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무역전쟁 직격탄 맞은 해외펀드, 하반기에는 어떨까…미국펀드 여전히 좋고, 베트남펀드 기대 쑥
기사입력 2018.08.30 08:13:21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2.73%.

올해 상반기 해외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다.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 증시가 흔들리면서 펀드 수익률도 다 같이 떨어졌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가 5.73% 하락했음을 고려하면 해외펀드를 고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나은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지난해까지 반도체 덕을 봤던 우리나라 주식이 더 이상 오르기는 힘들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업 실적에 대한 믿음도 흔들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우리나라 밖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상반기 해외주식형 펀드에 9633억원이 몰린 이유다. 그중 절반 이상이 베트남 펀드에 몰렸다.

하지만 해외 주식이라고 그저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국이 이란과 터키와도 갈등을 일으키자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금융 시장이 흔들렸다. 그동안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라고 해서 함부로 들어가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역별, 국가별, 업종별로 잘 골라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반기 나 홀로 잘나갔던 미국 주식에 대한 전망은 앞으로도 좋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기업 실적과 경제가 탄탄한 일본 주식도 상반기 고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신흥국 시장에서는 베트남이 여전히 기대할 만하다. 높은 경제 성장률이 보이는 인도 펀드도 눈에 띈다.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4차 산업혁명이나 제약·바이오 업종처럼 해당국 지수를 뛰어넘을 업종을 담은 펀드를 고르는 것도 필요하다. 작년 9월 출시돼 올해 상반기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 1위(10.15%)를 기록한 DB 글로벌핀테크펀드가 대표적인 예다. 같은 기간 수익률 10.0%로 2위를 차지한 미래에셋 G2이노베이터 펀드처럼 중국과 미국의 알짜 기업만 골라 담은 펀드도 있다.



▶11월 중간선거 호재 가능성

“올라도 너무 오른 미국 펀드를 지금 환매해야 하느냐”고 묻는 고객들에게 프라이빗뱅커(PB)들은 말한다. 하반기에도 미국 펀드의 시대는 계속된다고. 미국 펀드가 없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미국 증시를 주도한 것은 정보기술(IT) 업종이었다. 너무 올라서 거품이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특히 최근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중 페이스북이나 넷플릭스 실적 전망이 꺾이면서 나온 현상이다. 하지만 미국 IT 업종을 이끌어갈 교체 선수는 얼마든지 있다. FAANG 대신 뜨고 있는 것이 MANG(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다. 아직 IT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지 않으리라고 볼 수 있는 이유다.

IT주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게 된 배경은 이들이 보여주는 확실한 실적이다. 무역전쟁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다른 업종 주식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둔화됐다. 하지만 무역전쟁이 마무리되면 에너지·소재·통신 서비스업종에도 매수세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IT 업종 혼자서 미국 증시를 견인하는 상황이 지나갈 것이라는 의미다.

11월에 있을 중간 선거도 악재보다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무역전쟁을 끌고가기보다는 인프라 투자와 추가 감세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야당인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선거가 끝나면 해소된다. 미국 내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낮지 않다.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다수당이 되면 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지수는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기업 실적 자체가 좋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 정책을 펴면서 기업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4.3%(연 환산)로 추정된다. 실업률은 4% 미만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와 미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연관이 매우 깊다”면서 “거꾸로 말해 실업률이 꺾이기 전에 미국 증시에 본격적인 하락장이 나타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지금이라도 미국 펀드에 투자한다면 어떤 펀드가 나을까. 프라이빗뱅커들은 AB미국그로스펀드를 추천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 펀드 전체 설정액은 작년 말 대비 3125억원 늘었다. 그중 절반이 넘는 1677억원이 이 펀드에 들어왔다. 특정 업종에 치우치지 않고 미국 내 업종별 우량주를 골라 담았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AB 셀렉트미국, 삼성 미국대표펀드, KB스타미국S&P500인덱스펀드도 올해 신규 가입자가 몰린 펀드들이다. 미국 중·대형주를 골고루 담아 수익률도 양호하다. 미국 투자은행을 포트폴리오로 담은 한국투자 월스트리트투자은행 펀드처럼 업종별로 세분화된 펀드도 있으니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도 추천할 만하다.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종목으로 타이거 미국나스닥바이오, 타이거 미국나스닥100, 코덱스 미국S&P IT, 코덱스 미국S&P바이오, 타이거 미국다우존스30 등이 있다. ETF는 일반 펀드와 비교해 거래가 간편하고 수수료가 싸다는 장점이 있다.



▶친디아 펀드, 인도는 웃고 중국은 울고

지난해만 해도 친디아(Chindia·중국과 인도) 펀드는 수익률 1등이었다. 중국과 인도 증시가 모두 크게 올랐으니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친디아 펀드는 올해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 신세다. 인도 주식 시장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 펀드는 센섹스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면서 신흥국 중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수익률을 자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가 7%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제와는 달리 내수 중심 경제라는 점도 강점이다. 인도 GDP에서 내수 비중은 약 70%다. 무역전쟁 여파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 역시 이 같은 이유에 있다. 하지만 인도 펀드에 새로 가입하기에는 너무 고점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근 3개월간 10%대 상승률을 기록한 센섹스 지수에서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는 부담스럽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이 수익금을 거둬가면서 국내 인도펀드 설정액도 소폭 감소했다.

문제는 중국이다.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맞붙으면서 주식 시장도 무너졌다. 국내 투자자들도 중국 펀드를 대규모로 환매하며 발을 뺐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설정액이 다시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증시가 더 내리기에는 너무 많이 내렸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경제는 정부가 주도하는 만큼 하반기 증시도 정책에 달렸다. 시장에 돈이 풀리고, 경기가 회복되리라는 기대감이 있는 상황에서 호재성 정책을 풀어 놓으면 지수는 오를 수밖에 없다. 과거 중국 증시 상승장 때도 그랬다.

중국 정부는 우선 시장에 돈을 풀고 있다. 7월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인하했다. 또한 중소기업과 개입 사업자가 대출을 받을 때 부과하던 세금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가 펀드를 만들어 중소기업 대출을 직접 지원하기로 했다. 기업의 자금 조달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재테크와 자산관리에 대한 몇 가지 규제도 풀었다. 투자 심리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다.

중국은 내수를 늘리고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한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기업 연구개발 비용에 세금 혜택을 확대하고, 지방 정부가 채권 발행을 늘려 기반 시설 건설 지원을 강화한다. 재무 상황이 최악의 수준인 이른바 ‘좀비 기업’은 적극적으로 퇴출시킬 계획이다. 중국 정부의 발 빠른 대처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것이 중국에 대한 신뢰를 높일지 여부가 관건이다.

트럼프 정부가 중간 선거를 앞두고 무역전쟁보다는 국내 정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증시도 미국과 무역전쟁이라는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다.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중국도 지금의 무역전쟁에서 견딜 수 있는 여지가 높고, 미국에 저항하기보다는 앞으로 우호적으로 태도를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과 금융에 대한 정부 규제는 여전히 굳건하고 실질적으로 규제 완화가 피부에 와닿으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가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과거에는 위안화 가치가 낮으면 수출에 유리했다.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지한 이유다. 수출과 무관한 기업은 위안화 약세가 반갑지 않다. 게다가 이제는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 제품 가격에 인하 압박을 받아 오히려 수출 기업 실적에도 불리한 상황이 됐다.

하반기에 중국 증시가 반전을 보여줄 수 있는지 여부는 신흥국 주식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 추천 펀드 1순위는 베트남

무역전쟁과 달러 강세의 직격탄을 맞은 신흥국 펀드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그럼에도 점차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 유입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하락폭이 과도해 저평가됐다는 인식을 갖는 이들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신흥국 주식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돈이 빠져 나간다. 마음 놓고 신흥국 펀드에 베팅할 수 없는 이유다. 달러화 강세가 올해 12월에 있을 금리 인상까지는 쉽게 꺾일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눈에 띄는 신흥국 펀드들이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흥국 펀드는 단연 베트남 펀드다. 올해 수익률이 크게 꺾이는 와중에도 자금 유입은 계속 늘었다. 베트남은 삼성을 비롯한 우리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친숙한 나라다. 그리고 베트남 외에 신흥국 펀드 중 이렇다 할 추천 상품이 없다는 것도 국내 투자자들이 몰린 이유다.

베트남 펀드는 지난해 호치민 지수가 50% 가까이 오르면서 투자자들을 미소 짓게 했다. 올해 4월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베트남 지수가 추락한 이유는 베트남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중국을 시작으로 신흥국 투자 심리가 식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꾸준한 경제 성장세와 기업 실적을 고려하면 베트남 지수는 앞으로도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베트남은 젊은 인구가 많고 임금이 낮다. 풍부한 노동력을 원하는 기업에게는 매력적인 투자처다. 최근에는 뛰어난 경관을 활용한 관광 산업도 국가 주도로 키우고 있다. 국내에 출시된 상품으로는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A가 설정액이 가장 크다. 이 밖에 유리베트남알파펀드C/A, 미래에셋베트남펀드1등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러브(러시아·브라질) 펀드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국내 투자자들도 발을 빼는 추세다. 최근 수익률을 회복하고 있지만 이는 바닥을 확인한 정도라는 부정적 의견도 있다. 러시아 펀드는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를 두고 갈등을 벌이면서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하지만 러시아는 석유 가격이 과거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적은 만큼 경제의 주축인 에너지 기업들이 안정적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증시가 회복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다.

브라질은 무역전쟁의 숨은 수혜자로, 미국과 중국 모두에 수출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한 예로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지난달 브라질의 대미 철강 수출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2.6배 늘었다. 중국이 수입하는 대두도 상당수가 미국산에서 브라질산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무역전쟁이 계속된다면 브라질은 미국으로 기계장비, 자동차와 부품, 화학제품, 비료 수출을 늘리고, 중국으로는 대두 등의 곡물, 과일, 어류, 육류 수출을 늘리는 구도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 하지만 헤알화가 약세라는 점은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이다.

지난달 터키 리라화 급락 같은 사태가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나라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외환 보유고는 적고 외화 부채는 많다.
경상수지도 적자가 크다. 다른 신흥국보다도 외국인 입장에서 매력도가 떨어지는 시장이 됐다. NH-아문디 올셋 인도네시아포커스 펀드는 올해 들어서만 15%가량 손실을 봤다.

[정우성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6호 (2018년 09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稅부담 줄어든 P2P투자, 안전과 수익 두 마리 잡는 법-인허가 받은 적격업체에 분산투자 바람직

5대 은행 PB가 권하는 글로벌 투자 “신흥국보다 선진국 주식·달러화 유망”

회계부정 여파에 몸살 앓은 바이오株 코넥스 대장주 툴젠, 파멥신 신규 IPO에 기대

코스피·코스닥 동반 부진 속 ‘틈새 펀드’ 찾아라

무역전쟁 직격탄 맞은 해외펀드, 하반기에는 어떨까…미국펀드 여전히 좋고, 베트남펀드 기대 쑥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