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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쌩쌩’ 미국주식 전성시대…북미펀드 3개월간 8% 수익률 우뚝
기사입력 2018.08.10 1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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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글로벌 증시 전역이 혼란에 빠졌다. 승승장구하던 베트남을 비롯한 몇몇 국가 증시는 상승분 상당수를 반납하고 횡보 중이다. 지난 4월 1200고지를 뚫었던 베트남 VN지수는 어느새 1000 밑으로 밀렸다. 최근 증가된 베트남 이익 상승분을 반영하면 증시가 과매도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V자 반등’은 요지부동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월 17일 기준 베트남 펀드 3개월 평균 수익률은 -20.52%에 달해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 펀드는 -15.88%, 중남미 펀드 역시 -13.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흥아시아 펀드가 -10.33% 떨어졌고 브릭스 펀드 역시 -2.47%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 당사자인 중국 역시 증시가 게걸음을 걷기는 마찬가지였다. 3개월간 중국 펀드 수익률은 -6.02%에 그친다. 홍콩 증시까지 포괄적으로 투자하는 중화권 펀드 3개월 수익률은 -2.59%를 기록 중이다. 증시만 놓고 보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의 결기는 좋은 결과를 불러오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이 기간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 중인 펀드 유형이 있어 관심을 끈다. 미국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북미 펀드가 주인공이다. 북미 펀드는 3개월간 7.88%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혼탁한 장세 속에서 홀로 고고함을 과시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당사자인데도 별 타격 없이 미국 증시는 홀로 내달리는 모양새다. 분쟁 파트너인 중국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미국 증시는 거의 타격을 입지 않았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미중 무역분쟁 승자가 누구인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셈이다.



▶3개월 기준 수입률 톱10 ETF 중

6개가 미국 주식 상품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보면 최근 뜨거운 미국 펀드 불씨를 그대로 체감할 수 있다. 3개월 기준 수익률 순위를 매겼을 때 수익률 ‘톱10’ 중 무려 6개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7월 18일 기준 KINDEX 미국4차산업인터넷(합성 H) ETF가 3개월 수익률 18.88%로 수익률 경쟁에서 1등을 기록하고 있다. KODEX 미국S&P바이오(합성) ETF가 3개월 수익률 17.14%로 3위, TIGER 미국나스닥바이오 ETF(16.57%), TIGER 미국나스닥100 ETF가 16.57%로 각각 4위와 5위를 달리고 있다. ‘톱5’ 중에 미국 주식 펀드가 아닌 것은 금값의 역수를 추종하는 KINDEX 골드선물 인버스2X(합성) ETF가 유일하다. 이 같은 경향은 ‘톱10’ 수익률 표를 확인해도 그대로 알 수 있는데, 7위와 8위, 9위를 차지한 ETF는 모두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를 비롯해 코스닥이 떨어진 만큼 돈을 버는 지수 상품이다. 주가가 올라서 돈을 번 상품 기준으로 보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는 얘기다.

특히 미국 4차산업혁명 관련 기업 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데, 3개월 ETF 수익률 순위 1위를 차지한 KINDEX 미국4차산업인터넷(합성 H) ETF는 미국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기술주에 주로 투자해 성과를 내는 상품이다. 글로벌 조정장에도 미국 기술주를 바라보는 눈길만큼은 여전히 뜨겁다는 걸 보여준 셈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나스닥종합지수가 전일대비 49.40달러(0.6%) 오르며 종가기준 사상 최고가인 7855.12로 마감한 것은 이 같은 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글로벌 증시 전반이 모두 어두운 장세에 빠졌는데 나스닥은 반대로 사상최고가 랠리를 기록할 만큼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기술주 5인방’으로 꼽히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알파벳)’에 소속된 넷플릭스 실적 부진을 딛고 이룬 성과라 향후 기대감을 더한 측면이 있다. 넷플릭스는 전날 장이 마감한 직후에 시장 예상을 훨씬 밑도는 성적표를 내놔 주가가 장중 14.1%나 급락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2분기에 미국에서 67만 명, 전 세계에선 450만 명 증가했는데 시장전망치는 미국 123만 명, 전 세계 511만 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미국 시장만 놓고 보면 가입자 증가분이 예상의 절반에 불과했던 셈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주가는 하락폭을 줄이며 결국 전일대비 5.2% 하락 마감하는 것으로 장을 마쳤고, 아마존 애플 알파벳 페이스북 등 주가가 모두 상승한 채로 마감하며 결국 나스닥 지수를 또 한 번 사상최고치로 밀어올린 것이다.

이제 관건은 앞으로도 미국 주식이 지금과 같은 호황세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과정에서 성장주 위주로 구성된 미국 나스닥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느냐는 한번 곱씹어 볼 만한 대목이다. 시장에서 통상 금리는 성장주에 대한 고평가를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잣대로 쓰이기 때문이다. 금리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성장주에 부여되는 프리미엄은 낮아진다. 따라서 이대로라면 성장주에 대한 믿음이 꺾이고, 그에 따라 나스닥 주식 전반이 크게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놓고는 매우 회의적인 입장이다.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미국 다우지수가 2번이나 전일 대비 4% 넘게 급락했던 지난 2월 이후 미국 증시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계속 있어 왔다. 하지만 실제 증시에서 벌어진 일은 회의론자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미국 증시가 조정받기는커녕 오르기만 했기 때문이다. 나스닥 지수는 “미국 증시가 조정받을 것이 분명하다”는 목소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랠리를 펼쳤다. 코스피가 힘을 못쓰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체감하는 미국 증시의 탄력은 피부로 덜 느껴진다. 하지만 ETF로 본 수익률 ‘톱10’ 리스트 중 6개를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ETF가 차지할 만큼 미국 주식은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 증시 조정을 불러왔던 미국 국채금리 인상에 대한 공포심을 더 이상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데서 힌트를 찾아야 한다는 게 증시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사실 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증시에 두 가지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를 가지고 있다.

부정적인 측면은 앞서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다. 국채금리에서 따박따박 나오는 쿠폰은 투자자 입장에서 안전자산과 같은 효과를 낸다. 미국국채는 글로벌 전쟁이 나더라도 안전하다고 불리는 상품이다. 글로벌 최강국 미국 정부가 지급을 보증한 상품이다. 3% 쿠폰금리가 찍힌 상품을 가지고 있으면 하늘이 무너지더라도 액면가의 3%만큼 매년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장점을 포기하고 국채금리 대신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은 이를 뛰어넘는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반대로 미국 국채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기도 한다. 경기가 어려워질 때 정부에서 주로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일까. 최근 10년간 각국 정부는 경쟁적으로 돈을 풀며 금리를 낮춰 왔다. 시중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어 돈이 돌게 했다. 돈이 스쳐지나가는 곳에는 부가가치가 따른다. 세금도 걷을 수 있다.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가격이 올랐고,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정부는 여기에서 나오는 거래세를 쏠쏠하게 챙겨 왔다. 실물자산 가격이 올라가면 집 한 채를 깔고 사는 중산층이 일시에 부자가 된 기분을 느끼게 되고, 이게 소득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높여 지갑을 열게 하는 효과를 낸다. 즉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 신호탄

그렇다면 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는 금리를 올려도 될 만큼 경기가 올라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리가 올라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어도, 경기가 상승하는 추세면 여전히 돈은 돌며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저금리 시대에는 필연적으로 자산에 어느 정도 ‘버블’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데, 금리가 올라가면 버블 역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시장 경제가 과열되는 것에 대해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는 말이다.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는 틀림없이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경기 상승국면에서 증시는 어떻게 움직일까. 당연히 교과서대로라면 증시는 금리 상승국면에 올라야 한다. 그만큼 경제가 활성화되어 잘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월 17일 미국 상의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한 발언은 현 시점에서 곱씹어 볼 만하다. 그는 미국 경제를 낙관적으로 평가하며 현재의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7월 17일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여전히 수면 한가운데 떠 있을 때였다. 무역전쟁이란 메가톤급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금리를 더 올릴 만큼 체력이 튼튼하다는 것을 과시한 것이기도 하다.

파월 의장은 이날 “현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점진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믿고 있다”고 발언했다.

미국 연준은 지난 6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미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포함해 올해 총 네 차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75∼2.00%인데, 예정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금리가 2.25~2.50%까지 올라갈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 중 하나인 미국 국채금리 등 다른 지표 역시 이와 비례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구조다.

파월 의장은 전임 재닛 옐런 의장과 달리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돌려 말하지 않았다. 그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화법을 써서 미국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는 “적절한 통화정책을 통해 향후 수년간 고용시장은 견조함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2% 수준에 머물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2분기 미국 경제가 1분기보다 상당히 강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실업률도 6월의 4%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정도의 강경 발언이면 미국 금리인상이 예정대로 확실하게 진행될 것이라 공언한 것과 다름이 없다. 미국 고위 관료 특유의 ‘돌려 말하기’를 전혀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볼 때 강한 확신이 묻어나온 발언이라 볼 수 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해서는 “(무역전쟁의) 결과를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모두에게 낮은 관세로 결론이 나면 경제에 좋을 것이고, 광범위한 범위에서 장기간에 걸친 고율 관세로 결과가 나오면 우리는 물론 다른 나라의 경제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못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긴 했지만 이 정도라면 경제학 원론에 나오는 원론적인 얘기를 되풀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무역전쟁 때문에 금리인상을 멈출 것으로 기대하면 안 된다”며 “연준은 금리인상을 멈춰야 할 확실한 이유가 있을 때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업률 4%, 인플레이션율 2%를 달성한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는 WSJ의 분석이었다.

이와 같은 입장이면 미국 금리인상은 예정된 시나리오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남은 관건은 이 같은 트렌드를 증시가 어떻게 받아들여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 역설적이게도 미국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22%(55.53포인트) 상승한 25119.89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40%(11.12포인트) 오른 2809.55를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는 0.63%(49.40포인트) 뛴 7855.12를 나타냈다. 이날 나스닥 지수가 또 다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즉 기준금리 인상 이슈는 더 이상 증시 발목을 잡기엔 역부족이란 게 드러난 셈이다.

[홍장원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5호 (2018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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