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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FAANG’ 증시서 고전하는데…美금리 오르며 기술·성장주 하방 압력 커져 테슬라·엔비디아·디즈니 등 대체재 주목
기사입력 2018.12.04 1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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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가 최근 고전을 거듭하면서 재테크 시장의 관심이 미국 기술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기술주를 상징하는 팡(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은 국내 재테크 투자자들이 직접 주식투자와 펀드 등 간접 투자 형태로 투자해 규모가 만만치 않다. 해당 종목의 주가 등락에 따라 투자 수익의 희비가 갈리는 것은 물론 세계 증시를 휘어잡는 미국 증시의 주도주라는 점에서 글로벌 증시의 향후 전망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 10월 기존 시장 주도주였던 팡의 하락에 미국 증시는 고전을 거듭했다.

그 여파로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 폭락장을 연출하면서 세계 증시는 ‘블랙옥토버(검은 10월)’를 연출했다.

FAANG은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 이상 미국 증시의 주도주로 활약해 왔는데, 올해 하반기 들어 이들 종목의 수익률은 지수대비 언더퍼폼(수익률 밑돎) 중이다. 이들은 미국 증시 내에서도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 받는 종목인데, 최근 미국의 금리 상승과 함께 성장주에 대한 경계심이 작용하며 종목 하락을 부추겼다.

주도주 FAANG의 급락은 증시 성격변화를 암시한다. 최근 FAANG주의 하락은 가격 부담뿐만 아니라 금리의 상승이라는 매크로 지표의 변화가 더해진 결과로 봐야 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주도주의 급락은 증시의 성격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증시 조정과 투자심리의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도화된 미국증시에서는 금리와 성장주·가치주의 상대수익률 흐름이 대체로 일치한다”며 “미국 금리의 상승과 FAANG주의 시총 비중 하락이 향후 미국증시 가치주의 상대 강세로 연결되는지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미국 증시에서 FAANG이 주도주로 활약해온 만큼 국내 투자자들도 이들 종목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다르면 11월 15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보유 규모 상위 종목에 FAANG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의 주가 급등락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주머니 무게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아마존이 8억1928만달러(약 9246억원)로 그 규모가 가장 컸는데, 아마존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해외 주식 전체에서도 투자 규모로 선두를 달렸다. 구글(알파벳)이 2억3590만달러, 애플이 1억3785만달러, 넷플릭스가 9358만달러로 개별 종목의 경우 투자 규모가 1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국내 미국 주식 투자 전체 규모가53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24% 이상이FAANG 주식에 몰려 있는 셈이다.

테슬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4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약 7분기만에 흑자 전환했다.



▶실적 우려 확산 ‘FAANG’ 주도주 내려놓나

FAANG 주식은 미국 증시에서 오랜 기간 시장 주도주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이들 종목의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S&P500지수가 연평균 9%의 성장을 보일 때 넷플릭스(59.6%), 아마존(52.1%), 페이스북(30.0%), 구글(26.5%), 애플(17.2%) 등 연평균 주가 상승률이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페이스북이 미국 의회 등에서 난타를 당하면서 미국 기술주에 대한 분위기가 급격히 식었지만 FAANG주식은 올해 상반기까지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정보 유출의 중심에 선 페이스북 주가가 10.1% 올랐고, 구글과 애플이 한 자릿수 주가 상승률을 보이며 숨고르기에 나섰지만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쉼 없이 달렸다. 아마존은 올해 상반기 동안에만 주가가 45% 가량 올랐고, 넷플릭스 역시 상반기 동안에만 주가가 지난해 연말대비 두 배(104%) 이상 올랐다.

문제는 하반기 이후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는 점에 있다. 올해 9월 이후 11월 15일까지 FAANG 종목의 주가는 동반 부진에 빠졌다. 넷플릭스가 두 달 새 주가가 21.1% 하락하면서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페이스북과 아마존 역시 20%에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 구글과 애플 역시 10% 이상의 주가하락률을 보이며 고개를 숙인 상태다.

최근 FAANG 종목에 대한 우려는 실적에 근거한다.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됐는데 세 기업 모두 매출이 예상치를 하회했다. 최근 이들 기업의 실적 발표 추이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566억달러(약 64조41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의 전망치(571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아마존은 4분기 매출이 665억~725억달러(약 75조8000억~82조65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시장의 전망치 738억달러(약 84조1300억원)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구글(알파벳) 역시 올해 3분기 매출이 337억달러(약 38조35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 340억달러(약 38조76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됐는데도 주식 시장에서는 3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됐다. 3분기 매출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고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기타 매출 증가율이 2분기(36.53%)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4분기 이후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시장은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와 대규모 투자계획 등을 이유로 향후 이들 기업의 실적이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과 애플이 4분기에 월가의 예상을 밑도는 저조한 매출액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으며 구글도 영업비용 증가에 따른 이익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이번 분기 매출 성장률이 3분기보다 5~9%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도하게 올라왔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서서히 현실적인 전망으로 변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지표”라며 “일시적으로 높아졌던 기대와 냉정한 전망을 융합시키는 과정이 얼마나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시간을 두고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美 금리인상 성장株 시대 막 내리나

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 초강세는 이들 대장주를 크게 흔드는 또 다른 이유다. 우리나라에 비해 고도화된 미국 증시에서는 금리와 성장주·가치주의 상대수익률 흐름이 대체로 일치하는데 내년에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은 정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 인상에 따라 성장주 투자에 대한 기회비용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오는 12월 미국은 재차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08년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 2% 시대를 열었는데, 올해만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12월에 이어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내년 세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기준금리 3%시대를 목전에 두게 된다. 금리 인상기에는 유동성이 축소되기 때문에 주가가 많이 올랐던 바이오주나 IT주 같은 성장주부터 하락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FAANG주의 주가 급락이 그 전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베어트랩리포트의 래리 맥도널드는 “FAANG 등 기술주의 하락 원인 중 하나를 꼽는다면 실적 악화에 강달러로,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유가까지 불안해지면서 이들 대장주에 대한 투자자의 외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핵심 기술 기업에 대한 국내외 정치적 위험은 리크스 요인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최근 주가 하락으로 미국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밸류에이션을 평가해 보면 기술주들의 가격부담은 해소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의 내년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9.02배로 과거10년 평균 PER 대비 오히려 5%정도 할인된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거 IT 사이클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990년대 IT호황기 중 1994~1995년이 성장의 과도기였는데, 현재 국면과 비슷한 흐름이 진행됐다는 평가다. 당시 기대감 대비 더딘 IT 대중화와 낮은 인터넷 보급률로 실적이 둔화되며 IT의 주가가 횡보와 조정 국면을 이어갔는데, 1996년 이후 PC 가격 하향화 인터넷의 대중화로 IT장기 상승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T사이클의 현 위치를 판단해 볼 때 미국 기술주들의 추세적 하락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증강현실, 5세대(5G) 무선통신 기술의 대중화, 새로운 매출확대 지역의 탄생 등이 단기적으로 현실화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주요 IT기업의 주가 흐름은 의심과 확신의 교차 속에 완만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미 의회 청문회에 나와 증언을 하고 있다.



▶FAANG 대체재 찾는다면

미국 시장에서는 FAANG을 대체할 종목을 찾는 데 관심이 모아지기 시작했다. 피터 부크바르 블리클리어드바이저리그룹 최고투자책임자는 “FAANG 종목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거래가 끝나가고 있다”며 “시장이 대체재를 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기술주에서 발을 빼고 무역분쟁에 영향을 받지 않는 생활용품이나 유통 등 내수주에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또 다른 기술주에 눈을 돌리는 움직임도 나온다. 포브스는 최근 “FAANG은 여전히 막대한 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만 성장 잠재력과 투자 기회 측면에서는 새로운 후보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며 “‘TAND (테슬라·액티비전블리자드·엔비디아·디즈니)’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엘론 머스크 악재로 주가가 곤두박질쳤던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3분기 호실적에 이어 미국 판매가 날개를 달고 있으며 세계 최대 게임개발 업체 액티비전은 ‘워크래프트’ 등 판매 호조로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올해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윈스(WNSSS·웨이보, 엔비디아, 서비스나우, 스퀘어, 쇼피파이)’를 FAANG의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억76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해 전년대비 33% 성장했다. 마켓워치는 올해 주당순이익이 2.80달러로 지난해보다 5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개발한 엔비디아는 가상화폐 채굴,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AI) 분야가 성장하며 주목받고 있고 서비스나우는 클라우드 솔루션, 스퀘어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쇼피파이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대행업체다. 마켓워치는 “윈스는 팡의 10년 전과 닮았다”며 “팡보다 빨리 성장하고 더 유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현재를 IT사이클상 ‘기술적 단절 단계’라는 용어를 차용하며 미국 기술주 중에서 FAANG의 대체제를 찾는 데 분주한 흐름이다.
1960~1980년대는 메인프레임이, 1990년대 중반은 PC가, 1990년 중반 이후에는 인터넷이, 2010년대에는 핸드폰이 주도하는 시대였는데 현재가 다음 기술로 이어지는 과도기적 단절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핸드폰 시대의 마지막 단계와 통합 및 빅데이터 시대의 1단계에 해당하는 듯하다”며 “이후 단계는 증강현실·가상현실·혼합현실이 주도하는 단계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 단계를 주도할 기업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VIVE, NYTRO, 오큘러스, 삼성 등을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준호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9호 (2018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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