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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가상화폐 테마주’ 널뛰기 주의보
기사입력 2018.04.03 11: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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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까지 뜨겁게 타올랐던 가상화폐 시세가 올해 들어 차갑게 시든 모양새다.

지난 3월 19일 오후 4시 50분 빗썸 기준 비트코인은 1BTC(비트코인 단위)당 910만70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2400만원을 넘어섰던 고점대비 반 이상 빠진 상황이다. 이더리움의 경우도 1ETH(이더리움 단위)당 60만2000원에 거래되며 200만원에 육박했던 고점에 비해 3분의 1 이상 토막난 상황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부의 규제 방향과 해킹 등 불안정한 거래소 시스템, 거대한 시세 조종 세력 등 시장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많아 가상화폐 시세는 여전히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이유를 설명하기가 어렵다. 하루에도 100% 넘게 널뛰는 경우도 있지만 예측이나 분석도 불가능해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투자를 ‘초고위험’ 투자로 분류한다.



증시에서도 가상화폐와 관련된 종목들은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른바 가상화폐 테마주로 묶인 수십 개의 종목들은 많게는 하루 수천 억원씩 거래되는 등 삼성전자 등 코스피 대장주의 거래량을 웃도는 경우도 수시로 발생했다. 해당 기업들은 가상통화 열풍에 편승해 거래소 개설 등 관련 사업계획을 발표하여 테마를 형성하며 급등락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시장 자체의 미래도 불투명한데 가상화폐에 투자한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불확실성을 한 단계 더 높일 것이라 지적한다.

주식은 기업가치와 경제 환경 등 인간의 분석이 가능한 영역에 있다는 점을 들며 가상화폐 투자와 선을 긋는다. 테마주 투자 역시 가상화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테마주’라는 타이틀이 붙는 순간 기업의 본질이나 미래 가능성은 묻히고 ‘묻지마’ 투자가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가 띄워 팔아먹기 비일비재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국내 가상화폐(암호화폐) 테마주로 분류되는 20여 개의 종목을 분석한 결과, ‘무늬만 가상화폐 관련주’인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올해 1월 기준, 가상화폐 거래소 등 관련 사업을 영위하거나 추진한다고 밝힌 20여 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개연성을 점검해 결과를 발표했다. 공시와 언론홍보 내용 및 가상화폐거래소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 등을 살펴본 결과 20곳 중 6곳은 가상화폐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후 실제 투자는 미룬 채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가를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영업여건을 갖추지 못한 가상통화 거래소가 출범 발표 후 실제로는 정상 운영되지 못하는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측은 “실제 가상통화 관련주에 대한 투자 시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 등 진위여부를 충분히 고려하는 등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측은 의심사례가 있지만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구체적인 기업명은 밝히지 않았다. 또한 “실제 거래 내역 등을 확인해서 법상 저촉 여부를 가려야 한다.”며 “향후 조사해서 실제 혐의가 있으면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화폐 시세와 따로 노는 테마주

비트코인 투자 광풍에 올라탄 ‘가상화폐 테마주’가 코스닥 시장에 주로 포진해 급등락하고 있다. 코스닥에서 이른바 ‘비트코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은 대부분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거나 지분을 보유한 업체들이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관련 없는 종목이 테마주로 묶이는 경우도 있다. 코스피 기업 중 삼성에스디에스가 대표적이다. 가상화폐 구현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삼성에스디에스는 2015년부터 블록체인 기술개발을 추진해 올해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인 ‘넥스레저’를 선보였다. 그러나 정작 해당기업 측은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분야에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로선 가상화폐와 크게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가상화폐 테마주로 불리는 기업들은 가상화폐 시세가 빠진 만큼 주가도 많이 떨어진 경우가 대다수다. 우리기술투자와 비덴트 등 대표적인 가상화폐 테마주로 알려진 기업들은 지난해 말 고점대비 절반 수준에 형성되어 있다. 최근에는 가상화폐 시세와 주가지수가 따로 노는 경우도 다반사다. 지난 3월 19일 비트코인을 비롯해 대다수의 코인들이 전날대비 10~30%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가상화폐 테마기업의 주가는 대부분 큰 폭으로 빠졌다.

3월 19일 기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5.63%(260원) 하락한 4870원에 장을 마쳤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6.7% 쥐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6.11%(285원) 하락한 43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우리기술투자는 두나무 지분을 7%가량 보유하고 있다. 비덴트는 2.85%(500원) 떨어진 1만7050원에 장을 마쳤다. 비덴트는 빗썸의 운영사인 비티씨코리아닷컴 지분을 10.6% 들고 있다.

옴니텔(-4.42%)과 한일진공(-5.05%), SCI평가정보(-5.03%), 퓨쳐스트림네트웍스(0.34%) 등 가상화폐 테마주로 알려진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했다.



▶실적 없는 테마주 투자 신중해야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가상화폐 테마주 투자를 경계한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 중에도 옥석을 가려 ‘실체 없는 테마주’에 대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관련 테마주의 반 이상이 적자 또는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 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테마주로 언급돼 급등락한 종목 중 반 이상이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50여 개 기업들 중 21개가 작년 1~3분기에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기업도 11개사로 알려졌다. 반면 영업이익이 ‘증가’하거나 흑자 전환해 실적이 개선된 종목은 18개사였다.

수년째 적자를 기록한 회사도 다수다. 대표적으로 옴니텔의 경우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 누적 손익 역시 적자를 나타냈다. 옴니텔은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비티씨코리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대표적인 가상화폐 테마주로 꼽힌다.

앞서 언급한 비덴트도 2015년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케이스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액은 50억원에 달했다. 비덴트는 이전 세븐스타웍스라는 이름의 기업으로 2016년 사업보고서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한동안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 진출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한 한일진공과 디지탈옵틱, 케이피엠테크 또한 적자다. 한일진공은 2016년 영업손익이 적자 전환했고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약 20억원이었다. 디지탈옵틱과 케이피엠테크는 2015년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디지탈옵틱이 114억원, 케이피엠테크는 43억원이었다. 최근 부상한 블록체인·정보보안 관련 테마주도 처지는 비슷하다.

한국거래소 측은 “가상화폐·블록체인 테마주와 관련해 일부 투기세력이 거짓 소문을 내는 등 인위적인 주가 띄우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가상화폐 테마주의 경우 절반 이상이 실적이 부진하다며 실체 없는 풍문만으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종목에 무분별하게 투자하면 투기세력에 이용당할 위험이 있다고 주의를 요했다.

실체를 가진 기업도 있지만 급등락이 거듭되는 가운데 관심도가 줄어들어 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 팀장은 이어 “가상화폐 테마주는 결국 그 자신의 대체투자처로 등장한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 하락 시 테마주 주가도 동반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1호 (2018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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