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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액티브 펀드 부활의 해? 대장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부진 땐 중소형주 펀드에 뭉칫돈 쏠릴 가능성
기사입력 2018.01.12 15: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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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 해는 인덱스 펀드의 해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코스피 대형주들이 숨 가쁜 주가랠리를 펼치면서 코스피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 수익률이 거침없이 날아올랐다.

일선 펀드매니저 사이에서는 “지수 따라가기도 버겁다”는 볼멘 목소리가 판을 쳤다. 아무리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각종 필터링을 통해 종목을 선별해도 코스피를 따라 삼성전자 비중을 20% 넘게 깔아 놓은 인덱스 펀드 수익률을 좇아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골라 주는 액티브 펀드에 가입할 필요 없이 낮은 수수료로 코스피만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에 돈을 묻으면 훨씬 효과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셈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월 14일 기준 직전 1년간 액티브 펀드 평균 수익률은 19.53%에 그쳐 인덱스 펀드 평균 수익률(30.65%)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2017년 연초 이후 액티브 펀드에서는 6조원 넘는 뭉칫돈이 빠져 나갔다. 반면 같은 기간 인덱스 펀드에는 1조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려 선방한 모습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비단 올해의 일만은 아니다. 투자자들이 적어도 최근 2년간은 액티브 펀드에서 돈을 빼 인덱스펀드로 집어 넣었다. 최근 2년간 액티브 펀드에서 빠져 나간 돈은 8조6823억원에 달한다. 반면 인덱스 펀드로는 5825억원이 들어왔다.

하지만 새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판단의 근거는 2017년 연말 불어닥친 코스닥 열풍이다.

정부가 코스닥 시장을 육성하겠다는 메시지를 날리며 군불을 때는 모양새여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다가 2017년 가을까지 코스피를 탄력 있게 견인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상승세가 연말이 되면서 눈에 띄게 둔화됐다.



▶2017년 가을 들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상승세 둔화

지난 2016년 1월 주당 100만원 초반대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쉼 없이 올라 11월 3일 장중 주당 287만6000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이때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는 당장 주당 300만원 고지를 넘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시나브로 꺾여 12월 15일 주당 251만1000원에 마감했다. 11월 중순 이후 이전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들이 대거 매도세로 방향을 돌리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거액의 ‘팔자’ 주문이 나오고 있다. 11월 16일 이후 12월 15일까지 한 달간 외국인은 3거래일을 제외하고 전부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했다.

2017년 초 주당 4만원 중반대에 거래되던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10월 주당 9만원 고지를 돌파한 뒤 12월 들어 주당 7만원 중반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순위로 1위와 2위를 차지하는 대장주다. 이 두 기업 주가가 가지 못하면 코스피 지수 역시 탄력 있게 상방으로 점프할 수 없다.

무엇보다 반도체 경기를 놓고 여러 이견이 불거지는 것이 두 기업 주가가 발목을 잡은 가장 큰 요인이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 일부에서 ‘삼성전자 때리기’ 보고서를 내면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7년 11월 26일에 나온 모건스탠리 보고서가 잠잠하던 시장에 불을 지폈다. 이 보고서가 나올 전후의 증권가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당시 여의도의 가장 큰 관건은 삼성전자의 내년 주가가 어떻게 될 것이냐는 데 있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대형주라는 핸디캡을 딛고 시총이 가벼운 동전주 못지않게 뛰어오른 상황에서 내년에도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가 펀드매니저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주류의 입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내년에도 갈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IT혁명이 반도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고 이에 따라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실적은 내년에도 고공행진을 펼칠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과연 그럴까”라는 의구심이 일었던 것도 사실이다. 소수론의 입장은 “최근 반도체 공급 주문 일부에는 ‘가수요’가 끼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섞여 있었다. 4차 산업혁명의 여파로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너도나도 반도체 값이 오를 것에 베팅하는 상황에서 미리 물량을 잡기 위해 선주문을 낸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반도체 값이 2018년에도 고공행진하기는 힘들 수 있고 삼성전자 주가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는 논리였다.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수면 아래서 여의도맨들이 숙덕숙덕하며 그들끼리 주고받던 얘기를 단숨에 수면 위로 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 보고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리고 목표주가는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변경했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2016년 1분기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D램 가격은 내년 1분기까지만 강세를 유지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 논리의 근거였다.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 실적이 내년에 확 꺾일 것을 예상하고 ‘매도’ 보고서를 내놓은 것은 아니었다. 이 보고서를 잘 뜯어보면 D램과 낸드플래시, OLED 등 주요 부문에서 2018년에도 여전히 삼성전자의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중요한건 방향성이다. 정점을 찍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스마트폰 시장도 성장 정체기에 들어서 앞을 내다볼 수 없고 애플과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시장을 확대하며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봤다. 요약하자면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견고한 실적을 낼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올해만큼의 엄청난 ‘증가율’을 보이지는 못할 것이다”라는 내용이다.

이 보고서가 나온 다음날인 11월 27일, 삼성전자 주가가 전일 대비 5.08%나 빠진 것도 주목해야 한다. 보고서 한 장이 이 정도의 파장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시장에서 이 같은 의견에 동감하는 시장 종사자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요컨대 ‘울고 싶은 아이 뺨 때려준 격이었다’는 의미다. JP모건 역시 2018년도 보고서를 통해 최선호 주(Top picks)로 포스코와 삼성생명, 네이버, KB금융지주, SK, SK이노베이션, 아모레퍼시픽, KT&G, 삼성SDI, 기아차, 엔씨소프트, 오리온, 만도 등 13개 종목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제외하면서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모건스탠리가 내세운 논리와 궤를 같이 한다. 내년에는 D램 평균 가격이 공급 증가에 따라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 봤다. 낸드플래시 역시 설비투자 증대로 공급이 수요 증가율을 앞지르며 하락할 것이라는 논리였다.



▶여의도 증권가, 어디에 베팅할까 고심

물론 아직까지 삼성전자 주가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증권사가 더 많다. 국내 증권사 대다수는 이 같은 논리에 동조한다. 12월 18일 KTB투자증권이 내놓은 보고서가 단적인 예다. KTB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 주가로 370만원을 제시했다. 새해 반도체 부문에서 2017년보다 23.6% 급증한 영업이익 43조7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이 증권사는 예상했다. 서버 투자가 늘어나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공정 난이도는 올라 공급은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논리다. 하지만 이 같은 논리를 받아들이더라도 삼성전자 주가가 2017년만큼의 탄력을 보이기는 힘들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실적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2017년에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여의도는 삼성전자 이후에 어디에 베팅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분위기다.

최근 액티브 펀드가 다시 부활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같은 분위기와 일맥상통한다.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맘 편히 인덱스 펀드에 돈을 묻어놓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꺾이면 이 같은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이 내놓은 분석 보고서는 이 시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 연구원은 “인덱스 펀드의 성과를 주도하는 삼성전자의 독주가 멈추면 액티브 펀드가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제시하는 데이터에 따르면 인덱스 펀드와 비교한 액티브 펀드의 주가 상대강도는 삼성전자 주가 흐름과 유사하다. 두 변수의 상관계수는 -0.9에 달할 정도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 주가가 꺾이면 액티브 펀드가 살아나는 구조라는 얘기다.

유안타증권 역시 비슷한 시나리오에 힘을 보탠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이 나오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소형주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배당 기대감이 있는 배당주펀드로도 자금 유입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중소형주와 배당주의 약진은 인덱스 펀드보다 액티브 펀드의 호재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실제 2017년 말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솔솔 관측되고 있다. 12월 14일 기준 액티브 펀드에는 145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2017년 들어 처음으로 액티브 펀드 환매랠리가 멈춘 셈이다. 직전 한 달간 액티브 펀드 평균 수익률은 -1.17%였는데, 인덱스 펀드 평균 수익률은 -2.25%였다. 장이 좋지 않아 두 펀드 평균치 모두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액티브 펀드가 인덱스 대비 훨씬 선방한 셈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2017년 말부터 액티브 펀드 선방

쉽게 말해 두 펀드 간 수익률이 역전됐다는 뜻이다.

신영자산운용이 내놓은 중소형주 펀드가 2017년 말 소프트클로징(잠정 판매 중단)에 나선 것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신영자산운용이 2017년 7월 출시한 ‘신형마라톤중소형’은 넉 달 만에 운용자산이 3000억원을 넘어섰다. 신영자산운용은 이 펀드가 운용자산이 3000억원을 넘으면 효율적인 운용이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신규가입 중단을 선언했다. 액티브 펀드 가뭄기였던 2017년 밀려드는 투자금을 놓고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신규 펀드가 나올 정도로 바닥 민심이 회복됐다는 뜻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역시 ‘트러스톤 핀셋 중소형 펀드’를 내놓고 중소형주 부활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중소형주 펀드를 내놓는 것은 1998년 설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중소형주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재빨리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홍장원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8호 (2018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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