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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의 시대, 불확실성을 줄여라 글로벌 자산배분·저변동성 펀드가 대안
기사입력 2018.07.12 10: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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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들어 글로벌 자산 시장은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황에서 요동쳤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완화 조짐에 따라 미국과 중국 증시를 중심으로 반등 시도가 나타났지만 유럽발 정치적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가 재점화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크게 출렁였다.

6월 신흥국 위기설은 재테크 시장의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베트남, 브라질, 러시아 등 연초 이후 거침없이 날아올랐던 신흥국 증시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확산된 디폴트 우려에 고꾸라졌다. 아르헨티나는 자본 유출과 페소화 가치 급락을 방어하지 못해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브라질, 인도네시아, 터키 등 다른 신흥국들도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통화시장 긴축이 본격화하면서 신흥국 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갈 ‘긴축발작(유동성 축소에 따른 시장 불안)’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의 ‘닥터둠(시장 비관론자)’들은 이제 10년간 지속됐던 유동성 호황이 막을 내렸다고 선언한다. 저금리 시대가 길어지며 유동성 파티를 즐기던 투자자들이 이제는 혹시 모를 비상구를 확인하며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혹시 모를 급락장에 대비하면서 장이 오를 때는 덜 오르지만 내려갈 때는 덜 빠지는 펀드로 기대 수익률을 다소 낮추는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부상한다는 얘기다.



▶10년 만에 기준금리 2% 시대

6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개월 만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 2% 시대를 열었다. 연준은 워싱턴DC 본부에서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금기금 금리를 1.50~1.75%에서 1.75~2%로 25bp(0.25%포인트) 인상안을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기준금리 2% 시대는 연준이 제로금리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한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연준은 2015년 12월 기준금리를 0%에서 0.25%포인트 올린 것을 시작으로 7번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속적인 금리인상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GDP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8%로 상향조정했고, 사상 최저 수준인 실업률도 올해 연말까지 3.6%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 수치는 지난 3월 올해 3.8% 내년과 내후년 3.6%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것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앞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지만 시장은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진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날 FOMC위원들의 개개인의 생각을 엿보는 점도표는 올해 금리인상 가능 횟수가 세 차례에서 네 차례로 상향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에는 올해 세 차례 인상이 대세였지만 흐름이 뒤바뀐 셈이다.

연준은 정책 성명서를 통해 “위원회는 추가적이고 점진적인 연방기금 금리 목표치의 상향이 경제 활동의 지속적인 확장과 강한 고용시장 여건, 중기적으로 위원회의 대칭적인 목표인 2% 부근 물가 상승률과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 인상 기조를 확실히 했다. 연준이 성명서에서 경제활동에 대해 기존 ‘완만한 속도’ 대신 ‘견조한 속도’로 증가했다고 표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연준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긴축 움직임에 동참을 선언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결정한 다음날 유럽중앙은행은 올해 연말에 양적완화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은 현재 300억유로(약 38조원)인 월 자산 매입 규모를 9월 말까지 유지하고 10월부터 12월까지 월 150억유로로 줄이기로 했다. 지난 2015년 유럽 재정위기로 경기가 침체하자 총 2조5000억유로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자산매입을 올해 연말에 완전히 종료하기로 한 것이다.

예상된 악재였지만 증시에 미친 충격은 컸다. 지난 2016년 이후 미국 금리인상기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그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준이 지난 2016년 12월부터 시작해 지난해 3월·6월·12월, 올해 3월까지 총 다섯 차례 금리를 올렸지만 다음날 코스피는 평균 0.15% 상승했다. 하락하더라도 낙폭은 1%가 채 안됐고, 지난 3월에는 오히려 코스피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발표 직후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대거 매도 공세가 나타나면서 코스피가 장중 한때 2420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235억원, 4799억원을 사들였지만 외국인이 나 홀로 5234억원을 순매도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과 함께 올해 두 번 이상 추가로 금리를 올리겠다고 시사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확연해진 것이다. 2%가량 낙폭을 키운 국내증시에서는 업종별로 경협주가 많이 포함됐던 건설·비금속·운수장비 업종주들의 낙폭이 3~4%로 컸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227.77포인트(0.99%) 하락한 2만2738.61로 마감했고 대만·말레이시아·중국 상하이 종합지수 등도 0.3~0.5%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긴축·강달러·무역분쟁 ‘3중고’로 신음하는 신흥국

올해 하반기 두 차례 금리가 더 인상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커진 만큼 신흥국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상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한국 등 신흥국들과의 금리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외국인 투자금이 신흥국을 떠나 미국 시장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얘기다. 여기에 유로존 정치불안에 따른 달러 강세와 아직 해소되지 않은 미·중 무역갈등 등에 따른 신흥국 시장의 위험 요인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올해 들어 계속되는 경기 부진에 신음하고 있다. 여기에 이탈리아발 정치 리스크까지 추가되면서 유로화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유로존의 정치불안과 유로화 약세는 강달러 현상을 부추기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에서의 자본이탈을 부채질하고 있다.

경제학자들과 시장 전문가들을 올해 긴축 움직임에 2013년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 2008년 세계 금융위기,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까지 지적해 왔다.

지난 5월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교수는 신흥시장이 처한 여건이 2008년 위기나 2013년 긴축발작 때보다 좋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역시 신흥국 통화위기가 1997년 아시아를 덮친 외환위기를 연상케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 신흥국들은 지난 5월부터 미국 보호주의에 따른 무역전쟁, 정국혼란, 통화가치 급락, 자본유출, 재정적자 확대 등 악재가 쏟아져 나오며 휘청거리고 있다. 연초대비 6월 중순까지 터키 리라화는 21%, 브라질 헤알화는 12%,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8%, 인도 루피화는 6%가량 가치가 급락했다.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 데이터에 따르면 신흥국 채권펀드에서는 5월 31일부터 6월 6일까지 19억달러가 빠져나가며 7주 연속 순유출이 이어졌다. 신흥국 위기의 중심지였던 아르헨티나는 자본유출과 페소화 가치급락을 견디다 못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3년간 500억달러(53조4750억원)를 지원받기로 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등도 환율 방어를 위해 정책 금리를 전격 인상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선 상태다.

타이 후이 JP모건 자산운용 아시아 수석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즈(FT)에 “미 국채 금리가 치솟고 달러가 오를 때 아시아는 힘들어지고 신흥 시장에 고통이 된다”며 “시장은 올해 하반기 2차례 더, 내년 분기마다 1차례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니 시장은 ‘이 인상 사이클이 언제 끝나는가’를 얘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위기에 강한 자산배분·저변동성 펀드 주목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여러 국가에 분산투자해 위험을 크게 줄인 글로벌 자산배분펀드가 각광받고 있다.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 우려, 금리인상 움직임을 비롯한 여러 이슈가 각국 증시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로 높아진 변동성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월 14일 기준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는 연초 이후 1.92%의 수익률을 기록해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0.38%) 대비 2%포인트가량 앞섰다. 같은 기간 0.7%의 수익률을 보인 해외 주식형 펀드에 비해서도 성과가 좋았다.

수익률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펀드로는 미래에셋인사이트펀드가 꼽힌다. 한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이 펀드는 1개월 수익률 2.54%, 연초 이후 수익률 9.49%를 찍으면서 조정장에 가장 선방한 펀드 중 하나로 부상했다. 특히 1년 수익률 역시 22.96%로 글로벌 자산배분펀드 중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둬 장단기 성과 모두 뛰어난 펀드로 부상했다. 10년 전 펀드 설정 당시 중국에 쏠려있던 포트폴리오를 미국 중심으로 재편한 게 먹혀든 것으로 평가된다.

1개월 수익률 3.27%를 기록 중인 대신글로벌고배당주펀드 역시 단기 성과가 좋은 펀드로 꼽을 만하다. 이외에 삼성글로벌상장AI혼합자산펀드, 한국투자SS글로벌자산배분펀드 등이 수익률 측면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가별, 종목별로 종목을 세분화해 투자하다 보니 시장을 크게 이기는 성과를 내기는 힘들지만, 반대로 시장 대비 펀드 수익률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수수료가 싼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는 KODEX 선진국MSCI World ETF, ARIRANG 신흥국MSCI ETF, ARIRANG 글로벌MSCI ETF 등을 주목할 만하다. KODEX 선진국MSCI World ETF는 미국, 유럽, 일본 등에 상장된 우량기업에 분산투자를 하는 상품이다. 이탈리아 최대 통신사업자인 텔레콤 이탈리아(Telecom Italia), 일본 미주호금융그룹,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식을 편입했다. 1개월 수익률 1.66%를 찍고 있다. 패시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변동성에 강한 상장지수펀드(ETF)도 인기다. 상승장에서 일정 부분 수익을 내면서도 하락장에서는 손실폭을 줄일 수 있는 커버드콜ETF와 로우볼ETF 상품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올 2월 상장된 ‘미래에셋 TIGER 200 커버드콜 ATM’과 ‘KB STAR 200 고배당 커버드콜 ATM ETF’도 설정액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변동성 장세에 커버드콜ETF가 인기를 끌자 최근에는 지수 대비 2배의 이익을 볼 수 있는 레버리지형 ETF도 출시됐다. DB자산운용에서 지난 3월 출시한 ‘DB 마이티 200 커버드콜 ATM 레버리지 ETF’는 코스피200 지수 선물과 레버리지 ETF를 활용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로우볼(저변동성) 전략’을 구사하는 ETF도 눈길을 끌고 있다. 주가 변동성이 낮은 주식과 고배당주 등을 담아 운용하기 때문에 급등락을 반복하는 증시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다. 큰 폭의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손실 가능성도 다른 지수형 ETF 대비 적은 편이다.


KB자산운용이 상장시킨 ‘KB STAR 모멘텀 로우볼 ETF’는 올 들어 130억원이 몰리면서 로우볼 ETF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46%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연간 수익률은 7.46%를 기록하는 등 변동성 장세를 잘 견디는 상품이다.

KB증권 공원배 연구원은 “해외에는 변동성 지수를 기초지수로 활용하는 변동성지수(VIX) ETF·ETN 등이 있기 때문에 투자가 가능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변동성 관련 ETF가 없어 투자가 어렵다”며 “이럴 때 대안으로 투자자들이 눈여겨볼 만한 ETF가 로우볼·커버드콜·경기방어주 ETF 등”이라고 말했다.

[유준호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4호 (2018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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