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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동반 부진 속 ‘틈새 펀드’ 찾아라
기사입력 2018.08.30 08:13:41 | 최종수정 2018.08.30 11: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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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안팎에서 일어나는 악재로 끝없는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정보기술(IT)주와 바이오, 올해 상반기 남북경협주 등 시장의 주도주가 굳건히 버티는 상황에서는 내·외부 악재에도 굳건한 체력을 과시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개별 이슈 하나하나에 휘청이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는 최근 국내 증시를 카오스 상태로 내몰고 있다. 8월 9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재고가 늘어나고 있어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면 심각한 조정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주의’로 낮췄다. 반도체 주가가 향후 12~18개월 동안 시장 평균을 밑돌 것이란 모건스탠리의 관측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날 이후 4거래일 동안 3~5%가량 하락하며 타격을 받았다. 이어 같은 달 12일(현지시간)에는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담은 리포트를 내놓자 국내 바이오주 전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휘청였고, 15일(현지시간) 웰스파고의 미국 마이크론 테크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에 국내 반도체 주가가 재차 하락하며 영향을 받기도 했다.

터키 리라화 폭락에서 비롯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역시 국내 시장에도 고스란히 여파가 전달됐다. 지난 13일 코스피는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코스닥 역시 하루 만에 3.72% 폭락하면서 지난해 연말 수준인 750선대로 내려왔다. 불안심리에 달러와 엔화 등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커지면서 원화 가치도 급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터키 문제로 신흥국 금융시장이 한동안 불안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신흥국 위기설 확산에 국내 주식시장 역시 단기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강하게 제기된다. 불안한 증시 상황에서 시황에 따라 수익률이 급변하지 않는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휘청거리는 상품보다는 목표치를 다소 낮추더라도 따박따박 수익을 챙겨줄 수 있는 ‘보수적 투자’가 각광받는 상황이다.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미리 배당주를 담거나 상장을 앞둔 공모주 투자, 정교하게 설계된 투자 틀을 활용해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도 수익을 내는 ‘역발상 ETF·ETN’에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때 이른 배당주 투자 인기

배당주 펀드는 코스피와 코스닥 동반 부진 속에서도 꾸준히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투자 상품이다. 통상 배당주는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투자가 늘어나 증권가에선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인데, 최근에는 배당주에 때 이른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배당 확대 요구에 대한 기대감이 배당주의 매력을 부각시키고 있는 데다, 흔들리는 증시 상황에서 배당이 안전 마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투자가들의 기대가 높다. 8월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같은 달 14일 기준 액티브 배당주 펀드의 설정액은 최근 3개월 동안 2233억원 늘었다. 국내 증시의 부진 속에 같은 기간 일반 액티브 주식형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는 같은 기간 각각 2193억원, 1693억원씩 설정액이 줄었다. 전체 국내 액티브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이 1916억원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배당주만 유독 투자자들의 발길이 집중된 셈이다.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은 주가가 떨어질 때 시가로 환산한 배당수익률이 높아져 추가 주가 하락을 막는 효과를 발휘한다. 실제 8월 14일 기준 코스피는 최근 한 달간 2.24%, 코스닥은 7.97%가량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배당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79%로 시장 방어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4.70%를 상회하는 수치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선언 이후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줄줄이 코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도 배당주의 매력을 키우는 요소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데, 수익률과 직결되는 배당 확대 요구에 주주권 행사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는 155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8~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배당 확대 요구에 대한 명분도 마련된 상태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조정으로 코스피 2018년 배당수익률은 2.3%로 상향됐는데, 이는 국고채 3년물을 상회해 배당 매력이 다시 부각될 수 있는 시기”라며 “시장의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면 하반기에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수혜를 입을 배당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개별 상품으로는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펀드가 최근 1개월 수익률과 1년 수익률 모두에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8월 14일 기준 이 펀드는 1개월과 1년 수익률에서 각각 -1.34%, 5.6%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 펀드는 리노공업과 한미반도체, 고영, 테크윙 등 재무적 안정성이 우수하고 주기적인 배당을 하는 기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한다.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 펀드와 삼성배당주장기 펀드, BNK튼튼배당 펀드 등도 최근 1개월 수익률을 -1%대로 유지하며 하락장에서 방어력을 과시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안전마진을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로 한동안 배당주 펀드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공모주 우선배정 하이일드펀드 관심도

하이일드공모주 펀드 역시 시장 상황에 영향을 덜 받는 중립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이 상품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고 있는 유일한 상품이다. 올해 4월 출시돼 3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빨아들였던 코스닥벤처 펀드는 코스닥 IPO 발행 물량만 우선배정 혜택을 받지만 이 상품은 코스피시장에 상장하는 공모주 배정까지 받을 수 있는 것이다. KTB코넥스하이일드펀드는 우선배정 혜택을 활용해 꾸준히 수익률을 내온 대표적인 펀드다. 이 펀드는 8월 14일 기준 연초이후 수익률이 4.44%로 같은 기간 코스피가 8.04%, 코스닥이 4.56% 하락하는 동안에도 꾸준한 성과를 보였다. 1년 수익률을 기준으로도 21.02%를 기록해 단단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해 IPO 최대어였던 스튜디오드래곤 공모주에 투자해 200%가량 수익을 올렸고 펄어비스, 셀트리온헬스케어, 넷마블게임즈 등 공모주 물량을 담아 재미를 봤다. 이 펀드는 투자 자산 중 45% 이상을 하이일드 채권(BBB+ 이하 회사채)과 코넥스 주식에 투자해 코스피와 코스닥 IPO 때 전체 발행 물량의 각각 10%, 5%를 우선 배정받는다. 코넥스 종목은 코스닥 공모주 우선배정을 받기 위한 최소한의 수준으로 편입하는 경우가 많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코스닥벤처 펀드 출범으로 기존 공모주 기관 배정 물량이 50%에서 20%로 감소하면서 물량 경쟁이 치열한 일반 공모주 펀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이일드 펀드의 경우 신규 가입이 가능한 공모하이일드 펀드, 사모하이일드 펀드의 만기 도래 등으로 경쟁률이 하락한 데다 2020년까지 10%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이 보장돼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반기 잇따라 예고돼 있는 대형 기업공개(IPO)는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투자 매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기업가치만 2조원으로 추산되는 현대오일뱅크가 10월 전후로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하반기 대어로 평가되는 바디프랜드 역시 대표주관사를 선정하며 상장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장을 준비 중인 카카오게임즈, CGV베트남 등도 시장에서 관심이 높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IPO 시장은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철회 영향으로 공모 금액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지난해에도 하반기에 대형 IPO가 몰려 펀드 성과가 좋았던 만큼 올해도 대형 IPO가 줄줄이 몰려 있는 하반기에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하이일드 펀드는 시장 상황에 수익률이 요동칠 가능성이 낮지만 기업 신용에서 불거질 수 있는 위험성은 가지고 있다.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기업 회사채에 투자하는 탓에 기업이 도산하면 이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운용사들은 부도 위험이 낮은 기업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교하게 설정된 ETF·ETN 주목도 ‘쑥’

혼탁한 국내 증시에서 피난처가 될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지고 있다. 정교하게 설정된 투자 툴로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도 수익을 낼 수 있는데다 환매와 재투자에 수일 이상이 소요되는 액티브 펀드보다 시장 상황에 좀 더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매력에서다.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KODEX 턴어라운드투자 상장지수펀드(ETF)는 실적이 회복되는 초입에 놓인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주가가 많이 빠져 반등 가능성이 높은 주식을 골라 담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 3년 이상 실적 데이터가 있고 시가총액이 2000억원이 넘는 주식이 편입 대상이다. 매년 4번의 리밸런싱(종목 교체) 작업을 거쳐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주식 비중을 늘리는 구조다. 이 ETF는 8월 16일 기준 태광산업(4.71%)과 S&T모티브(3.79%) 한진(3.785) 두산(3.70%) 등이 편입 상위 종목 리스트에 올라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TIGER 가격조정 ETF도 주목할 만하다. 이 ETF는 최근 2년간 수익률이 좋았던 상위 60개 종목을 뽑아낸 뒤 이 중 한 달간 주가 하락폭이 큰 30개 종목을 골라 연 4회 종목 교체작업을 한다. 주가 상승 추세가 살아있는 종목 중에 단기 주가가 급락한 종목만 따로 추려 집중 투자하는 ‘역발상’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TIGER 가격조정 ETF는 1년 수익률이 5.35%를 기록하고 있다. 쌍용양회(4.03%), 현대제철(3.75%), 무림P&P(3.71%), 한화손해보험(3.62%)순으로 투자 비중이 높다. 두산인프라코어(3.56%)와 팬오션(3.55%), 한섬(3.54%)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가장 투자를 많이 한 종목 비중이 6%를 밑돌고 있어 분산투자 원칙을 잘 지킨 상품이라 할 만하다. 쌍용양회와 현대제철 등의 종목은 남북관계 개선 흐름에 따라 주가 추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개인투자자들이 옵션 전략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조화한 상품인 TRUE 코스피 양매도 ETN 역시 주목해 볼 만하다. 이 상품은 양매도 전략을 활용하는데 매월 옵션만기일에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해 코스피200이 -5~+5% 구간에 있으면 옵션 프리미엄으로 수익을 쌓는 구조다. 지수가 박스권 내에서 안정적으로 상승 또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할 때 유용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옵션 만기일에 지금 지수보다 5% 높거나 낮은 가격에 지수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판다. 옵션 만기일에 지수가 5%보다 더 많이 오르거나 내리면 상대방은 이득을 보게 되지만 5% 안에서 움직이면 해당 권리를 포기하는 게 나은 상황이 된다. 여기에서 콜옵션이나 풋옵션을 매도한 투자자는 옵션 프리미엄을 남길 수 있다.

지난해 5월 출시된 이 상품은 출시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증시가 상승 흐름을 이어간 탓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가 횡보세를 보이자 유용한 자산관리 수단으로 부상했다. 이 상품은 상장 이후 지난 15일 기준 5.11%의 수익을 올렸고, 최근 6개월 국내 증시의 조정장세에서도 2.29%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해 히트 상품으로 부상하자 최근 누적 발행규모 8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이 ETN은 김연추 한국투자증권 차장을 올해 증권사 연봉킹으로 만든 상품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올해 처음으로 반기보고서에 등기임원 여부와는 상관없이 5억원을 받는 상위 5명의 임직원이 공개됐는데, 김 차장은 22억2998만원을 받은 것으로 발표돼 화제가 됐다.

[유준호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6호 (2018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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