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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비과세해외펀드 대안… 글로벌 ETF 어때요
기사입력 2018.01.12 15: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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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장기펀드와 재형저축 등 절세상품이 차례로 사라진 가운데 해외주식형펀드의 비과세 혜택마저 2017년을 끝으로 사라졌다. 매매 편리성과 낮은 비용, 분산투자 효과 등으로 재테크 필수품으로 떠오른 상장지수펀드(ETF)가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해외거래소에 상장된 글로벌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또한 정부가 국내주식에 대한 대주주 요건을 점차 강화하고 있어 고액자산가들의 눈이 점차 해외로 쏠리고 있는 형편이다.



▶ETF, 글로벌 투자 필수품으로 거듭나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요즘 어떤 종목이 좋은가’이다. 이런 질문은 특정 종목이나 자산을 골라 투자자금을 몰아넣고 큰 수익을 기대하는 심리에서 비롯된다. 이른바 ‘몰빵’ 투자로 고수익을 맛본 투자자들도 없지 않다. 하지만 투자기간이 길고, 투자규모가 클수록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분산투자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어 온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등을 보면서 ‘몰빵’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은 이들이 많다.

그렇다면 분산투자는 어떻게 해야 효과적일까. 해법은 바로 지난 2002년 처음 도입된 상장지수펀드(ETF)에 있다. ETF는 KOSPI200, KOSPI50과 같은 특정지수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 펀드로 기존 인덱스 펀드와 달리 거래소에서 상장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매도 시에는 주식처럼 증권거래세가 면제되고 수수료 또한 일반 펀드보다 저렴한 편이다. 최근에는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원자재, 환율 등을 기초지수로 한 ETF가 잇달아 등장했고, 지수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는 스마트베타 ETF까지 등장했다.

2017년 12월 현재 국내에 상장된 ETF 종목은 310여 개에 달하는데 해외에서도 ETF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7년 10월 말 기준 글로벌 ETF 순자산은 4조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16년 말 대비 28% 증가한 수치다. 자산별로는 주식형 ETF에 3760억달러, 채권형 ETF에 1388억달러가 각각 유입됐다. 특히 미국과 선진국, 신흥국, 일본 등에 투자하는 ETF를 중심으로 자금이 들어왔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는 오는 2020년에는 글로벌 ETF 순자산 규모가 7조6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투자자들 또한 발 빠르게 해외 ETF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2017년 글로벌 증시 호조에 힘입어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직접 투자 규모가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했다. 그렇다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해외주식은 무엇일까. 아마존과 알파벳, 엔디비아 등 4차산업 수혜주로 오르내린 종목이 아니라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는 ‘차이나 AMC CSI300 인덱스 ETF’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CSI300 인덱스는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300개 대형주로 구성된 지수다.

2017년 1~3분기 차이나 AMC CSI300 인덱스 ETF 거래대금은 3억2641만달러(약 3554억원)로 아마존(2억6390만달러)과 알파벳(1억8092만달러) 거래대금을 훌쩍 뛰어넘었다.



▶글로벌 ETF 시장 트렌드

4차 산업혁명, ESG, 인공지능

2017년 글로벌 ETF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테마는 4차 산업혁명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스웨덴에 상장된 비트코인 가격 추종 상장지수증권(ETN) XBT Pro vider Bitcoin Tracker One은 2017년 1월부터 11월까지 812%라는 압도적인 수익률을 냈다. 뒤이어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 등에 투자하는 ARK Innovation과 ARK Web x.0이 각각 85.1 7%, 80.5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바이두 등에 투자하는 중국 및 신흥국 기술주 ETF 또한 전반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냈다. 반면 오일과 가스 등 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는 ETF의 수익률은 저조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률 2위와 3위를 차지한 ETF는 장외시장의 비트코인 관련 펀드에 자산 일부를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며 “수익률 1위인 ETN은 스웨덴에 상장돼 있어 여기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2위와 3위 상품은 미국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도 일부 투자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인공지능(Artificial In telligence)이 골라주는 주식에 투자하는 ETF까지 등장했다. 미국의 에퀴봇(Equ Bot)이라는 회사는 AI Powered Equity ETF(AIEQ)를 2017년 10월 시장에 선보였다. 이 ETF는 IBM사의 왓슨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해 미국 주식 40~70개를 선정하고 투자한다. 앞서 지난 2016년 4월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추출한 자료를 기반으로 투자종목을 선정하는 Sprott Buzz Social Media Insig hts(BUZ)가 등장한 바 있다. 캐나다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해 다양한 국가의 ETF에 투자하는 상품이 상장돼 있다.

한편 2017년에는 기업의 환경적,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관련 ETF들도 새롭게 상장돼 주목을 받았다. 외부 평가기관으로부터 높은 ESG 점수를 받은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하는 ESG Bond ETF들이 2017년 하반기 잇달아 상장됐다.

NuShares ESG U.S. Aggregate Bond ETF와 Inspire Corporate Bond Impact ETF, iShares ESG USD Corporate Bond ETF 등이 그 주인공들로 순자산이 1000만달러를 넘어서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글로벌 ETF를 사고팔 때는 해외주식과 마찬가지로 차익에 대해 세금이 부과된다. 1년 동안 ETF를 사고팔아서 낸 수익과 손실을 합쳐서 양도차익을 계산한다. 여기서 양도차익은 분리과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종합소득세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국내 ETF의 경우에는 15.4%의 배당소득세와 과세표준에 따른 종합소득세를 모두 내야 하지만 글로벌 ETF는 비과세 25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 22%(국내 상장 해외 ETF 15.4%)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금융소득이 높은 투자자들일수록 글로벌 ETF에 투자하는 게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김진곤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는 “ETF가 워낙 수수료가 저렴한 상품이기 때문에 국내와 해외 간 ETF 수수료 차이가 거의 없다”며 “글로벌 ETF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국가별, 섹터별로 다양한 ETF상품이 상장돼 있기 때문에 본인의 투자전략에 맞춰 ETF를 골라내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ETF가 상장된 국가의 통화로 환전을 해야 하고 국가별로 증시 거래시간이 다르다는 점, 종목별로 거래단위가 다른 경우가 있다는 점 등은 유의해야 한다. 만약 해당국 통화와 비교해 원화 가치가 급등한다면 ETF 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손해를 볼 수 있다. 또한 해외 증시는 대부분 가격 변동 폭 제한이 없어 국내 증시보다 변동성이 클 수 있다.

해외 ETF를 직접 투자하는 게 어렵다면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국내 정규 시장시간에 맞춰서 해외투자를 할 수 있는 데다 대부분 환헤지가 돼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속속 출시됐다.

차라리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게 더 낫지 않겠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점차 대주주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개인이 상장주식을 장내에서 팔 때도 대주주에 한해서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현재 대주주 기준은 직전 사업연도 말을 기준으로 코스피 종목은 전체주식의 1% 이상이거나 시가로 25억원 이상일 경우 대주주에 해당하며, 코스닥 종목은 2% 이상이거나 20억원 이상일 경우다. 하지만 2018년 4월 1일 이후 매도분에 대해서는 좀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지분율 기준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시가 15억원 이상일 경우 대주주로 분류된다.



▶ETF 투자의 기본, 잊지 말아야

마지막으로 ETF가 주식·채권과 달리 간접 투자상품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투자하려는 자산과 ETF가 추종하는 자산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일례로 미국 경기회복에 주목해 소비주에 투자하고 싶다면 미국 내 소비업종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찾아야 한다.

만약 미국 소비업종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없다면 미국 소비주와 성과가 비슷하거나 미국 소비주의 비중이 높은 ETF를 찾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렇게 ETF의 구성 내역을 뜯어보면서 ‘본인이 투자하려는 자산’과 유사한 구성의 ETF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

ETF 총 보수 또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최근 글로벌 ETF 시장 내 운용사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수료가 낮아지고 있다.

지난 2017년 자금 유입 상위 10개 ETF의 평균 보수는 0.11%에 불과하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인 ‘호가 스프레드’도 잘 따져봐야 한다. ETF는 특정 지수의 흐름을 추종하기 위해서 매수와 매도 시 적절한 가격(호가)을 제시하는 유동성공급자(LP)를 선정한다. 여기서 매수호가와 매도호가의 차이를 호가 스프레드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거래량이 적은 ETF는 호가 스프레드가 크기 때문에 투자자의 거래비용이 늘어난다. 거래량이 적은 만큼 매도할 때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주문을 내야 하는 반면 매수할 때는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문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ETF 운용사의 운용능력을 보여주는 추적오차가 크다면 투자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다. ETF는 기초자산 가격의 흐름을 추종해야 하는데 ETF 순자산가치가 기초지수를 따라가지 못하면 추적오차가 커지기 때문이다.

ETF와 기초지수 간 거래시간 차이 등으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괴리율 또한 비정상적으로 크고 오래 지속될 경우에는 투자를 피해야 한다.

[박윤구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8호 (2018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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