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껑충 뛰는 미국 금리…내 대출이자·ELS 수익률은 피해 없을까
기사입력 2018.10.31 10: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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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미국 기준금리를 연 1.75~2.0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올해 들어 3월과 6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로써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한국 기준금리와 미국 정책금리 격차는 10월 현재 1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오는 12월에도 한 차례 더 이뤄질 전망이다. 역대 최저수준의 실업률 등 최근 발표되는 미국 경제관련 지표가 워낙 좋다 보니 내년에도 예상대로 최소 세 차례 이상 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덕분에 지난달부터 인터넷을 비롯해 신문과 방송에는 연일 ‘미국 금리 인상 여파’ ‘향후 금리 전망’ 등에 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오르는 미국 금리가 한국에서 근로소득을 버는 직장인이나 뭉칫돈을 굴리는 자산가들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는 걸까? 단순히 바다 건너 벌어지는 일이라고 무시하기에는 미국 금리 동향에 따라 좌우되는 요소가 적지 않다.

어느 정도 시차는 있지만 당장 집을 사거나 투자를 위해 빌린 대출 금리에 반영될 뿐 아니라 최근 똘똘한 투자상품으로 각광받는 주가연계증권(ELS)의 수익률에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미 시장 동향에 빠삭한 중소기업 사장들이나 투자 내공이 쌓인 자산가들은 항상 미국 금리와 환율 부침을 거시 경제를 판단하는 지표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 건물



▶미 기준금리 오르면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 이자도 뛴다

지난 10월 8일, 국내에서 가장 많은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KB국민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52~4.72%로 전주 3.47~4.67%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혼합형 주담대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5년간은 고정금리, 이후에는 6개월 혹은 1년 단위의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대출이다.

올 1분기만 해도 최고금리가 5%에 근접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날의 금리에서 주목할 부분은 금리 자체가 아닌 상승폭과 오른 시점이다. 일단 한번에 0.05%포인트나 뛴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 이는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 비상이 걸렸던 지난 3일(현지시간)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2%포인트 오른 3.18%로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장중 한때에는 3.246%까지 치솟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미국 기준금리는 여전히 중립금리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는 언급과 견실한 미국 경제 성장 관련 지표들이 추가적인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 데 따른 것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변동은 곧 국내 금융채 장기물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올랐던 지난 3일, 즉 한국시간으로 4일 2.3847%였던 국내 금융채 5년물 AAA등급 금리는 8일 2.4287%로 0.044%포인트 뛰었다.

금융채는 은행채 등 금융사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대출을 취급하는 은행들은 6개월이나 1년 만기의 단기물 채권 금리는 1년 만기 신용대출, 5년물 이상의 장기물 금리는 상환기간이 최대 30년으로 긴 주담대의 기준금리로 삼는다.

특히 은행들이 파는 혼합형 주담대는 보통 5년 동안 시중금리가 올라도 대출 금리 조정이 안 되는 일시적 고정금리 상품이다 보니 은행들은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고정금리 적용 기간과 똑같은 5년짜리 금융채 AAA등급을 혼합형 주담대 상품의 기준금리로 쓰고 있다. 국민은행을 포함해 주요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일제히 뛴 이유다. 즉 ‘미국 기준금리 인상→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인상→국내 금융채 5년물 금리 상승→혼합형 주담대 금리 인상’의 과정이 이뤄진 것이다.

대출을 끼고 집을 샀거나 살 예정인 실수요자 입장에서 예전보다 오른 주담대 금리는 더 많은 이자부담으로 이어진다. 지난 1월 말 국민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최저 금리는 3.34%, 현재는 3.58%이다. 이때 각각 2억원을 20년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린다고 가정할 때 내야 하는 총 이자는 각각 7444만8760원, 8035만6270원으로 후자가 약 591만원 더 비싸다. 상환기간을 30년으로 늘리면 이자 차이는 962만원으로 커진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미 지난 4월 금융시장에서 말하는 ‘심리적 저항선’인 3%를 넘어서는 등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10년 이후 최근까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00bp(1bp=0.01%) 오르자 국내 10년물 금리는 49bp, 3년물 금리는 27bp 뛰었다”며 “미국 금리인상이 향후 추가로 단행되면 국내 시장금리 상승 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17번이나 뛴 2004~2007년

가계대출 금리 1.29% 껑충

미국 금리가 한국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두 번째 연결고리는 바로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올린 이후 10개월째 금리를 동결했다.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서는 경기회복 시그널이 나오는 등 인상의 근거로 작용할 만한 소재가 있어야 하는데 취업자수와 실업자수 등 주요 경제지표가 2008년 글로벌 외환위기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그 사이 미국이 금리를 올리며 양국 간 금리차이가 커지자 한국을 찾았던 외국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찾아 미국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와 여당이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원인을 저금리에서 찾으며 한은에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압박에 나섰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미국이 또 한 차례 기준금리를 올리는 12월 전인 11월에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은 기준금리는 혼합형 주담대 같은 일부 대출 상품을 빼면 전반적인 국내 금융상품의 가이드금리 역할을 한다. 당연히 한은 금리가 오르면 주요 대출 금리도 따라서 오를 수밖에 없다.

과거 미국 금리 인상기를 보면 시차를 두고 한은 기준금리가 오르고 뒤이어 국내 주요 대출금리도 따라서 뛰었다.

실제 2004년 6월을 시작으로 2007년까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1%에서 5.25%로 17차례나 올리는 동안 한은 기준금리는 2005년 10월(3.5%)부터 2007년 7월(4.75%)까지 1.25%포인트 상승했다.

인상이 시작된 시기는 미국보다 1년 넘게 늦었지만, 효과는 제대로 발휘됐다. 한은 기준금리가 뛴 이때 국내 기업대출 평균금리는 1.41%포인트,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1.29%포인트 올라 기준금리 상승폭인 1.25%포인트를 넘어섰다. 혼합형뿐 아니라 변동금리 방식의 대출까지 합친 주담대 평균 금리는 이 기간 5.61%에서 6.85%로 뛰었고 신용대출은 7.2%로 7%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시중금리 상승폭이 기준금리 오름폭을 훌쩍 뛰어넘는 현상이 감지된다.

최근 2년간 한국은행이 내놓은 월별 금융기간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분석해 보니 지난 2016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오른 반면 주담대 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0.72%포인트, 주담대를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0.69%포인트씩 뛰었다. 상승폭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최고 3배 가까이 더 오른 것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 2016년 6월 역대 최저치인 1.25%로 내려간 이후 18개월 만인 2017년 11월 1.5%으로 올랐다. 이 기간 주담대는 2.77%에서 출발해 기준금리 변동이 없던 그해 11월 이미 3%를 넘었고 올해 5월에는 3.49%까지 치솟았다.

가계대출의 오름세는 기업대출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2년간 기업대출 금리는 3.41 %에서 3.66%로 기준금리 인상폭과 똑같은 0.25%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향후 예상되는 한은 기준금리 상승, 이에 따른 대출 금리 오름세에 대비해 조현수 우리은행 보라매지점 PB팀장은 “신규 대출은 향후 3년 정도는 금리 상승을 대비해야 하므로 장기간 상환이 어려운 대출이라면 5년 고정 후 변동금리 대출을 선택해서 금리상승으로 인한 리스크를 회피하는 게 좋다”며 “금리상승기가 끝나면 3년 경과 후 중도상환 해약금이 없어질 경우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전환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의장



▶미국 금리 인상은 증시에는 악재…

H지수 추종하는 ELS에는 ‘적신호’

뭉칫돈을 주식투자에 쓰는 자산가 입장에서도 미국 금리 인상은 주목해야 할 이벤트다. 이를 잘 보여주는 이벤트는 역시 최근에 발생한 ‘미 국채 금리 급등 쇼크’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하루만에 0.12 %포인트 뛴 지난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08포인트(1.52%) 내린 2274 .49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대만 자취엔지수도 같은 기간 각각 0.56 %와 1.33%씩 떨어졌다.

발원지인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68%, 스탠더드앤푸어스(S&P) 지수는 0.55%, 나스닥 지수는 1.16%씩 빠졌다. 미국 국채는 세계에서 제일 안전한 자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금리가 올라가면 증시 등 다른 시장에서 돌고 있던 투자금이 미 국채로 쏠리기 때문이다. 미 금리 상승에 따른 주가지수 급락은 주식에 직접투자한 경우뿐 아니라 최근 최고 인기 재테크 금융상품으로 꼽히는 ELS에 베팅한 투자자들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ELS는 자산을 우량한 채권에 투자해 원금을 보전하고, 일부는 주가지수 옵션 같은 파생상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일반적인 스탭다운(Step down)형의 경우 특정 종목이나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 이하, 즉 녹인 구간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만기에 약속한 수익을 준다. 1% 후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대비 2~3배 확정금리를 주는데, 최근 계속된 저금리 기조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만큼 현재까지 50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다.

문제는 ELS가 기초자산으로 삼는 것이 바로 각국의 종합주가지수라는 것이다. 미국 S&P500지수, 홍콩H지수, 유로존 국가의 블루칩 종목 50개로 만든 유로스탁50지수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 중 홍콩H지수는 변동성이 커서 상품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주로 활용된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시가총액이 큰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현재 홍콩은 ‘미국 1달러=7.8홍콩달러’의 페그제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홍콩 기준금리도 같이 올려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홍콩 기준금리는 미 금리인상이 단행된 9월말 0.25%포인트 올랐다. 이미 홍콩 H지수는 올들어 24%가량 하락했는데, 현지 기준금리 인상은 이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지금이 오히려 ELS투자에 적절한 시점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은 “H지수가 지난 6월부터 1만~1만1000의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고 올해 고점 대비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녹인까지의 지수인 5250까지 하락할 확률은 매우 적다”며 “변동성 헤지 차원에서 리자드형 ELS(지수가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으면 조기 상환을 하는 상품)를 찾거나 투자 시기와 기초자산을 분산해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저금리 시대는 이제 끝났다…

금리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가장 좋은 자세는 이제까지 유례없던 저금리 시대가 이제는 끝났음을 인정하고 향후 더 가팔라질 시중금리 인상에 버틸 수 있는 맷집을 기르는 것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예상대로 유지된다면 오는 2020년 미국 금리는 3.5%로 상승한다. 한은도 시간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고 이미 기준금리가 오르기 전이라도 시중금리는 장기물 국채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미 금리를 쫓아 뛸 것이 분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태성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8호 (2018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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