시장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고된 최근 1년간 오히려 3000만 명 가량이 늘었다. 미주 지역의 가입자는 정체되어 있지만 미국 외 가입자들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해외 스트리밍 비중은 2019년 말 53%로 불과 2년 전의 47%보다 크게 늘어났다.

과거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는 전통 TV나 훌루, 유튜브, 아마존 프라임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디즈니플러스와 애플의 TV플러스 등 신규 가입자들의 경쟁은 다른 국면으로 흐르고 있다. 여기에 대해 넷플릭스는 구독료로 인한 매출을 다시 다양한 콘텐츠에 투자해 각 장르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쟁 격화에 따라 투자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애플, 디즈니에 이어 워너미디어(2020년) NBCU(2020년)의 OTT 서비스 출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다만 경쟁으로 인한 이익 둔화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의 성장이나 시장 지배력은 유지될 것이라 보는 견해도 있다.

연말 <아이리시맨(The Irishman)> 등을 필두로 분기 기준 가장 많은 오리지널 영화를 출시할 계획이며 <더 크라운(The Crown)> 과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넷플릭스는 2019년 4분기 마케팅 비용을 집중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며 해외시장 성장을 위한 로컬 오리지널 작품도 2020년에 130개 정도를 준비 중이다”라며 “경쟁사 서비스 출시는 코드커팅 가속화로 시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현재 17개 지역 언어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출시됐는데 향후 30개로 늘릴 계획이다.



▶1일 배송, 아마존의 명과 암

아마존은 물류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훼손되면서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669억달러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지만 순이익은 21억달러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과 기술 및 콘텐츠 비용이 각각 44%, 28%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1일 배송 확대를 위한 투자가 마무리될 경우 1위 사업자로서의 위치가 재부각될 수 있지만 당분간 1일 배송에 따른 비용 효과를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1일 배송은 국내에선 더 이상 혁신이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배송용 드론, 주율주행 배송 로봇 등의 도입을 필요로 하는 혁신 서비스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1일 배송은 아마존의 혁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며 장기 성장 전망을 밝혀주고 있다”며 “고객을 위한 혁신이 수익으로, 그리고 이 수익을 다른 혁신의 밑천으로 사용하면서 아마존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아마존이 그랬던 것처럼 1일 배송은 처음부터 무수익을 목표로 경쟁자들을 제치고 고객들을 아마존에 묶어두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마존의 이익을 홀로 이끌어가던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 역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행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에서 신규 계약이 증가하면서 매출은 전년 대비 35% 확대됐으나 성장률은 5분기 연속 둔화됐다. 또 마케팅과 인프라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성장도 제한됐다. 여기다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는 것도 악재다. 2019년 10월 마이크로소프트의 미국 방위산업 클라우드 프로젝트인 조인트엔터프라이즈디펜스 인프라(Joint Enterprise Defense Infra, JEDI)를 수주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마존 클라우드의 독주에 제동을 건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디 사업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모든 군사 관련 기관이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수주 규모는 10년간 100억달러 규모다. 아마존의 AWS 클라우드는 2013년 미국 중앙정보국(CIA) 핵심 인프라로 채택되어 왔고 그동안에도 펜타곤 계약을 꾸준히 수주해 이번 국방부 클라우드 사업도 수주가 유력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승자가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의 제디 프로젝트 실패를 월스트리트저널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에서 찾는 만큼 아마존과 정치권 간의 불화는 주가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 찾고 있는

페이스북과 구글

페이스북은 개인정보유출, 정치 광고, 암호 화폐 리브라 등 다양한 논란을 만들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등 페이스북 계열 서비스의 MAU는 28억 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트위터가 정치 광고를 금지하기로 결정했지만 페이스북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정치 광고를 금지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해 수익 때문에 정치 광고를 수용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19년 3분기 매출액을 보면 전년 대비 28.6% 증가한 177억달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3% 늘어난 72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98%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광고 사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 증가해 양호한 성장세가 지속됐다. 네트워크 인프라 및 보안 강화에 대한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1.4%포인트 하락한 40.7%를 기록했다.

스냅챗 등 경쟁사의 위협에도 불후하고 실적이 개선된 비결은 기존 뉴스피드 방식에서 벗어나 스토리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은 스토리 기능 외에도 카메라를 통해 가까운 친구와 콘텐츠를 공유하는 인스타그램 스레드, 가상현실에서 소셜 경험을 제공하는 호라이즌 등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하면서 사생활 중심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 역시 페이스북이나 아마존과 같이 규제와 정치적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럽연합은 지난 3월 온라인 광고 반독점 혐의로 17억달러 벌금을 부과했고 6월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서 유튜브에 아동 개인정보를 불법 수입한 혐의로 1억70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광고사업의 성장성은 아직 꺾이지 않고 있다. 김민정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규제 리스크보다 성장 잠재력과 클라우드 사업의 시장 지배력 향상에 주목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데이터 센터, 서버 등 인프라 건설을 위해 계속 투자가 집행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기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스타디아 서비스 출시와 함께 유튜브 뮤직과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 지역 확대로 신규 수익원이 창출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유튜브 뮤직과 프리미엄 서비스는 71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양자 컴퓨팅 개발 역시 성과 창출에는 장기간 걸림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고객들의 관심을 받으며 회사의 가치에 대한 기대를 올리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지속적인 투자 집행에 따른 부담은 있다. 2019년 3분기에도 매출액은 전년대비 20% 늘어난 405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예상치를 하회했다. 자율주행, 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구글 외 자회사인 아더베츠(Other Bets) 사업 부문에서 9억4000달러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는 등 장기 투자한 일부 회사에 대한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FAANG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2020년 예상 주가순이익비율(PER)은 아마존이 77.1배로 가장 높고 넷플릭스가 57.4배, 구글이 24.2배, 페이스북이 22.9배, 애플이 20.2배다.


유동성의 힘으로 이미 기록적인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증시에서도 S&P500지수의 예상 PER이 19.9배인 점을 감안하면 FAANG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유독 큰 셈이다. 소수 기업들이 ‘승자 독식’에 이어 시장을 독차지하고 높은 이익을 올리는 현상은 정치적인 역풍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이기도 한 엘리자베스 워런이 기술 대기업 해체를 들고 나선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김제림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2호 (2020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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