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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여분 세대’ 경매 등 가점 낮은 유주택자도 기회
기사입력 2018.06.05 10: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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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경희궁 자이

청약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최고 ‘핫키워드’다. 물론 청약이 이전엔 별로였다는 말은 아니다. 아직 입주까지 3년 정도 남은 새 아파트를 사면서 일시에 대금을 납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나눠서 낼 수 있다는 점, 오랜 기간 보유한 청약통장을 쓸 수 있다는 점, 집을 꼼꼼히 보고 자신에게 맞는 걸 선택해 접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약은 내 집 마련에 언제나 좋은 선택지였다.

그러나 최근 와서 청약이 부쩍 더 치열해진 데는 변화된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가 있다. 먼저 집값이 최근 1~2년간 급등하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더 강해졌다. 더 오르기 전에 집 한 채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람들의 마음이 급해진 것이다. 무주택자의 경우 청약시장을 일단 노크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다. 3년 후 입주할 새 집을 고를 때, 사람들은 미래가치를 역으로 계산하기보다는 당장 그 아파트 주변에 있는 다른 비슷한 아파트 단지와 가격이나 여러 조건을 비교한다. 예를 들어 A아파트 분양을 받으려는 사람은 500m 떨어진 비슷한 단지 규모의 B아파트의 가격을 보고 분양가가 적절한지를 판단한다는 것. 그런데 최근 분양가 심사 및 승인을 해주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분양가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건설사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분양한 단지들을 보면 시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자이 개포’가 ‘로또아파트’로 불리며 시끄러웠던 이유 중 하나다. 이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160만원이었는데, 단지 규모가 더 작은 바로 옆 ‘래미안 루체하임’의 경우 분양권 시세가 3.3㎡당 5000만원을 이미 넘은 상태였고, 바로 앞 리모델링 등을 준비하는 낡은 아파트 ‘대치2단지’ 등의 시세도 전용 49㎡가 10억원이 넘는 등 가격이 3.3㎡당 5000만원이 넘었거나 육박하는 수준이다. 새 아파트를 3년 정도 이후에 받을 수 있기는 하지만 주변 시세보다 3.3㎡당 800만원가량 싸게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혹하지 않을 실수요자는 없다. 등기 후 바로 팔아도 소위 ‘30평대(전용 84㎡)’ 기준으로 2억~3억원이 남는 장사라는 사람들의 계산이 청약광풍을 몰고 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앞으로도 청약 광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청약경쟁이 치열해지고,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당첨자 가점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하남 포웰시티’의 경우 가점 만점(84점)인 당첨자가 3개 주택형에서 나왔을 정도이고, 어지간한 입지의 중소형 아파트 당첨을 받으려면 50점은 넘어야 한다는 것이 정석이 돼 버렸다. 결국 기존 주택을 갖고 있지만 한번 옮겨 타 보려는 사람들, 추가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1순위가 되기도 어렵거니와, 1순위라고 해도 가점이 너무 낮아 당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과거엔 이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가는 미계약분 추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정당계약을 다 마친 후 미계약분에 대해선 청약통장 유무와 관계없이 건설사 주관하에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 방식이다. 개포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의 경우 작년 9월 분양을 했는데, 전체 일반분양의 20%에 해당하는 40가구 정도가 정당계약을 하지 못한 가구로 나와 미계약분 추첨을 진행한 10월 14일 오전 1200명이 몰리기도 했다. 당시 하루 전날 이 일정을 공지했고, 추첨에 참여하려면 5000만원의 현금을 지참해야 했는데도 1200명이 몰릴 정도로 치열했던 것. 결국 한 공간에 현금 750억원이 모였다며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 감시가 심해지면서 이 같은 청약통장 없는 추첨식 배정 비중은 극히 적어졌다. 대신에 당첨까진 이르지 못했지만, 가점이 그에 준하게 높은 예비당첨자에게 돌아가는 비중 자체가 높아졌다. 과천에서 최근 분양한 ‘과천 위버필드’의 경우에도 잔여 가구가 10가구 정도 남았으나 정부 눈치를 보느라 추첨 일정 자체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정리해 보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희박한 것이다. 다만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 자체가 안 된다거나 금융상품 제공이 없으면 미계약분이 어느 정도 나올 수 있다. ‘논현 아이파크’의 경우 전체 99가구 중 30가구가 추첨 물량으로 나온 적도 있다. 분양가가 9억원이 안돼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전용 47㎡의 경우 남은 가구가 하나도 없고, 중도금 대출이 불가한 9억원 이상의 전용 59㎡와 84㎡만 나온 것이 흥미롭다. 특히 전용 84㎡의 경우 분양가가 19억원에 육박하는 등 고분양가 때문에 사람들이 외면했는데, 이것이 추첨 물량으로 몰렸다. 단지별로 상황이 다르니 이 같은 추첨에 참여하고 싶다면 아무리 견본주택이 북적대도 방문해서 전화번호 등을 남겨 추첨 관련 정보를 받아보는 과정이 필수다.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지만, 청약에서 승산이 없다면 그 다음으로 도전해볼 만한 것은 조합원 물량 승계다. 조합원의 경우 일반분양 가격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집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일반분양공고가 나오기 전에 잡아야 그나마 가격 메리트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반분양공고가 나고, 가격이 공개되면 조합원들은 이에 준하는 가격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청약이 일종의 ‘트리거’가 돼 그 지역이 들썩일 경우 더하다. 작년 여름 분양했던 용산구 한강로의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가 대표적이다. 4구역을 재개발해 고층 대단지 주상복합을 짓는데, 이 단지는 용산 가격상승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했다. 그동안 용산에서 분양된 가격 중 가장 비싼 3.3㎡당 3600여만원에 나왔기 때문이다. 이후 가격은 더 올라서 지금은 조합원 물량 자체가 귀할 뿐더러, 그나마도 분양가 이상의 돈을 줘야 살 수 있다. 그러니 조합원 물량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분양 시점 전을 노려야 한다.



▶조합원 물량 승계는 일반 분양 이전에 해야

여기까지는 그래도 부동산에 관심 좀 가져봤다는 사람들은 다 아는 방법이다.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새 아파트 잡는 법’이 하나 있는데, 바로 보류지 매각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틈새시장’이다. 보류지 매각이란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같은 정비사업에서 혹시나 착오로 조합원 물량이 누락되는 경우에 대비해 전체 가구수의 1%까지 보류지로 남겨놓는 물량을 판매하는 것이다. 전체 가구수의 최대 1%까지 보류지로 남겨놓을 수 있도록 서울시 조례에 규정돼 있다. 통상적으로 웬만한 규모의 사업장이라면 10~20가구 정도가 이 같은 보류지 물량으로 남아있다.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 물량은 경매 입찰 방식을 통해 일반에 매각된다. 시점은 입주 2~3개월 정도 전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시점은 모두 제각각이니 매각공고 등을 잘 확인해야 한다.

보류지를 사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안으로 알려져 있다. 입주 2~3개월 전에 매각 입찰이 진행되기 때문에 입주가 코앞이라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이 하나, 가격이 2~3년 전 분양가보다는 비싸지만 현재 분양권 시세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 두 번째, 마지막으로 조합원을 위한 예비물량이다 보니 어지간한 일반분양 물량보다 로열층, 로열동 배정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사실상 조합원 물량이던 것을 분양하는 것이다 보니 조합원의 혜택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발코니 무상 확장이나 고급 마감재 적용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가격이다. 전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7구역 재개발 ‘래미안에스티움’은 전용 84㎡ 매각 최저가가 6억7000만~6억9500만원 선이었다. 같은 면적 조합원 분양가보다는 2억원 가까이 비쌌지만, 당시 분양권 시세였던 7억원보다는 저렴했다. 최근 이 면적 시세는 9억원에 육박한다. 단순 계산해 봐도 3억원이 남았다.



▶보류지 입찰, 시세차익 가능성 커

강북 대장주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자이’(돈의문1구역 재개발) 역시 보류지 매각을 위한 입찰에서 물량을 가져간 사람은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누렸다. 전용 59㎡는 9억1190만원에 주인을 찾았는데, 현재 경희궁 자이 이 면적 가격은 10억원을 훌쩍 넘었다. 작년 보류지 매각 입찰이 진행된 성동구 금호동1가 ‘e편한세상 금호(금호15구역 재개발)’의 경우 전용 116㎡이 10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현 시세를 보면 전용 84㎡가 11억~12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전용 116㎡의 경우 새 아파트이다 보니 매물도 없고 시세도 형성돼 있지 않지만 전용 59㎡나 84㎡의 가격을 보면 조합원 보류지 매각을 통해 이 물건을 산 사람은 역시 3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보류지의 또 다른 장점은 청약통장이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가점도, 추첨도 아닌 최고가 입찰자가 낙찰을 받는 방식이다. 다만 최고가액에 2명 이상의 입찰자가 있을 경우엔 추첨을 통해 정하기도 한다. 법원 경매의 경우 10% 정도를 보증금으로 내지만, 보류지 경쟁 입찰 때는 일정 금액을 보증금으로 내면 참여 가능하다. 통상 1000만~20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단 낙찰을 받으면 전체 금액의 10%는 계약금으로 내야 하고, 통상 1달 내외 기간에 중도금 개념으로 전체가격의 30~40% 정도를 내야 하고, 입주 시 잔금을 다 치러야 한다. 즉 3달 안에 분양가격 전체를 마련할 수 있는 사람만 이 방식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금력이 없다면 도전하기 힘들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또 통상적인 일반분양분 청약에서는 건설사가 알선해 집단대출을 해주지만, 조합원 물량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대출 알선 등이 불가능하니 대출도 알아서 받아야 한다.

매각공고를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스스로 열심히 찾아보고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보류지 매각은 장점이 많기 때문에 쉬쉬하며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조합 사무실로 연락한다고 쉽게 정보를 주지 않는다. 서울시 홈페이지, 신문, 커뮤니티 등에서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정보를 얻어 보류지 매각 입찰에 참여라도 해 볼 수 있다. 신문에 매각공고가 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문광고를 잘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곧 예정된 보류지 매각도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이다.
연말 입주를 앞둔 이 단지는 전용 59~113㎡까지 9가구 정도를 보류지 매각으로 내놓는다. 특히 전용 113㎡의 경우 한강뷰가 나오는 로열층이라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전용 59㎡가 11억원, 전용 84㎡가 13억~15억원선에 분양권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데, 입찰을 통해 어느 정도 가격에 낙찰될 수 있을지도 관심 포인트. 6월 초에 보류지 매각 입찰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박인혜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3호 (2018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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