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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 뭉칫돈 몰린 공모주 대박 올해 19개 평균 수익률 70% 달해
기사입력 2018.07.12 10: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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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선을 보인 코스닥벤처펀드에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지난 4월 5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이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정부가 추진하는 코스닥 활성화 대책 중 하나다. 운용 자금 중 50%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대신 코스닥 공모주 30%를 우선 배정받는 펀드다.

코스닥벤처펀드 덕에 공모주 시장은 더욱 달아올랐다. 공모주를 배정받고자 하는 개인·기관 투자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공모 청약 경쟁률과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펀드 출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상반기에 새로 상장한 종목들이 지수를 훌쩍 뛰어넘는 수익률을 보여준 것도 투자 열기를 자극했다.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에 입성한 19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평균 77.45%에 달했다. 이 같은 수치는 여느 자산보다 매력적이며 과거 공모주 수익률에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코스닥벤처펀드 투자를 받게 되는 종목은 기관 투자가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이 같은 분위기에 현재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만 200여 개에 달한다. 하반기 기업공개를 선언한 현대오일뱅크와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한 ‘대어(大魚)’들이 올해 공모주 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공모주는 한마디로 ‘저위험 중수익’ 투자 대상이다. 청약 경쟁률이 치열한 만큼 수익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안정적이다. 또 어떤 공모주를 청약해야 할지 살펴보고 공부한 만큼 결과를 내기 때문에 성실한 투자자에게 보답을 준다.



▶올해 19개 공모주 평균 수익률 77%

상반기에는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를 제외하면 코스피 1개사와 코스닥 18개 종목이 상장했다. 6월 14일 기준 주가가 공모가에 못 미치는 종목은 19개 종목 중 1개뿐이다. 공모가보다 몇 배 뛴 종목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장 당일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2.6배 가까이 뛴 현대사료가 대표적인 숨은 진주다. 최근 수년간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이 주도하던 공모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사료는 가축 사육목적에 맞는 영양소를 고르게 공급할 수 있도록 배합해 만든 사료를 만드는 기업이다. 상장을 앞두고 주식시장은 남북경제협력 수혜주를 찾느라 바빴다. 동종 업종 상장사 주가가 뛰자 청약 열기도 뜨거웠다. 현대사료 청약 경쟁률은 1690 대 1로 최근 9년 내 기록으로는 가장 높다. 공모가를 6600원으로 정한 현대사료는 주가가 256.06%나 올랐다.

인터넷쇼핑몰 전문기업 카페24도 공모가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카페24는 테슬라 상장 1호 기업으로 금융투자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테슬라 상장은 적자 상태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성장한 테슬라(Tesla)를 본뜬 이름이다. 적자 기업이라 할지라도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상장을 허락해주는 제도다. 그 대신 상장 주간을 맡은 증권사에 책임을 부여했다. 공모주를 청약한 주주들이 주가가 공모가에 못 미치면 증권사에 카페24 주식을 팔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 것이다. 하지만 그 같은 걱정이 무색하게도 카페24 주가는 고공비행을 계속했다. 카페24가 성공적으로 주식 시장에 안착한 만큼 앞으로도 적자 상태인 벤처기업이 테슬라 상장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전신수영복 래시가드를 만드는 배럴, 산업 폐기물 처리업체 에코마이스터, 생활용품 업체 애경산업도 공모가보다 2배 이상 오른 주가를 자랑한다. 주식 시장을 주도하는 제약·바이오나 반도체·디스플레이가 아닌 생소한 기업들이 이처럼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상장 예정 기업이 공모가를 정할 때 업종 평균 주가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상장 주간을 맡은 증권사는 이미 상장한 회사들 중 비교할 만한 기업을 3~4곳 정도 추린다. 그 종목들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을 상장 예정 기업의 예상되는 이익에 대입해 기업 가치를 정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동종업종 내 기업이라고 해도 사업 방식과 성장성이 제각각이다. 상장예정기업 관계자들은 “증권사에서 정한 비교 기업과 우리는 실제로 많이 다르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 경우가 많다. 공모가 산정 방식이 예상되는 주가 흐름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다.

게다가 제약·바이오나 반도체·디스플레이는 이미 비교 기업 주가가 크게 높다. 공모가에 이미 어느 정도 거품이 붙어 있다. 지난 6월 중순 공모 청약을 진행한 이원다이애그노믹스는 공모 희망가 5700원을 뛰어넘는 6500원에 공모가를 정한 바 있다. 향후 주가 흐름이 좋아도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그다지 높지 않을 수 있다. 자칫하다가는 상장 초기에만 반짝하다가 이내 공모가 밑으로 추락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업종 평균 주가가 크게 높지 않고 생소한 기업은 의외의 ‘반전 매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초 상장한 SG는 흥행에 참패했다. 공모 청약 경쟁률이 0.44 대 1로 미달을 기록했다. 공모가도 희망했던 것보다 더 낮은 가격에 정했다. 당시만 해도 레미콘 업체에 대한 기대가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경협주 붐이 일면서 이 종목은 공모가 대비 70%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주 투자가 ‘숨은 진주 찾기’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오일뱅크, 카카오게임즈…기대주 뭐가 있나

7월에는 5개사가 공모 청약을 앞두고 있다. 아이큐어, 올릭스, 한국유니온제약 3개 회사가 제약·바이오업종인 점이 눈에 띈다. 여성용 속옷을 만드는 엠코르셋도 도전장을 냈다.

올해 공모주 시장 최대어는 정유사 현대오일뱅크다. 3분기 코스피 상장이 예정돼 있다. 상반기에는 차량용 윤활유업체 SK루브리컨츠에 기대가 컸지만 공모를 철회했다.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동종 업종인 만큼 앞으로 현대오일뱅크 상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규모 면에서 티웨이항공, CGV베트남, 롯데정보통신도 기대할 만한 공모주로 꼽힌다. 모두 하반기 상장 예정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올해 조단위 시가총액을 달성할 대어로는 카카오게임즈가 있다. 카카오 계열 게임회사 카카오게임즈는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서비스를 맡고 있다. 모바일·PC온라인 게임을 아우르는 게임 개발과 운영을 맡고 있다. 예상 시가총액은 1조원으로 추산된다. 코스피행을 고민했던 카카오게임즈는 “정부 정책 기조에 대한 신뢰와 코스닥 측의 적극적인 유치 의지가 주효했다”며 코스닥 상장을 결정했다.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블루홀도 공모주 시장 기대주다. 다만 상장 계획을 다소 미룬 상태다.

코스닥 활성화 분위기에 창업투자업계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해 다시 투자에 나선다는 의미다. SV인베스트먼트가 상장 예정이며 미래에셋벤처투자, KTB네트워크, 네오플럭스, 이앤인베스트먼트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모펀드(PEF)가 최대주주인 두산공작기계, 에이치라인해운, 바디프랜드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외국 기업 역시 국내 증시를 두드리고 있다. 중국 육가공업체 윙입푸드가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고, 일본 면세점업체 에이산그룹, 일본 게임회사 SNK가 상장을 준비 중이다. 툴젠, 올릭스, 와이디생명과학, 하엘, 파멥신 등 제약·바이오 업종도 잇달아 코스닥에 입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 티로보틱스, 위지윅스튜디오, 페이레터, 스터디맥스, 남화산업, KMH신라레저, 지스마트, 코리아센터, SJ테크 등이 상장 후보군이다. 내년에도 요리연구가 백종원 대표로 잘 알려진 더본코리아를 비롯해 티맥스소프트, 제이에스테크가 코스닥 도전할 예정이다.



▶청약 경쟁률 704 대 1…충분한 실탄 필요

올해 새로 상장한 19개 종목은 일반 투자자 청약 경쟁률이 평균 704 대 1에 달했다. 일반 투자자는 신청한 주식 대금의 절반을 증거금으로 낸다. 청약되지 않고 남은 금액은 2거래일 뒤 다시 입금된다. 예를 들어 경쟁률이 1000 대 1인 1만원짜리 공모주라면 500만원을 증거금으로 내야 1주를 받고 499만원을 돌려받는 식이다. 많은 공모주 투자자들이 담보 대출, 스탁론, 마이너스 통장 등 일시 자금 융통에 필요한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청약 마지막날을 기준으로 3일, 주말이 포함되면 5일이면 증거금이 환급된다.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간 청약한다면 목요일 오전 7시경에 증거금이 환불된다. 자금이 오래 묶이지 않기 때문에 이자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다.

청약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지점 방문, 전화로 할 수 있다. 원하는 공모주가 있다면 일정과 주간사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코스닥 종목 같은 경우 증권사 한 곳이 주로 주간사를 맡는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상장 주간을 독식하는 경우가 많아 미리 계좌를 가지고 있다면 편리하다. 개인별로 청약한도가 있어 가족 명의 계좌가 있다면 배정에 유리하다. 그 경우에도 증여세와는 무관하다. 금융실명제법에 따르면 공모주를 배정받고, 주식을 청약자(타인) 계좌에서 본인 명의 계좌로 입고해야 한다. 연말 주주명부 폐쇄 시까지 해당 공모주를 타인 명의로 두거나 배당을 받으면 증여로 본다.

공모 규모가 큰 대어급 공모주라면 여러 증권사가 주간을 맡는 경우도 있다. 그때도 증권사별로 배정 물량이 다르고 그에 따라 청약한도도 다르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주간사가 아닌 인수인의 지위로 참여하는 경우 물량은 더 적다. 증권사별로 청약 자격도 다를 수 있다. 미리 CMA에 자금을 유치해 우대 고객 요건을 충족해 준다면 배정에 유리하다. 주간사별로도 청약 경쟁률이 다르다. 청약 마감 전까지 실시간으로 체크하면서 조금이라도 경쟁률이 낮은 증권사를 택할 수도 있다. 한 주라도 더 배정받으려면 이 부분도 중요한 요소다.

청약에 앞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이트에 접속해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기업이 공시한 미래 사업 계획과 핵심투자위험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 공모가를 희망가 범위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투자 전문가인 기관이 수요예측에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분석해야 한다. 수요 예측 경쟁률이 100 대 1도 안 되는 경우 포기하는 것이 낫다. 상장 후 주가흐름도 실망스러울 가능성이 높다. 기관은 상장 후 수개월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 확약을 하기도 한다. 이 경우 주식 배정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의무보유 확약 비율 역시 기업 가치와 상장 후 시장에 풀릴 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상장 전에도 장외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일부 공모주도 있다. 이들 구주 가격은 상장 후 주가흐름을 예상하기 위해 참고해야 한다.
아예 장외에서 구주를 사모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나 장외시장 투자정보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서 거래할 수 있다. 다만 장외시장은 거래량이 적어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정우성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4호 (2018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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