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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그래도 돈 벌어준 건 기술주인데 기로의 반도체·IT주 어떻게 할까
기사입력 2018.10.11 11: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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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대 산맥이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 호황도 이제 끝 아닐까’라는 공포가 퍼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써낸 보고서에 주식 시장은 찬물을 뒤집어썼다. 정보기술(IT) 업종의 내리막길은 이제 시작인 걸까. 아니면 길지 않은 조정국면에 불과한 걸까. 전망은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어도 주가는 한 단계 주저앉았다. 실적이 여기서 더 성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지금 주가도 충분히 높다’는 결론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논란은 단순히 특정 종목이나 업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우리 주식 시장 전반을 뒤흔들 만한 거대한 이슈다. 액면분할 이후 개인 투자자 거래가 늘면서 삼성전자 주가와 코스피 지수가 같이 움직이는 상관관계는 더욱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힘을 잃으면 시장 투자 심리 자체가 약해진다는 의미다. 반도체·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게임·인터넷을 포함한 IT업종 애널리스트들은 달라진 시장 상황에 맞는 전망을 내놓느라 바쁘다.



▶반도체 호황 끝? “걱정은 잠시 접어 둬라”

반도체 업황 최고조를 기록하고 있지만 주가는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든 원인은 뭘까. 우선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반도체 시장 성장세 하락을 가리키는 통계를 내놨다. 디램(DRAM)과 낸드(NAND)플래시메모리 가격은 떨어지고, 반도체 업체들은 투자를 줄이고 있다. 관련 장비 업체 실적 전망도 따라서 줄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이것이 새로운 내용은 아니라고 본다. 이미 4~5개월 전부터 시장이 예측한 내용이다. 반도체 위기론이 처음 나온 건 이미 작년 초부터다. 낸드 메모리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이들도 없었다. 하지만 부정적 전망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그만큼 주식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나빠졌다는 의미다. 미국을 빼면 전 세계 경제 지표가 좋지도 않고, 미·중 무역전쟁, 북한 비핵화 어느 하나 매듭을 짓지 못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는 변수가 남아있는 한 당분간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8월 이후 2개 증권사가 내놓은 목표 주가가 4만3000원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보고서가 이처럼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분석이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실적이 꾸준하지만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해서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1개 증권사가 내놓은 목표 주가가 11만5800원이다.

다만 국내 반도체 산업이 하강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해도 여전히 반도체주만한 ‘실적 괴물’은 없다. 하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약세로 돌아서 고점 대비 20% 이상 빠졌다. 국내외 주요 반도체 산업 전망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같은 낙폭은 실적 증가세에 비하면 과다하다. 반도체 위기론이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업계 추정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17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벌어들일 영업이익이 4조원 이상 많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영업이익 6조원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실제로 위기론의 근원지인 디램 시장도 계속 커지는 추세다. 4차 산업혁명 관련 빅데이터 수요가 여전히 늘고 있고 PC용 반도체 출하량도 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역시 기술 격차를 고려하면 적어도 내년까지는 영향이 크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수요와 공급의 다이내믹스를 감안할 때, 설령 메모리 업황 둔화기가 온다 하더라도 그 길이와 깊이는 단기적이면서도 매우 얕은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직관적으로 볼 때, 7~8월의 주가 하락은 향후 발생 가능한 완만한 이익 조정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포’ 덜어낸 디스플레이…

중소형주 좋은데 대형주는 ‘글쎄’

디스플레이 업종은 중국 업체와 가격 경쟁으로 먼저 무너졌던 경험이 있다. 반도체 업종 전망에 대한 공포 역시 앞서 디스플레이 업종이 겪었던 아픔과 무관하지 않다. LCD(액정표시장치) 가격이 추락했고 승승장구하던 우리 디스플레이 장비주 주가도 따라서 떨어졌다.

다만 상황은 다소 달라지고 있다. 중국발 공급량 증가 우려가 해소되고, 그러자 LCD 패널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 LCD를 버리고 ‘대세’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빠르게 갈아탄 것도 나쁘지 않은 결정이었다. 수익성이 악화되자 줄였던 디스플레이 투자도 내년에는 다시 시작되려는 조짐이 보인다. 먼저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주가가 오르자 국내 장비사 주가도 따라서 올랐다. AP시스템, 에스에프에이, 이녹스첨단소재, 덕산네오룩스, 실리콘웍스가 수혜주로 부각된다. 그중에서도 에스에프에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최대 수혜주가 될 전망이다. 에스에프에이는 삼성항공(현 한화테크윈)의 자동화사업부가 분사하면서 설립된 회사다. 여전히 삼성에 공급하는 매출 비중이 높다. 다만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독점적인 물류장비 공급으로 삼성디스플레이 투자 시 대규모 수주가 가능하다”면서도 “공장 증설 시기에는 아직 의구심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유일 OLED 소재업체 덕산네오룩스도 삼성디스플레이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하반기 OLED 가동률 증가에 따른 소재 공급 확대가 전망되는 업체다. LG디스플레이 협력사인 실리콘웍스는 4분기부터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하게 된다. 종합 소재 전문기업 이녹스첨단소재는 OLED 소재 사업 비중이 올해 36%에서 2020년이면 5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P시스템은 중국 수출이 늘고 있는 점이 매력이다.

하지만 업종 대장주 LG디스플레이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지난 8월 이후 10개 증권사가 내놓은 LG디스플레이 목표 주가는 2만7300원이다. 낮게는 2만3000원(하이투자증권)부터 많게는 3만원(신한금융투자)까지 그 범위도 넓다. 실적 개선에 대한 전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호재도 있지만 여전히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 평가다.

우선 3분기 실적은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증권사 예상치 평균은 매출액 6조2937억원에 영업이익 267억원이다. 다만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에도 1300억원 이상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좋은 실적을 기대하는 이유는 LCD 패널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말부터 중국 업체들이 신규 LCD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라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그러면 LCD 패널 가격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OLED 패널 가격 또한 그 같은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게임·인터넷, 신작 게임 출시 일정에 주목

리니지 시리즈로 재미를 봤던 대형 게임주가 신작 출시 일정을 미뤘다.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올리는 게임주 특성상 하반기에는 별 재미를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눈에 띄는 신작이 없다 보니 게임사 매출도 제자리걸음이다.

앞으로 나올 게임들을 차별화하지 못한다면 게임 시장에 대한 기대치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게임 시장 규제에 나선 중국 시장도 변수다. 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여파로 국내 게임업체들은 중국 시장 진출 자체가 막힌 상태라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국내 시장 성장성이 낮은 만큼 해외 판로 개척이 시급한 상황이다.

종목별로는 신작 출시 효과를 보일 컴투스, 더블유게임즈, 게임빌을 주목할 만하다. 컴투스는 출시가 지연됐던 스카이랜더스를 10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더블유게임즈는 미국 자회사 더블다운인터렉티브의 견조한 실적과 코스닥 상장이 매력적이다. 펄어비스는 인수한 중국 게임회사의 이브 온라인을 모바일 버전으로 바꿔 출시할 예정이다. 이 신작의 성패가 인수가 성공적인지 여부를 가리게 될 전망이다.

다만 어느 게임사든 신작이 흥행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신작 출시가 늦어지는 이유도 완성도를 높이려다 보니 투자하는 시간이 늘고 있어서다. 그 와중에 주 52시간 근무제까지 도입돼 ‘밤샘 작업’으로 출시 일정을 맞출 수도 없게 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몇몇 대형신작에 대한 기대치만 높은 현 상황에서는 안정성과 모멘텀을 겸비한 업체들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인터넷 업종 양대 산맥 카카오와 네이버는 최근 미국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등 인터넷주 조정장에도 여전히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카카오는 교통수단(모빌리티) 사업과 카카오뱅크에 기대가 크다. 카카오택시로 대표되는 모빌리티에서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이다. 카카오뱅크만 따로 떼놓고 본 기업 가치는 2조5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이 통과돼 자본 확충이 가능해지면 기업 가치는 더 높아질 수 있다. 또 카카오페이가 보험·증권 등 다양한 비즈니스와 제휴해 수익 모델을 점차 키워간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도 자회사 라인이 금융 사업에 뛰어든다.
인공지능·광고·콘텐츠 등 네이버 사업 전반에 라인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네이버페이·쇼핑을 중심으로 한 검색 광고 경쟁력도 여전히 유효하다. 카메라 어플리케이션을 서비스하는 자회사 스노우도 수익모델을 확보해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정우성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7호 (2018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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