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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주에 치인 바이오株-주가 하락에 헬스케어펀드도 고전 美 임상종양학회 후 반등할까
기사입력 2018.06.05 1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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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거침없이 날아올랐던 바이오 종목들의 주가가 고점 논란에 휘말리며 하향세를 그리는 사이 헬스케어 펀드의 수익률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논란 이슈, 셀트리온의 허가 보류, 한미약품의 BTK억제제 임상 중단 등 악재가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위기감이 제약·바이오주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이 남북 경협 테마주 등으로 옮겨 가면서 펀드 수익률 정체가 당분간 계속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섹터는 1분기까지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과 코스피200 특례상장과 같은 호재로 코스피 지수 대비 아웃퍼폼했다. 하지만 4월에 들어서는 분위기가 급반전하면서 지난 5월 14일까지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14,571에서 12,413으로 크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약 1.5%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수익률이 크게 밑돈 셈이다.

통상 제약 바이오 섹터가 실적과 무관한 종목이 많거나 전통 제약사의 경우 실적이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아 실적 발표 시즌에는 다소 조정을 받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그 강도는 다른 시기보다 거셌다는 분석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북 경협주가 급부상하고 4월 12일 금융감독원의 제약·바이오 기업의 회계감리 착수 소식, 5월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이슈 등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급격히 붕괴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약·바이오주 조정은 지난해 시장 지수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던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 기업에 큰 타격을 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15일 종가 기준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바이오 종목은 평균 주가가 -26.7%가량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셀트리온을 대신해 코스닥 대장주로 자리매김한 셀트리온 헬스케어 주가가 40% 이상 급락하며 부진했고, 시총 2위 신라젠 역시 비슷한 수준의 주가하락률을 보였다. 올해 3월 초 3만8050원에서 머물던 주가가 두 달 사이 12만9800원으로 3배 이상 치솟으며 단숨에 시총 10위권 내에 진입한 에이치엘비 역시 5월 들어서는 20%가량 조정을 받는 중이다.

제약·바이오주의 조정으로 헬스케어 펀드의 수익률도 크게 악화됐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22개 헬스케어 펀드의 5월 14일 기준 1개월 평균 수익률은 -7.37%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0.88%를 크게 하회했다. 3개월을 기준으로도 -2.05%로 시장 대비 성적이 좋지 못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개별 펀드를 수익률이 높은 순서대로 나열하면 상단에서 헬스케어 펀드를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플러스 수익률을 보이는 펀드를 골라 내기조차 쉽지 않다.

특히 업종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다. 옥석을 잘 구분해 투자바구니를 구성한 액티브 펀드의 경우 하락폭이 크지 않았지만 ETF는 바이오주 전체가 흔들린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제약 바이오주를 두루 담은 결과다. 미래에셋TIGER200헬스케어 ETF는 1개월간 수익률이 -15.20%에 달했고,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 ETF와 삼성KODEX헬스케어 ETF, KBKBSTAR헬스케어 ETF 역시 10%를 넘어서는 손실률을 기록했다.



▶남북 경협주에 치이고

고점 논란에 시가총액 증발

지난 4월 말 남북정상회담을 전후로 증시의 태풍으로 떠오른 남북 경협주는 제약·바이오주의 침체를 더욱 장기화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코스닥 랠리 이후 쉼 없이 달려온 바이오 섹터가 차익실현과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으로 자연스러운 조정이 필요한 시기라는 분석도 있지만 바이오로 다시 돌아올 자금이 남북 경협주 등으로 옮겨 갔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누적됐던 주가·수급·밸류 측면에서의 피로가 남북 경협주라는 새로운 투자 원천을 찾은 시장 투자가의 변심과 맞물리며 가파른 주가하락으로 표출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추가 -15% 수준의 주가 다운사이드 리스크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역시 “평창 올림픽 이후 본격화된 남북 평화의 화해 무드는 대북주 또는 남북경협주라는 신조어와 함께 오랜 기간 동안 저평가됐던 철강, 건축제품, 건축자재, 건설, 전기장비 섹터 내 종목들을 크게 반등시키면서 상대적으로 제약 바이오 섹터는 급락하기 시작했다”며 “남북 경협주 랠리가 진정되면 제약 바이오 섹터 내에서 펀더멘털이 우수한 종목들을 중심으로 저점에서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하나금융투자는 남북 경협주가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4월 초 대비 5월 중순 철강 섹터는 14%, 건축제품 섹터는 28%, 건축자재 섹터는 27%, 건설 섹터는 24%, 전기장비 섹터는 13%, 기계 섹터는 21%씩 각각 상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종 시총 역시 제약·바이오주와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5월 16일 기준 코스피 건설업과 코스닥 건설 섹터의 시가총액 합계는 33조8852억원으로 지난 4월 2일 24조 4859억원에 비해 9조3993억원 증가했다. 전체 시가총액이 한 달 보름 사이 38%가량 증가한 셈이다. 반면 코스피 의약품과 코스닥 제약 업종 시가총액 합계는 5월 15일 127조 3368억원으로 같은 기간 14조 9492억원이 감소했다.

남북 경협의 테마에 힘입어 코스닥 시장에서는 ‘나노스’라는 낯선 기업이 시가 총액 3위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5월 14일을 기준으로 연중 저점(1월 15일) 대비 주가가 354%가량 급등하며 넉 달 만에 8900억원 수준이던 시총이 4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유통주식 수가 적은 기업을 노려 주가를 끌어올린 뒤 특정시점에 빠져 나가려는 세력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헬스케어 펀드의 회복을 위해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이슈 등 불확실성이 줄어들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6년 상장당시 종속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하면서 관련 회계 기준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요지는 이렇다.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 증대를 이유로 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장부가액 3300억원이었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가 약 5조2726억원으로 평가됐고,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에 적용되지 않은 2조9882억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익으로 인식되면서 1조904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여부 시점과 관련해 기업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성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제회계법상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이러한 전환이 의무사항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최대의 적은 불확실성인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이슈가 결론이 나지 않아 시장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결론을 쉽사리 예측할 수는 없지만 결론이 내려진다면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이로 인해 크게 흔들렸던 제약 바이오 섹터도 안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국임상종양학회 딛고 반등할까…

수혜주 찾기 분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6월 1일부터 5일까지 진행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를 계기로 한 제약·바이오주의 주가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ASCO는 연간 4만 명 정도가 참여하는 대규모 학회다. 지난해 기준 참석자는 3만9400명에 달하며 이 중 3만2100명이 종양관련 전문가다.

총회에서는 종양을 발병위치, 치료방식 등에 따라 총 25개 분야로 구분해 각각 파트별로 대표적인 연구에 대한 초록을 12분간 발표하는 구두발표, 분야당 100건 내외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포스터 전시, 이 중 유사하거나 대비되는 연구결과를 한데 모아 비교 분석하는 논의 세션 등이 진행된다.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의약품의 가치=임상의 결과’이며, 1상에서 허가에 이르는 모든 단계는 그 가치를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특히 ASCO와 같이 해당 질환 분야의 대표 학회는 자사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가치를 경쟁사의 결과와 함께 검증받는 일종의 ‘공동 실적 발표 자리’이기 때문에 국내 회사와 유사한 분야에 대한 치료제 개발 현황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각 증권사 제약 바이오 애널리스트들도 ASCO 수혜주를 미리 파악하려는 움직임이 치열하다. 메리츠종금증권에서는 폐암분야에서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면역항암분야에서 신라젠 등의 발표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이태영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스펙트럼(Spectrum)과 공동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에 대해 2상 중간결과를 발표할 계획이고, 유한양행은 오스코텍이 공동개발 중인 폐암치료제에 대해 1/2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며 “해당 임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면역항암분야에서 신라젠이 ‘펙사벡’의 수술 전 정맥투여 방식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임상결과를 발표한다”며 “펙사벡을 이용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간암 분야는 아직까지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여기에 더해 한올바이오파마의 자회사인 이뮤노멧(ImmunoMet)과 테라젠이텍스의 자회사인 메드팩토의 임상 결과 발표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선민정 연구원은 “이뮤노멧 사가 개발한 IM156이라는 물질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고, 국내 식약처로부터 임상1상의 시험 승인을 받아서 국내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미FDA로부터 암전이 억제 및 면역기능 활성화를 통해 항암효과를 보이고 있는 테라젠이텍스의 메드팩토의 임상결과 발표도 주목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불확실성 커진 국내 시장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 관심

국내 헬스케어 업종의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과도하게 빠른 주가 상승은 문제점으로 꼽혀왔다. 실적보다는 이슈에 더 크게 반응하며 주가 변동성이 큰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의 급등락 역시 펀더멘털보다는 지수 편입, 회계 이슈 등 이벤트에 더 큰 영향을 받아 왔다는 게 중론이다.

바이오 제약 업종의 우상향을 기대하지만 변동성 장세에서는 안정성이 미덕이라는 투자전략이 부각되고 있다. 꾸준한 업황을 보이는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로 잠시 국내에서 내리는 소나기를 피해볼 만도 하다.


실제 국내에 설정된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도 국내 종목 중심의 헬스케어 펀드를 훨씬 웃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글로벌헬스케어 펀드는 최근 1개월 기준으로 6.87%의 수익률을 기록해 헬스케어 펀드 중 가장 높은 성과를 자랑했고, 삼성KODEX합성-미국 바이오테크 ETF, 블랙록월드헬스사이언스 펀드, 한화글로벌헬스케어 펀드 등도 같은 기간 2%대 수익률을 보이며 선전했다.

정다이 연구원은 “1분기 기업 실적발표가 80% 이상 마무리된 S&P500 기업이 제시한 실적 가이던스를 참고해볼 때 글로벌테크 업종과 건강관리 섹터의 업황 훼손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로 보인다”며 “글로벌 헬스케어 업황은 낙관론을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준호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3호 (2018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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