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외국인 매물 홍수 잦아들면 반등할까
기사입력 2018.07.12 10:17:14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공장

지난 6월 증시에서 벌어진 이벤트는 흥미로웠다. 상반된 성격을 가진 뉴스가 동시에 쏟아졌다. 그리고 이 뉴스는 맥락을 분석해 곱씹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앞으로 한국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지 미리 예상을 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먼저 6월 18일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나온 수출 관련 뉴스를 살펴보자. 이 뉴스를 보면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업종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이 뉴스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의 ICT 수출액은 172억3000만달러였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10.9%나 늘어났다. 통상 ICT 수출은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IT와 밀접한 종목으로 계산된다. 그리고 여기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절반에 달한다. 휴대폰이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반도체 수요가 더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ICT 수출 자체가 반도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4월 전체 수출(500억6000만달러)은 지난해 대비 1.5%나 줄어들었다. 이 와중에 ICT 수출은 10% 넘게 늘어났으니 엄청난 성과를 보인 것이다. 이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ICT 수출은 2016년 12월부터 1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ICT가 한국 경제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실제 ICT 수출을 제외하고 한국 수출이 보이는 성적표는 딱히 신통치 않다.

4월 전체 수출에서 ICT 수출을 빼면 수출액은 328억3000만달러에 불과하다. 전년 동월 대비 7%나 줄어든 수치다. ICT를 제외한 한국 수출은 4월까지 3개월 연속 전년 동월대비 감소하고 있다. 비ICT 수출이 3개월 연속 뒷걸음질 친 것은 2016년 7월 이후 처음 발생한 일이다. 한마디로 반도체를 비롯한 ICT 업종이 수출 전선에서 탄탄하게 버텨주며 한국 경제 전반을 이끌고 왔다는 뜻도 된다.

그럼 같은 날인 6월 18일 한국 증시에서 벌어진 일을 보자.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2.2%나 하락해 주당 4만6600원에 마감했다. 액면 분할 직후 주가(주당 5만1900원) 대비 주가가 10% 넘게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식 액면 분할이 호재가 돼 주가를 끌어올릴 거란 전망은 적어도 이 시점까지는 공염불이 됐다.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 코스피 시가총액 2위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이날 주가가 3.45%나 내려 주당 8만4000원에 종가를 찍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국인 순매도액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이날 하루에만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1899억원어치, SK하이닉스를 634억원어치를 시장에 던졌다.



▶미 금리인상에 달러화 강세 변수

일단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던진 이유는 뚜렷했다. 내재적인 원인보다는 외부적인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우선 미국 금리인상 국면을 맞아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며 변동성이 커졌다.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할 빌미를 제공했다.

때마침 잠잠하던 미중 무역 분쟁 이슈가 다시 불거지며 코스피를 팔 유인을 제공했다. 특히 중국 제품의 미국으로의 수출이 막히면 중국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무수히 많은 한국 반도체도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투심을 뒤흔들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고래가 싸우는 상황에서 한국 IT업체 ‘새우등’이 굽을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다는 얘기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 큰손들이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순매도한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분석했다.

이 시점에서 한국 코스피를 살 것이냐 팔 것이냐를 저울질하는 투자자라면 강력한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한쪽에서는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반도체 업종의 위대함을 알려주는 데이터가 나온다. 이 소식이 들린 당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위대한 역사를 일궈내고 있는 한국 코스피 대장주를 집단으로 팔아치웠다는 또 다른 소식에 직면하게 된다.

한국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이 두 종목 없이는 코스피는 절대 앞으로 달릴 수 없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묻는 질문은, 작게는 반도체 업황 투자를 할 때인지를 묻는 것이자 크게는 한국 코스피에 머물러야 하는지 혹은 떠나야 하는지를 알아보는 리트머스 시험지기도 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일단 펀더멘털을 따져봐야 한다. 아래에서 위로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스캐닝을 해보는 것이다. 코스피와 반도체 경기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어느 한쪽만 빛난다고 굴러갈 수 없는 존재다.

최근 증권가 일각에서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우려가 나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성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제기된 모바일 반도체 핵심 기술 특허 소송에서 4억달러를 배상해야 한다는 배심원 평결도 받았다. 여러모로 2분기 실적을 갉아먹을 이슈가 제기된 셈이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실적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상저하고’ 양상을 보일 거라는 진단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은 2분기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에는 다시 분기 최대 실적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며 “3분기 영업이익은 16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3분기에도 고가 스마트폰 판매는 그리 신통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붐의 원동력인 D램가격은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다른 사업부문도 실적 선방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전자와 함께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진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도 탄탄한 실적을 낼 것이란 평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0조903억원, 영업이익 5조1727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0.8%, 영업이익은 69.6%나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거뒀던 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SK하이닉스는 매출액 9조275억원, 영업이익 4조4658억원을 기록했다.



▶D램 가격 상승 둔화 업황 고점 논란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실적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공산이 크다.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한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0조2968억원, 20조1403억원 선이다. 지난해 기록(매출액 30조1094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을 가볍게 넘는 숫자다.

그러나 D램 가격 상승 둔화와 낸드 가격 하락세 등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과 이로 인한 실적 둔화세 전망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가진 반도체 기술력은 단기에 중국업체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높은 수준”이라며 “모바일 수요 위축과 높아진 낸드 재고 부담이 있긴 하지만 이와 관련한 우려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업황 등을 고려하면 현 주가는 매우 저평가된 상태라는 얘기다.

이 같은 전망을 종합하면 일단 빠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둘러싼 업황 전망에는 ‘파란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다. 즉 숲과 나무 중 나무만 봤을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적어도 올해 더 큰 폭으로 빠질 것으로 예상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동전의 다른 쪽인 코스피 전체 전망을 들어볼 때가 됐다. 아무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기업 가치가 돋보이는 국면이라 해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를 떠날 게 확실하다면 두 기업의 주가는 절대로 오를 수 없다. 일단 시총 비중이 높은 두 종목부터 팔고 나가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증시 격언에 ‘수급을 이기는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기업 실적이 아무리 좋다 해도 주식을 대거 팔고 나가는 마당에 주가는 오를 방도가 없다는 얘기다.

일단 증권가 최근 전망은 분위기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6월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를 2400~3200으로 제시하던 케이프투자증권은 밴드 상단을 2930으로 내렸다. 삼성증권이 2400∼3100이었던 코스피 예상 밴드를 재조정해 상단을 3000 이하로 낮췄고 코스피 전망 최고치를 2919로 찍었던 키움증권 역시 목표치를 2887로 내렸다. NH투자증권이 밴드 상단을 2850에서 2750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은 상단을 2900에서 2800으로 내렸다. 하나금융투자가 2900에서 2850으로 소폭 조정했고, 하이투자증권도 2830에서 2750으로 밴드 상단을 내렸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2900에서 2850으로 코스피 상단을 조정했다.

하지만 이걸로 한국 증시 전반 탄력이 떨어졌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하반기 증시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속속 나온다. 한국 증시를 짓누르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는 측면이어서, 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올라오면 코스피가 반전 매력을 선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기업 이익 증가가 수치로 확인되는 2분기 실적 발표 시즌부터 지수가 다시 상승 탄력을 되찾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증시 조정 변수가 됐던 미국 기준금리 인상도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가 그만큼 좋다는 얘기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노이즈가 단기 투자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지만 시장 참여자 다수가 금리인상을 변수가 아닌 상수로 받아들이는 순간 금리인상과 관련한 시장 노이즈는 급속히 해소될 수 있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와 증시 조정 흐름이 추세적인 하락을 부추기는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빠지는 과정에서 코스피가 동반 조정을 받는 모양새”라며 “일부 금리가 급등하는 몇 개 국가는 컨트리 리스크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한국을 비롯해 경상수지가 안정된 국가는 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보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글로벌 증시 조정기에 한국과 같이 펀더멘털이 탄탄한 국가는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도 증권가에서 제기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강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셀코리아’ 현상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글로벌 수준에서 한국 증시는 여전히 싼값에 거래되고 있어 지금 코스피를 내다팔 국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한 달러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 국면은 한국 수출기업 실적 향상에 기여하는 바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상황을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여러 변수가 뒤섞여 장이 혼란한 것은 사실이지만 코스피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은 없다”며 “조정 골이 깊어져 투매가 쏟아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홍장원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4호 (2018년 07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2 부동산 대책 이후 재테크 어떻게…다주택자 손발 묶여… 판다면 비인기지역부터 꼬마빌딩 등 주택규..

서울도심 고밀도 개발 수혜지 어디…강북 준주거·상업지역 몸값 쑥쑥

국제유가 고공행진 재테크 어떻게…조선·건설이 전통 수혜株 원유펀드·ETF도 好好

찬바람 불면 뜨는 배당주 한발 앞서 미리 담으세요

27년 만에 최고치 세운 日펀드 담을까 안정적 임대료 리츠 상품도 인기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