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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악재에 흔들리는 ‘FAANG 5형제’ 다양한 테마 갖춘 4차산업혁명 펀드가 대안?
기사입력 2018.05.04 10:26:08 | 최종수정 2018.05.04 10: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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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펀드 시장을 달구는 키워드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최근 미국의 정보기술(IT)주의 조정을 받으면서 펀드 수익률은 다소 고꾸라졌지만 개별 기업들의 1분기 예상 실적을 감안하면 오히려 지금이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운용업계에서 4차산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최근에는 자산운용사별로 자율주행, 5세대(5G)이동통신, 로보틱스 등 다양한 테마를 선보이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의 4차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신토불이형 4차산업 펀드가 나오는가 하면, 중국과 미국 등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한 펀드 상품도 출시돼 투자 지역 역시 다양화되고 있다.



▶잇단 악재로 흔들리는 미 IT 기업들

최근 한 달은 4차산업혁명 펀드 투자자들이 잇따라 한숨을 내쉬어야 했던 기간이었다. 지난 3월 12일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 보도가 그 시작이었다. 영국 데이터분석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는 최대 8700만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폭로했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페이스북 삭제 캠페인이 벌어지는가 하면 마크 저커버그가 미 의회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내야 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2월 고점대비 10% 이상 내려앉았다.

연이어 터진 우버와 테슬라의 자율주행차량 사망 사고 역시 기술주들의 동반 부진에 기여했다. 우버는 사고 직후 북미지역에서 하던 시험운행을 전면 중단했고, 향후 2~3년 안에 미국 전역에 자율주행차를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테슬라 역시 모델X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로 운전자의 목숨을 앗아가면서 위기에 몰렸다.

테슬라의 주가는 신용등급 강등과 주요 투자은행들의 목표주가 하향조정, 생산 차질 우려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시작일인 지난 4월 2일(현지시간) 252.48 달러를 기록하며 1년여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마존에 대해 연일 비난의 화살을 날리며 미국 대형 IT주들의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이 그들의 배달원으로서 미 우체국에 거대한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다”며 “아마존은 미국의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되며 그들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수십 억달러 규모”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은 3월 29일 이후 네 차례나 지속됐다. 지난해에만 주가가 50%가량 뛰었던 아마존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으로 하루 만에 5%가 폭락하기도 했다.

지난 몇 년간 글로벌 강세장을 이끌어온 ‘팡(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 넷플릭스, 구글)’의 아성이 흔들리면서 다른 IT종목들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최근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빠르게 성장하는 ‘윈스(WNSSS·웨이보, 엔비디아, 서비스나우, 스퀘어, 쇼피파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억76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해 전년대비 33% 성장했다. 마켓워치는 올해 주당순이익이 2.80달러로 지난해 보다 5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개발한 엔비디아는 가상화폐 채굴,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AI) 분야가 성장하며 주목받고 있고 서비스나우는 클라우드 솔루션, 스퀘어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쇼피파이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대행업체다. 마켓워치는 “윈스는 팡의 10년 전과 닮았다”며 “팡보다 빨리 성장하고 더 유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인마트 `아마존고` 매장



▶美 IT부진에 힘빠진 4차산업혁명 펀드

최근 ‘팡’ 종목을 중심으로 미국 대형 기술주들이 잇단 악재에 고전하면서 4차 산업혁명 펀드의 수익률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4월 18일 기준으로 올해 고점대비 페이스북(-14.53%), 구글 알파벳(-9.57%), 아마존(-5.27%) 등이 10% 안팎으로 하락한 상태다. 이들의 주가하락은 펀드 수익률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월 17일 기준 최근 한 달간 4차 산업혁명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 수준이다.

개별 펀드로는 하나UBS글로벌4차산업1등주플러스 펀드가 최근 1개월 동안 -7.36%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해당 펀드의 포트폴리오에는 넷플릭스(6.01%)와 페이스북(5.92%), 애플(5.88%) 등의 비중이 높다. 같은 기간 -6.81%의 수익률을 기록한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 펀드 역시 펀드의 포트폴리오에 마이크로소프트(7.69%), 아마존(7.61%), 알파벳(7.59%), 페이스북(7.55%), 애플(7.35%) 등 팡 종목을 포함한 대형 IT종목을 7%대 비중으로 담고 있어 수익률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큰 손실폭을 기록했다. 한국투자KINDEX미국4차산업인터넷 ETF는 최근 1개월 동안 -6.31%를 기록해 낙폭이 가장 컸고, KBSTAR글로벌4차산업IT ETF와 삼성KODEX글로벌4차산업로보틱스 ETF 역시 같은 기간 4%대 손실률을 기록하며 성적이 좋지 못했다. 팡 종목을 담은 주요 펀드들의 한때 6개월 최고 수익률이 15%에 이르렀던 점을 고려하면 격세지감인 셈이다.

팡 종목을 위시한 4차 산업혁명 관련주들에 대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개별 기업들의 1분기 예상 실적들을 감안하면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허재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S&P500 IT 순이익 증가율은 올해 19%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미국 성장을 주도하는 것이 IT 투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 가시성이 높은 IT섹터의 흑역사가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5G 등 다양한 테마에 눈길

다만 대형 IT주에 치중한 투자전략으로 4차 산업혁명 펀드가 일반 대형 액티브 펀드와 큰 차별점이 없다는 점이 마뜩잖은 투자자라면 다양한 테마를 앞세운 4차산업 관련 펀드들을 주목해볼 만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해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시되는 블록체인 펀드다.

이번에 출시하는 한국투자글로벌4차밸류체인 펀드는 국내외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블록체인 관련 지수나 증권사 등의 리서치 자료와 기타 연구자료를 통해 투자 유니버스를 구성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블록체인을 직접 활용하거나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 블렉체인산업 발달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기업 등으로 구분해 편입 종목을 선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월마트, CME그룹, 파나소닉 등이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불안정한 주가 흐름과 사회적인 논란을 감안해 가상화폐 중개기업, 채굴기업, 결제서비스기업 등에는 투자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 중에서 가장 상용화가 빨리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5세대(5G) 이동통신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도 눈길을 끈다. KTB글로벌4차산업5G1등주 목표전환형 펀드와 키움글로벌5G차세대네트워크 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들은 5G 통신망을 제공하는 이동통신업체, 5G통신기계를 생산하는 업체 또는 관련 부품 업체와 소프트웨어 업체 등 5G 기술 관련주를 두루 포트폴리오에 넣고 있다. 아울러 사물인터넷(IoT) 관련주와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홈, 스마트카, 웨어러블 기기 등도 수혜를 볼 것으로 진단하고 포트폴리오에 담는다. 사물인터넷 기술의 폭넓은 적용으로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얘기다.

김종협 키움투자자산운용 팀장은 “4G에 비해 5G는 10배 이상 기지국을 촘촘하게 설치해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눈에 띄는 매출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실제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 등 글로벌 통신계측기 업체들은 연초 이후 주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5G테마가 앞으로 5년 이상 관련 기술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25년까지 향후 5년 이상은 5G네트워크가 전 세계 33%를 커버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초기 단계가 지나면 다소 마진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상용화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앞으로 5년간은 5G 테마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운용사들이 4차산업 펀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국가별로도 다양한 펀드가 출시돼 있는 상태다.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신토불이형 4차 산업혁명 펀드와 함께 미국과 중국 등 특정 지역을 타깃으로 하는 펀드들이 투자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오는 6월 소프트뱅크 등을 담은 일본 4차 산업혁명 펀드를 출시하겠다는 포부까지 밝히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 4차 산업혁명은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데 기대가 크다. 중국은 온라인쇼핑 거래금액과 핀테크 결제 금액에서 모두 미국을 크게 압도한 상태다. 미국의 대표 4차 산업혁명 기업인 아마존과 중국 알리바바의 매출액은 2016년 기준 각각 1360억달러와 5470억달러로 알리바바가 3개 이상 높다. 미국과 중국의 최대 쇼핑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기간의 매출액도 미국이 65조달러인데 비해 중국은 460조달러로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중국 모바일 결제금액만 해도 미국의 50배일 정도다.

특히 올해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신년정책 발표에서 신기술, 신산업 기업이 중국 자본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조한 만큼 정부 정책 역시 기대감이 크다. 중국은 ‘중국제조2025’를 통해 앞으로 10년 안에 독일과 일본급의 질적인 수준을 갖춘 제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중국제조 2025’를 위해 차관과 지원금을 총동원해 중국 기술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앙정부 돈만 약 16조원이 들어가고, 2020년까지 지방정부는 1조694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국은 단일 시장으로는 가장 큰 인구를 가지고 있고, 핵심산업 보호를 위해 정부가 자국기업 우선 정책을 쓰고 있다”며 “중산층 확대로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에도 적합한 사회·경제 환경이 마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연초부터 비과세 혜택이 없어진 해외 주식형 펀드 계좌가 없는 투자자라면 국내 4차산업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로 눈길을 돌려볼 만하다. 국내 증시의 경우 글로벌 증시 한파에 내몰렸던 IT 등 주도주들이 일제히 반등할 채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연 수익률이 40%에 달해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서 최고 수익률을 냈던 한국투자한국의제4차산업혁명 펀드는 연초 이후 1.1%의 수익률을 올려 시장대비 선방했다.
삼성전자, 카카오, NHN, LG전자, 삼성SDS, SK텔레콤, CJE&M, 넷마블게임즈 등 4차산업 관련 수혜주에 장기 투자한 게 높은 수익률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면서 관련 산업의 성장성이 부각된다는 점도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4차 산업혁명 펀드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혁신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들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식들의 본격적인 상승에 촉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닥 활성화 방안의 본질은 시가총액이 큰 특정종목 상승으로 코스닥 지수만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다수 종목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관련 산업 성장성 부각으로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선순환 효과가 발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준호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2호 (2018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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