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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고공행진 재테크 어떻게…조선·건설이 전통 수혜株 원유펀드·ETF도 好好
기사입력 2018.10.31 10: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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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국제유가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2011년부터 시작된 셰일가스 붐으로 급기야 2014년에는 50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반등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산유국의 감산 합의와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에 힘입어 반등에 나선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2~55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배경이 됐다. 미국과 이란의 핵협정 파기로 이란산 원유 수출이 급격히 줄어든 여파가 유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당초 이란산 원유수출 감소분은 하루 30~40만 배럴 수준으로 예상됐지만 그 감소폭은 예상을 웃돌았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이란 원유 수출량은 291만8000배럴이었지만 8월에는 189만4000배럴로 급감했다.

감산 완화에 대한산유국들의 입장차 역시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지난 9월 23일 알제리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러시아 등 산유국은 비OPEC 국가의 공급 증가 전망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추가 감산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당초 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하루 50만 배럴을 추가 생산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결국은 현재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결정됐다.

고유가를 강하게 지지하는 요인에 힘입어 국제 유가 역시 탄력을 받았다. 연초 이후 50~60달러 수준을 보이던 WTI는 지난 10월 3일 배럴당 76.41달러를 기록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고, 두바이유와 브렌트 역시 배럴당 80달러 고지를 점령했다. 시장에서는 원유 공급 부족 전망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당분간 유가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조선·건설·정유株 뜨겁네

올해 하반기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우리 주식시장에서도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조선과 건설업종은 대표적인 유가 수혜주로 분류된다. ‘중동 오일머니’의 신규 발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서 최근 상승세를 탔다. 정유사들도 이미 확보한 원유 가치가 높아지면 평가 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항공과 해운, 유틸리티업종은 원가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로 주가 약세가 이어졌다.

통상 해외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 등 해외 건설 기업(EPC)의 유가와 해당기업 수주잔고와 연관성이 높다. 여기에는 유가상승→발주국 재정상태 개선→발주 증가→수주 증가→수주잔고 증가→매출 증가→이익 증가라는 논리 흐름이 전제돼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금년 하반기 들어와 UAE, 쿠웨이트, 사우디, 알제리 등 전통적인 대형시장에서 플랜트 발주 개선세가 확연하게 감지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유가 상승에 따라서 해외 설계, 조달, 시공 등 EPC 기업의 주가 상승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선주 역시 일반적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해양 플랜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주가가 오른다. 특히 지난 몇 년간 해외프로젝트 손실 등으로 장기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현재 제값을 못 받고 있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란 평가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9월 누적 발주량은(CGT기준)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하고, 개별 대형 조선사들의 9월 누적 수주 금액도 올해 예상 매출의 80%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무상태 역시 연초 대비 비약적으로 개선된 데다 수주 실적은 대형사들의 적자 수주 유인을 완화하고 있는데 결국 이는 전체 업종 선가 개선을 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 역시 유가 상승의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정유 실적은 일반적으로 원유를 수입하고 이를 정제해 되파는 정제마진 규모로 결정된다. 원유 수입에서 제품판매까지의 기간 동안에 유가가 상승하면 미리 사뒀던 원유 비축 물량에 대한 재고평가 이익이 난다. 아울러 겨울철에는 난방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계절적 요인이 4분기 정유 업종의 호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기름 소비가 많은 기업들은 유가 상승에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전력이 대표적인데 유가 급등에 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지난 10월 12일 기준 최근 석 달간 주가가 29.2%가량 빠졌다. 한국전력은 올해 1조원이 넘는 영업순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돼 업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유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더 커지게 되면 추가 실적 악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항공주는 고유가 흐름에 비상하던 날개가 꺾였다. 주요 항공주 주가는 10월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들어 지난 16일까지 대한항공 주가는 8.54% 떨어졌고, 아시아나항공은 11.56% 하락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14.31%), 티웨이항공(-18.12%), 제주항공(-16.4%) 등도 주가 부진을 겪고 있다. 항공운송업의 주요 영업비용은 유류비·인건비·기재비 등이다. 따라서 유가 상승이 수익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유가 전망치가 많이 올랐고 9월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대에 달한다”며 “항공사마다 다르지만 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5~30%에 달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실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신민석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대한항공의 실적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9% 내리기도 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을 3320억원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보다 6.6% 낮은 수준이다. 3분기 연료비가 875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2.7% 증가한 탓이다.



▶원유 펀드, 러브 펀드 고공 행진

원유 가격이 최근 4년 동안 최저점을 찍고 상승하면서 원유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도 살아나고 있다. 국내에 설정된 47개 원자재 펀드의 10월 17일 기준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3.95%이고, 원유 생산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역시 같은 기간 4.88%의 수익률을 보이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가 같은 기간 -8.54% 해외 주식형 펀드가 -4.94%로 부진했던 것을 감안하면 원유 관련 펀드의 성과가 돋보인다. 다만 연초 이후를 기준으로 보면 원자재 펀드가 -3.26%, 원자재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7.62%의 수익률로 장기간의 저유가 여파는 아직 남아 있다.

개별 상품 기준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원유 선물의 가격을 추종하는 삼성KODEX WTI원유선물 ETF는 10월 17일 기준 4.66%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연초 이후를 기준으로는 25.45%에 달하는 경이적인 수익률이다. 다른 원유선물 ETF인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ETF 역시 최근 1개월은 4.56%, 올해 수익률이 26.45%로 고성과를 자랑한다.

ETF를 통해서 원유 생산기업에 간접투자하는 상품도 있다. KB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 ETF가 대표적인데 최근 3개월을 기준으로 -4.95%의 수익률로 부진했지만 최근 1개월을 기준으로는 0.33%의 수익률을 올리며 반등에 나선 상태다. 이 펀드 역시 연초 이후 수익률을 기준으로는 9.66%의 수익을 올려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했다.

유가 급등에 해외 주식형 펀드 역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러시아·브라질 등 원자재 수출국의 주가 지수는 오르고 원유 수입국들은 타격은 심화되고 있다. 브라질 펀드는 10월 17일 기준 1개월 수익률이 25.21%에 달하고, 러시아 펀드 역시 같은 기간 5.33%의 수익률을 올리며 호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원유 수입국인 인도 펀드는 -10.75%의 수익률로 부진한 상태다.

실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는 국가 경제의 유가 의존도가 높다. 러시아 주식 시장에서 시가 총액 상위 기업 절반 이상이 에너지 업종이다. 헤알화 가치 급락과 국내 정치 불안 문제로 망가졌던 브라질 경제도 회복세다. 지난 6월 7만이 무너지며 고전했던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도 9월에만 4.3% 상승해 8만 선을 회복했다. 브라질 최대 기업도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다.

반면 인도는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면서도 수입 의존도가 크다. 과거 수년간 저유가 흐름으로 수혜를 입었지만 올 들어 유가가 오르면서 물가도 오르고 정부 재정 적자도 커졌다. 인도 주식 부진 배경으로 고유가가 지목되는 이유다.


그렇다고 러시아·브라질 경제를 마냥 낙관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브라질 대선은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아 브라질 증시의 상승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증시는 자산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적인 매력이 높지 않다”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1배로 2010년 이후 평균 수준(5.4배)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준호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8호 (2018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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