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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르게 오른 주식 부담되면 원자재 ETF로 위험 분산
기사입력 2018.04.04 16: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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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원자재를 최고의 투자처로 손꼽는 이들이 있다. 세계 주식 시장이 이전 같은 상승 기류를 타기에는 너무 많이 올랐다는 부담감이 한몫했다. 채권과 부동산도 그 점은 마찬가지다. 그에 비해 원자재는 아직 과열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미국 금리와 달러 가치 영향도 거들고 나섰다. 물가 상승 압력을 가장 잘 반영하는 자산이 원자재다. 미국 정부가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달러화와 주요 원자재 가격은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다.

원자재에 투자하는 것은 분산형 자산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주식과 채권 가격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경기 변화라면 원자재에는 물가와 달러가 더 중요한 가격 결정 요인이다. 원자재 투자는 위험을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개인 투자자도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업종 종목 투자를 이용해 얼마든지 위험 분산이 가능하다.

물가 상승기에는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는 높아지지만 원자재와 상관관계는 낮아진다. 주식 시장 변동의 위험을 분산하는 수단으로서 채권은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기에 원자재 시장성과는 나쁘지 않았다”면서 “주식의 경우에도 에너지·소재 업종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해당 자산에 투자하는 ETF를 활용해 포트폴리오 변동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원자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시장이 아니며 분류될 수 있는 자산의 종류는 무한하다. 주요 자산별로 투자 전략을 고민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위험 분산 역시 필요하다.

▶유가, 55~60달러 박스권 예상

2016년 초 배럴당 20달러대로 추락했던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올해 초에는 70달러에 육박한 뒤 60달러대에 머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가도 큰 틀에서는 오르겠지만 과거 같은 급등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내다보고 있다. 국제 경기 호조에 따른 수요 증가보다도 공급 조절이 더 중요한 문제다. 미국의 셰일가스는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만 돼도 채굴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유가 수준에서도 셰일가스 생산은 얼마든지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역시 복잡한 국제 정치적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이라크가 엄청난 감산에 나선 것과 국제 유가가 상승세에 돌입한 것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감산 이행이 앞으로도 지켜질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수요와 공급 요인이 가장 중요하지만 유가는 달러 가치와 반대로 가는 경향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원유 가격은 대부분 달러로 표시되며 전 세계 원유 거래량의 99% 이상이 달러 거래기 때문이다. 간단히 생각해 보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원유를 살 때 더 많은 달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또한 원유 수요자 입장에서는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환율 상승) 자국 통화로 표시한 유가가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원유 수요를 늘리고 유가를 오르게 하는 원인이 된다. 반대로 원유 공급자 입장에서는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환율 하락) 원유 판매로 인한 수익이 늘어난다. 그 결과 생산량이 늘고 유가는 내려갈 수 있다. 이는 원유뿐만 아니라 대부분 원자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만 달러와 유가가 같이 움직인 때도 있었다. 그때는 수요와 공급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때다. 1985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과, 신흥국이 원유 수요를 늘린 1999년과 2005년이 그 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셰일가스로 인한 공급 과잉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다.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박스권 안에서 오르내린다면 ETF를 이용한 단기 투자 전략을 이용해 볼 만하다. 펀드보다 거래가 편리하고 거래 비용이 적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지수 변동 폭의 몇 배 수익을 가능하게 하는 레버리지 ETF와 지수 반대 방향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는 개인 투자자에게도 전문 트레이더 못지않은 투자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국제 유가가 상승장을 앞두고 박스권 안에서 오르내릴 때 강남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해 쏠쏠한 재미를 본 이들이 적지 않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핌코는 북해산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가격이 55~60달러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라고 봤다.

원유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이들 펀드는 주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에 투자하고 나머지 대부분 자산은 채권에 투자한다. 직접 실물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실물가격 변동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이는 ETF 역시 마찬가지다.

원유 선물 거래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유가 상승폭이 곧 수익률로 직결되지 않음을 뜻한다. 유가가 상승 기대감이 있다면 이른바 콘탱고(Contango) 현상이 발생한다. 현재 유가보다 선물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ETF 기초 자산은 보유 중인 선물을 더 비싼 다음 달 선물로 교체해야 한다. 그럴 때마다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반대로 유가 상승 기대감이 떨어진 때에는 다음 달 선물 가격이 더 싸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유가 상승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원유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이 적절하다. DLS는 기초 자산 지수가 사전에 설정한 특정 비율까지 하락하지만 않으면 약정된 금리를 지급하는 파생 상품이다. 원유 가격이 급락하면 셰일가스 생산이 중단되는 공급 상황을 고려하면 안정성은 여느 예금에 비해서도 낮지 않다.

유가와 주가가 연결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다. 국내 석유·화학주뿐만 아니라 에너지 관련 기업이 시가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국가의 대표 지수에 투자하는 ETF나 글로벌 석유·화학업종 ETF도 가능하다. 캐나다, 러시아, 호주, 중국 주식 시장이 대표적이다.



▶금리 인상에 발목 잡힌 금값,

기타 금속은 상승 전망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불리는 금 역시 올해 초 고점을 기록한 이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다. 미국 국채 실질 금리가 높아지면 시장은 금을 보유하기보다는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을 택하게 된다. 이렇게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가격은 하락한다. 그러면서 팔라듐, 백금, 은 등 비철 금속도 동반 하락세를 기록했다.

달러화 역시 금값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금과 달러는 안전 자산이라는 면에서 서로 경쟁하는 관계기도 하다.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달러로 표시한 금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할 때 최근 금값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금 자체가 산업재로서 수요가 높지 않은 광물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다만 그 외의 철강과 비철금속류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 전망이다.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는 중국 경기가 관건이다. 중국 제조업 지수와 경기 전망은 산업재 수요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부정적 지표는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세계 경기 활성화에 따라 초과 수요가 발생하면서 크게 오른 원자재 가격은 여전히 상승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그 상승폭은 지난해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속류 역시 관련 펀드와 ETF를 이용한 투자가 가능하다. 아울러 금속 가격을 따라가는 금속 생산 기업에 대한 투자도 할 수 있다. 오히려 금속 생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높은 수익률을 냈다는 점은 통계로 증명된 바 있다. 금속 가격이 오르면 기업 수익성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격이 10인 금속 제품의 생산 비용이 9라면 이익률은 10%가 된다. 그러나 금속 가격이 10% 증가해 11이 되고 생산 비용은 그대로라면 이익률은 10%에서 18%로 급증하게 되는 식이다.

시장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금속 가격과 금속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철강 업계 이익이 줄고 공장은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 미국의 철강 수입국 중 3위에 달한다. 이 여파로 철광석 선물을 비롯해 구리, 점결탄 등 관련 금속 가격이 급락한 바 있다.

그보다는 중국이 주도하는 수요 측면이 더 중요한 문제다. 철광석은 브라질과 호주에서 공급량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는 철강 제품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이것이 철 수요와 철강 회사 실적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가 주도하는 원자재 가격

과거 화석연료 중심이었던 에너지 산업 구조에서 친환경에너지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는 곧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천연가스가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나 태양광 발전과 관련한 금속 수요도 증가 추세다.

천연가스는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액상천연가스(NGL) 등으로 분류된다. 미국에서 주로 생산되는 셰일가스도 천연가스의 일종이다. 과거에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유럽과 유라시아가 전 세계 천연가스 생산의 35%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북미 지역에서의 생산이 늘었다. 전 세계 가스 매장량의 43%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중동지역 역시 가스 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천연가스는 운송비용이 커서 생산지역 인근에서 소비되는 특징이 있다. 친환경적인 대체 에너지원으로 부각되면서 수십 년간 높은 수요 증가세를 보였다. 앞으로도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고 화석 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 천연가스가 원자재 중 가장 유망한 자산으로 보는 이유다.

은 역시 태양광 발전 수요가 늘고 있다. 금에 비해 은은 보석으로서 가치보다는 산업용 수요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산업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지만 투자 수단으로서 귀금속 가치는 줄면서 최근 가격 흐름은 부진한 모습이다.

납은 과거부터 자동차, 항공기, 선박 및 철도용 배터리를 만드는 데 주로 쓰였다. 겨울에 배터리 교체 수요가 늘면서 납 수요도 같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대 수요국은 중국으로 전기자전거용 배터리 수요도 상당하다. 다만 납은 환경 친화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사용 제한을 내리는 국가가 늘고 있으며 리튬이온전지로 전환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리튬이 ETF를 통한 투자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당분간 신재생에너지와 4차 산업혁명이 주도하는 원자재 시장 테마도 주목할 만하다. 코발트 역시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물질로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정우성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1호 (2018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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