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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 맞은 인터넷 전문은행…모바일로 대출까지 척척 은행 ‘비대면 서비스’ 열풍
기사입력 2018.04.04 15:37:59 | 최종수정 2018.04.04 17: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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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뱅크 메기효과

1. 비대면 금융 시대

1년 새 모바일·인터넷 대출 304% 증가

2. 모바일 퍼스트

앱서비스 대폭 강화 AI 상담원까지 등장

3. 조직 슬림화

한 해 7600명 감축 다이아몬드 구조 문제 해소

4. 금리 경쟁 촉발

최저 연 2.86% 시중은행 견제자 역할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 1년을 맞았다. 지난해 4월 3일 케이뱅크가 첫발을 내딛으며 변화의 신호탄을 쏜 데 이어 후발주자로 등장한 카카오뱅크는 ‘카뱅쇼크’라는 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큰 충격을 줬다.

아직 시중은행 전체와 비교했을 때 0.5% 여·수신 점유율밖에 안 되는 미약한 수준이지만 이들의 미친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두 은행은 IT를 앞세워 수십 년간 기존 은행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들을 선보였고, 시중은행들은 이에 밀리지 않기 위해 변신을 주저하지 않았다. 두 인터넷 전문은행에게 ‘메기’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년간 두 인터넷은행을 시작으로 비대면 서비스·핀테크 분야에서 시중은행들의 큰 변화가 있었다”면서 “국내 금융 서비스가 소비자 친화적으로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인터넷 전문은행이 일으킨 가장 큰 바람은 비대면 금융의 가능성이다. 필수 조건처럼 여겨졌던 오프라인 지점을 없애고, 인터넷으로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기존엔 예금 조회나 이체 수준이었던 비대면 금융이, 대출상품 가입까지 전면 확대됐다. 지난해 모바일 포함 인터넷 대출신청은 1194억원 규모로 전년(399억원)과 비교해 199.1% 늘었다. 통계 편제 이래 최고치다.

먼저 포문을 연 건 케이뱅크다. 연중무휴 24시간 비대면 금융서비스와 편의점 ATM 수수료 무료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고객들을 끌어모았다. 출범 시 연말까지 목표를 여신 4000억원, 수신 5000억원으로 설정했지만 영업개시 100일 만에 여신 6100억원, 수신 6500억원을 달성했다. 대표적 상품인 직장인K 신용대출은 수요가 지나치게 몰려 7월 한때 일시 판매가 중지될 정도였다.



▶카뱅, 케뱅 비대면 금융시대

앞당기는 데 기여

7월 문을 연 카카오뱅크도 금융 비대면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했다.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에 이어 지난 1월엔 전월세 대출까지 내놨다. 대출신청부터 실행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대출 절차가 이뤄지며 주말과 휴일에도 대출이 가능하다. 또 카카오뱅크는 은행권 중 유일하게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다. 대출심사 결과는 2영업일 내로 확인할 수 있다. 출시 9일 만에 총 160억원의 대출 약정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13일엔 1000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지난 49일간 하루 평균 21억원의 대출약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도 가만히 당하고 있지 않았다. 비대면 가입 가능 상품을 지난해 대폭 선보였다. 지난달엔 ‘비대면 근저당권 해지 프로세스’도 선보이며 인터넷은행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고객이 부동산 담보대출을 상환 후 근저당권 해지 요청 시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 실명 인증을 통해 해지 신청이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기존에 각종 사업증빙과 재무자료를 소지해 은행 영업점에서만 대출이 가능했던 SOHO 개인사업자 대출을 비대면화했다. 핀테크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대출심사로 무방문·무담보·무서류 대출이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모바일브랜치를 만들었다. KEB하나은행의 모든 영업점을 온라인상에 구현, 별도 앱 설치나 회원가입 과정 없이 고객이 원하는 영업점 앞으로 신용대출 및 신용카드 발급 신청을 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고객의 특성을 반영한 디지털 예·적금 특화상품과 우량기업 임직원 대출뿐만 아니라 비대면 전용 부동산 담보대출을 순차적으로 출시키로 했다. 또 비대면 간편송금 서비스인 ‘휙 서비스’의 이체한도를 높이고 선물하기 등 편의기능도 다양화했다.

비대면 메기효과는 은행을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저축은행까지도 변신에 서둘러 나섰다. 두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 대출에 초점을 맞춘 만큼 언젠간 중신용 대출분양에서 부딪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DB, 신한 등 대형 저축은행에서 비대면거래 본인인증 수단으로 지문을 지원키로 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상반기 내 관련 서비스를 선보인다. DB저축은행도 6월 출시하는 모바일뱅킹에 지문인증을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신한저축은행도 올해 내로 생체인증 서비스를 전면 도입한다. 앞서 SBI저축은행과 대신저축은행은 지난해 지문인증 도입을 마쳤다. SBI저축은행 모바일대출 플랫폼 가운데 중금리 대출 서비스는 지문인증 하나로 진행할 수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모바일 앱 안에 은행창구 구현을 목표로 한다. 모바일뱅킹은 어렵다는 편견을 버릴 수 있도록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UI)과 경험(UX) 체계를 구현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시중은행들도 변신에 나서

기존 시중은행이 제공하는 모바일뱅킹 앱은 첫 화면부터 많은 메뉴를 배치하고 있어 이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홈 화면에서 바로 보유계좌를 볼 수 있고, 원하는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위치를 배열했다.

또 로그인 및 잠금 해제도 패턴과 지문인증으로 설정해 편의성을 강화했다. 계좌 개설 본인 인증은 휴대전화 본인 인증과 신분증 인증, 타행 계좌 이체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 과정에서 공인인증서는 더 이상 필요 없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모바일 시대에 걸맞게 이용자가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도 변신에 나섰다. 경쟁력과 편의성 강화를 위해 은행별로 5~10개 별도의 앱으로 제공해온 서비스를 하나로 합치는 작업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22일 통합 앱 ‘쏠(SOL)’을 선보였다. 기존에 6개 앱으로 나뉘어 있던 금융거래를 ‘쏠’ 하나로 통합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올원뱅크 2.0’을 내놨다. ‘올원뱅크 2.0’은 은행 서비스뿐만 아니라 증권, 보험, 카드 등의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앱이다.

KEB하나은행도 올해 상반기 중 고객상담·환율·가계부 기능을 통합한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통합 앱은 메인화면에서 대부분 업무 해결이 가능한 ‘제로패널’을 적용하고 있어 고객이 빠르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키보드뱅킹을 이용하면 채팅 중에도 20여 초 만에 송금이 가능하다.

최근엔 인공지능(AI) 상담원 도입에도 경쟁이 붙었다. 상용화할 경우 AI 스피커를 활용해 목소리만으로 송금을 하고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카이스트 지식공학·집단지성 연구소(KECI Lab), 데일리인텔리전스와 AI 음성상담 콜봇(콜 로봇)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예컨대 거실에서 “지니야, 첫째 딸에게 50만원 송금해줘”라고 명령하는 등 스마트폰 터치도 필요 없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도 AI 상담원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계사인 카카오가 AI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시중 은행들도 AI 상담원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SK텔레콤 인공지능 ‘누구’를 시범 테스트 중이고, 우리은행은 이보다 앞서 지난해 3월 음성인식 상담서비스 소리(SORi)를 출시했다.



▶금리 전쟁 가세하면서 견제자 역할

두 인터넷 전문은행이 소비자 친화 금융에 기여한 바는 단순히 편리한 서비스만은 아니다. 오픈 초기 시중은행의 금리 전쟁에 가세하면서 견제자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4월 K뱅크는 ‘직장인K 신용대출’ 상품을 최저 금리 연 2.73%로 선보이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당시 은행권 평균인 연 4.46%보다 2% 가까이 낮은 수준이었다. 중금리대출 역시 제2금융권이나 개인 간 대출(P2P) 상품보다 저렴하게 선보였다. ‘슬림K 중금리대출’의 대출금리는 우대 기준을 만족시키면 최저 연 4.19% 수준이다. 대출은 예·적금에 비해 고객 입장에서 금리 민감도가 훨씬 큰 분야다. 단 0.1%로도 주거래은행을 바꿀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크다. 케이뱅크의 파격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카카오뱅크 역시 종전에 없던 업계 최저수준의 대출 금리를 내세웠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직장인 대상으로 연봉의 최대 1.6배(최대한도 1억5000만원)까지 최저 연 2.86%의 금리로 선보였다. 급여이체, 적금가입, 자동이체 등 금리 우대를 위한 요구 조건이 없으며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다.

시중은행은 화들짝 놀랐다. 카카오뱅크 출범 직후 신용대출 금리를 잇따라 내렸다. 카카오뱅크 출범달인 7월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6개 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4.73%로 지난 6월 4.85%에 비해 0.12%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금리 견제 효과는 생각보다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리 인상기와 자본확충이라는 걸림돌로 인해 출범 1년이 지난 지금은 시중은행과 격차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공시 기준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대출 평균금리는 연 4.21%로 조사됐다.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주요 시중은행 4곳과 비교했을 때 상위권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KB국민은행 연 4.7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두 은행을 제외하고 신한·우리·하나은행의 평균금리는 모두 연 3%대로 집계됐다.

신용등급별로 살펴봐도 차별화 요소는 많이 희석됐다. 마이너스 대출 대표 고객군인 신용등급 1~2등급의 고신용자 대상 카카오뱅크의 금리는 연 3.85%를 기록했다. 최고기록을 기록한 KB국민은행 4.62%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신한은행 연 3.67%, KEB하나은행 연 3.6%, 우리은행 연 3.80%보단 금리 부담이 높다. 이어 3~4등급 기준에서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뱅크는 연 4.53%로 KB국민은행 연 5.33%에 이어 여전히 2위 자리를 지켰다. 최저금리를 기록한 신한은행(연 3.67%)과는 0.8%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대출금리를 정할 때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덧붙이는 위험가중금리인 가산금리를 살펴보면 카카오뱅크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해 8월 공시 기준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 대출 평균금리에서 차지하는 가산금리는 1.62%로 업계 최저수준을 기록했으나 올해 2월 기준으로는 2.45%로 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에 비해 0.3~0.5%포인트가량 높다. 카뱅 돌풍에 놀란 시중은행들이 마통 금리를 끌어내리는 사이 카카오뱅크는 되레 금리를 올린 셈이다.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최근 자본확충에 나섰다. 실탄을 확보해 금리전쟁 2라운드를 준비한다는 각오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8일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에도 5000억원을 증자한 바 있다.
증자에 성공하면 자본금은 1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케이뱅크 역시 올해 상반기 안에 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인해 대출금리 상한 시 한 단계 더 고민요소가 생긴 건 사실”이라면서 “최근 두 은행이 자본확충에 나선 만큼 또 한 번의 금리전쟁이 나올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찬종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1호 (2018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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